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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1298화 (1,298/1,497)

< 1298화 > 1298.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카시오드! 내가 왔다!!"

카시오드 자작은 갑옷과 검을 무장한 상태로 마지막 전투를 준비했다. 흉흉한 살기를 내뿜는 카시오드와 기사들을 보니 항복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나는 전쟁에서 포로를 대우해주지 않는 걸로 유명했기에 이해하지 못할 선택은 아니었다. 유진 프루커스의 포로가 될 바엔 자결해라. 라는 말이 적국 사이에서 나돌 정도였다.

"그동안 잘도 나를 귀찮게 해주었다! 오늘, 네 목을 가져가마!"

"…프루커스 백작! 네놈을 죽이고 라펠리 왕국의 야망을 막겠다!"

나는 달리는 말에서 뛰어내려 카시오드를 향해 달려들었다. 카시오드도 물러서지 않고 양손으로 검을 꽉 쥐었다. 카시오드의 검에서 붉은색 오러가 활활 타올랐다.

이윽고 두 개의 검이 부딪치며 불똥이 사방으로 튀었다. 나는 카시오드에게 쉴 틈을 조금도 주지 않고 몰아쳤다. 카시오드의 다리가 뒤로 밀려난다.

"주군!!"

카시오드의 기사들이 나를 향해 달려든다. 그러나 내 뒤를 따르던 골든 로즈 기사단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여기저기서 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카시오드의 옆구리를 길게 베었다.

"크으윽?!”

카시오드가 신음성을 흘리며 뒤로 물러났다. 잘 버티던 그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찰나.'

빈틈을 포착한 나는 망설임 없이 찰나를 썼다. 전투를 오래 끌 필요는 없었다. 그의 품으로 파고들어 목을 향해 검을 휘두른다.

뇌천류(雷天流) 뇌광(雷光).

번개 같은 검격이 카시오드의 목을 베어냈다.

떨어지는 놈의 목을 획 낚아챘다. 나는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듯 분비되는 것을 느끼며 카시오드의 목을 높이 들어 올렸다.

"카시오드를 죽였다! 이 전투는 우리의 승리다! 카시오드의 병사들이여! 무기를 버리고 항복해라!"

"웃기지 마라! 항복은 없다!"

카시오드에 가장 가까이 있던 기사가 소리치며 내게 달려들었다. 잔뜩 흥분한 놈은 멧돼지와 같았다.

'찰나.

느려진 세계에서 놈의 공격을 간단히 피하고, 놈의 목구멍에 검을 찔러 넣었다. 혈압이 얼마나 높았던 것일까. 놈의 투구 속에서 피가 화려하게 터져 나왔다.

"다시 말한다. 카시오드는 죽었다. 전투는 끝났고, 너희는 패배했다! 항복해라!"

마나가 담긴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카시오드 도시는 해가질 무렵에서야 겨우 정리가 끝났다.

물론 나는 일하지 않았다. 미녀 포로들과 함께 술과 고기를 마시며 저녁까지 놀았다. 내 주위에는 여자들의 육체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말 그대로 주지육림이다.

스칼렛은 그런 내게 다가와 보고했다.

“주군. 아군의 손해는 경미합니다. 노예병 2,125명, 일반병 481명이 사망했습니다. 부상자 411명은 후방으로 이송했습니다. 이 중 240명은 중상자입니다. 중상자는 적당한 곳에서 처리할 예정입니다."

중상자는 여러모로 귀찮았다. 치료하는데 시간과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차라리 그 돈으로 용병을 고용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따라서 이렇게 중상자는 몰래 처리한다.

“노예병이 좀 많이 뒤졌군. 포로는?"

"붙잡은 포로는 총 8,410명입니다. 이 중 3,500명은 당장 전선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노인도 노예병으로 부려 먹어."

"노예병이 4,200명 정도 늘어나겠군요."

"2,000명 이득이군. 여자와 아이들은?"

"여자와 아이들은 선별 중입니다. 늙고 못생긴 여자들은 공을 세운 병사들에게 하사하고, 그 외의 여자와 아이는 후방으로 이송할 예정입니다."

"미녀들은 선별해 놔. 뭐, 100명도 안 될 것 같긴 하지만."

도시 치고는 인구수가 적었다. 듣자 하니 국가가 붕괴하면서 삶이 힘들어지자 일부 평민들이 도망쳤다고 한다.

“주군. 비밀통로로 도망쳤던 카시오드의 가족을 붙잡았습니다만, 호위 기사가 카시오드의 가족을 모두 죽이고 자결했습니다."

"쯧. 붙잡아 광장에서 한 명, 한 명 처형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지. 놈들의 시신을 병사들이 잘 볼 수 있도록 광장에 내걸어라."

"예. 주군. 병사들이 적의 시체를 보며 자긍심을 가질 것입니다."

바로 옆에 있는 여자의 젖가슴을 어루만진다. 앞으로 사흘간 휴식을 취할 것이다. 휴식 없이 움직이면 병사들의 불만이 쌓인다. 사기를 유지하기 위해선 적절한 휴식이 필수였다.

그때, 막사가 열리고 골든 로즈 기사단 소속 기사 2명이 포로 5명을 데려왔다. 카시오드를 따르던 여기사들이었다.

포로들은 막사 내부에 널브러진 여자들을 보고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어찌 이렇게 추잡할 수가!"

"아녀자를 범하다니…! 네놈에겐 절도란 게 없느냐!”

"귀족의 수치다!"

"보나 마나 우리를 범하려고 부른 거겠지!”

"네놈에게도 최소한의 도의가 있다면… 우리를 능욕하지 말고 죽여라!!"

나는 사슬에 묶여 있는 여기사 5명에게 다가갔다. 여기사들은 포로인 주제에 사나웠다. 이를 바득바득 갈며 나를 향해 증오심을 내비친다. 내게 침을 뱉는 건 예사였고, 이빨로 나를 물어뜯으려고 한다.

나는 내 자지를 물어뜯으려고 한 여기사 한 명의 아구창을 후려쳤다. 여기사의 이빨이 강냉이가 되어 우수수 날아갔다.

"다른 건 다 참아도 못생긴 년이 내 자지를 물어뜯으려고 해? 이건 못 참지!"

퍽! 퍼억! 퍽!

있는 힘을 다해 여기사를 폭행했다. 젖꼭지를 뜯기기 직전까지 당기는 것은 물론이고 보지도 주먹으로 퍽퍽 때렸다.

“끄으으으…."

주먹에 처녀막이 찢어진 여기사 게거품을 물었다.

"처녀였나? 하긴 못생겼으니 누가 널 안아주겠냐."

나는 포로 여기사 3명을 가리키며 명령했다.

"이 못생긴 년들은 병사들에게 던져줘라. 여기사들을 따먹는 일은 흔치 않으니 기뻐하겠지. 나머지 2명은… 그럭저럭 예쁘니 내 노리개로 삼아야겠군. 팔다리를 묶고 마차에 넣어라. 이참에 여기사 컬렉션을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예. 주군.”

나는 술을 마시며 널브러진 여자들에게 몸을 날렸다.

꿀맛 같은 휴식이 끝났다.

정벌군은 다시 채비를 갖추고 진군을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 한 명이 나타났다. 이전에 데이커드 후작에게 보냈던 기사였다. 초췌한 안색의 기사는 눈빛만은 형형하게 빛내며 내 앞으로 다가와 답서를 건넸다.

편지를 뜯어 읽어본 나는 피식 웃었다.

"주군. 어떤 내용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스칼렛이 물었다.

"별거 아니다. 날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죽기 싫다면 솔프메드 왕국에서 당장 꺼지라는군."

"음. 예상대로군요."

“그래. 예상대로지."

나는 플로이에게 고개를 까딱였다. 스르르릉. 플로이는 검을 뽑아 편지를 가져온 기사를 단번에 베어 죽였다.

“스칼렛, 플로이. 경로를 바꾼다. 목적지는 데이커드 후작령이다. 후작령을 함락하고 솔프메드 왕국의 수도로 직진한다. 이참에 솔프메드 왕국을 점령하겠다."

"예. 주군."

"예, 주군."

군대를 유지할 때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건 보급 문제다. 특히 이 세상에서 보급 문제로 인해 전쟁에서 패배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그러나 내가 이끄는 군대에는 보급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유리아의 워프 게이트를 통해 후방에서 보급품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차할 때는 내가 다른 세계에서 보급품을 가져오면 된다. 그리고 내가 이끄는 군대는 적들을 마음껏 약탈했다.

눈에 보이는 도시는 족족 쳐들어가 함락시켰다. 마을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평화로운 마을이군. 내가 이렇게 고생하는데 이렇게 평화롭다니… 말이 안 되지. 모두 약탈해라. 미녀는 내게 데려와라. 남자놈들은 모두 노예병으로 삼는다!"

"우와아아아아아아!"

병사들은 마을을 만날 때마다 기뻐하며 날뛰었다. 무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마을 사람들은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했다. 그들은 그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자비가 떨어지기만을 바랐다.

내 자비는 미녀들에게만 내려졌다.

못생긴 년이 병사들에게 붙잡혀 윤간당하든, 말든 내 알바 아니었다.

"저 푸른 밭을 보니 짜증이 치솟는군. 모두 불살라라."

"…주군이 점령한 곳입니다만?"

스칼렛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말은 똑바로 해야지. 내가 점령했다고 여기가 내 영토가 되는 건 아니야. 전쟁이 끝난 뒤에는… 투자자들에게 나눠줘야해."

내가 이끄는 군대는 라펠리 왕국의 지원을 받아 형성되었다. 내 병력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일이 끝난 뒤에는 정산해야 한다.

“그렇군요. 하지만 식량난이 올 수 있습니다."

스칼렛은 내 보급 능력을 자세히 몰랐다. 알고 있었다면 이런 말은 안 했을 것이다.

"식량난이 오면 떼돈을 벌겠지."

“…주군의 재산이 그렇게 많으신지 몰랐습니다. 알겠습니다. 병사들을 시켜 밭을 태우겠습니다."

밀밭이 활활 타올랐다.

나는 멍하니 불타는 밭을 보다가 군대를 돌아봤다. 마을 여자들을 범하고 있는 병사들이 보였다. 순간적으로 이게 군대인지, 아니면 도적단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군대의 뒤쪽에 장대에 매달려 있는 여자들이 보였다. 팔다리가 잘린 채로 살아있기만 하다. 얼마 전에 내가 그들에게 하사한 여기사들이었다. 그 주위에 몰골이 말이 아닌 여자 노예들이 있었다.

나는 병사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새끼들 감히 주제도 모르고 내 골든 로즈 기사단을 음탕한 눈으로 보고 있다.

'토사구팽이라 했다. 사냥이 끝난 사냥개는 삶아 죽이는 법이지…. 나중에 실수인 척하면서 전부 삶아 죽여야겠군.'

적당한 호수에 빠뜨리고 마법으로 물을 끓이는 것이다. 라펠리 왕국에 보고할 때는 악마의 함정에 걸렸다고 하면 된다.

'전부 죽이면 너무 이상할 테니 2만 명 정도는 남길까.'

병사들은 사악해지고 있었다. 적당히 사악하면 모를까. 나중에 가면 귀찮은 문제를 일으킬 게 분명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인을 없애는 거지.'

덤으로 병사들의 재산을 내가 약탈하는 것이다.

'저놈들이 약탈한 귀금속들을 내가 약탈하면…. 음. 개이득이군.'

토사구팽.

누가 만든 말인지 몰라도, 이 말을 만든 놈은 극한의 이득충임이 틀림없다.

수확의 날이 벌써 기다려진다.

"주군."

스칼렛이 심각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그녀가 이런 표정을 했을 때는 심상치 않은 사고가 터졌을 때뿐이다.

"노에병들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죄송합니다. 제 관리 미숙입니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노예병들이 많으니 언제든지 반란을 일으킬 수 있지. 반란의 규모는?"

"5,000명 정도입니다."

"최근에 붙잡은 노예병들이 반란을 일으켰겠군."

"네. 아내와 자식이 범해지는 걸 보고 눈이 돌아간 모양입니다. 고기와 술 같은 음식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 아내와 자식을 삶아서 주면 되겠군.”

"그건 너무 잔혹한 처사입니다. 다른 노예병들의 사기도 저하할 것입니다."

"노예 새끼들이 귀찮게 구는군. 반란을 일으킨 노예병들은 악마에 홀린 것이 틀림없다. 골든 로즈 기사단과 플룬 기사단에게 명령해 반란자들을 제압해라."

“…자비를 내리실 겁니까?"

"언짢은 표정이군."

"반란입니다. 엄히 다스려야 합니다."

“자비는 내가 아니라 세리온 여신께서 내리실 거다."

"네?"

"제압한 노예병들에게 주사위를 던지게 한다. 홀수면 불탈 것이고, 짝수면 목숨을 연명하겠지."

나는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며 외쳤다.

“세리온 여신님! 제가 이렇게 신실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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