〈 39화 〉황도에서 자리잡기
폭력엔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다.
필사적으로 도망치느라 미쳐 골목을 신경쓰지 못한 레아는 곧 닥쳐올 고통이 두려웠으나 몸이 붕 뜨는 부유감만이 느껴질 뿐 어떠한 충돌도 없었다.
자신을 잡아준 사람은 귀족처럼 화려한 옷을 입고 노예시장에서 쓸 법한 가면을 쓰고 있었다.
그 옆에 용병처럼 보이는 여성도 마찬가지로 가면을 쓰고 있었다.
레아는 황급히 자리를 벗어나려 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 사이 몸에 로브가 덮히고, 양아치 놈을 쫓아내고, 용병(이라기보단 귀족)으로 보이는 이티아 라는 여성에게 이끌려 저택으로 향했다.
처음엔 호의에 감사했으나 보통 사람이 처음보는 창녀를 제 집까지 데려가나? 그런 생각이 들자 경계심이 생긴 것은 당연했다.
자신들이 귀족이 아니라고 말은 했지만 혹시나, 만에 하나라도 자신의 정체가 들켰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자리를 벗어나지 이유는 가면 쓴 남성에게서 항거할 수 없다는 본능적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도망쳐도 다시 잡힐거야. 아니 어쩌면 그냥 죽이고서 잡으려다 실수로 죽였다고 둘러댈 지도 몰라.’
일단은 가면쓴 여성의 눈치를 보는 듯 했으나 저를 향한 눈빛은 전혀 곱지 않았다.
그렇게 저택에 도착하고, 나를 치료해준 뒤 이티아라는 여성은 자신에게 창관소속 창녀가 될 생각이 없냐고 물어왔다.
‘이렇게 눈부신 여성이 창관을 운영한다고?’
저도 나름 굴러먹을 대로 굴러먹은지라 창녀들의 생리에 대해선 나름 빠삭했다.
그녀가 보기에 만약 이곳이 정식으로 창관이 된다면 아마 황도에서 제일 가는 창관이 되겠지.
그런 곳에서 일하게 된다면 제 신세도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그녀는 창관 소속이 될 수 없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레아는 귀족 손님을 받을 수 없다.
자신은 얼굴도 모르는 부모가 남긴 이 붉은 머리카락은 보통 평민이 가지긴 힘든 채도를 가져 귀족들의 관심을 끌고 그러다 재수없이 부모님과 관련이 있는 귀족을 만나면 자신을 알아보고야 만다.
그 외에도 마법물품중엔 귀족 출신인지 확인하는 물건도 있어 아예 귀족은 피하는 게 상책인지라 그녀는 창관을 가도 귀족들을 피해다니게 되고, 창관 입장에서는 그런 식으로 귀족에게 기피감이나 적대감을 보이는 창녀를 결코 들이지 않는다.
특히나 이티아의 창관은 위치로 보나, 창관 주인의 외모로 보나 주 고객층이 귀족이 될 것이 명확했기에 섣불리 수락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거절해야 하는데…’
자신에게 도움을 준 이티아에게 어느 순간부터 호감을 느낀 것인지 그녀의 제안을 거절하기 불편해져 버렸다.
‘대체 왜 이러지?’
이티아의 높은 매력은 다른사람에게 무조건적인 호감을 사는데다 레아는 이티아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더욱 그 정도가 깊어져 부탁도 아닌 제안을 거절하는 것 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한 지경에 이르렀다.
“아…음…”
내가 계속 머뭇거리자 이티아는 친절하게도 유예시간을 주었다.
“일단 오늘은 방에서 쉬어. 1층에 아무 방이나 들어가면 돼. 좀 더 고민해보고 말해줘.”
“네…감사합니다…
‘잠시 쉬면서 생각을 정리하자. 귀족말고 평민들만 받아도 괜찮을 지 모르잖아.’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좀 편해진 것 같았다.
***
의식은 진즉 깨어났으나 몸은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기절하기 전엔 엄청난 탈력감이 느껴졌는데…빨리 신력을 보충하던가 해야지.
이왕 누운 김에 당장 해야할 것들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내부 인테리어를 좀 창관에 맞게 개조하자.
입구는 그냥 저택처럼 놔둬도 상관 없지만 지금 집 구조는 귀족 저택처럼 생겨서 불필요한 공간이 많았다.
이참에 싹 갈아엎어야지.
그리고 창녀 이전에 일할 고용인들도 필요했다.
1,2,3층은 창관으로 쓰되, 4,5층은 내 생활구역으로 사용할 테니 요리사라든지 하녀도 있어야 할 것 같고…이 부분은 메이랑 상의를 해 봐야겠어.
그리고 다음은 신관들이다.
신전에서 일하는 창녀들에겐 내가 여신임을 밝히고 신력을 주어 신관으로 만들 계획이었다.
신력을 주면서 매력증가 권능을 주면 외형적으로도 더 예뻐지니 그리 나쁜 조건은 아니겠지?
애초에 돈이 그리 궁하지 않아서 신전에서 일하는 보수는 후하게 지급할 생각이었다.
당장은 레아를 신관으로 만들어서 나와 함께 일하게 한 후 정식으로 창녀들을 모집해야지.
창관 소속 창녀들은 노예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자의로 일하는 것 이기에 다른 창관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그쪽으로 넘어간다.
창관과 일반적인 창녀들은 딱히 갑을의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기에 손님을 잘 받고 예쁘다 싶은 창녀들은 여기저기 일자리를 옮겨다니기도 했다.
높은 몸값이나 받는 손님의 수준 등이 그들에게 가장 중요했으나 내 신전은 그보다 더 가치있는 보수를 제공할 수 있다.
내 신관이 되면 얻을 수 있는 권능인 매력증가는 신력을 모음에 따라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는데, 아름다워질수록 더욱 지명받는 횟수도, 받는 손님의 질도 늘어나고 그럴수록 버는 신력도, 돈도 늘어나기 때문에 창녀 입장에서는 그 무엇보다 구미가 당기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내 신관이 되면 다른 창관으로 갈 수 없고 결혼도…제한되겠지만 어차피 돈 많이 벌어서 남 부럽지 않게 살 수 있으니 괜찮겠지?
내 목표는 아르고니아 전역에 내 신전을 짓고 편하게 놀고먹으며 신관들을 통해 신력을 벌어들이다 졸업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아름다운 신관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좋았다.
그 외에도 손님을 받는 가격이라든지 생각해야 할 것이 많았지만 이제 슬슬 몸도 의지대로 움직이니 당장 급한 불부터 꺼야했다.
“어휴…신전 지을때마다 이러면 곤란한데…”
정말로 극심한 탈력감에 몸을 일으키기도 힘들었다.
이런 탈력감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다시 신력을 모으는 것 뿐이다.
“이든이…어디있더라?”
덜컹!
“나 불렀어?”
왓! 깜짝이야.
그냥 이름만 불렀을 뿐인데 어떻게 알았는지 바로 반응이 왔다.
“마침 잘 왔어. 나 지금 좀 힘든데 도와줘.”
“얼마든지. 뭘 도와주면 될까?”
필요할 때 마다 곁에 있어주는 게 참 든든했다.
“일단 이리 와. 바지 벗고.”
나도 동시에 옷을 벗었다.
“나 지금 피곤하니까 네가 움직여줘. 격하게 움직이진 말고. 빨리빨리 싸”
”…뭔가 네 장난감처럼 쓰이는 느낌인데…“
내 장난감? 아~ 딜도 말하는 거구나?
“에이~ 이렇게 완벽한 딜도가 어디있어?”
살짝 뜨끔하긴 했지만 넉살좋게 웃으며 몸을 뒤집었다
정상위로 하긴 좀 힘들거 같아서 침대에 옆으로 누워서 측위로 하려고 했다.
엉덩이가 최대한 충격을 줄여주는 자세라 몸에 부담도 덜했다.
“으응…”
찔…꺽 찔꺽
그냥 가볍게 보지속을 긁어봤을 뿐인데 이미 몸은 자지를 물 준비가 다 되어 있었다.
“준비 됐어?”
“응…이제 넣어줘. 나 아프니까 세게 박으면 안돼. 알지?”
이든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정말 좀 피곤해서 관계중 잘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미리 말을 해놨다.
뭐, 이든은 잘때도 알아서 조절해가며 박으니 괜찮겠지만 그랬다간 정말로 생체딜도취급을 받은 이든이 삐질까봐 미리 말해놓았다.
“으응…응…”
이든이 내 뒤에 누운 뒤 허벅지 살을 살짝 벌리고 천천히 삽입했다.
엉덩잇살 때문에 깊게 삽입하지 못해서 입구와 그 부근에서만 왔다갔다 해댔다.
대신 짧은만큼 왕복하는 횟수가 많아서 나도 이든도 금방금방 느껴버렸다.
“으흡!”
쀼릇 쀼르릇!
“하으…”
조금 쉬려고 했는데…달아올라 버렸네.
가만히 누워서 엉덩이만 대주려고 했는데 이든의 테크닉에 가볍게 가버렸다.
이렇게 쉽게 가버리고 쉽게 달아오르는 섹스에 최적화 된 몸은 아무리 탈진한 상태라도 정액을 갈구했다.
어쩔 수 없지.
“…좀 더 세게 박아줘.”
섹스로 기운 차리자!
***
신전 안에서는 내 스테미나의 회복 속도가 훨씬 빨라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신력이 아까워서 해보지는 않았지만 신체강화를 사용하면 신전에 한해서 무적이 될 테니 그때는 이든이 먼저 지칠 때까지 할 수 있을 지도 몰랐다.
그렇다…이번에도 내가 먼저 뻗었다.
명색이 섹욕의 신인데 유희중인 드래곤도 못 이기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든이 내 테크닉을 버티는 게 아니다.
그냥 빨리 싸는데 계속 서 있는거다.
그러다 내가 기절하듯 잠에 들면 조금 더 박아대다 같이 엎어져 잔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고 말이지.
아무튼 한바탕 하고 나니 탈력감이 조금 가셨다.
신력은 이제 한 2만정도 남았나?
다시 열심히 달려야 할 때다.
“메이~ 우리 장이나 보러가자.”
“아! 이티아 님! 일어나셨어요?”
“응. 레아는 어디있어?”
“아! 그 소녀는 방에 있을 거예요. 그런데 누구에요?”
“내가 말 안 해줬나? 우리 창관의 1호 창녀. 그리고 내 첫 번째 사제.”
아직 레아가 한다고 하진 않았지만 그런 사실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내가 시키고자 마음먹은 게 중요한 거지!
“일단 배고프니 먹을거나 사러 가자.”
“네에. 그런데 길은 잘 아세요?”
“아…이, 이참에 길이나 좀 알아보면 되지!”
“…”
왜, 왜 그렇게 보는 거니?! 나 여신이야! 당장 그 불경한 눈빛을 치우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