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1구역(2트)(22)
“오늘부터, 추가목표가 생겼어.”
“지, 지, 지, 지금 대체.”
“이렇게 아름답고 소중한 몸에 사악한 짓을 한 놈들을 찾아서 다 조지는 거.”
“대, 대장님! 꺄악!”
얼굴을 움직였다. 흉터가 없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조금만 움직여도 다른 종류의 흉터에 입술이 닿았다.
해본적은 없지만, 키스마크를 새긴다는 생각으로 입술에 힘을 잔뜩 주고흉터가 있는 곳을 빨아들였다. 셰이가 비명을 질렀다.
“대, 대장님. 왜 그러세요? 네? 제가 잘못했어요. 이러지 마세요.”
“이 흉터 만든 것도 똑같은 놈이야? 말만 해. 나중에 싹 다 조져줄 테니까.”
“말, 말해줄 테니까. 제발 그만!”
셰이는 내 머리를 밀어냈다. 하지만 나도 힘을 줘서 밀려나지 않았다.셰이는 차마 내 머리를 손등처럼 때릴 순 없었는지 제대로 힘을 못 주고 있었고, 내가 아예 양팔을 둘러 허리를 껴안아버리자 힘을 줄 공간마저 차단된 셈이 되었다.
“제발, 제발… 절 더 이상 비참하게 만들지 말아주세요… 부탁이에요….”
“왜? 왜 비참한데? 뭐가 비참한데?”
“몰라서 묻는 거예요? 이 몸을 보고도?”
“예쁘잖아. 아름답잖아.”
“거짓말… 거짓말이에요. 어떻게, 장님이 아니고서야 이 몸이… 몸의 주인인 내가 봐도 징그럽고 흉측한 흉터로 가득 차 있는데….”
“거짓말 아냐. 맹세도 할 수 있어.”
난 그녀의 목걸이를 손에 쥐었다. 옷차림이랑 자세가 좀 그렇긴 했지만, 뭐 어떤가. 마음이 중요한 거 아닐까.
“만면에 빛과 공정한정의를. 유스티티아님께 한 점 부끄럼 없이 맹세합니다. 셰이의 몸은 전혀 흉측하지 않다는 걸, 이 말을 제가 진심으로 내뱉었다는 걸 맹세합니다. 그러니까 따님께 비참해할 필요 없다고 좀 말 좀 해주세요, 유스티티아님.”
“에? 그게 대체 무슨.”
무슨 맹세가 그러냐고? 맹세랑 기도는 형식보다 내용 아니겠니, 셰이야.
난 정식적인 교단 소속도 아니고, 정식 신도도 아니었다. 맹세에 효력은 보잘것없을 터였다. 요컨대 내 자신에게 하는 맹세였다. 허나 목걸이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은색 광채가, 순간 우리를 벙어리로 만들었다.
“유스티티아님께서… 방금 맹세를, 들어주셨다고요…?”
‘진짜로? 진짜 들었다고? 내 맹세를?’
셰이가 놀란 만큼이나 나도 놀랐다. 그러나 난 이것이 곧 기회임을 깨달았다.
여신이 보장한 맹세!
그것만큼 강력한 증거가 어디 있을까?
셰이가 망설이는 틈을 타 내 입은 종횡무진 그녀의 몸 위를 달렸다. 신속하게 복부평야를 완전 정복하고 명치계곡 쪽으로 올라갈 때까지도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공격대가 왼쪽의 거산으로 향할 때, 전진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대장님….”
“말해.”
“전, 저는… 정말모르겠어요. 정말, 대장님이제 몸을아름답게 보고 있다는 게, 여신님께서 그렇다고 하시니까 믿을 수밖에 없는데… 마음은 그렇지 못해요….”
“네 몸을 끔찍하게 보는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여전히 거부하고 싶어요. 밀어내고 싶어요. 지금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대장님의 입술이, 언제 내 몸속을 잔혹하게 파고드는 칼날이 될지 몰라 불안해요. 또 다시 그 지독한 무력감에 빠질까 무서워요.”
“평생 그 무력감 속에 갇혀 살고 싶은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걸 원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저, 또 한 번 그런 무력감을 당할 가능성 자체를 없애고 싶은 거예요. 또 당하는 것보단, 현상 유지가 나으니까….”
보통 사람들 눈으로 보면, 셰이의 몸은 정말 거북할 정도로 끔찍한 게 맞을 것이다. 몸매야 좋지만, 얼굴과 목 주위, 그리고 팔 일부를 제외한 온 피부가….
지구에 있을 때 셰이의 알몸 일러를 봤다면, 아 씨발 거리면서 바로 일러를 넘겼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난, 셰이의 몸이 진심으로 아름답다고 느끼고 있었다.
나도 미쳐서? 헨드릭이라는 몸에 빙의해서? 나도 모르는 시스템적 보정이 있어서?
잘 모르겠다.
근데 그게 중요한가 자문한다면, 지금은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아름답게 보이는 걸, 아름답다고말했고. 그걸 여신이 보증했다.
고로, 진실이다.
나는 땀으로 미끌거리는 거산에 공격을 재개했다. 입산을 가로막는 손은 진즉 치워졌다. 그리고 마침내, 일부를 머금은 순간.
“흐윽!”
짧은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위에서 들렸다.
‘느낌이 달랐어.’
고통에 찬 비명이 아니었다. 나는 공격을 재개했다.
입술로 탄력적이면서도 흉터 때문에 거친 피부를 빨아들였다. 그리고 놀고 있는 손을 뻗어, 반대쪽 가슴을 살며시 움켜쥐었다.
“이상해요!대장님! 이거, 이상하다구요!”
“괜찮아. 해치지 않아.”
“그래도… 그래도!”
셰이의 가슴은 컸다. 크기로만 보면 카야보다도 살짝 큰 것 같았다. 동시에 탄력도 있었다. 피부는 거칠었지만, 물컹거리는 감촉이 충분히 커버했다.
정상에 있는 꼭지를 얕은 지식으로 건드렸다. 그러자 얕게 흐느끼던 셰이가 다시 기겁했다.
“대장님!! 거, 거긴! 안 돼요! 이상해요!”
“어떻게 이상한데?”
“그니까. 그러니까….”
셰이의 입에서 ‘이상하다’는 단어가 부정적인 뜻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알고 있는 이상,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 나, 아다 아니니까.
눈치 보던 음습한 자아가 꿈틀댔다. 그래도 폭주하진 않았다. 지금 셰이는 깨지기 쉬운 유리가 아니라, 이미 박살났다가 겨우 이어붙인 유리병이었다. 더 신중해야 했다.
“막, 두근거리고. 막, 간지러운 것같다가도….”
“싫은 느낌은 아니지?”
“…네.”
“그럼 됐어.”
드디어 청신호가켜졌다. 한손으론 여전히 커다란 가슴을 만지며 다른 손으론 전신을 쓰다듬었다. 흉터를 의식하지 않게, 동시에 소중하고 예쁘다는 듯이조심스럽게.
“흣, 흐읏….”
가슴을 애무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둘은 알몸이 되어 있었다.
전신을 애무한 나는 이윽고 그녀의 보지를 슬쩍 건드려보았다. 마냥 무성하지는 않은 정도의 수풀 밑에 있던 그녀의 보지는 굳게 닫혀있었다. 절로 침이 꿀꺽 넘어갈 정도로 외설적이었다.
꿀꺽-
만지고 싶다.
그래서 손을 뻗었다. 밑에서 위로 훑어올리자 검지에 끈적한 애액이 묻어 있었다. 셰이가 흣 소리를 내며 바들 떨었다. 그 소리가, 그 반응이 날 오싹하게 만들었다. 기세를 타 조심스럽게 손가락 하나를 넣었다. 무심코 얼굴을 찡그릴 정도로, 질압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아….”
찔꺽-
부드러운 압박감을 이겨내며 손가락을 긁듯이 움직이자 찐득한 애액 때문에 야한 소리가 났다. 뒤이어 야릇한 냄새가 확 풍겼다. 남자를 흥분시키는냄새였다.
‘이제 못 참겠다.’
전희는 충분했다. 자세를 바꿨다. 굳어있는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다. 가랑이가 활짝 벌려지자 음탕한 냄새가 더확 퍼졌다. 그녀의 몸을 덮듯이 내리눌렀다.
“히익!”
몸에 자지가 닿자 셰이는 기겁했지만, 내가 거듭 안심시켰다.
“이건 네 몸을가르던 칼날이 아냐. 물론, 처음엔 아프겠지만 나중가면….”
“아픈 건, 싫어요… 게다가….”
셰이가 팔로 눈을 가리며 흐느꼈다.
“이미, 대장님에겐, 카야 언니가… 있잖아요….”
자리를 조준하다가 우뚝 굳고 말았다.
“여기까지도, 충분해요. 대장님의 마음, 대장님의진심, 대장님의 위로. 잘알았어요. 정말 고마워요. 대장님 같은 사람, 대장님 같은 남자는 처음이에요. 기쁜 마음도 들었어요. 그래도, 이 이상은.”
“셰이.”
“…네에?”
“내 욕심이라도 해도 좋아. 날 나쁜 놈이라 해도 좋아. 날 용서하지 않아도 좋아.”
벌써부터 눈물을 흘리고 있는 녀석을 보지에 대고 스윽 문질렀다. 셰이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지만, 위아래로 왕복할 때마다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알까. 그 억지로 참는 듯한 신음이, 더 꼴리게 한다는 것을. 여기까지 왔으면, 넣고 싶다는 것을.
“안 돼요, 대장님. 안 돼요… 언니가….”
“카야 말고. 셰이, 넌 어떠고 싶은데.”
“그, 그건….”
셰이의 눈동자가 마구 흔들렸다. 난그 틈을 놓치지 않고 허리를 앞으로 밀었다.
“크윽!”
“하윽!”
손가락 한 개도 겨우 들어갔는데, 훨씬 굵은 자지는 당연히 가로막혔다.
“아, 아, 아.”
“대답해. 셰이, 너는. 네 생각은!”
“저, 저는. 대장님을… 하읍!”
츄릅- 쮸우웁- 츄우웁-!
한 번도 건드리지 않았던 입술을 입술로 건드렸다. 부정적인 생각, 잡생각을 모조리 잡아먹을 기세로 빨아들였다.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해라. 과거는 잠시 잊어라. 카야의 입장 말고, 네 순수한 생각만을 말해라. 그 외의 모든 것은, 내게 버려라.
내혀가 난폭하게 셰이의 입안을 범했다. 한 번 경험해봤다고, 혀의 움직임이 나름 능수능란해진 것 같았다. 셰이의 혀는 잔뜩 굳어있어서 호응이 전혀 없었으니, 개의치 않았다. 굳어있으면 굳어있는 대로, 핥고 잡아당기고 빨아들였다. 셰이의 호흡이 점차 가빠졌다.
“대답해. 네 생각은.”
“저는….”
“너는?”
“대장님을….”
“나를?”
잡아먹을 듯한 딥 키스 덕분인지 자지는 조금 더 들어가 귀두가 완전히 들어간 상황.
내 양 손에 머리 양쪽이 가로막힌 셰이는, 마침내 날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비록 그 목소리는 개미만큼 작았지만, 내가 온전히 그녀에게 집중하고 있었기에 듣는 덴 아무 지장이 없었다.
“대장님이라면… 믿어보고 싶어요. 이런 저라도 괜찮다면, 정말로 저를, 품어줄 수 있다는 그 말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믿어보고 싶어요.”
“훌륭한 대답이야.”
“다시, 무력해지고 싶지 않아요….”
대답 대신 자지에 힘을 실었다. 천천히, 놀라지 않게. 최대한 아프지 않게. 동시에 이 순간을 최대한 음미할 수 있도록.
“하아악…!”
뿌리 끝까지 집어넣는데 성공했다. 턱- 하고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랬는데도 더 집어넣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더 들이밀었다. 치골로 치골을 치댔고, 음모가 난잡하게 엉켰다. 끝까지 박았지만 더 박아넣고 싶었다. 셰이의 속은 뜨거웠다.
“혹시, 많이 아파?”
“괜찮, 아요. 정말로요….”
고개를 젓는 셰이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녀는 웃고 있었다.
“옛날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에요. 헤헤.”
머리를,볼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녀가 어느 정도 안정됐다 싶자 허리를 뒤로 뺐다.
“흐읏… 하아악!”
그리고다시 집어넣자 그녀의 고개가 살짝 뒤로 꺾였다. 당연히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드러난 목선이 지독히뇌쇄적이었다. 목에 달라붙으며, 피스톤질을 개시했다.
“하악, 학, 하윽, 흐윽, 하, 하, 아, 아, 아, 아아!”
“하아, 하아, 하아.”
감질맛 날 정도로 느릿하던 속도는 점차 빨라졌다. 국도에서, 고속도로에서, 무궁화호를 지나 KTX까지 치고 올라갔다. 접합부에선 서로의 애액이 마구 튀어 흠뻑 젖은 것도 모자라 진득하게엉켜 끈적하게 음모에 매달려있었다.
자세? 바꾸고 싶은 생각도, 그럴 여유도 없었다. 그녀의 속이, 입술이, 신음 소리가, 그리고 어느새 내 허리를 옥죄고 있는 그녀의 허벅지가 날 미치게 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녀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요염한 여자였다.
“셰이, 셰이…!”
“하악, 하으, 녜에, 대장님…!”
대장님.
평소에 많이 들었던 호칭인데도 불구하고, 내 밑에깔려서 저 얼굴로, 저 눈빛으로, 저 목소리로 ‘대장님’이라 부르며 내 등을 꽉 안아오는 셰이의 파괴력은 분명 내 심장에 치명타 맥뎀으로 꽂혔을 것이다.
내 피스톤질은 끝을 향해 달려갔다.
“하으윽---!!!”
사정감이 정점에 달하는 순간. 바깥에 사정하기 위해 허리를 뒤로 빼려다 셰이의 팔다리에 봉쇄당했고, 그대로 난 그녀의 안에 쏟아부었다.
울컥울컥 자지에서 정액이 쏟아질 때마다 나와 그녀는 동시에 움찔움찔했고… 황홀한 절정이 끝나고도 한동안 단단히 엉겨붙은 자세 그대로 유지했다.
“…대장님.”
“듣고 있어.”
처음으로, 셰이 쪽에서 먼저 내 뒷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살짝 갈라져있었다.
“저… 이제 정말 어디 다른데 못 가요. 아니, 안 가요.”
“그래?”
“이런 몸을 가진 여자를 이렇게까지 긍정해주는 남자가 또 어디 있겠어요. 그리고 또, 공포에 빠져 무기력에 빠진성전사를 여신께 맹세하면서까지 구원해주려는 대장이 또 어디 있겠어요.”
“하하… 그건 그렇지.”
“헤헤. 그러니까.”
쪼옥-!
셰이가 기습적으로 버드 키스를 날렸다.
“다시 열심히 해볼게요. 쓰러지지 않을게요. 쓰러져도 금방 일어나볼게요. 아파도 대장님이 있으니까 더 버텨볼게요. 그리고….”
“그리고?”
“언니도 챙겨주세요. 꼭이요. 언니도 지금 많이 무서울 거니까….”
셰이는 미소를 지으며 살짝 내 가슴팍을 밀었다. 당장 멘탈리티 수치는 오르지 않겠지만, ‘무기력’ 디버프는 없어지지 않겠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환한 미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