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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1423화 (1,418/1,497)

< 1423화 > 1423. 아카데미의 구원자

철컥! 건틀릿에서 블레이드가 솟아났다.

제트팩의 출력을 높이며 지상에 있는 야요를 향해 쇄도한다. 마법사를 상대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마법을 캐스팅할 시간을 주지 않고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것이다.

콰아아아앙!

견고한 배리어가 블레이드를 막는다. 나는 블레이드에 힘을 주며 배리어에 힘을 더 밀어 넣었다.

“그런 평범한 공격으로 내 배리어가 깨질 거라 생각하나?"

야요가 씩 웃었다. 그 자신만만한 모습이 꼴 보기 싫었다.

“이게 평범한 공격으로 보이나?"

뇌전을 일으킨다. 뇌전은 블레이드를 타고 배리어로 흘러 들어갔다. 처음에는 아무 반응 없었다. 하지만 뇌전의 출력을 높이자 배리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상태에서 블레이드로 배리어를 내려치자, 배리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야요의 자신만만한 표정에 금이 갔다. 그가 다급히 칼을 들어 올린다. 마법진으로 떡칠 된 칼에서 새파란 기운이 맺힌다.

-칼에 얼음 속성을 추가했어! 유진, 내 뛰어난 엄청난 판단력에 의하면 저 공격은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엄청난 판단력은 개뿔. 무슨 공격이든 맞지 않고 피하는게 최선이지.'

나는 현재 배리어 위에 있었다. 야요가 배리어를 해제하면 발판이 그대로 사라져 행동에 제약이 생긴다. 제트팩으로 공격을 피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저건 딱 봐도 범위 공격 같으니까.

야요는 내 생각대로 행동했다. 칼을 휘두를 준비를 끝내며 부서지기 직전의 배리어를 해제한다. 배리어 위에 서 있던 나는 발판을 잃고 아래로 떨어진다. 하지만 이미 대비하고 있던 일이었다.

'역장.'

허공에 역장을 만들어 밟으며 앞으로 튀어 나가듯 기동한다. 허나 완벽하게 피하지 못했다. 놈의 칼에서 나온 냉기가 내 왼팔을 잠식했다. 스톰브레이커 덕분에 차가움은 느껴져도 고통은 없었다.

-순식간에 왼팔이 얼어붙었어! 비상! 왼팔의 열을 올리는 일시적 과부하로 해동 시작!

야요를 감싸는 마나의 움직임이 보였다. 그리고 내 등 뒤쪽의 마나가 반응하기 시작한다. 무슨 마법을 쓸지는 충분히 예측됐다.

야요의 몸이 사라지고 내 등 뒤에 나타났다. 이번엔 새빨갛게 빛나는 칼날을 내게 휘두른다.

-엇, 위험…!

아니, 이건 기회다.

[찰나(刹那)를 사용합니다. 남은 스택: 6]

순간 가속을 이용해 종이 한 장 차이로 놈의 공격을 피한다.

[찰나(刹那)를 사용합니다. 남은 스택: 5]

연이은 찰나로 자세를 잡는다.

[찰나(刹那)를 사용합니다. 남은 스택: 4]

세 번째 가속은 공격에 사용한다. 블레이드가 야요의 피륙을 가른다. 오른쪽 어깻죽지에서부터 시작해 왼쪽 옆구리까지.

'내장을 벤 느낌이 있다. 보통의 경우엔 치명상이겠지만….'

상대는 일본의 마인 연합인 마도정 소속의 빌런이었다. 즉, 마인이다.

“이 빌어먹을 것이…!"

야요가 뒤로 물러나며 비틀거린다. 상처 부위에서 대량의 피가 쏟아지다가 뚝 멈춘다. 그리고 악마의 힘, 마력이 놈의 신체 곳곳에 스며들었다. 부상은 사라지고, 대신에 그의 몸이 변형을 일으킨다. 전체적으로 체격이 커지고 팔다리가 하얗게 변했다. 피부의 질감은 마치 강철처럼 단단해 보인다. 그리고 작지만, 이마에 뿔이 돋아났다.

『악마 사냥꾼(S)이 마인의 존재를 감지했습니다.』

『일시적으로 모든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일시적으로 마인에 대한 공격력이 상승합니다.』

마인으로 변한 야요의 주위에 마법진이 나타난다. 나는 무리하지 않고 일단 뒤로 물러났다. 내가 있던 장소에 불기둥이 치솟고, 얼음송곳이 떨어진다. 가만히 있었다면 심각한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유진. 저건 생포가 힘들 것 같은데?

'동감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하군. 정보는 나중에 다른 방식으로 얻기로 하고… 전력을 다해 죽이는 쪽으로 갈까.'

삐리리리리~

피리 소리가 들렸다.

클라라였다. 그녀가 전투를 지켜보며 피리를 불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 떨어진 그녀지만, 나와 야요를 그녀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나는 클라라가 전투에 휘말리지 않기를 원했고, 야요는 의뢰 수행을 위해 클라라를 안전하게 납치할 목적이다. 의뢰자는 죽어버렸지만, 햄슨 헤밍포드를 찾아가면 돈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찬가의 노래를 듣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합니다.』

『체력 재생력과 마나 재생력이 상승합니다.』

클라라의 피리 연주를 듣자마자 능력치가 올랐다.

-어, 뭐야? 몸이 가벼워졌어!

클라라의 능력의 무서운 점은 아군이라면 어떤 조건도 없이 버프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정령인 마키나도 버프를 받은 것처럼.

"버프인가? 성가시게 구는군."

야요는 클라라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마법을 쓰거나, 클라라를 공격하는 등 연주를 방해하지 않는다.

"버프를 받았다고 해서 날 이길 거라 생각하지 마라. 지금의 나는 인간을 초월한 악마에 가까워진 상태다. 숨을 내쉬는 것 만으로도 솟구치는 힘이 느껴진다. 자아…. 네놈은 어떻게 죽여줄까."

오만을 떠는 놈의 대가리를 깨부수고 싶었다. 천마신공을 사용할까 하다가 모처럼이니 마키나의 힘을 사용하기로 한다.

'마키나. 저번에 연습했던 그거 해볼까?'

-시, 싫어. 보지 발도는 싫어!

'그거 말고, 이년아.'

-그게 아니면. 아! 그거 말이구나. 나야 좋지! 빨리 그거 꺼내!

나는 푸른색의 은은한 빛을 내는 네모난 상자를 인벤토리에서 소환했다.

『마나 큐브

랭크: SS

마나 공간을 전개한다.』

1회차 때 얻은 물건.

내가 마나 랭크를 빠르게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야요는 내 손에 들린 마나 큐브를 보며 눈을 치떴다. 그의 눈에 지독한 탐욕이 어린다.

"뭐, 뭐냐, 그 보물은! 그런 보물이 세상에 존재했던 거냐! 내게 그걸 넘겨라! 당장 그걸 넘기면 살려주겠다!"

야요가 흥분해 외쳤다. 마법사답게 마나 큐브의 가치를 단숨에 파악한 것이다. 마나 큐브는 랭크를 떠나 이 세계에서 손 꼽히는 최상위 물건이다. 신의 힘처럼 강력한 힘이 서린 건 아니지만…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엄청나게 넓다.

"꿈 깨라. 넌 이걸 가질 일이 절대 없으니까."

마나 큐브를 가슴팍에 갖다 댔다. 마나큐브가 스톰브레이커에 흡수된다. 스톰브레이커가 파랗게 빛나기 시작했다.

-아, 아아…! 마나가! 마나가 넘쳐나고 있어! 유진! 간다! 오버테크 개시!

"내놔! 그걸 내놓으란 말이다!"

탐욕에 빠진 야요가 칼을 들고 내게 달려든다. 마인화가 되면서 감정이 좀 많이 격해진 모양이다.

-플라즈마 배리어 전개!

내 주위로 배리어가 펼쳐져 야요를 막는다. 야요는 주먹으로 배리어를 두들기고, 칼로 배리어를 베어내려고 한다. 배리어를 때릴 때마다 놈의 피부가 조금씩 타들어 간다. 그 이상으로 배리어가 빠르게 부서지고 있다.

"천 개의 칼날이여!"

야요가 마법을 사용했다. 수백 개에 달하는 칼날이 허공에서 나타나 플라즈마 배리어를 가격한다. 파지직! 배리어가 완전히 부서지기 일보 직전.

-초중력 수류탄!

내 앞에 하얀 수류탄이 나타났다. 반사적으로 수류탄을 손에 쥐었다. 수류탄의 사용법은 머릿속에 들어오고 있다.

엄지로 수류탄의 버튼을 눌러 안전 모드를 해제하고 야요에게 던진다. 야요는 칼로 수류탄을 깔끔하게 베었다. 멍청한 짓이었다. 부서진 수류탄을 중심으로 초중력이 발생한다.

야요는 초중력에 끌려가면서 마법을 준비했다. 문제는 노리던 수백 개의 칼날 또한 초중력에 이끌렸다는 점이다. 수백 개의 칼날이 그의 피부를 두들긴다. 그의 피부가 얼마나 질긴지 제대로 박히는 칼날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데미지는 축적된다. 놈은 피를 흘리고 있어.

“으아아아악! 마법이! 마법이 안 써지잖아!"

야요가 괴룸움 가득한 목소리로 절절하게 외쳤다.

-그야 당연하지! 초중력은 마나까지 끌어당기니까! 자, 초중력 효과가 곧 끝나니까 마무리하자구! 크리티컬 버스트 미사일!

미래지향적으로 생긴 바주카포가 나타났다. 나는 하얀 바자카포를 대충 손에 쥐고 야요를 겨누었다. 조준은 마키나가 자동으로 한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 전부다.

나는 바로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클라라의 옆으로 이동해 배이러를 전개했다. 클라라가 폭발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받아라! 클리토리스 미사일!"

-크리티컬 버스트 미사일이라고!!

철컥.

방아쇠가 당겨지고 미사일이 불꽃을 분사하며 야요를 향해 날아간다.

"겨우 그딴 거에 당할 것 같으냐…!"

초중력의 효과가 끝났다. 야요는 손에 쥔 칼로 땅바닥을 푹 찔렀다. 땅바닥에 마법진이 순식간에 그려지더니 야요의 몸이 사라졌다.

'…텔레포트로 튀었군. 실수했다. 저 칼부터 빼앗는 건데…. 씨발.'

마음이 다급해지려고 할 때였다. 야요를 향해 날아가던 미사일이 방향을 틀더니 하늘로 올라갔다.

'마키나. 저 클리토리스 미사일은 왜 저러는 거야?'

-그놈에게 록온 되어 있으니까! 내 스캔 범위는 일본 열도의 절반 이상이야. 놈이 스캔에 걸린 이상 미사일을 피할 순 없어! 그리고 클리토리스 미사일이 아니라 크리티컬 버스트 미사일이라고!

하늘로 치솟은 미사일은 어느 방향을 잡고 날아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시야를 벗어나서 보이지 않았다.

'저거 어디로 가는 거야?'

-교토,

"빌어먹을!"

교토에 위치한 비밀 공방에 나타난 야요는 욕설을 내뱉었다. 받은 정신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마인화를 썼는데도 자신이 도망치게 될 줄은 몰랐다.

'놈은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공격이 잘 통하지 않고, 놈의 공격은 치명적이었다.'

마인화를 하고 나서부터였을 것이다. 마인화를 하기 전이 더 놈을 상대하기 편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마인화를 하지 않았다면 피와 내장을 쏟으며 죽었을 테지만.

'이번 임무는 실패했다. 쉬운 임무일 줄 알았는데 변수가 생겨 버릴 줄이야… 그래도 도망친 이상 유리한 건 나다. 놈의 얼굴을 기억하니 세상에 퍼뜨린다. 현상금이 걸린 놈이니 이제 평화로운 생활을 못 할 거다. 나중에 기회를 봐서 복수하면… 음?'

야요가 고개를 치켜들었다.

공방 주위에 설치한 결계에 무언가가 걸렸다. 그것은 매우 빠른 속도로 야요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더 어처구니없는건 그것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야요는 간단한 마법을 통해 그것의 정체를 확인했다.

'미, 미사일?! 여기까지 따라왔다고?! 추, 추격을… 젠장. 벌써 코앞까지…!'

마법을 사용할 틈도 없이 미사일이 적중했다.

콰콰콰콰콰콰과콰콰콰쾅!!

미사일은 주변 일대를 완벽히 초토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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