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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1274화 (1,274/1,497)

< 1274화 > 1274. 페로몬 몬스터

세계 헌터 협회. 그곳 본사 11층에 두 명의 남녀가 마주 보며 앉아 있었다.

정보부 소속의 긴 백금발의 여성 셀리나는 히스패닉계 남자, 3 특수대 대장인 볼타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주지 보시와 그 주변 인물들에 관한 정보입니다."

"주지 보시라. 난 아직도 잘 모르겠군. 좀 또라이 같은 인간이긴 해도 세계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는데."

"아까 기자 회견하는 거 못 봤습니까?"

"봤다. 엄청나게 웃겼지. 웬만한 코미디 프로그램보다 더 웃겼어."

"주지 보시는 정치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셀리나는 습관적으로 어깨 옆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그녀의 얼굴은 주름 하나 없는 정장만큼이나 딱딱했다.

"솔직히 난 아직 이해를 못 하겠다. 왜 주지 보시가 세계를 위협한다는 거지? 좀 막 나가긴 해도, 결국 평범한 일반인이다. 아무리 폭주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바보도 아니고 가만히 있겠어?"

"저도 자세히는 모릅니다. 아시다시피 제 능력은 미래의 사건과 사고를 막연하게 알 뿐입니다."

"너무 막연해서 문제지. 미래의 주지 보시가 세계 대전을 일으킨다니 너무 허무맹랑해서 헛웃음밖에 안 나오는군."

"평범한 세계 대전이 아닙니다. 세계의 모든 헌터들이 전장에 나서는 세계 대전입니다. 세계는 엉망이 될 겁니다."

볼타는 의자에 삐딱하게 앉으며 서류를 훑어봤다.

"이놈을 탄핵하려면 블루캐드를 이용해야겠군."

"블루캐드를 은밀히 지원해주면 됩니다."

"귀찮은 임무로군."

"늦기 전에 주지 보시를 탄핵시켜야 합니다."

"암살하면 안 되나?"

"미 대통령을 암살하시겠다는 겁니까? 대단하시군요."

"농담이다. 그런 짓을 벌였다간 옷을 벗는 걸로는 안 끝나겠지. 근데 꼭 지금 해야 하나?"

"저번 중국 사태의 교훈을 잊었습니까?"

"그건 어쩔 수 없었다. 중국 정부가 협조를 아예 안 해주니 방도가 없었지."

"그리고 중국 경제는 박살 났죠."

"중국은 빠르게 회복 중이다. 그리고 저번의 사이비 종교… 광원교라 했던가? 그때, 네 말은 완전히 틀렸었다. 우리가 나서

지 않았는데도 일이 해결되어 버렸지. 솔직히 그때는 좀 많이 허무맹랑했다. 악신이 나타나 세계를 멸망시킨다니…. 다시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군."

"허무맹랑하지 않습니다. 그 일은 쉽게 해결되었지만… 악신은 실제 존재합니다. 광원교의 존재가 그 증거입니다. 그들이

이상한 힘을 사용하는 걸 직접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악신의 존재를 누가 안 믿는다고 했나. 내가 어처구니가 없다고 한 건 악신이 우리 세계를 멸망시킨다는 거다. 우리 세계는

악신에게 당할 정도로 약하지 않다."

"……."

셀리나는 입을 다물었다.

당시에 세계 멸망이 코앞까지 다가온 느낌을 받았던 그녀는 볼타처럼 낙관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다.

"아무튼 임무는 수행하지."

볼타가 서류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방을 나가기 전에 셀리나를 돌아봤다.

"그런데 사이비 종교 사태 때는 누군가가 개입한 흔적이 있다더군. 혹시 그 누군가가 누군지 아나?"

"알 수 없습니다. 제 능력은 미래에 일어날 위험한 사건과 사고를 막연하게 느끼는 것이 전부입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라. 네 능력은 충분히 세계를 구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네 능력이 발전할지도 모를 일이지."

"자책하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할 일을 할 뿐입니다."

끼이이익.

건물 가득한 곳에서 자동차가 멈췄다. 많은 건물에 비해 어두컴컴한 곳이었다. 낡은 건물들을 보니 썩 좋은 동네로는 보이

지 않았다.

"내려요! 여기서 추적자들을 따돌려야 해요!"

소피아가 다급히 내리고 건물 사이를 뛰어갔다. 나는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한참을 뛰어가던 그녀는 어느 건물의 지하로

들어갔다.

"허억, 헉…."

그녀는 거친 숨을 내쉬며 비지땀을 흘렸다. 멀쩡한 나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이거 쓰세요."

"…고마워요."

그녀가 손수건으로 땀을 닦는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는 척 그녀를 훔쳐봤다.

"…그나저나 여긴 어딥니까? 소피아의 집이니까?"

"이런 상황에 집으로 갈 수 있을 리 없잖아요. 여긴 블루캐드가 제공해준 작업실이에요. 추적에서 안전한 곳이죠."

테이블 위에 놓인 컴퓨터와 낡은 나무 의자, 1인용의 침대, 작은 주방에 놓인 작은 냉장고.

원룸이라기보다는 고급 고시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소피아는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들긴다. 나는 침대에 앉았다. 썩 좋아 보이는 침대는 아닌데, 새거라 그런지 나

름 만족스럽다.

"…블루캐드 쪽에 연락했어요. 그쪽도 확인하고 있고… 정보를 보내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네요. 그럼…."

소피아가 의자를 뒤로 돌리고 나를 바라봤다. 그녀의 목덜미를 타고 땀방울이 아래로 흐른다.

소피아의 눈에는 경계심과 두려움, 그리고 흥분이 뒤섞여있다.

"이름이 카일이라고 하셨죠?"

"예. 카일입니다."

"성은 어떻게 되세요?"

"남자… 하하. 농담입니다. 그렇게 노려보지 마십시오. 성은 없습니다. 카일은 가명이거든요."

그녀는 어이없다는 듯 바라봤다. 이어 더웠는지 코트를 벗어 옆으로 던졌다. 젖은 블라우스가 몸에 달라붙었다. 몸매의 윤

곽이 난다.

애까지 낳은 몸이라 그런 걸까. 자세히 보면 군살이 엿보였다. 그게 추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히려 살집 있는 몸매라 내

성욕을 부추긴다. 특히 E컵의 풍만한 가슴은 살짝 처진 느낌이라 굉장히 부드러울 것 같다.

"당신의 본명을 알려줄 생각은 없죠?"

"네. 그리고 제 본명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당신은 헌터인가요?"

"아닐 수도 있죠."

“왜 절 도와주셨죠?"

바텐더를 죽인 건 홧김에다. 어차피 카일의 얼굴이고, 여긴 한국도 아니고 하니 홧김에 죽여버렸다. 그러나 사실대로 말하

지 않았다.

"소피아를 도와주고 싶어서요."

소피아의 입술이 열렸다가 닫히기를 반복했다.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관둔 듯했다.

"…그 바텐더가 누군지 아세요?"

"누군데요?"

"주지 보시가 자주 이용하는 마피아 조직에 속해 있는 놈이에요. 각성 범죄자죠. 아마 마피아 조직이 우릴 찾고 있을 거예

요."

"그렇군요. 바텐더를 죽여도 큰 문제는 없다는 거죠?"

"네. 구린 게 많으니까요. 주지 보시도 이번 일은 공론화하지 못할 거예요. 그런데 당신은 무척 침착하군요. 두렵지 않나

요?"

"별로 안 두려운데요."

"……왜 절 도와주신 거죠?"

"아까랑 똑같은 질문이네요. 제 대답도 아까와 똑같아요. 그냥 소피아를 도와주고 싶어서 도와줬어요."

소피아가 숨을 내쉬었다. 숨에 차서 내뱉는 게 아니라, 좀 더 아래쪽에서 올라온 뜨거운 한숨이다. 성욕의 낌새가 느껴진다.

페로몬 뿜뿜 향수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제가 당신에게 도와달라고 한다면, 앞으로도 도와줄 건가요?"

"음. 일주일 정도는?"

잠깐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녀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아까부터 제 가슴만 보고 있네요. 흑심이 뻔히 보여요."

"소피아의 얼굴이랑 엉덩이도 보고 있습니다."

"……."

"소피아. 이렇게 있는 것도 심심하지 않아요?"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머릿속이 복잡해요."

"당장 해야 하는 일은 아니잖아요. 기분 전환도 필요하고요. 저랑 게임 하나 하시죠."

"어떤 게임이죠?"

"가위바위보. 지는 사람이 옷을 하나씩 벗는 거예요."

소피아는 침묵 끝에 대답했다.

"…불공평해요. 당신은 A급 각성자잖아요. 뛰어난 각성자들은 동체 시력으로 가위바위보를 간파할 수 있다고 들었어요."

"하긴. 그렇긴 하죠. 그럼 이렇게 하죠. 종이와 펜은 있죠? 가위바위보를 종이에 쓰고 동시에 공개하는 거예요."

"그건 괜찮네요. 시작할까요?"

소피아가 책상 서랍에서 펜 두 개와 종이를 가져왔다. 종이를 찢고 내게 건넨다.

첫 번째 게임은 내 패배였다. 나는 종이에 바위를 적었고, 그녀는 보자기를 종이에 적었다.

"제, 제가 이겼네요."

"아, 첫판부터 질 줄이야. 이거 운이 안 좋네요."

"벌칙은 잊지 않았죠?"

"물론이죠."

소피아가 기대감 어린 눈으로 날 바라본다. 확실하다. 그녀는 지금 페로몬 향수에 취해 있었다. 지금 당장 덮쳐도 저항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싶었다.

나는 느긋하게 오른쪽 양말을 하나를 벗겼다.

"양말부터 벗는 건가요?"

"양말도 옷입니다. 규칙 위반은 아니죠."

"그건 알고 있어요. 좀 의외라서 그래요. 당신이라면… 바로 웃옷부터 벗을거라 생각했거든요."

두 번째 게임은 가위를 낸 내 승리였다.

"……아까 코트를 벗은 걸 벌로 치면 안 될까요?"

"원래는 안 되는데… 스쿼트 10회를 하면 그렇게 해드리죠."

"스쿼트 10회… 나쁘지 않네요."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쿼트를 했다.

방이 좁아서 그녀의 숨결이 내게 느껴졌다.

스쿼트를 끝낸 그녀가 다시 의자에 앉았다.

게임은 계속되었고, 맨발이 된 우리는 드디어 옷을 벗을 때가 왔다.

"…제가 졌네요."

소피아가 화끈하게 상의를 벗었다. 베이지색 브래지어가 풍만한 가슴을 받쳐주고 있었다.

"…후. 제가 먼저 알몸이 되어버렸군요."

나는 팬티를 벗어 침대에 앉았다. 딱딱하게 발기한 자지를 숨기려 하지 않았다. 브래지어와 팬티를 입고 있는 소피아는 내

자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게임은 여기서 끝인가요?"

"계속하시죠."

"당신은 벗을 옷이 없잖아요."

"제가 지면 소피아가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나쁘지 않네요."

나는 천안을 발동했다. 시점을 바꿔 소피아가 종이에 적는 걸 확인했다.

그녀는 가위를 적었고, 나는 바위를 적었다.

“제가 이겼네요."

"그렇게 압박을 주지 않아도 벗을 거예요."

소피아가 브래지어를 벗었다. 커다란 가슴이 출렁였다. 살짝 처진 가슴 끝에는 분홍색 유두가 딱딱하게 발기한 상태였다.

시선을 조금 내리면 팬티 위에 걸쳐있는 약간의 뱃살이 보인다.

"이, 이어서 하죠."

그녀가 말했다.

이번 게임도 내가 이겼다. 흥분한 그녀는 얼굴을 붉혔다. 상체를 숙이면서 천천히 팬티를 벗는다. 그녀의 보지는 털 하나 없

는 백보지였다. 보지와 팬티 사이로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액체가 보였다.

그녀는 의자에, 나는 침대에 앉아 서로의 알몸을 쳐다봤다.

"우, 우리 둘 다 벗을 옷이 없는데… 게임 계속할 거예요?"

"계속하죠. 벌칙이야 바꾸면 되니까요. 지는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겁니다."

이번에도 내가 이겼다.

그녀는 기대감을 섞인 눈으로 날 바라본다.

"다리를 벌려서 보지를 자세히 보여주세요."

소피아가 다리를 벌리고 허리를 내 쪽으로 내밀었다. 그녀의 보지는 분홍색이었다. 색깔은 예쁜데 모양은 음탕했다. 두꺼운

소음순이 늘어져 있는 것이다. 소음순 사이로 질질 흘러나오는 애액이 보였다.

"……됐나요?"

"네. 다음 게임을 이어서 하죠."

일부러 졌다.

게임에서 이긴 소피아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가만히 있어요."

그녀는 바닥에 무릎 꿇고 내 자지를 입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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