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0화 〉1구역(2트)(23) (50/218)



〈 50화 〉1구역(2트)(23)

쪼옥-

“또 악몽 꾸면 불러.”

“괜찮아요. 정말로요. 푹 잘 수 있을 거 같아요. 많이, 피곤해져서. 헤헷.”

헨드릭은 셰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셰이와의 정사가 끝나자마자, 카야에게 최대한 빨리 돌아올 테니기다리라고 말한  떠올랐다. 쓰레기 같은 생각이었지만, 그래서 카야에게 돌아가야 했다.

셰이에게 미안함을 담아 키스해주자, 그녀도 조금은 호응해주었다. 그리고는 담요로 몸을 가렸다. 얼굴이 붉어져있었다.

“적어도 나한텐 괜찮잖아.”

“그것도 그렇지만… 부끄러워서요.”

부끄러우면 어쩔 수 없지.

헨드릭은 찝찝하지만 앞부분이 젖은 속옷을 다시 입고는 텐트에서 나갔다.

그가 나가자, 미소를 유지하고 있던 셰이의 얼굴에서 서서히 미소가 사라졌다.

“언니. 미안해요. 그렇지만… 나, 이제 대장님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요.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그녀는 자신의 하복부를 문지르며 마지막 단어를 입안에 삼켰다.

**

[관계도]
카야 : 4
셰이 : 4

‘홀-리.’

관계도에서 사실 3은 없는 숫자가 아닐까.

카야도 그렇고 셰이도 그렇고, 몸을 겹치고 나니 2에서 4로 올라갔다. 몸 자체에 크나큰 트라우마가 있는 그녀들에게 있어서 섹스라는  파급력이 커서 그런 것일 수도 있었다. 셰이도 심정의 변화를 겪었을 것이지만… 지금은 부디 무기력함이 어느 정도 해소되길 바랄 뿐이었다.

셰이의 텐트에서 내 텐트까지, 그 짧은 거리를 이동하며 수많은 생각이 들었다. 카야는 어쩌지. 카야는 어쩌고있을까. 카야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오셨습니까.”

“어, 응.”

카야는 다소곳한 자세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어조가 너무나 평이하고 자연스러워서, 순간  텐트가 아닌  알았다.

침묵이 벌써부터 숨 막혔던 나는 뭐라도 말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 셰이는 이제 괜찮아졌어. 악몽을 심하게 꾼 것 같다더라.”

“그렇습니까.다행입니다.”

“어어, 그, 그렇지.”

카야야. 그렇게 단답식으로 대답 말고, 차라리 짜증이라도, 화라도 내주면 안 되겠니. 네 표정을 보니 전혀 다행으로  보여서 말이야.

어느 정도 각오하고 셰이에게 가긴 했지만, 카야의 분위기는 너무나 딱딱하고 날카로워서 섣불리 다가가기 힘들었다.

내 판단과 행동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호기롭게 다짐했던 과거의 내가 정말….

“몸, 다시 닦아드리겠습니다.”

“어?”

“누워주십시오.”

카야의 손에 물수건이 들려있었다. 나는 순순히 그녀의 말을 따랐다. 그녀는 잠시 내 몸을 쭈욱 훑더니… 하반신을 위주로 닦기 시작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최대한 소리를 억누른다고는 했지만 안 들렸을 리가 없겠지. 중간에 셰이가 화내기도 했고….’

게다가 내 속옷을 벗겼을 때 카야의 얼굴이 굳어진 걸 보면 빼박이었다.

내 음부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그녀는 수건을 아예 푹 담그더니,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완전 벅벅 문질렀다.

“카, 카야!”

“그곳이 많이 더러워졌습니다. 어쩔 수 없으니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축 늘어졌던 자지가 카야의 수건질에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다시 우뚝 솟아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동안  거기 털을 거의 밀어버릴 기세로 박박 닦다가, 수건을 뒤집더니 자지를 꼼꼼하게 닦는 것이 아닌가. 수건의 꺼끌꺼끌함과 살짝씩 닿는 카야의 손, 그리고 허벅지에 닿는 카야의 거친 숨이 이상한 기분을 들게 했다.

만약 수건이 아니라 카야의 손이었다면, 벌써 싸버렸을지도….

“허억!”

“대장.”

“카, 카야.”

그 생각을 하자마자 카야는 수건을 구석에  던지더니 맨손으로 내 자지를 잡았다. 굳은살이 좀 있는 것 같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시, 시발.’

한 번, 아니 두 번이나 경험해봤으면 뭐하나. 여자한테 자지 잡힌 적은 처음인데.

이래서야 아다새끼랑 다를 게 뭐야.

닥쳐.

물론 안에 삽입했을 때보단 덜했지만, 감촉이 다른 것도 그렇고 분위기라는 게 있지 않은가.

그걸 떠나서 자지가  잡혀있으니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 카야. 일단 그 손 놓고 이야기 하지 않을래?”

“대장.”

“어? 어! 말해!”

자지에 느껴지는 압박이 점점 강해졌다. 황급히 카야를 바라봤지만, 표정 변화가 없는 게 더 소름이었다.

“저는, 대장이 하라는 대로  했습니다. 대장이 공격하라는 괴물을 공격했고, 챙겨주라고 해서 챙겨주었고,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렸습니다.”

“그, 그렇지. 엄청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왜 저는 계속 두 번째입니까. 제겐 대장은 항상 두 번째가 없는 첫 번째인데.”

“두 번째라니, 그, 그거야 셰이의 상태가 워낙 안 좋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 크억!”

“워낙  좋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라… 그렇다면. 저도 더 안 좋아지면, 대장에게 가장 처음이 될  있습니까?”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대체! 그런 뜻이 아니잖아! 동료잖아!  위급하고, 더 아픈 동료를 먼저 챙기는 당연하잖아!”

아. 카야 누나… 누나겠지? 어, 어쨌든 나 죽어. 이러다 진짜 자지 터져 죽어!

“네, 네가 그나마 잘 버텨줘서 얼마나 든든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데…!”

“….”

압박이 살짝 약해졌다. 터질  같던 자지에 피가 도는 느낌이 소름돋았다.

“원하는 게 있으면 다 말해봐. 일단 그 손 놓고 말하면 더 좋을 거 같아.”

“정말,  말해도 됩니까?”

“그, 그래.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건  들어줄 테니까.”

그러자 카야가 손을 완전히 놓았다. 시원한 해방감과 안도감에 휩싸인 것도 잠시, 그녀가 옷을 한꺼풀씩 벗기 시작했다.

“카야?!”

“제 몸을 구석구석, 소중히 닦아주십시오. 절 꽉 안아주십시오.제게 뜨겁고 격렬한 입맞춤을 해주십시오. 제 몸을, 사랑해주십시오. 그리고…저와 그때처럼.”

그, 그때처럼.

시종일관 차분한 어조를 유지했던 카야였지만, 끝에가선 흔들렸다.

“절, 아름답다고 말해주셨던 그때처럼. 저와 하나가, 되어주십시오.”

“…그거면 되겠어?”

“예. 대장. 저는, 그거면 됩니다.”

어느새 전라가  카야의 얼굴엔 열기가 피어있었다.

“한순간이라도 좋으니… 이 세상에 대장과 저, 둘만 있는 것처럼… 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몹시 피로했지만, 여기서 뺐다간 정말 도리가 아니었다. 심지어 카야는 내가  번 바람맞혔다.

‘집착’에 잠식된 그녀가 가장 바라는 건,  관심.그것도 ‘제일’가는 관심으로 보였다. 셰이한테도 질투하고, 내 자지를 터트릴 기세로 독점욕을 보이는 걸 보면… 아마 그때의 정사 이후로 그녀 안에서 나라는 존재가 굉장히 중요해졌던 것이고 공포 때문에 그게 뒤틀린 것이겠지.

교단을 제외하면 세상에서 ‘진정한’ 자신을 바라봐준  사람, 자신을 아름답다고 말하며 육체적 사랑을 나눈 첫 사람에 대한 집착.

내가 그녀의 첫 사랑인지 아닌지는 둘째 치고, 카야의 집착을 풀어주기 위해선 근시안적이지만그녀의 요구대로 관심을 쏟아주는 것밖에 없었다.

‘이러다가 심해지면?’

아 몰라. 그땐 그때의 방법이 있겠지. 힘내라. 미래의 나.

“새 수건은  됩니다.”

“어?”

“그 수건으로… 닦아 주십시오.”

“…어?”

카야의 요구대로 몸을 닦기 위해  수건을 꺼내는 순간, 내 손에서수건을 휙 낚아채 가방에 다시 집어넣어버렸다. 그리고는 내 몸을 닦던 수건을 내게 내밀었다.

‘…좀 위험한 거 아니냐.’

수건 전체가 더러워진 건 아니었으니 닦으라면 못 닦을 것도 없었지만, 굳이 카야가 이 수건을 고집한 이유를 알 것도 같아서… 뭔가 착잡했다. 어쩌다 이런 신실한 하프엘프 수녀님이, 이렇게 됐는지….

나는 최대한 깨끗한 부분으로 카야의 몸을 닦아주었다.

“흐읏….”

매끈한 겨드랑이부터 시작해서 적당히 크고 모양 좋은 가슴, 핥고 싶은 욕망이 드는 가슴 계곡, 옅게 11자 자국이 나있는 탄탄한 복부, 잘록한 허리와 상대적으로 벌어진 골반, 하얗고 탱탱한 엉덩이, 탄탄하면서 적당히 살이 붙은 허벅지와 쫙 빠진 종아리에 얇고 가지런한 발가락까지.

수건이 닿을 때마다 카야는 악기가 된 것 마냥 흐느꼈다. 만지는 맛도 좋고, 미관도 훌륭하고, 음색도 훌륭하니 그야말로 명기가 아닐까.

수건 하나로는  사람의 몸 전체를 깨끗이 닦는 게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카야는 끝까지  수건을 사용하길 고집했고 결국 수건엔 내 냄새와 카야의 냄새가 뒤섞여 굉장히 말로 설명하기 힘든 오묘한 냄새가 났다. 그래서 카야가 헐떡이는 사이 슬쩍 구석에 던져버렸다.

“….”

고개를 돌려보니 카야는 어느새 흐느낌을 멈추고 날 바라보고 있었다.  눈빛 속에서 뜨거운 열망이 느껴졌다.

그래. 때가 됐다.

나는 카야의 두 다리를 양 옆으로 벌리고, 슬쩍 그녀의 몸을 덮으려 했다.

셰이는 처음이었으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카야는 처음이 아닌데… 설마 그때랑 똑같이 하려고?

하지만 내 손이 카야의 가슴에 닿기 직전, 마음의 소리가 태클을 걸었다.

‘아니,카야가 이걸 원하는데 무슨 소릴 하는거야 지금.’

이래서 아다 새끼란.

‘아니거든?’

- 카야가 제일 원하는  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고.

“대장? 흐읏…!”

카야의 부름에 일단 손을 움직였다. 조물락거리며 손가락 사이로 꼭지를 껴 자극을 주었다.말캉거리는 이 느낌은 질리지 않았다. 계속 만지고 싶었다.

‘카야가 가장 원하는 거? 그거야 지금 하는 거….’

- 아오! 좆초보새끼! 처음! 처음!!! 지금 동료한테도 질투하고 우선순위에 밀렸다 생각해서 빡친 상태에다가, 나한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카야에게, 처음을 선물해줘야지! 이 아다새끼야!

벼락이 쳤다. 음습한 자아가 한 건 해냈다.

“아윽.”

“미안, 미안해 카야.”

번뜩이는 깨달음에 나도 모르게 가슴을 꽉  모양이었다. 재빨리 그녀에게 사과하고는, 아쉽지만 잠시 그녀의 가슴과 헤어졌다.

“대장…?”

“너무 놀라지 마.”

“무엇을… 흐엣?”

 얼굴이 자리 잡은 곳은 다름 아닌 그녀의 음부였다. 민둥산에 가까운 그녀의 보지에선 야릇한 냄새가 풍겼다. 본능적으로 숨을 들이키자 카야가 움찔하며 다리를 조였다.

- 오히려 좋아.

‘오히려 좋아.’

그러자 양 허벅지가 내 얼굴을 부드럽게 압박했다. 정면엔 예쁜 보지가, 양옆엔 탄탄한 허벅지에 둘러싸인 이곳은 그야말로 절경! 천국!

“대, 대장!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놀라지 마라고 했잖아.”

손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잡아 고정했다. 이제, 그녀에게 또 다른 처음을 선물할 시간이었다.

“그러니까 대체 왜 거기에 얼굴을… 아앙!”

카야가 급히 입을 막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신음소리에 놀란 건지, 아랫도리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놀란건지는 그녀만이 알겠지만.

‘둘 다일 거야.’

카야가 그런 신음소리를 낼 줄이야.

그녀의보지에선 약간의 시큼한 맛과 쿱쿱한 냄새가 났다.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던전에서 그렇게 굴렀는데 수건으로, 그것도  몸을 닦았던 수건으로 좀 닦은 것만으로 이정도 냄새밖에 안 난다는 건, 평소에 냄새가 거의 안 나는 체질이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

하지만 다시 흥분한 지금, 셰이에게서 맡았던 냄새와는 또 다른 그녀만의 냄새는 내 마음을 진탕으로 만들었다.

음탕, 그리고 음란했다.

내가 변태인가 싶었지만, 그건 아닌  같고.그녀들의 보지엔 무언가 마력이 깃들어있는 게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냄새만 좀 맡았는데 이렇게 발정하듯 흥분될 리가 없지 않은가.

할-짝

“하으응! 흡! 하윽!”

“귀여워.”

“대, 대장!! 아으읏! 그, 그만! 그만해주십시오!”

“그럴까?”

“….”

“그만할까? 정말로?”

혀로 아이스크림 빨아먹듯, 쭈욱 핥아올리다가 혀끝으로 질 안을 들락날락하며 카야를 애태웠다. 그녀가 바둥거렸지만 이미 내 팔에  다리가 붙잡힌 상황.

말로는 그만둬달라며, 더러운 곳이라며 소리치던 카야는 내가 정말 그만둘 기세로 혀놀림을 멈추자 갑자기 조용해졌다.

‘몸은 솔직한데 입은 솔직하지못하구만?’

아까 자지 잡혔을 때의 섬뜩함이 떠오른 나는, 솔직하지 못한 카야를 놀리듯 혀끝으로 톡톡 보지를 건드렸다.

“말이 없네? 진짜 싫었나보다. 그럼 이제 그만 해야겠… 으허억!”

꾸우욱-

카야의 허벅지근육이, 선명하게 갈라졌다.

수,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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