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화 〉레피오스 (6/85)



〈 6화 〉레피오스

 후로도 평범한 나날이 계속되었다.

평소처럼 이티아(구)의 수업을 듣고, 밤에는 비셴테와 섹스하고.

신력에 여유도 있으니 러브젤을 사는 것도 문제없다.

가끔씩 비셴테가 다 있는데서 노골적으로 추근대는 것만 빼면 평화롭다.

탁!

“그만 좀 만져. 내 몸이 네거야? 다른사람들 있는데선 하지 말라니까.”

강하게 쏘아붙인다.

비셴테도 그리 나쁜놈은 아니니 이쯤 했으면 알아듣고 잠시 찌그러져 있을 것이다.


‘에이 오늘은 공쳤네. 혼자 자위나 해야지.’

간만에 가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려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뒤에서 누군가 날 톡톡 쳤다.


“이티아. 나와도 잠시 대화를 해줄 수 있을까?”

하얀 백발에 은안.

무심코 먹물을 부어보고 싶을 정도로 정결하고 깨끗한 색이다.


외모만큼이나 성격도 정결한 레피오스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듀얼이냐? 받아주지!”

엉?
나 이거 입으로 말했니?

멍한 표정의 레피오스가 내 의문에 자동으로 답을 해 주었다.

“아니…실수야. 그래 무슨 일이야?”

“푸훗!”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도도하게 말을 이었으나 레피오스는 이미 웃음을 터트렸다.

덤으로 나를 매우 귀엽다는 듯이 쳐다본다.

“웃지말고! 빨리. 무슨일인데?”

도저히 웃음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티아는 레피오스의 손을 끌고 자신의 방으로 데려왔다.

“푸훕…끅끅끅…”

심지어 꺽꺽대며 웃는 레피오스를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보자 그제서야 진정하기 시작한다.

“하아…미안. 너무 뜬금없이 튀어나왔는데 그게 퍽 너다워서.”

“용건은? 세번째 묻는거야.”

나 화났어! 라는 느낌으로 쌀쌀맞게 응수했으나, 그것마저 귀엽게 보인 듯했다.


“그냥…요새 비셴테하고도 자주 있길래.”

혹시 너도 나랑 떡 치고 싶은거니?
육체적으로 친해지고 싶은거야?

물론 그런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 말을 걸 때부터 온몸을 진득하게 훑어보던 비셴테와는 달리 레피오스는 따스한 눈으로 내 눈만을 바라볼 뿐이다.

괜히 자존심 상하네. 이렇게 예쁜데 나만 안달   같잖아.

“그래 요즘 비셴테와 자주 있긴 했지. 실제로도  친해졌고 말야.”

“미안 나도 함께 하고 싶었는데 요즘 책을 한권 보고 있어서.”

“책? 어떤책? 신력으로 소환한거야?”

오오 신력으로 책을 소환한다면 그래도 나름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것같았다.

“신력으로 소환한건 맞지만 그래 재미있는 책은 아니야. 내가 지구에서 공부할 때 쓰던 교과서니까.”

앗…벌써 흥미가 떨어졌다.

“그럼 수업 듣고 또 공부하는거야?”

“그럼. 의술의 신이니까. 사람을 살리는데 혹시라도 실력이 부족하거나 실수를 하면 안되잖아.”

진짜 착한 놈이다.

하긴 그러니까 의술의 신 자리에 있겠지.

그 뒤로도 꽤 오랬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레피오스가 지구에 살 때 의사였으며 봉사활동을 하러 가던 중 비행기 사고로 주었다는 것까지.

나는 주로 듣기만 했다.

별로 지구에 살 때 좋은 기억이 없기도 했고, 매사에 친절한 레피오스의 지난 생이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내가 레피오스를 레피 라는 애칭으로 부를 때 즈음 슬슬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어! 매일  시간이면 자위를 하던 섹스를 하던 했단 말이야!

나는 은근하게 레피에게 다가가 살살 유혹하기 시작했다.

“저기…레피? 혹시 내 몸좀 봐줄  있어?”

“왜? 어디 아파? 내가 도울  있는거라면 뭐든 도와 줄게.”

조아쓰! 그 말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그의 허락(?)을 받고 나는 곧바로 옷을 벗어 던졌다.

레피는 정말 내가 어디 아프기라도 하는지 내 벗은 몸을 진찰하고 있었다.

물론 그 눈에 흑심은 전혀 담겨있지 않았다.


“어디 다쳤어? 어디가 불편해?”

“에잇!”

내가 아랬도리까지 벗어 던지고 알몸으로 그에게 달라붙자 레피는 그제서야 내가 자신을 유혹한다는 것을 깨달은 듯 했다.

“자…잠깐 이티아! 왜이러는거야?”

“왜긴 왜야!  건강한 남녀가 이런 야심한 시각에 함께 있으면 할건 하나밖에 없지!  쑥맥아!”

“그래도…이러지 마. 너는 비셴테하고 이미…”

겨우 분위기 잡고 있는데 레피가 비셴테를 들먹인다.

하긴 매일  비셴테의 방에 들어가서 소리를 질러 댔으니 모를 수가 없겠지.

그는 이미 내가 비셴테의 애인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걔랑 그런 사이 아니거든?”

“그래도…너희 그…했잖아.”

생각보다 개방적이지 못하군.

하긴 얘라면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 했다.

그리고 그에 대비한 변명도 준비해 뒀지.

“내가 무슨 신인지는 알지?”

“미와 색욕의 신…아…”

“그래. 난 주기적으로 남자와 몸을 섞지 않으면 안되. 일종의 패널티 같은 거야.”

이티아(구)가 있었다면 씨알도 안 먹힐 소리였지만 어쩌겠나.

그는 이티아가 아닌데.

애당초 같은 지구출신들만 이렇게 성에 약간 보수적인 면이 있었다.

동,서양 가리지 않고 말이다.

“아…그래서…”

“매일 비셴테와 몸을 섞은 것도 그 때문이야. 하지만 너도 남자라서 알잖아? 매일 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물론 힘든거 없다.

의식체인데 누가 자기 정력을 조루로 만들어.


레피도 어느 정도 납득한 모양이다.

그러나 왠지 주춤주춤 하는게 날 범하는 것이 비셴테를 배신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아마 레피도 알고 있었겠지.

비셴테가 날 좋아한다는걸.

우쒸. 안되겠다.

나는 곧바로 매혹의 권능을 사용했다.

레피의 얼굴에 홍조가 돌고 아랫도리가 점점 부풀어 오르는게 보인다.

나는 곧바로 그를 덮쳤다.

“안돼…안돼…안……!.”
"돼!"

그를 밀어 정자세로 눕힌  옷을 벗겼다.

내가 억지로 하는게 무색할 정도로 레피오스의 자지는 우뚝 서 있었다.

“뭐야. 이미 발딱 섰잖아?”

“이…이건 생리적인 현상이야! 여자가 애무를 당할  기분에 상관없이 애액이 나오는 것과 같다고!”

뭐라는건지 모르겠다.

핏줄이 도드라질 정도로 서 있는데 아직도 참을성이 남아있나?

나는 곧바로 러브젤을 그의 양물에 부었다.

축축한 윤활제가 그의 성기를 잔뜩 물들이고 그 아래 웅덩이를 만들었다.

이 정도면 충분 하겠지? 남은 러브젤을  손으로 보지에 바르는 동안 다른 한 손으로 그의 자지를 잡고 살살 흔든다.

“헉…하아...이티아…”

아래 깔린 남자와 그 남자의 성기를 대딸해주는 여자.

굉장히 야릇한 시츄에이션이다.

달아오른 몸을 더 이상 주체하지 못하고 그의 자지와 질구를 맞춰 한번에 삽입한다.

“흐으아아아…좋아…”

“흡…이티아…!”

쯔븝,쯔븝,쯔븝,쯔븝,쯥,쯔븝

내가 허리를 움직이며 박아대는 자세는 마치 내가 그를 범하는 것 같아 더욱 흥분된다.

레피오스는 갈곳잃은 손을 쥐락펴락 하며 안절부절 못하기에 보다못한 내가 그의 손을 잡고 내 가슴에 올렸다.

“하응…흥…자 여기 주물러줘”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이내 내 젖가슴을 희롱하며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흥…흥….흐으…흐앗!”

내가 직접 위에서 내리꽂는 체위라 그런지 생각보다 깊게 들어왔고 곧 머리가 새하얘졌다.

“후우…후우…”

잠시 레피의 몸에 엎어져 숨을 고르는데 레피가 나를 꼭 안고는 뒤에 눕혔다.

“어? 레피? 어어어?”

“후우…네가 원한거야.”

곧 다시 우뚝 솟아오른 그의 굵은 성기가  안을 침범했다.



***

그대로 밤새도록 메차쿠챠 섹스했다.

분명 레피 위에 올라타서 리드한 것은 나였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그에게 뒤치기 자세로 박히고 있었다.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오히려 비셴테보다 레피오스가 먼저 이것 저것 색다른 시도를 많이 하였다.

얘…선수 아냐?



“…그래서 최 상위 지성체인 드래곤, 그 아래 상위 마족이나 고위 엘프, 드워프 원로 등이 있고  아래 인간종이나 엘프, 마족, 드워프 등이 있다. 이런  종족을 구분하는 기준은 그들이 체내에 담아둘 수 있는 신력의 최대값으로 결정된다.”

“그럼 신은 어느정도에요?”

“신은 예외다. 보유한 신력에 따라 급이 나눠지며 지금 너희는 예비 신으로 대략 상위 종족 정도로 계산된다.”

그래서 비셴테랑 레피가 쌀때마다 신력을 100씩 들어왔던 거구나.

그럼 상위 종족은 다들 비슷한가?

수업은 이렇게 종료됐다.

나는 레피, 비센테는 나란히 숙소로 향했다.

며칠간 레피나 비셴테와 번갈아가며 밤을 보냈다.

레피와 비셴테도 서로 상황을 알고 있으므로 크게 불만은 가지지 않는 듯 했다.

셋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벌써 내 방에 도착했다.

내가 먼저 방에 들어가면 둘중 한명이 알아서 들어오기에 이번에도 그러겠지 하고 의심없이 방을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뒤를 돌아보니 레피와 비셴테 모두 나를 따라 방 안에 들어왔다.

의문을 띄고 둘을 바라보자 곧 답이 돌아왔다.


“역시 혼자서 너를 독점하면 다른 한쪽이 너무 비참한  같아서…”

“네가 다른 남자에게 안기는 것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은 싫어. 물론 네가 거부한다면…”

그러니까 다 같이 하자는 거지?

당연히 거부할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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