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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1384화 (1,379/1,497)

< 1384화 > 1384. 신의 아틀란티스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천 개의 화살이 날아왔다.

'찰나.'

[찰나(刹那)를 사용합니다. 남은 스택: 6]

거의 완벽한 타이밍의 기습 공격인지라 찰나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천천히 날아오는 화살을 빤히 쳐다봤다.

'그때 본 화살과 좀 다르군. 화살부터 바꾼 건가.'

화살에 서린 기운은 대마력이었다. 내가 마(魔)라는 걸 알고 상극인 힘이 부여된 화살을 준비한 것이다.

'대마력이 서린 화살이라 쉽게 구할 수 있는 화살이 아니지. 돈 좀 꽤 썼나 보군.'

내가 비너스 엔터를 습격했을 때부터 나를 죽일 계획을 짜고 있었던 것이다.

'대마력 화살이면… 평범한 호신강기로는 부족하다.'

스멀스멀.

몸에서 시커먼 천마기가 일어나며 몸을 감싼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호신강기에 회전력을 부여한다.

천마신공(天魔神功) 회천마룡(回天魔龍).

화살이 회전하는 호신강기와 부딪친다. 화살은 회전력을 이기지 못하고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화살의 비가 끝나고, 사방에서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튀어나왔다.

'대충 30명 정도군. 엘프 궁수 수준은 아니지만, 완전히 무시하기도 뭣해. 무엇보다 이놈들 전원 대마력 무기를 가지고 있잖아.'

이건 빡세다.

천마신공만으로는 힘들 것 같다.

“천마. 아프로디테 님의 뜻이다. 이곳에서 죽어라."

[찰나(刹那)를 사용합니다. 남은 스택: 5]

[해킹에 성공했습니다.]

우선 해킹을 사용했다.

이 공원에 있는 카메라와 연결된 서버 프로그램을 파괴한다. 카메라는 단숨에 무용지물이 되어 이 전투를 기록하지 못할 것이다.

「상태창을 변경합니다.」

「이름: 성유진

클래스: 뇌절사

칭호: 보지의 수호자

신좌: 천공의 주인

소속: AL 401 지구

근력: 118 민첩: 103 체력: 112 마나: 123 행운: 60

고유 특성: 기만(SS)

특성: 뇌전(S)

스킬: 아스트라페(A), 만뢰(B), 전광석화(B), 보지 자리의 가호(S).

(상태창 적용 중)」

힐곳, 상태창을 확인한다. 예전보다 능력치가 조금이나마 상승했다.

'천마를 죽이기 위해 대마력을 준비했다면… 이쪽은 뇌전을 사용하면 그만이야.

공원의 감시 카메라는 전부 박살 냈고, 눈앞에 있는 놈들만 몰살하면 내 정체가 들킬 일은 없다.

나는 손바닥을 펼쳤다. 손바닥 중심에 뇌전이 번뜩인다. 뇌전은 권의 형태로 회전하며 압축되기 시작한다.

뇌천류(雷天流) 만뢰(卍雷).

나에게 있어 이건 뇌천류의 만뢰지만, 이 세계의 시스템을 그걸 다르게 받아들였다.

「만뢰의 새로운 능력을 깨달았습니다. 만뢰의 랭크가 상승합니다.」

「만뢰(B)가 S랭크로 상승합니다.」

「천공의 주인이 당신의 성장에 감탄합니다.」

손바닥에 압축된 만뢰는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적들이 사방에서 달려드는 타이밍에 맞추어 만뢰의 압축을 풀었다.

시퍼런 뇌전이 역순으로 풀어지며 주위 공간을 휩쓸었다. 대부분이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감전되어 죽는다.

그러나 일부는 저마다의 방법으로 만뢰를 버텼다. 아이템 혹은 스킬을 이용해서. 그중에서 내 눈길을 끄는 건 정면에 있는 하얀 머리 남자였다. 남자의 주위에는 스파크가 튀기는 번개가 있었다.

“번개 속성의 배리어군."

“…번개를 네놈의 전유물이라 생각하지 마라."

파지직.

놈의 배리어가 사라졌다.

‘사라진 건 배리어 뿐만이 아니다.'

이 주변에 있는 모든 뇌전의 기운이 사라졌다. 정확하게는 이동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하늘을 바라본다. 구름 한 점 없는 마른 하늘이 빛나며 내게 낙뢰가 떨어진다.

콰르르르릉!

뇌천류(雷天流) 뇌반(雷反).

떨어지는 벼락을 손으로 잡아 적을 향해 던졌다. 적은 내가 던진 벼락을 피하지 못하고 적중 당해 바닥에 쓰러졌다. 이미 목숨이 끊어졌다.

「번개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납니다.」

「뇌전(S)이 SS랭크로 상승합니다.」

「뇌전(SS)의 영향을 받아 아스트라페와 전광석화의 랭크가 상승합니다.」

「아스트라페(A)가 S랭크로 상승합니다.」

「전광석화(B)가 A랭크로 상승합니다.」

스킬 랭크가 상승했다.

'뇌천류의 영향인가.'

좋은 게 좋은 거였다.

나는 손을 휘두르며 사방에 뇌전을 흩뿌렸다. 간신히 살아남았던 적들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절명한다.

'……오는군.'

하늘에서 샐러맨더가 나타났다. 화가 잔뜩 난 듯한 불도마뱀은 나를 향해 입을 쩌억 벌리고 새빨간 화염을 쏟아낸다.

「상태창을 변경합니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하늘로 이동해 공격을 피하고 주먹을 쥔 손으로 불도마뱀의 머리를 후려쳤다. 불도마뱀의 몸체가 크게 일렁인다.

천마신공(天魔神拳) 용권(竜拳).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용권으로 마무리한다. 불도마뱀의 몸이 꿀렁이다가 역소환되어 사라졌다.

지상에 착지한 나는 이상함을 느꼈다.

'발이 차갑잖아.'

시선을 힐긋 내린다.

어느새 얼어붙은 땅에서 냉기가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쉬이이이이이이익.

얼어붙은 땅을 돌아다니는 뱀이 보였다. 생물이 아니다. 샐러맨더와 같은 정령이다.

'얼음의 정령인가. 처음 보는 놈이군.'

천마신공(天魔神功) 흑염마룡(黑炎魔龍).

검은색 화염을 사방에 흩뿌린다. 얼어붙은 땅이 빠르게 녹아내렸다.

샤아아아아아악!

얼음 뱀이 괴로운 비명을 지르며 위로 솟구쳤다. 길이는 5M가 넘었고, 놈의 입은 내 머리를 단숨에 씹어 삼킬 수 있을 정도로 컸다. 얼음 뱀은 증오를 내뿜으며 내게 달려들었다.

"내 몸을 감싸고 있는 이 흑염이 보이지 않는 건가?"

가만히 있었다. 불나방처럼 죽으러 돌진하는 걸 막을 이유는 없었으니까. 얼음 뱀의 길쭉한 몸이 내 몸을 감싼다. 그리고놈은 내 어깨를 깨물었다. 호신강기를 펼치고 있었으나… 얼음 송곳니는 날카로웠다.

「글라시더의 독에 당합니다. 한기의 독이 몸에 파고듭니다.」

「천마신공(SSS)이 독에 저항합니다.」

「천마지체(S)가 독에 저항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30% 하락합니다.」

「육체가 둔화 되어 움직임이 느려집니다.」

「천마지체(S)가 독을 해독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29% 하락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28% 하락합니다.」

천마신공과 천마지체는 내가 딱히 뭔가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일하기 시작했다.

'역시 천마신공과 천마지체야. 알아서 잘하는군. 이대로 3분 정도면 독의 영향도 사라지겠지.'

쉬이이이익.

대마력이 깃든 화살이 정면에서 날아온다. 나는 몸을 반회전하며 화살을 피했다. 동시에 잿빛 머리카락의 엘프 궁수, 올란이 500M 떨어진 나무 위에 있는 걸 확인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천마흑탄(天魔黑彈).

올란이 위로 점프하며 천마흑탄을 피하는 것과 함께 활시위를 당겨 화살을 쏘았다. 화살촉이 새빨갛게 이글거린다.

'대마력 화살에 정령의 힘까지 부여했나.'

피하면 그만이다. 천마군림보를 쓸 필요도 없다. 나는 옆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날아오는 화살이 내가 있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유도 기능?! 성가신 능력은 다 갖추고 있군.'

나는 공원을 달렸다. 날아오는 화살은 인벤토리에서 꺼낸 검을 휘둘러 쳐냈다.

'일단 거리를 좁힌다.'

쉽지 않았다. 거리가 좁혀지면 자기가 불리하다는 걸 놈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놈은 뒤로 달리면서 나를 향해 화살을 계속 쏘아댔다.

날아오는 화살을 검으로 쳐낸다. 보기에는 쉽게 화살을 쳐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화살을 쳐낼 때마다 일어나는 충격파가 내 육체에 조금씩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상태 창을 바꿀까?'

고민됐으나, 천마 상태창을 이어가기로 했다.

1대1로 싸울 때는 천마 상태창이 더 좋았다. 그리고 놈과의 거리도 점점 좁혀지고 있다. 내가 초조해할 이유는 없었다.

'초조함을 느껴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저놈이지.

300M, 200M, 100M. 50M.

얼마 남지 않았다.

추격전은 승리는 나의 것이다.

'접근전만 이뤄진다면…!'

망할 엘프 궁수를 손쉽게 쳐죽일 수 있으리라!

그때였다.

옆에서 거대한 존재감이 느껴졌다. 남자의 본능을 자극하는 존재감에 고개를 옆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매혹적인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신이 아름답게 웃고 있었다. 금발을 찬란하게 빛났고,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와 이어진 엉덩이 라인은 예술적이라는 말로도 불가능했다.

「남성의 본능이 매료됩니다.」

「당신은 초월적인 정신력으로 미의 권능에 대항합니다.」

「일시적으로 매료됩니다. 육체의 통제를 5초 동안 잃습니다.」

「발정합니다.」

「보지 자리가 반짝 빛납니다.」

「발정합니다.」

「천마신공(SSS)이 저항합니다.」

「발정합니다.」

아프로디테가 전력을 다해 미의 권능을 사용한 것이다.

본능에 육체의 통제를 빼앗겼다. 발기한 자지가 멋대로 사정을 시작했다. 사정은 계속 이어졌다.

사정의 쾌락이 전혀 없었기에 그냥 바지에 오줌을 지리는 것 같은 좆같은 기분이었다.

‘그것보다 더 나쁜 건….'

일반인들에게 5초는 찰나와 같은 매우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나와 같은 초인들에겐 5초는 공격을 10번 이상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궁수에겐 화살을 10발 이상 쏠 수 있는 시간이고.

팍! 팍팍팍팍팍팍팍!

내 가슴에 10발이 넘는 화살이 꽃혔다.

'천심은 아끼고 완전 회복을 사용한다. 아프로디테가 또 권능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놈들의 방심을 이끌어… 어, 잠깐. 왜 안 죽어?'

살짝 당황했다.

대마력이 담긴 화살이 몸에 꽂혔음에도 나는 죽지 않았다.

'심장에 닿는 화살이… 없어?"

천마신공(SSS).

천마지체(S).

나는 그것들의 힘을 너무 얕본 모양이었다.

팍! 팍팍팍팍!

올란은 쓰러진 내게 다가오면서 화살을 쏘아댔다. 내가 살아 있다는 걸 알고 있다기보다는, 정해진 작업을 하는 것처럼 확인 사살을 하는 느낌이다.

「발정합니다.」

그 와중에도 내 자지는 사정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미 바지가 젖다 못해 땅에 정액 웅덩이를 만드는 수준이었다.

'좆같네.'

한편으로는 내 정력이 자랑스러웠다.

「발정합니다.」

'5초는 이미 훨씬 전에 지났는데… 왜 계속 발정한다고 계속 뜨는 거야?'

어찌 됐든 올란이 내 사정거리에 들어왔다.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켜 놈에게 달려가 그 멱살을 쥐었다.

"실프레오!!"

깜짝 놀란 올란이 외쳤다. 강력한 바람의 정령이 내 머리 위에 나타났다. 바람의 칼날이 내 몸을 때린다. 피가 사방으로 흩뿌려진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고통은 없었다. 나는 오른 주먹을 꽉 움켜쥐고 올란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

천마신공(天魔神拳) 용권(竜拳).

주먹은 정확히 놈의 얼굴에 꽂혔다. 엘프 궁수의 머리가 산산조각이 났다. 나를 향해 수백 개의 바람의 칼날을 휘두르던 바람의 정령도 사라졌다.

내 몸은 피투성이였다. 그러나 고통은 느껴지지 않고, 여전히 두 발로 서 있었다. 나는 몸을 획 돌려 아프로디테를 향해 걸어갔다.

부하들을 모두 잃은 아프로디테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저 어이가 없다는 듯 날 쳐다봤다.

“웃기네. 그 별자리 때문인지, 아니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강한 정신력 때문인지… 내 권능이 이상하게 들어갔잖아."

「발정합니다.」

내 자지는 여전히 사정을 계속하고 있었다.

"지금 이상한 몸 상태가 너 때문이란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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