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 〉보충수업 그리고...
“그럼 먼저 내려갈게. 아르고니아에서도 다시 만날 수 있을거야.”
“물론이지! 먼저 내려가 있으라구. 이 누님이 신력 잔뜩 벌어서 호강시켜줄테니까.”
“아르고니아에 내려가면 자동으로 육신이 만들어져 있을 거다.”
레피오스는 그렇게 먼저 아르고니아로 떠났다.
괜히 심란해진 마음을 비셴테에게 풀었다.
얼마 뒤 비셴테마저 떠나고 나니 정말 아무도 남지 않았다.
수업도 없으니 오늘도 그저 방에 틀어박혀 있는데 이티아(구)가 들어왔다.
“너 혼자 남았네.”
“아…어서와 몸은 괜찮아?”
“괜찮을리가. 내 몸을 구성하는 구성원의 일부를 떼어준건데.”
“어? 그게 무슨 소리야?”
“후…보채지 마. 지금부터 네게만 말해 줄 중요한 이야기가 많아. 다른 예비 신들과는 달리 너는 전대 신인 내가 있어 가이드를 해 줄수 있지. 그 이유를 알아?”
아니? 당연히 모르지.
하지만 입밖으로 냈다간 분명 화를 내겠지?
“그 멍청한 표정을 보니 짐작도 못한 모양이네. 잘 들어 신은 불사라고 저번에 말해줬지? 정확히는 이름이 남아 있으면 언제든 복구할 수 있다고. 그럼 인격은? 다른 인격이 몸 안에 들어가는게 쉬울까? 아니. 신들은 그럴 때 보통 휴가간다 라고 해. “
”죽은 신의 영혼을 복구하는 동안 기억을 지우고 다른 차원에서 휴양을 보내게 하는거야. 드래곤의 폴리모프와 비슷한 맥락이지. 다만 차이점이라면 다시 신격을 회복할 때 까진 초월체만도 못한 신들과는 달리 드래곤은 언제든지 폴리모프를 풀 수 있다는 점? 너도 마찬가지야. 너는 신이었고, 네가 죽으며 네 영혼도 갈갈이 찢겼지. 그 부산물이 나고. 간신히 수복된 너는 신들의 휴양처인 지구로 보내져 요양을 한 거야.”
“어…그러면 나는 왜 성별이 바뀌었어?”
“너는 죽을 때 꽤나 끔찍한 일을 겪었거든. 그때 파괴된 영혼을 부랴부랴 긁어 모으느라 오류가 생겼었나보지.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육체와 동화되서 다시 돌아올거야.”
“그럼 네가 부산물이라는 거는?”
“말 그대로. 갈갈이 찢긴 네 영혼 중 일부가 신력을 흡수하고 내가 탄생했지. 수명이 그리 길진 않지만. 그래 어떻게 보면 너랑 나는 자매라 해도 되겠네. 실제로 외모도 똑같고.”
성격을 제외하면 난 그녀와 모든 것이 똑같다.
같은 영혼에서 떨어져 나왔으니 어찌보면 자매보다 더 가까운 존재겠지.
미의 여신둘이 붙어 있으니 그림이 된다.
만약 우리 둘을 깔아눕히고 자매 덮밥을 한다면…미친! 이 음탕한 뇌는 딱 봐도 굉장히 중요한 얘기를 하는데도 이상한 생각을 하네!
근본이 색욕의 신이라서인지 한시도 야한 생각을 멈출 수 없다.
그런데 얘는 아무렇지도 않나?
“뭐, 그 이상의 정보는 나도 없어. 어디까지나 부산물에 불과하기 때문이지. 그 이상을 알고 싶다면 신격을 회복하도록 해. 대신 내가 알려줄 것은 다른 분야야. 네 능력에 관련된 부분이지.”
그렇게 말하며 이티아(구)는 내게 점점 다가왔다.
아름다운 자색의 눈동자는 달빛이 반사되어 요요하게 빛났고, 묘한 색기를 품은 채 나를 바라보며
천천히
조심스럽게
마치 고양잇과의 맹수가 먹잇감에게 다가가듯이 다가왔고 나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에 밀려 넘어질 때 까지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마침내 그녀가 내 위에 올라타서 코가 부딫히고 숨결이 느껴질 거리에 와서야 그녀는 멈췄다.
그리고 내게 입을 맞췄다.
“흡…!?”
“츄흡…츄븝…츕…집중해.”
나를 다그치듯이 격하게 움직이는 혀를 느끼며 숨가쁘게 응수했다.
“츕 츄흐 스으 스하…”
츗… 마침내 붉은 입술이 떨어지고 벌어진 두 꽃잎 사이를 가는 은사가 연결했다.
“하아…허으…”
격렬한 입맞춤을 하느라 부족했던 숨을 급하게 들이킨다.
뇌에 산소가 들어가지 않아 머리가 멍하다. 근데 갑자기 왜?
“네 몸은 미의 여신이란 이름에 걸맞게 충분히 매력적이야.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향기가 없으면 벌레가 꼬이지 않듯이 지성체를 유혹하려면 그에 걸맞는 몸짓이나 행동을 알아야지. 지금까지 두 예비 신과 관계를 하면서 넌 무엇을 했지? 넌 그저 두 남자가 박는동안 앙앙대기만 했을 뿐 둘을 만족시키려는 그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어. 넌 그저 예쁜 오나홀일 뿐이지.”
물론 이티아는 몸이 기억하는 행동으로 충분히 매혹적이었으나 이티아(구)에게는 많이 모자라 보였을 뿐이다.
“쾌락? 좋지. 하지만 네가 그 쾌락에 빠져버리면 말짱 꽝이야. 당장 아르고니아로 나가면 잘해봐야 귀족의 애완노예, 심하면 오크의 좆집으로 살다가 다시 죽을 수도 있겠지. 내 평가가 박한거 같아? 죽기 전 이티아도 충분히 음란했지만 선은 지킬줄 알았어. 오히려 그렇기에 많은 신들을 안달나게 했지. 네게 그 정도까진 바라지도 않아. 최소한 권능만 다 열면 돼. 그리고 네가 권능을 열 때까진 한발짝도 못 벗어날거야.”
이티아(구)가 살벌하게 쏘아대는 말에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흐스….흐그…”
지금 나는 대롱대롱 묶여있다.
입에는 볼개그, 몸은 귀갑묶기 처럼 가슴골과 엉덩이골부터 음부까지, 자극하듯 밧줄로 꽁꽁 묶여있으며, 줄은 천장에 고정되어 아슬아슬하게 발 끝이 땅에 닿지 않는 절묘함을 보였다.
내 몸을 지탱하는 밧줄이 조금씩 파고들 때 마다 쾌감이 조금씩 밀려온다. 그런 와중에 이티아(구)는 열심히 채찍질을 하며 나를 훈련시켰다.
“그 상태로 잘 들어. 네 몸은 굉장히 약해. 정확히 말하면 무력이 아예 없는 수준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지. 네 육체적 강함과 한계는 딱 마을 처녀수준? 마법사도, 검사도 되지 못하는 넌 네 몸을 스스로 지킬 방도를 생각해야해. 알아들었으면 고개를 끄덕여.”
나는 간신히 머리를 굴려 마지막 문장을 이해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이티아(구)에겐 너무 늦었는지 채찍이 날라왔다.
짝!
“흐그…으흐으…”
정확한 채찍질이 내 유두를 때렸다.
아프냐고? 전혀 아프지 않다.
오히려 강렬한 쾌감에, 그러나 절정에 간신히 도달하지 못할 쾌감에 더욱 정신이 아찔해졌다.
“쾌락에 빠져 허우덕대는 건 하급 창부나 하는 짓이야. 너는 그 쾌감을 이용해 남들을 네게 죽고 못 사는 포로로 만들어야 해. 어디까지나 주도권을 네가 쥐고 있어야 적어도 네 몸은 보존할 수 있지.”
그럼 이것 좀 풀어줘! 할 말은 많지만 볼개그 때문에 입 밖으로 낼 수는 없다.
“그럼 수업을 계속해볼까?”
그 후로는 이티아(구)와 온갖 플레이를 즐겼다.
아니 즐겼다기보단 당했다고 하는게 마음이 편할 것이다.
때로는 가학적인 플레이로, 때로는 피학적인 플레이로 양쪽 성향 모두에 눈을 뜨게 했고, 마치 순애와도 같은 부드러운 섹스와 각종 상황과 설정을 덧붙인 상황극에 맞춰 자신을 연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는 와중에 몸이 망가질 정도로 심한 행위까지 했으나…의신체는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몸을 원상태로 복구하였다.
성적인 행위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 전대 미와 색욕의 신인 이티아(구)를 손으로만 가볍게 보내버릴 정도까지 되었으니,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겠지?
나는 지금 새롭게 열린 권능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매혹의 권능]
대상을 매혹합니다.
대상은 하위 지성체일수록 원초적인 욕망에 강하게 휩싸입니다.
내가 가장 먼저 사용했던 매혹의 권능은 말 그대로 대상을 발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육체적으로 대상을 달아오르게 만들며 지성이 낮을수록 저항하지 못한다. 그리고 매혹에 당한 대상은 내 공격을 방어할 수 없다.
소모하는 신력은 1이지만 어마어마한 성능을 가진 권능이다.
방어불가란 효과를 제쳐두고 보더라도 육체를 발정하게 하는 것이 행동을 제약하고 상대를 쾌락에 빠뜨릴 수 있는 힘이다.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겠지
[매료]
매력적인 당신을 본 순간 대상은 매료당합니다.
매료당한 순간부터 당신을 연모하기 시작합니다.
상위 지성체일수록 더 깊은 사랑을 느낍니다.
매료당한 대상은 당신을 공격할 수 없습니다.
방어불가에 이은 공격불가이다.
하긴 이정도는 있어야 연약한 몸으로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지.
매혹의 권능이 미약처럼 육체를 지배하는 권능이라면 매료는 마음을 건드리는 권능이다.
게다가 패시브처럼 내 얼굴을 보기만 해도 걸리는 능력이다.
물론 본다 라는 조건이라 아주 멀리서 내 모습을 보지 않고 공격한다면 꼼짝없이 당하겠지.
근데 효과가 너무 얘매하다.
“저기…이 매료라는 권능은 내 모습을 본 순간 날 연모한다는데, 정확히 어떻게 되는 거야?”
“…말 그대로야. 널 마음에 두는거지.”
“…그러면 유부남이나 유부녀가 날 보면 원래 있던 애인을 걷어차고 나한테 구애라도 한다는거야?”
“아니? 연모도 종류가 달라. 신쯤 되면 네게 그런 사랑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인간종 기준으로는 예쁘다, 박고싶다, 네 사랑을 받고 싶다, 널 가지고 싶다. 등 가벼운 애정을 가지지. 그리고 지구는 어떨지 몰라도 아르고니아는 성에 관해서 많이 개방적이야.“
”일부 다체제는 기본이고 일처 다부제도 있지. 너는 그저 매료에 걸린 대상의 마음속 한 구석을 차지하는 것 뿐이야. 아! 그런데 드래곤한테는 걸리지 마. 드래곤은 평생 하나의 반려만 맞이할 뿐 아니라 네 매료가 먹힌다면 꽤나 강하게 집착받을 테니까.”
대충 인간 기준으로는 연예인과 열성 팬 느낌인 것 같았다.
“사실 매료의 진가는 공격 불가야. 마음을 빼앗는 것도 네 편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공격 불가는 생각보다 애매하지만 강한 효과를 가지지. 마음속으로는 널 따먹고 싶어할지라도 네가 강하게 거부하면 널 범하지도 못해. 물론 강력하니만큼 구멍도 존재하지. 네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 못할 뿐 결과를 책임지지는 않아."
"네게 피해를 줄 생각이 아니더라도 그게 돌고 돌아 네게 피해가 될 수 있거든. 쉽게 말해 치정싸움에서 네가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거야.”
“그럼 매료는 얼마나 지속되는 거야? 설마 한번 걸리면 평생 나한테 집적대는 건 아니지?”
“그래. 일종의 지속시간이 있지. 상위 종족일수록 그 지속시간이 늘지만 어느정도 인지는 내 기억에도 없어. 인간 같은 중위 종족은 대략 6달 정도면 매료가 사라지지. 물론 계속 네 모습을 보면서 중첩되면 그 시간은 계속 늘어나. 대신 한번 널 본 사람들은 상사병을 앓다가 널 다시 보려고 찾아오는 경우도 왕왕 있을테고.
아! 그리고 네게 직접적인 공격을 당하거나 네게 증오를 품을 정도로 충격을 받으면 매료가 풀리는 경우도 있어. 오히려 곱게 풀리는 것 보다 더욱 심해지지. 널 원수취급 할걸?”
생각보다 더 위험한 능력이었다.
하지만 항시 발동되고 있는 능력이라 어찌할 수가 없다.
편하게 on/off 로 조절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성역화]
자신의 성역을 선포합니다.
성역 안에서 신관을 임명할 수 있습니다.
성역화는 모든 신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권능이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신전을 짓는 능력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성역화는 신력이 어느정도 들어?”
“어디에 짓느냐에 따라 다르지. 네가 그 지역에 대한 소유권을 얻고 신전이라 칭할만한 건물을 올린 다음 성역화를 하면 어느정도의 신력이 들어가는지 알 수 있을거야.”
건물주가 되어야 한다는 거군. 조물주 위 건물주 라는데 아르고니아에선 어떨지…
[매력증가]
매력을 증가시킵니다.
무척이나 간단한 설명이었다.
“매력은 뭐야?”
“외형부터 시작해서 성격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지. 주로 아름다움 쪽으로. 너한텐 별 의미 없어. 넌 이미 최대치니까. 네 신관이 생기면 신관에게 부여하는 능력이야.”
“신관한테도 능력을 줄 수 있어?”
“물론. 그러려고 만든 신관인데? 네 매혹의 권능이나 매료도 부여할 수 있어. 열화판이긴 하지만. 그 외 밤자리 기술이나 매력증가 같은 권능도 타인에게 쓸 수 있어.”
그건 맘에 든다.
예뻐지고 멋있어지는걸 마다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이걸 어필하면 신관도 많이 모이고 신력도 많이 쌓이겠지? 물론 그렇게 되기까진 좀 먼 미래일 테지만.
[신체복구]
신체를 원래 상태로 되돌립니다.
영혼이 직접 타격을 받지 않는 한 어떠한 상태라도 되돌릴 수 있습니다.
이것도 나름 의미있는 권능이다.
의신체일때는 정액 같은게 들어와도 곧 없어졌지만 실제 신체를 가지게 되면 그런 편리한 기능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격한 플레이 이후엔 좀 아프기도 할 테고.
그런 상황에 쓰면 좋은 권능일 것 같다.
“그런데 이 권능은 내 것이 맞아? 너무 편리한 권능인데? 미와 색욕의 여신과도 별 접점이 없고.”
“예리한데? 맞아 받은거야. 보존의 신 한테서. 맨날 관계 후 아프다고 징징대니까 줬어.”
바람직하군.
아마 아프다는 말도 이 권능을 받고 싶어서 일부러 그랬을 것 같다.
이 몸이라면 가능하지.
“신들끼리 권능을 주고 받을 수 있어?”
“당연하지. 다만 이 경우엔 연관성이 중요해. 연관이 아예 없는 신끼리는 단순히 전수하는데만 어마어마한 신력이 들어. 그리고 심할 경우엔 원래 그 권능을 가진 신이 권능을 잃는 상황까지 나오지. 너도 왠만하면 다른 신한테 권능을 달라느니, 준다느니 하는 말은 하지 마. 좋을 거 없으니까.”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것 같긴 하지만 이렇게 말리는데는 이유가 있겠지.
나는 알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신력부여]
신력을 부여해서 대상과 주종 관계를 맺습니다.
대상도 동의를 해야 하며 신과 신관의 관계가 됬니다.
이건 볼것도 없다. 신관을 만드는 권능이네.
그 외에도 자잘하게 다른 권능들이 몇 있었지만 청소의 권능, 요리의 권능 같은 잡다한 것들 뿐 이었다.
“그 외 다른 권능들은 네가 얻던가 신력이 쌓이며 점차 생길거야. 그 정도만 있어도 아르고니아에서 살기는 문제 없겠지.”
“그래...그럼 나도 내일 내려가는거야?”
“그렇겠지. 그 전에…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어.”
이티아(구)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방금 전 까지는 엄한 선생님 같은 분위기였으나 지금은 마치 첫사랑을 고백하는 소녀처럼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뭔데?”
“마지막으로…나한테도 이름을 줘.”
“이름?”
“그래. 넌 이제 모든걸 전수 받았으니 네가 진짜 이티아야. 나는 그저 옛 잔재에 불과해. 그리고…나도 오늘로 소멸될거야…애초부터 내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으니까. 그거 알아? 원래 네게 아직 알려주면 안되는 정보지만. 그냥 알려줄게. 온전하지 않은 영혼이 신격을 얻게 되면 토벌 대상이야. 망가진 영혼이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니까. 게다가 다시 부활할 신에게 어떤 악영향을 끼칠 지 모르고. 하지만 나는 높으신 분들에게 간신히 널 교육시킨다는 명목으로 시간을 허락받았지. 그것도 오늘까지지만.”
너무 갑작스럽다.
당연히 이별이야 각오하고 있었지만 영영 못볼줄을 생각지도 못했다. 비셴테나 레피오스처럼 잠깐 못보고 말 것이라 생각했다.
“잊히고 싶지 않아. 나도 네 일부인걸. 날 기억해줘. 내게 이름을 줘…”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모습으로 안쓰럽게 흐느낀다.
그녀는 내 영혼의 일부이니 나 자신과 같다.
떨어져 나왔으니 쌍둥이라고 해도 좋겠지.
“아티…어때? 네 이름. 내 이름에서 따온거야.”
“아티…아티, 아티.”
이티아…아니 아티는 몇번 읆조리더니 곧 만족한 듯 웃었다.
“좋아…마음에 들어. 고마워.”
그러고는 내게 다가와 입술을 부딪혔다.
끈끈하게 혀를 넣고 엮기는 것이 아닌 부드러운 프렌치 키스였다.
“오늘은 푹 쉬어. 내일 눈을 뜨고 나면 아르고니아로 이동해 있을 거야.”
“응…그럼 황도에서 시작하는거지?”
“그게 편하겠지? 네 신체도 만들어져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마. 네 몸은 약한데 비해 지나치게 매력적이니 조심하고.”
맞는 말인데 괜히 띄워주는 것 같아서 부끄럽다.
“응…고마워.”
“마지막으로 선물을 줄게. 눈 감아봐.”
본능적으로 느낌이 왔다.
이게 마지막이구나.
진짜로 마지막이구나.
아티는 다시 내 이마에 쪽 하고 뽀뽀를 했다.
“좋은 꿈 꿔.”
[신력이 10000 증가되었습니다. 총 신력은 14721입니다.]
띠링 하고 머리속에 울리는 알림음과 함께 내 의식은 꺼졌다.
신계에 온지 어언 한달째. 알수없는 충족감과 함께 처음으로 달콤한 잠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