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95화 > 1395. 모형 정원
[경험치 정산을 시작합니다.]
[주서현의 인연 레벨은 7입니다.]
[에르시아의 인연 레벨은 1입니다.]
[에나스의 인연 레벨은 2입니다.]
[용길 공주의 인연 레벨은 3입니다.]
…….
[6,710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현실로 돌아온 나는 늘 그렇듯 능력치와 포인트를 확인했다.
[성유진
레벨: 83
근력: 110 체력: 110 민첩: 110 지능: 110 정력: 110 마나: 110]
[사용 가능 포인트: 11,380]
1만이 넘는 포인트. 보기만 해도 든든해지는 포인트였다.
'어디에 쓸까?'
능력치를 올리는 것도 좋고, 스킬과 특성 레벨을 올리는 것도 좋다. 랜덤 뽑기 상점에서 괜찮은 물건들을 살 수도 있다.
'랜덤 마법 주문서를 살까?'
고작 3,000 포인트로 세계를 멸망시킬 수 있게 된다. 물론, 운이 아주 좋을 때의 이야기지만.
'아니지. 운이 나빠야 하나? 솔직히 아까는 좀 위험했어. 시스템이 없거나, 신이 없는 세계였다면 정말 세계가 멸망했겠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랜덤 마법 주문서는 확률을 조작하는 스킬인 천운도 통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랜덤성이 너무 짙다.
파이어볼 같은 시시한 마법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3,000 포인트를 쓰고 파이어볼이라니. 이렇게 생각하니 개미쳤군.'
적어도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 알면 조금 마음이 더 편할 건데.
"유희 생활 어플은 랜덤 마법 주문서의 확률을 공개해라!!"
답답해서 스마트폰을 보며 소리쳤다.
당연히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 멸망의 노래인가, 뭔가 하는 마법이 발동확률 1%만 되어도 랜덤 마법 주문서를 샀을 텐데.'
1%만 되어도 할만하니까.
하지만 내가 보기엔 1%도 안 될 것 같았다.
'랜덤 마법 주문서는 포기한다. 랜덤성이 너무 짙어.'
랜덤 마법 주문서에 대한 미련을 깔끔하게 털어냈다.
'이번 포인트는… 사용하지 말고 모아두자. 어디에 쓸지 아직 못 정했어.'
급할 필요는 없다.
'필요할 때 쓰면 돼. 포인트는 사라지지 않으니까.'
일단 좀 쉬기로 했다.
오랜만에 현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현실의 시간은 1초도 흐르지 않았지만, 아틀란티스에서 제법 길게 머물었던지라 정말 오랜만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생각하니 유희 세계 속에 있을 때 시간이 멈춰서 정말 다행이군.'
현실과 유희 생활의 시간이 1대1의 비율로 똑같다면 정말로 끔찍했다.
아무튼 나는 당분간 현실에서 충실한 시간을 보냈다. 한하린과 섹스하고, 던전을 돌고, 유희 세계의 폭을 넓히기 위해 영화, 만화, 소설 등을 즐겼다. 그리고 진세연과 섹스하고, 한하린과 섹스하고.
현실의 일정은 다소 따분한 감도 있었다. [백환] 세계나 [아틀란티스] 세계에서는 온갖 일이 터져서 꽤 바쁘게 움직였으니까.
일상을 보내고 있자니 슬슬 자극이 필요해진다. 그렇다고 현실에서 무리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현실은 안전하게 살아야지. 깽판 쳤다가 좆될 가능성이 농후해. 그래서 내가 위험한 던전에도 잘 안가잖아.'
위험한 던전에 갔다가 좆되면?
내 인생이 망한다.
그렇다고 위험한 던전에서 많은 걸 얻을 수 있나?
보통의 헌터들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 한다. 더 강해지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위험한 던전에 도전하는 편이지만, 내게는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이었다.
'원하는 게 있으면 적당한 유희 세계에 들어가서 가지고 나오면 되니까.'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의 길이 있는데 굳이 현실의 위험한 던전에 도전할 필요가 없다.
'유희 생활이 있는데 현실에서 치열하게 살 필요는 없지.'
시간은 내 편이다.
나는 느긋하게 살면 된다.
'심심하니 다음 유희 세계에나 들어갈 볼까…. 그 전에 랜덤 뽑기는 해보고.'
포인트가 있을 때 가끔 하는 랜덤 뽑기.
포인트 1로 초대박을 노릴 수 있는 랜덤 뽑기는 어떻게 보면 혜자스러운 시스템이었다.
‘꽝이어도 재밌는 아이템이 나오지. 어제 200 포인트를 썼으니… 오늘은 100 포인트만 쓰자.'
[사용 가능 포인트: 10,400]
지난 며칠 동안 랜덤 뽑기에 심취해서 포인트가 적었다. 오늘은 100 포인트를 쓸 예정이니 10,300 포인트가 될 것이다.
"가즈아!"
기합 한 번 넣어주고 랜덤 뽑기를 시작했다. 조금 불안한 느낌도 있었다. 어제 200 포인트를 사용했는데 쓸만한 물건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달콤한 사탕
달콤한 사탕입니다.
가격: 1 포인트
※ 너무 달콤해서 중독될 수 있습니다.]
'오케이. 첫 끗발, 개 끗발!'
겨우 이런 일로 실망하지 않는다. 나는 하얀색의 둥근 사탕을 입에 털어 넣었다. 달콤함이 입안에 퍼진다. 딱히 특별한 맛 같은 건 없다. 이 사탕은 그저 달다. 그런데 그 달콤함이 치명적으로 맛있었다. 입맛이 까다로운 나도 이 달콤한 사탕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대충 챙겨둔 게 200개 정도 되지.'
어쨌든 입이 심심할 때 먹으면 좋았다. 그리고 간혹 한하린이 기분이 안 좋을 때 이 사탕을 주면 기분이 풀리는 효과도 있었다.
[안아줘요 셔츠
이 셔츠를 입으면 상대방에게 동정심을 유발합니다.
가격: 1 포인트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릅니다.]
'쓰레기네.'
분홍색 셔츠를 보며 혀를 찼다.
이것도 이미 내가 사용해봤다. 처음 봤을 때는 꽤 신선한 물건이었다. 재밌는 물건이라 생각해 이 셔츠를 입고 밖으로 나갔다. 효과를 체험하기 위해서.
그러나 기대감이 너무 컸던 것일까. 이 셔츠는 나를 실망시키는 걸 넘어 짜증까지 유발했다. 사람들에게 유발하는 동정심이 너무 적었던 탓이다. 길 가다가 넘어진 사람에게 느끼는 동정심. 딱 그 정도였다.
'사람에 따라 차이도 심하지. 동정심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많고.'
셔츠를 잡아 찢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셔츠가 찢어진 순간 효과는 사라지고 평범한 걸레가 된다.
[홍삼 농축액 10mL
기력을 회복합니다.
가격: 1 포인트
※하루에 한 봉만 먹으십시오.]
'또 꽝이군.'
정력이 넘쳐나는 내겐 필요 없는 물건이었다. 그래도 안아줘요 셔츠보다 쓸모 있었다. 적어도 이건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으니까.
'특히 진세연이 좋아했지. 한하린도 효과가 있다는 걸 알고 싫어하지 않았고.'
사람에게 주면 호감도를 쌓기 좋았다. 맛은 없어도 몸에 좋은 걸 선물 받아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이것도 30개 정도 있는데… 부모님한테 보내야겠군.'
짬처리. 아니, 효도를 한다. 부모님이 좋아하실 거다.
‘기다렸다가 어버이날에 선물할까? 홍삼으로 생색내는 거지. 돈을 더 좋아하는 것 같긴 한데….'
뭐, 어쨌든 이것도 챙겨둔다.
[가벼운 캔버스화
편안하고 가볍다.
가격: 1 포인트]
[중절모
중절모다
가격: 1 포인트]
[RTX 3090 ti
그래픽 카드다.
가격: 10 포인트]
“컴퓨터 부품인 그래픽 카드? 이건 처음 나오는 건데…. 뭐, 신발도 나오는데 크게 이상하진 않지."
포장은 없었다. 덩그러니 그래픽 카드만 나와 있었다.
흥미는 별로 없었다. 나는 컴퓨터에 잘 모른다. 그래픽 카드를 줘봤자 곤란할 뿐이다. 어떻게 꽂아야 할지도 모르고.
‘컴퓨터야 대충 비싼걸 사면 되지.'
나는 B급 헌터다. 돈이 많다. 돈이 많으면 이것저것 안 따진다.
나는 그래픽 카드를 대충 거실 구석에 던져두고 랜덤 뽑기를 이어갔다. 뽑기에서 나온 물건을 확인한 나는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내질렀다.
"씨발! 떴다! 오 예쓰!!"
그것은 오나홀이었다.
[마리 앙투아네트(35세 ver)의 보지 오나홀
마리 앙투아네트의 실제 보지를 본뜬 오나홀입니다. 냄새와 형태, 체온, 질감, 항문, 음모의 감촉, 애액의 맛 모두 실제와 같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뒤처리 기능이 있습니다. 사용 후 3분 동안 가만히 두면 자동으로 청결을 유지합니다.
가격: 50 포인트
※ 너무 험하게 다루면 망가질 수도 있다. 실제 보지와 같이 조심스레 다뤄야 합니다.
※음부와 항문을 동시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내게는 아주 은밀한 취미가 있었다. 랜덤 뽑기에서 나오는 오나홀을 모으는 것이다. 지금 뜬 오나홀을 보면 알겠지만 랜덤 뽑기에서 나오는 오나홀은 범상치 않았다. 과거에 있었던 유명한 여자들의 실제 보지와 같은 오나홀!
'진짜 실제와 똑같겠지. 유희 생활 어플에서 나온 물건이니까!'
유희 생활의 물건은 진짜다. 유희 생활 어플은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고, 세계의 시간을 되감을 수도 있다. 그런 능력을 가진 유희 생활 어플이 실제 보지를 재현한 오나훌 하나 못 만들겠는가.
'이걸로 컬렉션이 늘었군. 크크.'
양귀비와 황진이를 이은 3번째 컬렉션이다.
오나홀은 자주 이용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랜덤 뽑기에서 나오는 오나홀은 좀 달랐다.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오나홀을 이용한다.
'평범한 오나훌이 아니기 때문이지.'
마리 앙투아네트의 오나홀을 들었다.
만지는 순간부터 평범한 실리콘으로 만든 오나홀과는 촉감부터가 달랐다. 정말 사람의 피부를 만지는 것처럼 부드러웠다. 체온까지 재현했기에 따뜻했다. 더 놀라운 건 보지털도 꼼꼼하게 재현되어 있다는 거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똥구멍에도 털이 있었군…. 역사의 진실을 알았다…!'
가위로 털을 자르거나 하진 않는다. 이 오나홀은 완전히 재현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거다. 나는 보지에 코를 갖다댔다.
생생한 보지 냄새가 났다. 보지와 똥구멍의 형태 뿐만이 아니라 냄새와 맛까지 완벽하게 재현했다.
'아쉬운 건 똥구멍과 보지를 동시에 쑤실 수 없다는 거지.'
그래도 보지를 쑤시며 똥구멍에 손가락을 넣는 것 정도는 가능했다. 반대로 가능했고.
나는 부드러운 손길로 오나홀을 만지기 시작했다. 아무 반응 없던 보지와 애널이 움찔거렸다. 놀라지 않았다. 다른 오나홀을 통해 이 오나홀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지가 뜨거워지고, 클리토리스가 커진다. 분홍색 음순은 그 색깔이 조금 진해졌다. 검지 끝으로 음순을 조금씩 문질렀다.
애액이 분비되기 시작했다.
'애액이 밖으로 나올 정도면 박아도 괜찮겠네.'
마리 앙투아네트의 보지는 물이 많은 편이었다.
바지를 벗고 자지를 꺼냈다. 자지는 발기한 상태였다. 허나 바로 오나홀에 자지를 박지 않았다.
'바로 자지를 박는 건 하수지.’
오나홀 보지 구멍에 검지를 깊숙이 찔러 넣었다. 따뜻하고 축축한 질벽이 손가락을 조여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