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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1362화 (1,357/1,497)

< 1362화 > 1362. 신의 아틀란티스

연습실로 들어간 나는 깜짝 놀랐다.

알몸 여자들이 엘레나 앞에 알몸으로 무릎 꿇고 앉아 있었던 것이다. 거기다 여자들의 미모가 범상치 안았다. 못해도 평균 이상의 미모들이다.

"내가 없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알몸 여자들의 시선이 내게 향한다. 수시침으로 가득한 얼굴과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는 눈. 조용히 내게 도움을 바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프로듀서님. 그게"

유리아가 나서서 상황을 설명해줬다.

여자들은 기존의 연습생들이었고, 먼저 연습실로 찾아와 횡포를 부렸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미령이 뺨을 맞았고, 엘레나가 환술을 이용해 상황을 정리했다.

'연습생들의 알몸 댄스라니 나도 보고 싶군. …그게 아니라, 미령이 뺨을 맞아?'

미령을 바라봤다. 미령의 한쪽 뺨이 붉었다. 순간적으로 분노가 차올랐다.

"뭐야. 어떤 년이 때렸어?"

"프로듀서님. 제 복수를 해주시려고요? 하지만 괜찮아요. 복수는 이미 했거든요."

미령이 한 여자를 바라봤다. 덩달아 내 시선도 한 여자에게 향했다. 무릎 꿇은 연습생들의 중심에 있는 여자였는데, 뺨에 손바닥 자국이 선명할 뿐만이 아니라 입술이 터졌는지 피까지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타오르던 분노가 어느 정도 식었다.

나는 미령을 바라봤다.

"많이 다친 건 아니지?"

"좀 아프긴 해요. 프로듀서님이 뽀뽀해주면 금방 나을지도…?"

미령이 내게 뺨을 내밀었다.

'어쩔 수 없으니 뽀뽀 한번 해줄까.'

유리아가 미령의 옆으로 다가갔다.

"마침 제게 성능 좋은 포션이 있습니다. 미령, 제가 직접 포션을 발라 드리죠."

"네? 방금 전까지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요? 악! 유리아 언니… 이 포션 너무 아픈데요?!"

"원래 몸에 좋은 건 쓰라린 편입니다. 참으세요."

"우우…너무아파…."

포션의 효과는 확실했다. 10초도 지나지 않아 미령의 뺨이 원래대로 돌아온 것이다. 미령은 뺨에 묻어있는 끈적한 포션을 손가락으로 털어냈다.

나는 엘레나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있는 연습생들을 바라봤다. 하나같이 몸매가 좋았다. 성욕이 차오른다. 지금 당장 그녀들을 여기서 덮쳐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일단 참았다. 지금 나는 포비츠의 프로듀서다. 내 성욕보다 포비츠의 일이 급선무였다.

'내가 6,700 구역을 지배하면 이런 연습생들이나 연예인은 얼마든지 안을 수 있어. 나중을 위해 지금은 참자.'

일단 연습생들에 대한 건 릴리트에게 보고했다.

"오늘 일은 잊어. 끝가지 가면 너희만 손해야. 알지? 아, 너희들 잘못도 있으니 나갈 때 엉덩이 한 대씩만 맞아라."

"…프로듀서님이라고 했죠? 저희 엉덩이를 때리겠다고요? 이거 성폭행이에요.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아세요?!"

입술이 터진 연습생이 날 죽일 듯이 노려봤다. 미령에게 먼저 싸대기를 날린 연습생이라던데… 과연 싸가지가 어마어마했다.

"어쩌라고 씨발년아! 넌 엉덩이 1대다. 좋게좋게 끝내려 하니까 존나 깝치네."

"이…!"

연습생이 부들부들 떨었다. 나는 엘레나에게 눈짓했다. 엘레나가 스마트폰을 들어 알몸으로 춤추는 연습생들의 영상을 틀었다. 연습생들은 고개를 푹 숙였다.

짜악! 짜악! 짜악!

엉덩이를 한 대씩 맞은 연습생들이 옷을 입고는 도망치듯 연습실 밖으로 나갔다.

탱탱하고 찰진 엉덩이를 때리던 나는 마지막 남은 연습생을 돌아봤다. 내게 대들던 그 연습생은 입술을 꽉 깨물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벽을 짚고 섰다.

"엉덩이 더 내밀어."

"……."

짜악 짜악 짜악 짜악!

10대를 때리니 엉덩이가 원숭이의 그것처럼 빨갛게 변했다. 나는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연습생에게서 반성의 기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지.'

나는 엘레나에게 눈짓했다. 엘레나는 눈치껏 스마트폰을 들어 연습생을 찍었다.

검지, 중지, 약지를 보지에 쑤셨다.

"간다. 처녀 파괴술!"

푸우욱!

손가락 3개가 보지에 푹 들어갔다.

"꺄아아아악!"

"이, 이럴수가! 처녀가 아니었다고?!"

연습생이라 하길래 당연히 처녀인 줄 알았는데, 처녀가 아니었다. 게다가 보지는 헐렁했다. 나는 좀 더 집중해서 연습생의 보지를 살폈다. 항문에는 약간의 치질이 있고, 보지 색은 좀 거뭇하다. 털은 좀 정리되어 있다.

"걸레였나. 날 너무 실망시키는군…."

나는 연습생 보지에 들어갔던 손가락을 빼며 고개를 저었다. 연습생은 후다닥 옷을 입고는 연습실 밖으로 나갔다. 나가기전에 우리를 향해 섬뜩한 눈빛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러고도… 너희가 무사할 줄 알아? 내가… 내가 너희를 가만 안 둘 거야…!"

엘레나는 그 모습에 헛웃음을 흘렸다.

"주제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군. 차라리 백치로 만들어 버릴 걸 그랬나…."

주서현은 내 옆으로 다가와서 말했다.

"성유진. 그 여자를 내버려 뒀다간 큰일이 벌어질 거야."

"왜 그렇게 생각해?"

"…감이야. 그 여자는 꽤 성가셔 보이니까."

"뭐, 나도 그렇게 생각해. 너희는 연습에 집중해. 그 여자는 나랑 릴리트 대표가 처리할 테니까. 근데 그 여자 이름이 뭔지 아는 사람?"

"……."

전원 입을 다물었다.

그 누구도 그 연습생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나는 릴리트 대표와 대화한 뒤에야 그 여자의 이름이 레거시라는 걸 알았다. 본명은 민효주다. 즉, 한국인이었다. 한국 연습생 출신이라 릴리트 엔터가 많은 돈을 들여 그녀를 데려왔다고 한다.

레거시는 열흘 근신 처분을 받았다.

포비츠 데뷔까지 앞으로 D-4

포비츠 멤버들은 곡과 안무를 어느 정도로 숙달했다. 본인들은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당장 무대에 올라서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녀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재능이 뛰어났다.

'유리아와 미령은 춤과 노래가 완벽해. 의외로 미령은 여러 재능이 있단 말이지.'

유리아는 말할 것도 없다. 유리아는 곡과 안무의 일부를 직접 수정할 정도였다. 그녀가 수정한 곡과 안무는 더 뛰어났다.

미령은 뭐든 곧잘 해냈다. 특출나게 잘한다고 하기엔 조금 부족하지만, 못하는 것 하나도 없었다.

'엘레나는 처음에 춤 실력이 좀 부족했지만… 지금은 괜찮고. 주서현도 노래 연습을 계속했는지 나아지고 있어.'

엘레나는 환술이라는 꼼수를 써서 부족한 춤 실력을 보완하는 모양이다. 자세히는 몰라도 환술로 동작을 기억하거나, 실수를 무마할 수 있다는 모양이다. 나는 크게 간섭하지 않았다. 들키지만 안으면 상관없었기에.

주서현은 노력파였다. 꼼수 없이 노력만으로 부족한 노래 실력을 길렀다. 춤의 경우는 딱히 손댈 곳이 없다. 문제가 있다면 다른 멤버들에 비해 표정 연기가 잘 안 된다는 점이다.

'표정 연기도 차차 나아지고 있으니 괜찮겠지.'

오늘은 포비츠의 뮤직비디오를 찍는 날이었다. 데뷔곡은 '데이트'. 청초함을 어필하는 상큼하고 신나는 곡이었다. 곡 자체는 어렵지 않았는데, 유리아가 편곡한 버전은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묘하게 중독적이었다.

나는 회사에서 지원해준 밴의 운전대를 잡았다. 포비츠 멤버들은 모두 뒷자석에 탔다. 조수석에는 회사에서 붙여준 여자 매니저 사마라가 탔다. 히스패닉계 여자였다. 미녀는 아니었다.

'미녀였다면 매니저가 아니라 연예인으로 데뷔했겠지.'

나는 내비게이션을 보며 차를 운전했다.

"저, 성 PD님. 이번에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잭슨 감독 말인데요…."

"업계 최고의 뮤직비디오 감독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닙니까?"

"업계 최고는 맞아요. 그런데… 기분파라고 해야 할까. 자기 마음에 안 들면 고의로 NG를 내서 연예인들을 괴롭히기로 유명해요."

그러니까… 그 감독의 기분을 맞추라고요?"

"일을 빨리 끝내려면 그편이 좋아요."

사마라는 가방에서 하얀 봉투를 꺼냈다. 두툼한 무언가가 들어 있는 봉투였다.

"성 PD님이 잭슨 감독에게 이걸 건네주세요."

"뇌물?"

"네. 회사에서 준 돈이에요. 잭슨 감독이 최근 도박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거든요."

"돈으로 환심을 사라? 그 돈은 안 아깝습니까?"

"아깝긴 하죠. 하지만 포비츠가 성공하면 이 정도 돈은 얼마든지 벌 수 있어요. 저희는 포비츠가 잡음이 일어나기를 원하지 않아요."

"알겠습니다."

나는 차가 멈췄을 때, 그녀가 건네는 돈을 받아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촬영장소에 도착했다.

유명한 공원이었다. 포비츠가 온다는 소문이라도 난 것일까. 공원 주위에는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나는 내리기 전에 주위를 둘러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파가 너무 많았다. 경호원들이 있긴 했지만, 사람들이 이렇게 많으면 사고가 일어날 수 있었다.

"얘들아. 팬들이 귀찮아도 귀찮은 내색 하면 안 돼. 알지? 너흰 아이돌이야! 특히, 엘레나, 주서현! 너희 둘!"

"아직 정식으로 데뷔도 안 했다만?"

"해야 할 건 할 테니 신경 쓰지 마."

엘레나와 주서현이 내 말에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나와 사마라는 먼저 차에서 내렸다. 웅성거리는 팬들을 한 번 둘러보고는 문을 열었다.

가장 먼저 미령이 차에서 내렸다. 미령은 웃는 얼굴로 사방에 손을 흔들었다.

"와아아아!"

"미령! 귀엽다!"

"꼬리! 여우 꼬리 한 번만 만져보면 안 돼요?!"

"네! 안 돼요! 보기만 하세요!"

다음으로 유리아가 내렸다.

"유리아 언니!!! 이쪽 봐주세요!!"

"너무 예뻐요!"

"언니! 저랑 사겨주세요!"

"죄송합니다. 연애는 금지라서요."

다음은 엘레나였다.

내가 주의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엘레난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걸었다. 팬에게는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꺄아아악! 티아 언니, 도도해!"

"누나 나 죽어!!"

"언니! 한 번만 손 흔들어 주세요. 제발!"

"…훗."

팬들은 엘레나의 도도함을 더 좋아했다. 마지막으로 주서현이 내렸다. 그녀는 팬들의 시선에 딱딱하게 굳은 상태였다.

"서현이 언니 너무 긴장했다!"

"서현이 너무 귀여워!"

"주서현 파이팅!!"

"……."

주서현은 로봇 같은 표정과 동작으로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멤버들은 팬들의 환호를 뒤로하고 컨테이너로 향했다. 컨테이너 내에서 의상을 갈아입을 것이다.

나는 그녀들이 의상을 갈아입는 동안 잭슨 감독을 찾아갔다. 그는 40대 남성이었다. 갈색 머리카락은 떡진 상태고, 옷은 낡아서 빈티가 났다. 업계 최고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스태프들의 시선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조용히 그에게 봉투를 건넸다.

"포비츠의 프로듀서인 성유진입니다."

"잭슨입니다."

잭슨은 자연스럽게 돈 봉투를 받고는 씨익 웃었다.

"포비츠의 뮤직비디오는 맡겨만 주십시오. 최고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첫인사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끝났다.

"성 PD님!"

사마라가 다급한 표정으로 나를 찾아왔다.

"사마라. 무슨 일이세요?"

"그게…."

그녀가 주위를 경계하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유리아가 의상실에 숨겨져 있는 몰래카메라를 발견했어요."

"……."

나는 잭슨을 어떻게 죽여야 할지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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