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93화 > 1293.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샤르넬의 보지 도장이 찍힌 종이와 보지를 본뜬 점토는 기록실에 가져다 놓을 것이다.
말이 기록실이지 그곳은 내 컬렉션에 가깝다. 저택에서 일하는 모든 메이드의 보지가 기록된 곳….
'오늘도 컬렉션이 늘었군.'
샤르넬의 보지가 찍힌 종이를 감상한다. 보지가 작아서 그런지 보지의 형태는 단순하다. 하지만 클리토리스나, 음순, 질구 등 찍혀야 할 건 전부 찍혔다.
점토의 경우 말리고 나서 손질을 해야 한다. 물론 내가 아니라 메이드가 알아서 해줄 것이다.
이후에 샤워를 하고 욕탕에 들어갔다. 샤르넬은 수치심에 벌벌 떨며 몸을 씻었다.
샤르넬은 최대한 내게서 떨어지려고 했지만, 어림도 없는 일이다. 직접 그녀에게 손가락을 까딱였다.
샤르넬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녀를 내 허벅지 위에 앉힌다.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시간이군.'
풍유약을 소환해 손에 바르고 그녀의 가슴을 주무른다. 풍유약이 그녀의 가슴에 스며들며 금방 사라졌다.
"흐윽, 읏… 크윽….”
가슴을 계속 주무른다. 내 손바닥보다 약간 더 크다 보니 주무르는 맛이 있었다. 부드럽고 탄력적이다. 성감도 어느 정도 개발되어 몇 번 만져주니 젖꼭지도 딱딱하게 발기했다.
"하아, 하악….”
연분홍색 젖꼭지를 집중적으로 만져주자, 샤르넬이 파르르 경련했다. 가볍게 가버린 모양이다. 나는 한참을 더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다가 옆으로 밀어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다른 메이드들을 불러 모았다.
"누가 내 자지 좀 달래줘."
"제가 달래드릴게요, 주인님."
메이드들이 달려와 내게 안겼다.
난교의 시작이었다.
"유진 프루커스 백작님이 입장하십니다!"
하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며 알현실의 문이 열렸다.
나는 당당하게 레드카펫을 밟으며 알현실 안으로 걸어갔다. 알현실 내에는 아일린 공주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귀족이 모여있었다. 어림잡아도 100명이 넘어간다. 올 수 있는 귀족들은 모두 모인 것이다.
백 명이 넘는 시선이 내게 꽃힌다. 시선은 압박감이 되어 나를 짓누르려 하지만, 고작 이 정도에 무너질 내가 아니다.
'레드 카펫을 기준으로… 오른쪽이 나를 따르는 귀족파, 왼쪽이 아일린을 따르는 공주파군.'
그 수는 비등비등했다.
나를 따르는 귀족들은 나를 두려워한다. 내가 가진 힘을 어느 정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이 내게 돈을 받은 빚쟁이들이다. 내게 약점이 잡힌 귀족들도 적지 않다.
반면 아일린 공주를 따르는 귀족들에겐 자부심이 있었다. 긍지라고 해도 좋다. 나를 적대하는 그들을 보면 감탄하게 된다.
'아일린 공주는 대체 어떻게 저놈들을 구워삶은 거야? 충성심이 아주 대단하군.'
역시 아일린 공주라고 해야 하나. 정치적 수완 하나는 엄청났다.
정면을 바라봤다.
아일린 공주는 왕좌가 아닌 그 옆에 의자를 두고 앉아 있었다. 아직 자신은 왕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있다. 선을 넘지 않는다.
'에이든 왕자는 어디에 있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아일린 공주가 겨우 이런 일로 수작을 부렸을 리는 없을 테고…. 아마도 어딘가에 박혀서 술이나 퍼마시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잘 됐다. 에이든 왕자가 여기에 있어봤자 별 도움도 되지 않을 테니까. 에이든 왕자는 결국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공주님."
“백작위를 계승했다고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프루커스 백작.”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찬란히 빛나는 금발과 사파이어처럼 푸른 눈동자.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소박하지도 않은 하얀드레스는 그녀의 고결한 기품을 드러낸다.
"감사합니다, 공주님. 그리고 이렇게 모여주신 여러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
분위기는 싸늘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여러분이 바쁘다는 걸 누구보다 제가 잘 압니다. 그러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군대를 지원해주십시오. 제가 직접 군대를 이끌고 코발트 왕국을 정벌하겠습니다."
"……."
공주파 귀족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다가 아일린 공주를 바라봤다. 아일린 공주의 선택에 따르겠다는 무언의 뜻이었다.
"프루커스 백작."
"네. 공주님. 말씀하시지요."
“현재 라펠리 왕국은 오랜 전쟁으로 지쳐있습니다. 북쪽 전쟁에 참여한 참모들은 대륙 전쟁은 앞으로 1~2년 내로 끝난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우리는 전쟁의 승리자입니다. 그저 전쟁이 끝날 때까지 버티면 됩니다. 굳이 코발트 왕국을 침략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참모들은 병신들이군요. 대륙 전쟁이 1~2년 내로 끝난다? 아니요. 절대 끝나지 않습니다."
공주파 귀족들 사이에서 험악한 공기가 흐른다.
"프루커스 백작! 지금 우리보고 병신이라 했소?!"
“참모 중 하나가 당신이었나? 나는 옳은 말만 했을 뿐이다. 대륙 전쟁은 1~2년 내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이를 빠득빠득 갈며 나를 노려봤다.
“그리 생각하는 이유가 뭐요?"
"코발트 왕국이다. 현 코발트 왕국의 국왕인 둘리바드는 라펠리 왕국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둘리바드는 과거 라펠리 왕국의 침략을 시도했던 적 있다. 그 집요한 놈이 한 번 실패했다고 침략을 포기할 것 같나? 하물며 지금 코발트 왕국은 주변국가를 침략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코발트 왕국의 영토는 나날이 넓어지고, 그 군대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코발트 왕국과 라펠리 왕국의 거리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코발트 왕국의 입장에서 라펠리 왕국의 침략은 손해일뿐인 전쟁입니다."
"말했을 텐데. 이미 한 차례 침략을 시도했다고. 이미 한 번은 시도해 봤으니 두 번은 더 쉽지. 그리고 둘리바드의 성정이 어떤지는 너도 알 거다. 그놈은 전쟁에 미친 폭군이다. 언젠간 우리에게 창끝을 겨눌 것이다. 코발트 왕국이 더 커지기 전에 우리가 먼저 코발트 왕국을 정벌한다. 그게 최선이다."
그가 얼굴을 구기며 입을 열려는 찰나, 아일린 공주가 끼어들었다.
"프루커스 백작. 코발트 왕국의 위험성은 알겠습니다. 최근 코발트 왕국이 북쪽으로 진격한다는 정보도 있으니, 백작의 말대로 코발트 왕국의 목적은 라펠리 왕국이겠지요."
"역시 공주님이시군요. 저 참모보다 말이 잘 통해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정벌의 필요성을 이해할 수 없군요. 코발트 왕국의 군대가 침략해 온다면, 우리는 그때 방어하면 됩니다. 공성보다 수성이 더 유리하다는 건 백작도 잘 아시겠지요?”
“그때가 되면 늦습니다. 코발트 왕국은 공주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강해질 것입니다. 라펠리 왕국은 코발트 왕국을 못 막을 겁니다."
"……백작은 확신하고 있군요. 근거가 뭔가요?"
나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주위를 둘러봤다.
여기서 말하면 분명 새어 나갈 것이다. 문제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건데…. 나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코발트 왕국의 국왕은 악마 계약자들과 손을 잡았습니다."
순식간에 귀족들이 소란스러워진다. 누군가는 그럴 리 없다며 반박하고, 누군가는 내 의견에 동조한다.
“……백작. 방금 그 발언은 그냥 넘어갈 수 없군요. 증거가 있습니까?"
"코발트 왕국의 행보를 떠올려보십시오. 코발트 왕국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방을 침략하며 영토를 넓히고 있습니다. 코발트 왕국에 침략당해 사라진 국가만 3개입니다. 그 과정에서 전투면 전투, 보급이면 보급. 흔히 발생하는 문제가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코발트 왕국에는 명장이 많습니다. 악마의 힘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릅니다."
"공주님. 코발트 왕국은 국왕부터가 이상합니다. 둘리바드 국왕은 왕세자 시절에 갑자기 사라졌다가 몇 년 뒤에 오러 마스터가 되어 나타나 즉위했습니다. 너무 이상하지 않습니까?”
"젊은 나이에 오러 마스터가 된 건 백작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천재라 불리며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둘리바드 국왕은 아닙니다. 맥락 없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더니 오러 마스터가 되었죠."
나는 그 외에도 여러 사례를 설명했다.
내 말은 거짓이 아니다. 둘리바드는 실제로 악마의 힘을 적극적으로,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사람이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교묘하게 이용했다.
이 세계에는 악마에 대적하는 세리온 교단이 존재하지만, 지금 시대에서 세리온 교단의 세력은 무척 미약하다. 둘리바드가 마음만 먹으면 세리온 교단은 지금 당장이라도 없애 버릴 수 있을 정도다.
"둘리바드의 야욕이 우레에게 닿기 전에 코발트 왕국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공주님. 정벌을 허락해주십시오."
"지금 왕국에 그럴 여력은…."
"있습니다. 프루커스가 지키는 동쪽은 이미 안정화되었고, 북쪽 전쟁도 얼마 전에 끝났습니다. 서쪽 전선은 정리되어가고 있습니다. 남쪽은 다른 곳보다 훨씬 평화로운 상태이지요. 군대를 지원해주십시오. 제가 군대를 이끌고 남하하여 코발트 왕국을 무너뜨리겠습니다."
“이제 겨우 전쟁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백성들은 이제야 겨우 일상으로 복귀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백성들을 다시 전쟁터로 보내라고요?"
"대륙 전쟁을 끝내러 가는 마지막 전쟁입니다. 공주님. 미래를 생각하시지요. 코발트 왕국이 무너지면… 라펠리 왕국은 대륙 최고의 왕국이 됩니다. 향후 100년간 대륙을 군림할 수 있을 겁니다."
100년간의 대륙 군림.
그 이야기가 나오자 공주 쪽에 붙은 귀족들의 눈에 욕망이 타올랐다. 그녀의 참모들도 마찬가지다. 지금이라면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한 거겠지.
"공주님. 대륙의 평화를 위해 코발트 왕국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그럴싸한 포장까지 해준다. 공주파 귀족들 몇 명이 옹호하기 시작했다.
"…코발트 왕국의 정벌을 허락하겠습니다. 하지만 군대를 이끄는 건 꼭 백작이어야 합니까?"
“제가 가장 뛰어납니다."
"백작은 나이가 서른도 안 될 텐데요?"
"나이와 능력은 비례하지 않습니다. 삼남인 제가 백작위를 계승했습니다. 그 이유가 뭐라 생각하십니까? 능력입니다. 저는 이미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다른 분들의 생각은 좀 다른 듯하군요."
공주가 귀족들을 둘러봤다. 분개한 눈으로 날 노려보는 귀족들이 제법 있었다. 명장이라 불리는 자들이다.
나는 그들을 천천히 둘러보며 히죽 웃었다.
"인정하지 못하는 자들은 앞으로 나오십시오. 영지전을 신청하겠습니다."
"백작! 지금은 아직 전시입니다! 영지전은 허락할 수 없습니다!"
아일린 공주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럼 결투로 하죠."
"……."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나는 다시 아일린 공주를 돌아봤다. 공주의 눈에도 야망이 들어 있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면 라펠리 왕국이 대륙의 패권을쥔다. 야망이 그득한 공주에게도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아마 처음부터 전쟁을 허락할 생각이었을 거다. 그녀는 사령관 위치에 자기 사람을 넣고 싶었겠지만, 내가 대놓고 나서니 힘들 것이다. 나는 전승 무패의 장군이기도 하니까.
"후우."
아일린 공주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나는 미소를 지었다.
일은 내가 원하는 대로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