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0화 〉61화, 고삐가 풀리다. (60/70)



〈 60화 〉61화, 고삐가 풀리다.

왕국에서 쟁쟁한 실력으로 언제나 열 손가락 안에서 거론이 되던 기사 지크리스
그녀는 귀족들의 정치 상황에 휘말려 제대로 된 처신을 하지 못하여 파문을 당했다.
당시 그녀를 자신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으나 그녀는 기사도를 지켜 왕국에, 그리고 왕족에게, 백성에게 충성을 다짐한 보기 드문 충직한 기사였다.
그리고 그러한 충직하지만, 우직한 성격은 동료들에게도 좋지 못한 눈총을 받곤 하였고 귀족들 역시 어디에도 끼지 않은 도도한 그녀가 너무도 눈엣가시였다.
결국, 자신의 행동이 올곧고 정당하다면, 귀족들과 동료들이 몰라줄지라도 백성과 왕국이 알아줄 것이라 굳게 믿었던 그녀는 믿음을 배신을 당하였다.

파문

그것은 왕국에서 기사에게 내리는 가장 치욕적인 벌이다. 기사직을 회수, 그리고 이후 다시는 기사가 될 수 없으며 그녀를 죄를 지어 기사의 모든 명예와 신의를 떨어트린 존재라 낙인을 찍는 벌이다.
그녀는 왕궁에서 떨어진 파문 선고에 처음에는 어안이벙벙했지만, 겸허하게 받아 들였다.
그때까지는 아직 그녀가 왕국을 믿었고, 또 백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죽어라!!!”

“이 비열한 기사놈!!!”

“백성의 등골을 빼먹고 우릴 잔인하게 죽인 살인마!”

“당장 죽여라!!!”

“죽여라!!!”

조리돌림을 당하기 전까지는…. 백성을 믿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녀의 진심을 외면하고 짓밟았다.
오물투성이가 되어 조리돌림이 끝나 다시 자신의 가문으로 돌아간 지크리스는 이미 가문에서 추방되었다는 선고를 받고 그 즉시 체포, 노예 상단에 팔리는 굴욕까지 겪어야 했다.

‘내가…. 뭘 그리 잘못한 거야? 왕국에 충성하고 백성을위한 검과 방패가 된 것이 그리 큰 잘못이란 말인가!!!’

귀족이었던, 기사였던 그녀는 이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게 하염없이 노예 상단 일정에 따라 이곳저곳에 끌려다니던 그녀는 결국 페이머스 도적단까지 당도했다.

“너 이번이 마지막 인거 알지?”

“마지막은 뭔 뜻이지?”

“이번에도  팔리면 넌 그대로 노역장으로 가는 거야. 우리로서는 그런 푼돈으로 팔고 싶진 않지만, 팔리지도 않을 놈을 계속 먹여주고 재워 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그러니 신께 기도나 하고 재발 팔릴 수 있게 엉덩이나 젖탱이라도 좀 흔들어라. 좀”

“하…. 그딴 짓을 해서 팔려가느니 차라리 노역장을 가고 말지.”

“어휴…. 기사 출신이라 역시 말이 안 통한다니까. 뭐 전투 능력이 좋으니 여기서라면 팔릴 수도 있겠지만….”

“할 말은 더 없어. 꺼져.”

“노예 주제에 건방지긴! 아휴…. 레벨 차이만 아니었으면 흠씬 두들겨 주는 건데.”

허세를 부리던 노예 상인이 나가자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시작된 노예 경매에서 그녀는 적당한 가격에 낙찰이 되어 도적단의 여성 단원이 되었다.
그리고 만났다. 자신의 직속 상관이 되어줄 여자인 이루스를
그녀의 첫인상은 뭐라 할까.  어울리게 근엄함을 연기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치 자신이 처한 상황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근엄, 냉정,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이는 느낌도 들었다.

‘마음에 상처가 많은 사람 같은데…. 성격이 어떨지가 문제네.’

만약 괴팍한 성격이라면 이곳에 잡혀 사는 생황을 그리 녹록지만은 않을 터
긴장한 그녀에게 그녀가 가장 먼저 지시한 것은 밥을 든든히 먹으라는 것뿐이었다.

“내일부터 훈련에 들어갈 거야. 든든히 먹어 둬.”

“아…. 네”

“난 이제부터 볼일이 좀 있어서 나가볼게. 혹시 뭐 필요  거 없니?”

“필요한 거라뇨?”

“왜 몸을 씻을 때 필요한 수건이라든지 그런 거, 좋은 건 준비해  수 없지만, 따로 필요 없으면 나랑 같이 써도 상관은 없어.”

“아…. 네. 같이 써도 됩니다. 여자끼리인데요 뭐.”

“가끔 그런  가지고 깔끔한 체를 하는 년들도 있어서 미리 물어본 거야. 그럼 알았어. 쉬고 있어라.”

“예.”

첫인상에서 느꼈던 것과 다르게 말투는 아주 친근하고 나쁘지 않았다.
사실 그녀가 지금 자포자기한 상태라 평소 같았으면 기사도 운운하면서 또박또박 따졌을 테지만, 상황이 상황이라 이곳에서도  수 없으면 정말 끝장이라는 생각에 얌전히 굴기로 마음먹은 후였다.
덕분에 고분고분 구는 그녀에게 딱히 강압적으로 굴 필요가 없었던 이루스가 부드럽게 대해 준 것이다.
이때의 두 사람의 인연이 간부와 보조 간부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단추가 잘 맞아 떨어지고 의외로 성격적으로도 모난 곳이 없어서 둘을 곧장 잘 어울리기 시작했다.
다만, 그녀가 조심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 이른바 내숭을 부린 적이 종종 있었다.
자신과 사이가 좋고, 또 존경심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이루스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까봐 겁이 나서 술 마시는 것을 극도로 조심했다.
만약 마셔야 한다 해도 아주 극소량만 마시고 술을 마셨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잠을 자곤 했다.
지크리스, 그녀는 술버릇이 정말 고약하다.
다행인 점은 그녀는 기억력이 좋아서 술에 취해 있을 때의 일을 전부 기억할  있었고  때문에 자신의 술버릇이 나쁘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다.
아무리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해도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되는 충분한 의미가 있었으니 그녀는 되도록 그녀 앞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자제하며 자신의 그런 안 좋은 점을 철저하게 숨겼다.
 그대로 이루스의 앞에서는 있는 대로 내숭을 떨며 술을 싫어하는 척 피했다. 그녀는 사실 술을 좋아한다. 마시면 술버릇이 안 좋을 뿐이지 싫어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하…. 달콤하다…. 이 분위기 뭐야? 이렇게 끈적하고 기분 좋은 공간이 있다니….이 세계는 정말 대단하네….’

그녀 앞에서는 절대로 천박해 보이는 말을 하거나 깨는 행동을 자제하던 그녀였지만, 처음 방문한 유흥주점의 이 퇴폐적인 분위기에는 단단히 취할 수밖에 없었다.
온몸에 달라붙어 오는 이 끈적한 분위기와 달콤하게 퍼지는 술의 향기 그리고 주변에서 보이는 남녀 간의 애정 행각이 그녀의 몸을 후끈하게 달구었다.
간편한 차림으로 온지라 누가 봐도 그녀가 흥분했음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유두가 딱딱하게 솟아오른 것이 옷 위로 비쳐 보였다.
그녀가 가게에 들어온 순간 했던 말이 그저 빈말이 결코 아니었다.

‘죽인다…. 술맛 죽여…. 이게 얼마 만에 맘 놓고 마셔보는 술이람?’

그렇게 한잔,  잔이 들어가고 또 세잔이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는 결국 만취하고 말았다.
분위기에 취했고 이루스 역시 따로 말이 없어서 그냥 독에  붓듯이 마셔버린 결과가 바로 이것이었다.

“캬하!!! 술! 한잔 만 더어- 아앙 술 더-”

혀가 꼬이고 높은음의 귀여운 목소리와 붉어진 볼, 그리고 히죽 웃어보이는 헤픈 얼굴까지. 이것이 과연 지크리스 인가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그녀의 행동이 180도 변하였다.

*****

“헐….”

정말 나답지 않기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는  같다. 아재 같아서 정말 이런 소리 자주 안 내는데 이번에는 다른 방법으로 내 어이없음을 표현할 길이 없었다.

“아앙- 갈프 한잔 만  줘어-  누나 술 잘 한단 말이야-”

“뭐, 뭐라고요?”

갈프의 옆에 달라붙어서 간드러지게 말을 늘리며 혀가 꼬부라지는 소리를 내는 헤픈 웃음의 지크리스를 봤다.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 부닥치면 나와 같이 어이가 없지 않을까?

‘저년, 저거, 저거…. 내숭이었어?’

속았다는 기분 반, 그리고 새로운 그녀의 면모에 신선함을 반 느끼며 놀티아와 마시던 술잔까지 놓고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네 부하 술이 좀 약한 건가?”

“음…. 흠흠…. 어 좀 약해. 그래서 내가 자제시키는 편인데…. 여기 분위기에 취했나? 아하 하하….”

애써 얼버무려 보지만, 놀티아의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갈프는 이미 눈으로 수십 번을 구조 신청을 보내오고 있었다.
아까까지는 지크리스의 가슴에 안겨서 행복한 미소를 보이더니 이럴줄 몰랐다는 듯 억울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술 마시면 귀여워지는 건가….’

아쉽게도 모든 진실을 알 수는 없었다. 일단 그녀가 너무 취한 듯 하여 갈프와 자리를 바꿔 내가 그녀의 옆으로 가 앉았다.

“아- 언니다. 언니이- 언니”

“아휴, 그래 나야. 정신 좀 차려 보! 꺄! 뭐 하는 거야!”

가슴에 불쑥 들어온 손이 마음껏 내 가슴을 만지는 중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지크리스의 손이어서  깜짝 놀랐다.
그녀는 헤픈 웃음을 지으며 옷 위로 입을 대고는 내 유두를 빨아들였다. 너무도 강한 흡입감에 나도 모르게 비명과 같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으윽!!!”

“아- 언니 여기가 약점? 좋은 거 알았다아- 아아- 이뻐라. 언니 젖꼭지 너무 야해”

“그, 그만  해! 뭐 하는 짓이니!!!”

“에헤헤- 언니- 언니 너무 좋아. 내가 언니 좋아하는 거 언니도 알지?”

“아, 알아. 알고 있으니까. 가슴 좀.”

이미 대화가 성립되고 있는 건인지도 의심스럽다. 이거 술에 완전히 취해서 헛소리하는 거 아닐까?

“취중 진담이라는 말도 있잖아.”

“야! 놀티아! 너 어디서 그런 말 배운거야!!!”

“여기서.”

“아니 뭘 그렇게 침착해! 빨리  도와줘!”

“음…. 미안 지금 우리가 어떻게 끼어들 상황이 아닌 거 같다. 여기 계산은 해둘 테니까 끝나면 가까운 곳에서 숙소 잡은 다음에 자고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 제이슨  두령님이 너희 불의 날까지 휴가로 잡아 준다고 했으니까 시간은  있다고. 어차피 에탄 두령이 이곳 높은 분을 만나는 날도 그날이니까.”

“야! 혼자 도망치려는 거냐! 이 배신자!  나도 따먹었던 주제에 지금 버리는 거야?!!!”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솔직히 이런 상황에 남자가 끼어들면 모양 이상해진다고. 그거 필요하면 내일 나랑 같이 자던가. 오늘은 좀 아닌 거 같고.”

“시발! 누가 필요하대! 구해달라고!”

“미안. 난 도움이 안돼겠다. 가자 갈프.”

“죄송합니다. 누님, 여기 방음 커튼은 쳐둘게요.”

“야! 야!!! 너희 둘 두고 봐!  기억해 둘 거야! 듣고 있어!!! 야!!!”

“아- 시끄럽네.”

“어?!”

휙!

“읏!!!”

갑작스럽게 들려온 낮은 톤의 목소리와 함께 내 몸이 공중에 또 오른다 싶더니 다음 순간 소파에 위에 눕혀졌다. 그리고 그런 내 위에는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역시나 지크리스다. 그런데 표정이 이상했다. 아까랑은 전혀 다르게 진지하고 또 야성적인 미소를 지어 보인다.

“언니  시끄러워. 그 입, 내가 막아줬으면 해서 그러는 거야?”

“뭐. 뭐야? 너 갑자기 또 왜 이렇게 진지해?”

“응? 뭐? 내가 뭐? 무슨 일 있었나? 아. 그보다 언니 지금 정말 섹시한데 나랑  놀자.”

‘시발 미친…. 술 마시면 애가 헤까닥 하는 건가?!  술버릇이 이렇게 고약해!!!’

내 입 위에 거칠지만 부드럽고 술 때문에 달콤한 향이 가득한 입술이 닿았다.
이번에 벌써 여자에게 당하는 세 번째 키스인가 싶다. 튜테, 레오나, 그리고 지크리스 순으로 말이다.
당황은 했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그녀의 레벨을 훔치게 될 것이다. 일단 급한대로 그녀를 흡수 불가 대상으로 지정한 뒤에 몸을 비틀어 그녀의 아래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힘을 써 보았다.
그러나 절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어찌나 힘이 강한지 옴짝 달싹 할 수가 없었다.
힘과  그리고 지금 지어 보이는  야성적인 미소를 본다면 남자라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그녀는 강한 포식자 같았다.

“언니야. 앙탈 부리지 마. 잘못하면 몸 상하게 할지도 모른다고.”

“야 지크리스! 장난이 심해! 그만하라고.”

“장난? 아니야  지금 진지한데. 술 좀 마셨다고 내가  취할 거 같아? 어림도 없지…. 그보다 언니 섹시하네 우리 같이 놀까?”

“한 말 또 한 거 봐!!! 취한 거 맞잖아!!!”

“에이  취했다니까…. 그보다 언니 섹시하네 우리 같이 놀까?”

“시바아아아아알!!!”

 상황에 무한 루프에 걸리고 말다니 재수 더럽게도 없지….
다시금 얼굴 앞에 거대한 것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이었다.
나와 입을 마주치며 이번에는 혀 까지 써가면서 마구 입안을 휘적거린다.
입안이 얼마 마시지도 않았던  향으로 범벅이 되어 가고 있다.
서서히 그녀가 행동에 들어갔다.  다리를 벌려서 음부를 향해 손가락을 집어넣고는 살살 매만지는 행동과 더불어 내 몸을 단단히 눌러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있다.

‘개씨발…. 진짜…. 아니 왜 이렇게 터프해 진짜 좆같아…. 좆같이…. 좋잖아. 시바알!!!’

내 몸이 굶주리고 있던 것은 확실한 모양이다.
남자도 아닌 그녀에게 당하면서 이렇게나 강하게 반응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미 선을 넘을 만큼 넘었고  몸 역시 크게 저항하지 않았다. 저항 의지가 점점 깎이는 기분이다.
결국, 그녀의 손아귀에 걸려 등을 돌렸고 엉덩이를 꼿꼿하게 세우게 한 그녀가 행동에 들어갔다.

“흐아아아앗!!!”

교성은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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