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평범한 가족(1)
라엘라님과 함께하는 지옥같은 해피 타임으로부터 시간이 꽤 흘렀다. 사실, 10일 섹스라는 대기록 이후 불과 이틀 만에 셰이에게 강림한 유스티티아님을 상대해야 했고, 또 그 이후에 일루미나까지 상대해야 했다.
‘그나마 두 분이 라엘라님보다 덜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내가 내성이 생긴 건지, 그도 아니면 자꾸 회복을 받아서 그런 건지.’
중간에 휴식 기간이랑 기타 시간을 포함하면 거의 한 달 내내 허리와 혀를 놀려야만 했고….
“유진, 이것 좀 도와줄 수 있습니까.”
“어어, 이리 줘 이리 줘! 무리하지 말랬잖아.”
배가 불렀음에도 근면성실함은 그대로라 청소한답시고 무거운 가구를 옮기려 하는 카야를 말리고 대신 옮긴다든지.
“유진, 저 유진이 해주는 맛있게 매콤한 전골이 먹고 싶어요.”
“그래그래, 최대한 빨리 맛있게 매콤한 전골 만들어줄게.”
“아, 갑자기 매콤한 것보다 달콤한 게 먹고 싶어졌어요.”
“어, 어어. 달콤한 거? 그래, 달콤한 거 만들어줄게?”
“아, 맞다! 매콤달콤! 매콤달콤이에요! 왜 이걸 진작 떠올리지 못했지?”
“그, 그래. 매콤달콤한 거 만들어줄게.”
“네, 유진. 최대한 천천히 하세요. 기다릴게요.”
아이가 생긴 이후, 세스티아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모두 날아간 것도 모자라 아예 말랑말랑 둥글어진 셰이. 뒤늦게 막내라는 나잇값을 하며 애교와 꼬장 그 사이 어딘가를 부리는 그녀를 상대한다든지.
“크르르… 오지 마!”
“이, 일루미나. 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 쫄딱 굶었잖아. 응? 굶으면 안 좋아.”
“오, 오지마! 오지 말라고 했어!”
“너도 그렇고, 아기도 생각해야지!”
“……저기, 방문 앞에 놓고 가.”
“그….”
“나가! 빨리 나가!”
라엘라님만큼은 아니지만, 수인족답게 유진의 정을 격렬하게 착취했던 일루미나는 임신 후 경계심이 극도로 높아져 끼니를 챙겨주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그나마 아기를 언급하면 방문까진 갈 수 있었지만, 그를 비롯한 나머지 식구들은 같은 방에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
“후후. 많이 힘드셨나요.”
“으어어어….”
그리고 유일하게 임신하지 않은 여자이자, 출산을 두 번이나 경험해본 세스티아는 코르디아에게 수유하며 유진의 멘탈을 다독여주고 있었다. 아내들이 싫은 건 절대 아니었지만, 그녀들을 상대하고 있자니 하루하루 진이 다 빠져버린 유진은 세스티아의 품에서 안락함을 느꼈다. 그는 진심으로 세스티아가 ‘둘째’를 지금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게 다행이라 생각했다. 아마, 이런 상황을 예측한 게 아니었을까.
“마망….”
“후훗, 네, 여보. 마망이에요.”
세스티아의 허벅지는 부드럽고 말랑하고 푹신했다. 뒤통수에 닿으면 잠이 솔솔 올 것 같은 극락의 허벅지에 누워 눈을 뜨면, 안 그래도 커다랬던 가슴이 출산의 영향으로 한 사이즈, 아니 두 사이즈는 더 커서 그녀의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다.
“끄으.”
“아구, 우리 아기. 배불러요?”
“끄윽.”
그 거대한 가슴에 매달려 젖을 빨던 코르디아가 입을 떼고 트림을 내뱉자, 세스티아가 아기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렸다. 달콤한 냄새와 함께 세스티아의 유두에서 모유가 몽글져있었다.
꿀꺽-
유진은 저도 모르게 입맛을 다셨다.
“으응? 여보?”
“세스티아.”
아무리 그가 야한 걸 좋아한다 해도, 상식이 있었다.
모유는 아기의 것이고, 아기의 밥이다.
수유 플레이가 있다지만, 진짜 모유를 받아먹으면 그건 더 이상 플레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한 달 동안의 격한 ‘사랑’과, 그 이후 몇 달 동안 아내들을 케어하는데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유진은 신이 아니었다. 아내들을 사랑하지만, 그도 힘들고 짜증날 때가 있었다. 세스티아의 위로가 아니었다면, 버럭 화를 내거나 짜증냈을지도 몰랐다.
그러니.
지금, 세스티아에게 위로받고 있는 이 시간에.
그녀는 유진에게,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위로해줄 수 있는 게 아닐까.
유진은 제멋대로 합리화를 끝낸 후, 고갤 들어올렸다. 그리고 유백색 액체가 맺혀있는 과실을 입에 물었다.
“아앙, 여, 여보. 아, 아기야. 읏.”
쮸웁, 쮸우웁.
세스티아는 화들짝 놀라 반사적으로 유진의 머리를 밀어내려 했지만, 반대쪽에 코르디아가 안겨있었다. 아기가 놀랄까봐 소리를 지르지도 않고, 격하게 움직이지도 않는 모습은 그야말로 숙련된 엄마 그 자체였으나… 세스티아의 토닥임에 슬슬 눈을 감던 코르디아는 반대쪽 가슴에 게걸스럽게 달라붙은 유진의 모습을 보더니, 아기 또한 세스티아의 유두를 재차 빨아댔다. 졸지에 ‘부녀’에게 동시에 양 가슴이 빨리고 있었다.
“여, 여보. 아, 아기가 옆에 있어요, 아앙. 아윽.”
유진이 빠는 가슴에선 야릇한 기분이 들어 미칠 것 같았고, 코르디아가 빠는 가슴에선 아릿한 아픔이 느껴 미칠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는 자세였다. 세스티아는 이를 악물었다.
‘여, 여보를 위해서… 이 정도는….’
유진이 이렇게 피폐해진 근본적인 이유가,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세스티아는 그의 돌발 행동을 막을 의지가 없었다.
그래도, 아기도 있는데 조금 얌전히 빨아줬으면 싶지만….
“아읏.”
‘의외로 나쁘지 않을지도… 어머.’
아기처럼 제 젖을 탐하는 유진의 모습을 보니, 이 순간만큼은 연하처럼 느껴져서 흐뭇한 기분이 드는 것이 아닌가.
세스티아는 어느새 유진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아가. 그리 재촉하지 않아도 젖은 많이 남았으니, 조금만 천천히, 아응!”
유진이 조용히 하라는 듯 유두를 살짝 깨물자 세스티아는 짜릿함에 몸부림쳤다. 이 아가는 덩치 크고 음란하지만 돌봐줘야 할 아가였다. 지금은 자신만이 이 아가에게 젖을 줄 수 있었다. 그러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세스티아도 제멋대로 합리화를 끝냈다. 그녀는 아예 허벅지를 들어올리고 가슴을 내려 유진이 더 쉽게 빨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자세가 한결 편해진 유진은 유두가 아니라 가슴 전체를 빨아먹을 기세였고, 그걸로도 만족이 안 되는지 남은 손으로 세스티아의 허벅지 안쪽을 건드렸다.
“아가! 거긴 안 돼요!”
세스티아가 유진의 못된 손등을 찰싹 때렸다. 하지만 유진은 포기하기는커녕 더 매달렸다. 말랑푹신달달한 세스티아의 몸은, 유진의 피폐해진 심신에 마약같이 스며들었다.
아기는 성인보다도 중독성에 취약했다.
“마망.”
“아이, 정말!”
“응애.”
유진은 정말 아기가 되기로 했다. 이성적인 판단이 아니었다.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세스티아의 모성애 넘치는 가슴과 젖을 탐한 순간, 그는 이미 그녀의 아기가 되었다. 응애라고 우는 건, 지금, 이 순간만큼은 플레이가 아니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유진의 손을 가로막던 세스티아의 손은, 응애 소리 한 번에 손쉽게 치워졌고 그의 손은 그녀의 허벅지 안쪽과 사타구니를 종횡무진하기 시작했다.
“아, 아아.”
어느 아기가 제 어미의 허벅지와 음부를 이리도 음탕하게 지분거린단 말인가. 하지만 세스티아는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유진 아기는, 특별한 아기니까. 위로해줘야 하니까.
허벅지와 허리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두 아기 모두에게 수유하고 있던 세스티아는, 이대로 가다간 사고가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아가. 오, 옳지. 배부르니까 코오 할 시간이에요?”
세스티아는 결국, 코르디아를 반쯤 강제로 떼서 요람에 눕혔다. 유두가 뜯겨나가는 줄 알았지만, 그녀도 지금 유진의 자극에 몸이 달아올라 있었다. 유진이 다른 아내들을 신경 쓰느라 몇 달 동안 섹스를 못 해서 굶주려 있던 게 직격탄이었다. 그동안 포옹과 가벼운 키스, 기껏해야 서로의 성기를 만지작거린 게 다 아닌가. 그녀의 가슴은 유진의 베개였던 적이 많았다.
“아, 아가.”
어떻게든 코르디아를 재우는데 성공한 세스티아였지만, 최후의 이성은 남아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기가 자고 있는 곳에서 사랑을 나누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빈방은 있으니, 그곳으로 이동하려 했다.
“마망.”
“아흑!”
세스티아가 유진의 머리를 가슴에서 떼어내려는 순간. 그는 젖을 빨며 에너지를 충전이라도 한 건지, 골골대던 몸을 번쩍 일으키더니 세스티아를 덮쳐버렸다.
“유, 유진! 잠깐, 잠깐만. 옆에 코르디아가…!”
“냠.”
“아앙!”
유진이 세스티아의 양 가슴을 우악스럽게 하나로 모아 가운데로 모인 유두들을 쪽 빨아대며, 동시에 그녀의 속옷을 젖히자 세스티아의 고개가 뒤로 꺾였다.
퓨웃-
잔뜩 굶주렸던 그녀의 보지에서 애액이 튀었다.
“잘먹겠습니다.”
“아흑!”
유진의 입은 음탕한 우물을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