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0화 〉청산(9)
“헨드릭? 부, 분명 닦아준다고 하지 않았니…?”
“예. 닦아드릴 겁니다. 땀은 아니지만 어쨌든많이 흘리시는 라엘라님의 무언가를요.”
“그, 그건… 흐읏!”
내 날숨이 닿아서 그런 것일까, 라엘라님이 움찔하셨다. 아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정말 예민하신 것 같았다.
- 저 답답하고 괴로워보이는 천쪼가리는 이제 치워버리자고.
‘격하게 동의한다.’
거의 한계까지 늘어난 속옷 끈은 쉽사리 끊어졌다. 원래라면 툭 소리와 함께 천이 미끄러졌겠지만 완전히 젖어있어서 여전히 피부에 달라붙어있었다. 슬쩍 들어올리니 쩌억 소릴 내며 떨어졌다. 피부가 반들반들했다.
속옷 모양으로 푹 젖어있는 그 음란한 곳들을 닦을 차례였다.
수건이 아니라 내 혀로.
할짝-
“으읏, 헨드릭…!”
손으로 터치하고, 품에 안고, 알몸을 닦아주고.
스킨십의 강도가 점점 강해졌고 이제는 혀로 사타구니를 핥고 있었다.
전혀 역하지 않았다.
수건 너머로 등이나 가슴을 만지는 것보다 감각을 느끼는 면적은 극히 좁았지만, 정신적 흥분감은 결코 뒤쳐지지 않았다.
“으읏, 읏, 흐읏.”
내 혀가 점점 보지에 가까워질수록 라엘라님의 신음소리 빈도도 높아졌다. 만약 몸을 움직일 수 있으셨으면 진즉 몸을뒤틀었거나 팔다리로 날 구속하셨을지도 모르지만….
애액이 흥건한 둔덕을 밑에서부터 쭈욱 핥아올리자 여태껏 단발적으로 끊어졌던 라엘라님의 신임이 길게 이어졌다.
“이, 이건 이상해! 너무 이상하구나! 헨드리익!”
“하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라엘라님. 저는 지금 카야에게 하던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혹시 불쾌하십니까?”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건, 이건…!”
“그럼 계속하겠습니다.”
나는 일부러 보지를 건드리지 않고 주변부분을 집요하게 핥았다. 주변에 묻어있던 땀과 애액은 진즉 사라지고 내 침이 번들거렸다. 바로 옆을 핥으면서 은근슬쩍 음순을 건드릴 때마다 새로운 꿀물이 흘러나왔다. 혀끝으로 살살 건드리자 끈덕지게 늘어지다가 바닥에 툭 떨어지는 모습이 너무나 야했다.
분명 카야인데. 아니, 정확히는 카야에 가까운 신체인데.
그 조금의 차이가이렇게까지 크게 느껴지는 건 분명 반응하는 자가 카야가 아니라 라엘라님이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천상에 기거하는 지고의 존재가, 내 손짓과 혀놀림에 예민하게 가버린다?
평생 간직할 썰감이요, 동시에 성직자들 앞에서 절대로 할 수 없는 이야기겠지만….
“하윽, 헤, 헨드릭!”
“맛있네요.”
“마, 맛있다니, 그런 말은 이상하구나… 그곳은 그런 곳이 아닌데… 하읏! 내, 내가 말하고 있지 않니…?”
“제가 먼저 닦아드리고 있지 않습니까… 혹시 불쾌하십니까?”
“괜한 말을 자꾸 묻는구나… 정말 불쾌했으면, 아무리 아이의 몸이라 해도 내가 허락했을 리가 없지 않니……읏.”
라엘라님의 반문을 차단했다. 양 허벅지에 손을 대고 드디어 보지에 입술을 가져다댔다. 새삼 감탄이 나왔다. 어떻게 이렇게 예쁘면서도 야하게 생겼는지.
-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입술을 가져다댄 후, 지금껏 조심스러웠던 것과 달리 빠르고 게걸스럽게 혀를 움직였다.
“아, 아, 으, 헨, 드릭, 이, 이건, 대, 체, 왜.”
라엘라님의 말은 단어의 형태조차 띄지 못했다. 당혹 속에 지독한 쾌감이 섞여있었다. 이 정도는 우리 사이에서 에피타이저에 불과한데, 벌써부터 질과 하반신이 경련하기 시작했다. 꿀물이 흘러넘치는 건 기본이었다.
“엄청 예민하신데, 원래부터 그러셨습니까?”
“그, 그걸 알 리가 없지 않니…!”
“예?”
“이런 형태이지만… 처음인 것을… 흐으….”
“….”
‘처음’이라는 단어를 포착한 순간 혀가 멈추고 말았다. 그에 라엘라님이 잠시 여유를 되찾은 것인지 띄엄띄엄 입을 여셨다. 가슴이 융기하는 게 참으로 먹음직스러웠다.
“내가 여신이 되기 전에도, 여신이 되고 난 후에도… 흣,다가오는 남자는 많았지만… 되기 전에는 녀석을 물리치고 생명들을 구원하느라 그럴 여유가 없었고… 되고 난 후에는 딱히 마음에 드는 이가 없었단다… 헌데….”
지금껏 전혀 움직이지 못하셨던 라엘라님의 다리가 스르륵 올라가더니 허벅지로 내 얼굴을 누르셨다. 힘이 들어가있지 않아서 압박감은 없었지만, 기분 좋으니 계속 보지를 빨아달라는 시그널처럼 느껴졌다.
“언젠가 헨드릭 네가 내게 장모님이라 부른순간부터… 내 아이 다음으로 네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단다….”
“그렇게 사위에게 관심이 있으셨습니까.”
“너는, 내 아이의 남자라는 것 외에도… 여러모로 신기한 아이였으니, 아앙! 학! 아, 아이야! 아응, 흥, 흐윽, 이상해, 이상해, 이상해!”
“변태 장모님이셨네요.”
“히윽, 변태라니, 어디까지나 내 아이를 위해서엇!”
“아이를 위해 사위에게 몸을 허락한다? 그것도 처음인데? 말씀해보십시오, 라엘라님. 아니 장모님. 처음부터 이렇게될 걸 예상하신 건 아닙니까? 아니, 유도하신 건 아닙니까?”
“아응…!”
라엘라님은 신음으로 대답을 회피했다. 아니, 대답은 다른 형태로 돌아왔다. 내 얼굴 양 옆을 누르고 있던 허벅지에 힘이 들어간 것이다.
1구역에서 카야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모전여전이네요.”
“하악, 하으, 모전여전…?”
“카야가 어째서 그렇게 음란한가 싶었더니, 장모님이 이렇게 음란하셨을 줄이야.심지어 몸은 장모님이 훨씬 더 예민하십니다. 뭐 하기도 전에 물을 이렇게 질질 흘리시고… 정말 처음 맞습니까?”
“으, 음란하다니. 그런 말은…!”
라엘라님이 변명하려 하시기에 수줍게 숨어있었던 콩알을 꾹 눌렀다.
“아으으으으응---!!!!”
지금껏 찔끔찔끔 흘리던 건 빙산의 일각이었다는 듯, 어마어마한 기세로 꿀물이 튀어나왔다. 코앞에서 뒤집어써야했던 나는 물총에 맞은 기분이 들었다.
- 포상 감사합니다! 역시 여신 보지!
아무 말 없이 모조리 핥아먹었다. 보지뿐만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무릎, 종아리, 발목까지 전부 핥아내려갔다.
“아이야… 너무나 이상하구나… 어째서, 네가 그런 저열한 짓을 하는데… 내 몸은 꿈쩍도 하지 못할 정도로 무거운데… 왜 내 기분은 당장이라도 하늘에 닿을 것처럼 붕 떠있는 건지 모르겠구나….”
“그게 쾌락이고 사랑입니다. 제가 카야에게 주는 것이었고, 카야 또한 제게 주던 겁니다.”
“이게 쾌락과, 사랑….”
거하게 가버린 라엘라님의 다리가 다시 힘을 잃고 축 늘어졌다. 그 덕에 다리가 쩍 벌어졌고 음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라엘라님의 얼굴이 무척 붉었으나 원래부터 체온이 높아져서그런지 쉽사리 구분이 가진 않았다.
“선택의 시간입니다, 장모님.”
“선택의 시간이라니…?”
“이것으로 충분한지, 아니면 더 나아갈지. 장모님이라면 카야의 기운을 느낄수 있지 않습니까? 판단해주십시오.”
여신의 성수를 그렇게 마셨는데도 목이 탔다. 아무리 라엘라님의 허락이 있다곤 했지만 마지막 일선을 넘어서는 건 또 다른 얘기였다. 이미 여신의 보지를 농락한 주제에 신사인척 하는 내 모습이 내가 생각해도어이가 없었지만… 너무나 중요했다.
기본적으로, 나는 쫄보새끼였으니까.
“……짓궂구나.”
“예?”
“내가 말하지 않았니? 내 아이는 네 ‘손길’을 그리워할 거라고.”
“….”
장모님.
하.
“왜, 왜 아무 말도 없는 거니? 으응? 왜 그런 표정으로 쳐다보는… 아? 아아. 아. 아아…?”
라엘라님을 보며 옷을 벗었다. 정확히는 속옷을 벗는 순간, 라엘라님이 고장나버렸다. 그 이유가 너무나 쉽게 짐작이 되었기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는 훤히 열려있는 여신의 음부에 다시 달라붙었다. 내가 여신님 보지를 뚫어지게 쳐다봤듯, 내 자지가 드러난 순간부터 쭉 내 자지에 시선을 빼앗겼던 라엘라님.
내가 귀두를 허벅지랑 사타구니에 비비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셨다.
‘와씨, 저세상 부드러움이네.’
“아, 아이야. 아니, 헨드릭.”
“예, 라엘라님.”
찍 싸버릴 뻔한 걸 참고 태연히 대답했다. 라엘라님은 이제 핸드폰이 진동하는 것처럼 벌벌 떨고 계셨다.
“그, 그게. 그거니? 그러니까.”
“자지요.”
“잦… 헨드릭!”
“왜 그러십니까?”
“그런 단어를 일부러, 아…!”
푸욱-
귀두의 일부분이 들어갔다. 오랜만에 겪는 황홀한 감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
카야의 몸에 들어온 여신과 몸을 섞는다. 이 사실 하나로 이미 소스는 충분했다.
라엘라님의 골반을 잡고 앞으로 힘을 주자 아주 천천히 질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뻑뻑해!’
카야와 처음할 때의 느낌과 흡사했다. 하지만 카야는 처녀가 아니었다. 아무리 라엘라님이 처음이라 해도, 신체는 그렇지 않을 텐데… 어째서?
“이게,그거니? 그, 그게 내 안에 들어오는 거니?”
“예.”
마음과 영혼이 처녀라서 처녀처럼 반응하는 것일까? 모르겠다. 이 이상은 쓸데없는 고찰이었다. 나는 상반신으로 라엘라님을 덮었다. 라엘라님의 가슴이 내 가슴에 뭉개지는 감촉이 예술이었다. 라엘라님이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렸다.
“혹시, 불쾌하십니까?”
“아니… 하지만….”
라엘라님이 손을 힘겹게 들어올리시더니 내 뺨을 쓰다듬으며 말씀하셨다.
“조금은 부드럽게… 해줄 수 있겠니…?”
“알겠습니다.”
“그리고 내 아이를 대하듯 대해달라 했는데….”
갑자기 라엘라님이 내 볼을 살짝 꼬집으셨다.
“언제까지 계속 라엘라님, 장모님이라 부를 거니?”
“…예?”
“지금 이 시간만큼은….”
회색과 녹색의 오드아이가 반짝 빛났다.
“엘라라고 불러주렴.”
“………엘라?”
“…………아으.”
쪼옥-
하으으으으----!!!
내 입술과 라엘라님의 입술이 맞닿는 순간, 자지 또한 깊숙이 파고들었다.
**
라엘라는 잠결에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며 여전히 삽입을 유지하고 한 채 허리를 들썩거리는 헨드릭의 뒷머리를살살 쓰다듬었다.
“아이야. 미안하구나.”
헨드릭과의 접촉은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 팔다리 정도는 이제 쉽게 움직일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라엘라는 죄책감을 느꼈다.
‘내가, 내가 어쩌자고 그런 말을 했을까?’
지금 이 시간만큼은 엘라라고 불러달라니. 미친 걸까. 꼭, 아이의 남자를 유혹한 행세지 않은가.
물론 이건 전적으로 아이를 위한 행동이었으나….
‘정말로?’
라엘라는 고개를 저었다. 처음엔 그랬을지 몰라도 도중부턴 아니었다. 파편에 불과한 존재라서 그런지, 아니면 몸의 주인인 카야와 융합된 탓인지는 몰라도 헨드릭을 보면 이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사랑을 표현하고 싶고 예쁘게 보이고 싶고 도움이 되고 싶고 안기고 싶고 하나가 되고 싶은 마음.
그녀가 헨드릭에게 관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고 좋게 보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몸을 섞을 생각은 없었다. 그냥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어 있었다.
‘나쁘지 않았어.’
오히려 좋았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이건 아이의 감정이요, 아이의 몫이었다. 그녀는 아이를 돕기 위해 강림한 것이지, 남자를 탐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이 강렬한 쾌락에 빠지게 된다면 이 신체의 주도권을 계속 쥐고 싶을 것이고, 그건 절대 바라는 일이 아니었다.
‘지나간 한때의 추억으로 간직하자.’
나중에그녀의 의식이 저 밑바닥으로 가라앉는다 해도, 아이가 느낄 수 있는 건 자신도 느낄 수 있을 테니….
“…네 품은 정말 따뜻하구나.”
지금만큼은 이 시간을 즐기고 싶다.
라엘라는 인간이었을 적, 아주 오래 전 시절을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신이 된 이후로 꾸지 못했던 꿈을 꾸었다. 그것도 아주 행복한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