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화 〉1구역(2트)(24)
카야가 누군가. 중갑 입은 셰이도 몇 십 분 넘게 업고 이동한, 괴력의 전투 수녀 아닌가. 그녀의 허벅지 힘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 와중에 선명하게 갈라진 허벅지 근육을 홀린 듯이 바라보는 건, 본능적인 일이었다.
‘시-발 개섹시해.’
문제는 정말로 숨이 막힐 것 같다는 것.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코박죽이 실현될 것이다.
그녀의 허벅지를 여러 차례탭해봤지만, 오히려 압박만 더 거세진 상황.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기사회생의 수가 있겠나.
‘그건 바로.’
- 정면돌파.
나는 최대한 숨을 머금은 다음, 오히려 더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감질맛 나게 놀렸던 혀, 그 말랑하고 유연한 근육을 가열차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츄루르릅- 츄릅- 쮸웁-
꾸우우욱-!
일부러 침까지 섞어가며 대놓고 할짝거렸고, 그러자 위쪽에서 카야의 억눌린 신음소리가 들렸다.
‘얼굴 터질 거 같아!’
카야, 자지에 이어 얼굴까지 터트릴 셈이야?
난관을 극복하기엔 화력이 부족했다. 승리가 아니면 죽음의 각오로, 후퇴란 없었다. 화력을 더 증강하거나, 약점을 공략하거나.
숨이 점점 달리고, 경험이 많지 않은 내가 택한 건 후자였다.
‘약점.’
- 여자의 좆, 클리토리스.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내 혀는 본능적인 이끌림을 거부하지 않았다. 본능의 흐름대로 내 혀끝이 도달한 장소. 작은 구슬이나 콩알처럼 느껴지는 그곳을 혀끝으로 꾸욱, 눌렀다.
“아앙-! 하읍!”
단 한 방. 불시의 기습에 단단했던 봉쇄가 느슨해졌다. 살짝이지만 숨이 트였다. 비록 금세 정신을 차리고 삽시간에 포위망이 복원되었지만… 그 잠깐의 틈이 승부처였다.
이미 내 혀는, 백발장전된 상태였으니.
“아앙, 학! 하윽! 윽! 흐윽! 아, 아앗, 하읍!”
그동안 억눌렸던 게 한꺼번에 터져나오듯, 카야의 신음소리가 텐트 안을 가득 채웠다. 제어가 안 되는 신음소리, 애써 참으려는 소리, 제대로 억누른 소리, 다시 제어를 뚫고 터져 나온 소리가 사이클을 돌았다.
평소엔 듣기 힘든 귀여운 소리, 대놓고 꼴리는 소리, 은근히 꼴리는 소리… 악기는 하나였지만, 음색은 여러 가지였다. 어느 하나 거를 타선이 없었다.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카야는 명기였다.
음색이 뛰어난 것을 넘어, 연주자에게 더욱 연주를 몰두하게 만드는 힘까지 가지고 있었다.
어느새 나는 카야의 허벅지 초크를 벗어나기 위해 정면돌파한다는 목적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그저 카야의 보지를 맛보는 것 자체에 몰두하고 있었다. 마르지 않는영원의 샘을 탐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혀를놀리고 입술을 문질렀다. 그녀의 애액은 나오자마자 내 입속으로 사라졌고, 내 얼굴을 조였던 허벅지는 이미 활짝 널브러져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이, 또 엄청난 갭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 얼굴을 터트릴 듯 조였던 그 허벅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지금은 연약하고 가녀린 허벅지로 변해있었다.
후르릅-!
마지막까지 추잡한 소리를 내며 그녀의 보지에서 떨어졌을 때.
“카야.”
“하악, 하악, 하악….”
잔뜩 달아오른 얼굴, 반쯤 감긴 눈꺼풀에 초점이 풀린 눈, 침을 흘리며 살짝 벌어진 입에서 끊임없이 토해내는 뜨거운 날숨.
땀이 송골송골 맺힌 가슴과 타이밍 좋게 경련하는 복부와 허벅지. 거기에 활짝 개구리처럼 벌어진 두 다리와 하도 빨아대서 그런지 아주 살짝부어오른 보지가 새로운 꿀물을 뚝- 떨어뜨리는 것까지.
진정한 의미에서 ‘절정’한 카야의 모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어떤 남자가 와도, 오늘내일하는 할아버지가 와도 세우지 않을까. 지금의 카야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비아그라였다.
나는 그녀의 몸을 덮었다. 카야는 아직까지도 여운에 빠져있었다. 지금처럼 감상하는 것도 좋았지만,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어땠어?”
“하아, 하아아….”
“대답해.”
“아?”
귀두가 여전히 좁은 보지에 닿자 그녀의 눈에 초점이 돌아왔다.
“흐에?”
“어땠냐고. ‘처음’으로, ‘진심’을 다해서 해본 건데. 괜찮았어?”
“….”
카야의 입이 뻐끔거렸다. 할 말은 있지만 말이 안 나오는 상황인 건가? 심지어 그 모습까지도 큰 갭이었다. 평소의 카야에게선 볼 수 없는 모습이니까.
‘언제나 그렇듯, 이 기세를 살려서 연속으로 공격한다.’
지탱하고 있던 팔에 힘을 뺐다. 그러자 내 상반신이 완전히 카야를 짓눌렀다. 잔뜩 뭉개진 그녀의 가슴이 푹신한 쿠션이 되어주었다. 그 자세에서 카야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난 HAT의 대장이고, 너희들의 동료야. 앞으로 최소 한 명은 더 늘 것이고. 그러니 용사대의 대장으로서, 오롯이 너 하나에게관심을 주거나 집중할 수 없어. 그래서도 안 되고.”
…끄덕
카야가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잔뜩 분위기 달아올랐는데 기껏 귀에다가 속삭이는 게 이런 말이니 적잖이 실망한 것이겠지. 하지만 카야. 아직 내 말 안 끝났어.
“하지만 나. 개인으로서. ‘유진’으로서의 나는, 널 오롯이 봐줄 수 있어.”
“유진…?”
카야의 눈에 혼란이 깃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내세운 이름은 캐릭터 이름이었던 헨드릭이었으니까.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지은 캐릭터 이름.
진짜 내 이름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한유진’이었다. 전투 메시지에도 계속 헨드릭이 아닌 ‘유진’이라고 뜨는 것만 봐도 확실하지 않은가.
“내 다른 이름. 내 원래 이름.”
“대장, 그게 무슨… 흐읍.”
맛있어 보이는 카야의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역시 맛있었고, 그녀의 반응은 더욱 맛있었다.
“너도 네 비밀이 있듯, 나도 내 비밀이 있어. 지금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언젠간 다 밝힐 날이 오겠지. 그래도 지금은 그 중 일부를 풀어낸 거야. 너한테. 처음으로.”
“대장….”
처음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녀가 내 자지를 잡으며 한탄했던 ‘왜 저는 계속 두 번째입니까.’라는 말을 부정하듯이.
결과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카야의 얼굴은 다른 의미에서 풀어져버렸다.
“이 세상에서, 너만 알고 있는 비밀이야. 둘만 있을 땐, 그 이름으로 불러도 좋아.”
“예, 예. 대장… 하아악!”
음란하기 짝이 없는 구멍을 급습했다. 여전히 좁았지만, 처음과 두 번째는 달랐다. 오랜 애무 끝에 충분히 풀리기도 했거니와, 카야의 음탕한 모습에 내 자지의 공격력이 풀로 업그레이드 됐기 때문이었다.
푹쩍푹쩍푹쩍-
카야의 안을 강제로 넓히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은 기쁨에 몸부림쳤다. 그렇게 많이 흘렸는데도 아직도 충분하다는 듯, 물이 흘러넘쳤다. 내 치골과 카야의 엉덩이가 부딪치는 소리가 자지를 더 불끈거리게 했다. 카야는 손으로 내 어깨를 잡았다가, 얼굴을 잡았다가, 등을 껴안다가, 고개를 격렬히 흔들다가….
“하아, 하아악, 키, 키스….”
“허억, 허억, 내 입 지금은 좀, 그런데.”
“괜찮, 습니다아악!”
마구 흔들리는 가슴을 쥐어짰다. 출렁거리는 가슴의 무브먼트에, 내 가슴도 울렁거렸다. 화이트와 핑크의 컴비네이션 웨이브는 순수하면서도 아름다웠다. 거기에 간헐적인 레드가 묻으니 야함이 추가되었다.
“키스, 키스….”
이리저리 방황하던 카야의 팔다리가 어느새 날 구속하고 있었다. 허리를 움직이기 불편할 정도였지만, 그녀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버려뒀다. 기분 좋은 압박감이기도 했고, 그녀가 그만큼 날 놓치고 싶지 않다, 기분이 좋다는 뜻이라고 생각하니 나도 흡족한 기분이 들었다.
“키스….”
내가 그녀를 배려해서키스는 안 하고 계속 허리운동에 힘쓰고 있자, 그녀는 애달픈 표정으로 내 볼을 감쌌다.
“키스, 주세요… 유진.”
“…!!!”
뒤이어 이어진 카야의 기습공격.
나는 또 한 번의 치명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쪼옥- 츄릅- 쮸웁- 쭈우웁-!
그녀의 목소리로 듣는 내 이름. 단 한 단어, 단 두 글자가. 이 몸의 주인인 헨드릭이 아닌, 내가 직접 그녀와 사랑을 나누는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안 그래도 솟구친 흥분에, 과몰입이 더해졌다.
어디까지 날 자극할 셈이야 카야?
“아, 아, 아, 아, 아아앙!”
모르겠다. 이성이 날아간 것 같았다. 카야와는 처음하는 것도 아닌데, 그때 그 이상으로흥분하고 있었다. 연이은 던전돌파와 셰이와의 정사로 몸은 지쳤는데, 끊임없이 거칠게 움직이고 있었다.
존나 이 몸에 다 때려박고 싶다.
지금은이 생각뿐이었다.
“더, 더….”
“허억, 허억…!”
완급조절? 강약 조절?
지금 이 상황에서도 그런 걸 신경 쓸 정도로 이성적이지도 못했고, 몸이 절로 행할 정도로 능숙하지 못했다.
“계속, 계속…!”
그저 본능에. 그저 날 받아주는 여자의 바람을 따라 움직일 뿐. 누가 보면 강간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거칠게 박고 있었지만, 박는 사람이나 박히는 사람이나 그 말엔 전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유진, 유진…!”
“카야…!”
씨발. 저 얼굴로, 저 목소리로 내 이름 부르는 거… 진짜 못 참겠네. 의도한 걸까? 모르겠다.
몸을 살짝 일으켰다.그러나 카야가 어찌나 세게 옥죄었는지 그녀의 하반신이 딸려 올라왔다. 부드럽게 타이를 여유가 없었던 나는 강제로 그녀의 다리를 확 떼어냈다.
“유, 유진…?”
“벌려.”
“흐읏.”
내 눈과 마주친 카야가 흠칫 떨었다. 왜 그래 카야? 네가 원하는 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네 아름다운 몸을 소중히 대해주고 있잖아? 아. 좀 거칠었나? 그래서 싫어? 싫은 건 아니지? 난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활짝 벌린 다음, 그녀의 머리 쪽으로 밀었다. 그러자 자연스레 환히 드러난, 더운 김을 뿜어낼 것만 같은 움찔거리는 보지에 최후의 공격을 감행했다.
“이, 이런 자세는…!”
푸우욱-
묵직한 한방이 뿌리까지 들어갔다. 고개를 도리도리 젓던 카야의 고개가 아치형으로 휘며 컥 소릴 냈다. 셰이도 그렇고, 카야도 그렇고 목선이 왜 이렇게 꼴리는지.
숨이 막힌 거 같아서 호흡을 도와주기로 했다. 그러자 카야가 내 혀에 묻은 침을 생명수처럼 게걸스럽게 빨아먹었다.
“여기, 꽉 잡고 있어.”
말하는 도중에도 내 얼굴 곳곳에 정신없이 입술을 문대는 그녀의 손을 오금에 고정시켰다. 그리고….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아-!”
카야는 이제 신음을 참을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우리 둘의 체액으로 더럽혀진 담요는 진즉 구겨지고 밀려나서 사라진지 오래였고, 텐트 바닥이 이리저리 쓸릴 정도로 움직임이 격렬했다. 순간 카야의 등이 걱정됐으나….
“아, 아, 아아! 유진, 유진…!”
오히려 더 크게 소릴 내며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이 요-망한! 이 음-탕한!
단순하면서도 일정했던 내 피스톤질에 카야의 요망한 엉덩이 바운스라는 변주가 추가되자, 그렇지 않아도 누적되어 있었던 사정감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허억, 억, 크윽, 카야!!!”
“하아악-!”
절정의 순간.
새빨개진 카야의 엉덩이를 강하게 치대며, 이 이상 맞물릴 수 없을 정도로 깊이 박은 채 모든 정을 토해냈다.
가쁜 숨소리, 절정으로 인한 떨림, 배는 빨리 뛰는 것 같은 심장, 미끌거리는 땀, 야릇한 냄새와 따뜻한 체온.
이 모든 걸, 우리는 하나된 상태에서 공유했다.
가만히 있었지만, 충분했다.
털썩-
짧지만 강렬했던 절정이 저물고, 카야의 다리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기분 좋은 침묵을 깨뜨렸다.
“하아, 하아아… 대장.”
“뭐야, 끝났다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거야?”
그녀의 호칭은 다시 대장으로 돌아와 있었다. 약간의 떨림이 남아있었지만, 목소리도 평소처럼 차분하게 돌아왔다. 상당히 아쉬웠다.
“저도, 제가 이상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대장을 곤란하게 했다는 것도, 셰이에게 쓸데없는 감정을 품었다는 것도….”
그녀의 머리를 사르륵 넘겨주었다.
“무서웠습니다. 대장이 죽을 뻔했던 이후로 쭉… 라엘라님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절 긍정해준 대장이 갑자기 죽을까봐. 사라질까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매일, 홀로 남는꿈을 꾸었습니다.”
“안 죽어. 내가 왜 죽어.”
“…세 번째 방에서 악몽에 걸리고, 여덟째 방 근처에서 셰이와 제가 잠시나마 공포에 굴복했을 때.”
카야의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차올랐다.
“대장이 죽었습니다. 대장이 제게 고향 사람들처럼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대장이 용사를 은퇴하고 세일럼을 떠났습니다. 대장이 절 쓸모없다고 버리고 다른 용사대원을 받아들였습니다….”
“바보네 카야는. 하나같이 다 실현 가능성 전혀 없는 거짓말부렁인데, 왜 울고 그래.”
“바보… 바보 맞습니다, 저는 바보입니다.”
“괜찮아. 바보라도. 뭐 어때? 나도 무식하기 짝이 없는 바보고, 셰이도 좀 바보 같은 면이 있잖아? 그러니까… 그나마 가장 덜 바보인 카야, 네가 날 계속 도와줘. 옆에서, 앞에서, 뒤에서. 끝까지.”
“대장….”
“뒤늦게 ‘난 이 바보같은 용사대에서 빠져나가야겠어!’ 라고 외쳐도… 이미 늦은 거 알지? 안 놔줘. 절대 안 놔줘!”
카야는 웃으면서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