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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1246화 (1,246/1,497)

< 1246화 > 1246. 다크문

우리는 조용히 서로의 알몸을 확인했다.

그때였다.

목욕탕 출입구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한 명은 아니다. 최소 5명 이상이다. 나와 212호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저, 전세 냈다며."

최대한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마, 맞아. 오늘은 내가 쓰겠다고 말하고 양해도 구했는데… 쟤들이 왜 들어온 건지 모르겠어."

당황한 212호가 눈동자를 굴리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출렁거리는 풍만한 젖가슴에 잠시 정신을 빼앗겼다.

"마법, 마법으로 숨을까?! 위장 마법으로 숨는 거야!"

"진정해, 212호. 마법을 사용하는 건 악수야. 쟤들도 우리 수준의 마법사라는 걸 잊었어? 바로 알아차릴 거야."

"그것도 그러네… 다른 방법은…."

212호가 말끝을 흐리며 생각에 잠겼다.

대처할 시간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안으로 들어오기까지 1분 정도는 걸릴 테니까.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구석에 숨는 수밖에 없어. 212호가 협조해 줄 테니… 들키지 않고 숨을 수 있을 거야.'

침착함을 되찾은 212호와 눈이 마주쳤다. 직감적으로 그녀가 나와 똑같은 방법을 떠올렸음을 알았다.

"211호. 우선 옷부터."

타악.

목욕탕의 출입구가 열리고 여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그녀들 모두 옷을 입고 있었다.

나는 입을 벌리며 망연자실한 채로 출입구를 바라봤다. 최소 5명? 웃기는 소리. 들어오는 여자는 16명이었다. 212호까지 포함하면 총 17명. 동기 여자들 전원이 들어온 것이다. 31호도 그중에 포함되어 있다.

“얘, 얘들아. 이건…!"

212호가 당황하며 내 앞에 섰다. 그녀의 엉덩이가 코앞에 있었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보며 차분히 생각했다.

'영창에 가려나? 아니, 이 부대의 특성상 그런 의미 없는 징계는 내리지 않아. 아마 징계 대신 전투 임무를 받겠지. 분명 오염구역에서 좆뱅이를 치게 될 거야.'

이후의 일을 생각하는 사이 여자들이 다가와서 나와 212호를 빙 둘러쌌다. 나는 뒤늦게 벗어둔 옷으로 손을 뻗으려고 했지만…

오른쪽 뺨에 검에 베인 흥터가 있는 검은색 단발머리 여자, 26호가 먼저 내 옷을 낚아채 치워버렸다.

그리고 땋은 분홍색 머리의 166호가 나와 211호를 보며 짓궂게 웃었다.

“역시 211호랑 재미 보고 있었네? 212호. 여긴 우리 여자들만의 공간이란 걸 잊었어?"

"166호. 이건… 그러니까…."

당황한 212호가 말을 더듬는다.

현장에서 적발된 거라 변명하기도 쉽지 않았다.

긴 검은 머리의 여인이 앞으로 나섰다. 사근사근한 분위기를 가진 그녀는 여자 동기 중 가장 가슴이 큰 99호였다. 나는 그녀를 마음속으로 마마라고 부른다. 부드러운 분위기와 사람을 보살피기 좋아하는 성격에서 모성애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진정해, 212호. 우린 너와 211호의 관계를 교관에게 보고할 생각은 딱히 없어. 너희를 비난할 생각도 없어. 젊은 남녀가몸을 부대끼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잖아."

"166호… 그럼 왜 다 같이 몰려온 거야?"

166호가 말하기 전에 옆에 있던 누군가가 끼어들었다. 금발에 절벽. 111호였다.

"궁금해서. 너와 211호가 목욕탕에서 그 짓을 할 거라고 얘기하다가.…… 너무 궁금해서 찾아와 버렸어."

“고작 그런 이유로…?!"

"212호. 너도 알잖아. 우린 너무 심심하다고. 이런 이벤트는 좀처럼 없어."

111호가 흐흐 웃으며 내 몸을 바라본다. 정확하게는 내 자지를 보고 있다. 아니, 그녀뿐만이 아니다. 다른 여자들 모두 흥미 가득한 눈으로 내 그곳을 보고 있다. 내 자지는 꼿꼿이 발기한 상태로 그녀들의 시선을 감당하고 있다.

그녀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우리는 모두 부대에 갇혀 있는 상황이다. TV는 볼 수 있어도 컴퓨터는 할 수 없다. 욕구를 발산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었다. 지금 같은 상황은 그녀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라는 거다.

31호도 안 그러는 척하면서 이쪽을 주시하고 있다.

"우린 그냥 보기만 할게. 그렇지, 얘들아?"

166호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맞아. 보기만 할게."

"하던 거 계속해."

"우린 동기잖아. 좋은 건 공유해야지."

그녀들이 히죽 웃는다. 묘한 광기까지 느껴지는 그 광경에 212호가 주춤거렸다.

"미, 미쳤어."

"안 할 거야? 그럼 내가 해도 돼?”

백발에 구릿빛 피부의 여자가 앞으로 나섰다. 운동을 좋아하는 52호였다.

"뭐, 뭣?!"

“사실 섹스에 흥미 있었거든."

"…211호를 좋아하는 거야?"

"그런 건 아니야. 꼭 좋아해야만 섹스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211호 정도면 남자로서도 매력적이고."

52호가 화끈하게 상의를 벗어 던졌다. 나는 물론이고 주변에 있던 여자들도 놀랐다.

"안 돼! 이럴 수는 없어! 적어도, 적어도 내가 먼저 할 거야!"

212호가 외쳤다.

나는 두 눈을 끔뻑거렸다. 212호가 방금 뭐라고 했지? 먼저 한다고?

어떤 상상이 떠올랐다. 211호를 포함한 여자들은 서로 사이가 좋다. 그 관계는 가족 이상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이 빌어먹을 곳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만약, 그녀들 사이에 모종의 대화가 오갔다면?

‘…생각이 너무 나간 것일 수도 있어. 당황한 212번이 말실수했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나는 뒤늦게 입을 열었다.

"얘들아. 일단 진정하고….'

"안돼. 211호. 가만히 있어. 너도 212호랑 하고 싶잖아?"

“이 상황에서 무슨…"

"거기를 발기시켜 놓고 부인해 봤자 아무도 안 믿어.”

정곡이 찔린 나는 입을 다물었다.

212호는 내 어깨를 잡고 힘을 줬다. 나를 바닥에 앉히고 그 위에 다리를 벌리고 선다. 진짜 여기서 섹스를 할 모양이다.

"가만히 있어, 211호. 섹스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212호가 엉덩이를 내렸다. 귀두 끝에 보지가 닿는다. 보지가 열리고 처녀막이 찢어진다. 붉은 피가 내 자지를 타고 주르륵 흐른다.

"아, 아아아아아."

그녀는 비명인지 교성인지 모를 목소리를 흘리며 완전히 내려앉았다. 내 어깨를 잡으며 바들바들 떠는 그녀보다 주위가 더소란스러웠다.

"저 큰 게 진짜 들어갔어.…."

"저게 섹스구나. 진짜로 보니 훨씬 신기하네."

"212호. 기분 좋아?"

212호의 허리가 천천히 움직였다. 그녀는 눈물을 찔끔 흘리며 말했다.

“아파. 아픈데.… 기분 좋아.…. 흐으읏."

나는 그녀의 허리를 오른팔로 휘감고 왼손으로 출렁이는 가슴을 주물렀다. 얼굴은 그녀의 목덜미에 묻었다.

“아앙, 앙! 하윽 앙. 기분 좋아..…. 가슴 좀 더 만져줘…!"

그녀의 허리가 점점 빠르게 움직였다.

철퍽철퍽.

살 부딪치는 소리가 울리고, 나와 그녀의 격렬한 숨소리가 겹쳐진다.

"하웃, 하앙… 하으으읏 …!"

그녀가 내 몸을 꽉 끌어안으며 부르르 떨었다. 나는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사정했다. 212호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그녀는 내 몸에 기대어 숨을 골랐고, 나는 그녀의 허리를 조용히 쓰다듬었다.

지켜보고 있는 여자들도 조용했다. 다만, 그녀들의 눈동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반짝거렸다.

212호는 내 품에서 3분 정도 쉬다가 몸을 일으켰다. 발기가 반쯤 풀린 자지가 그녀의 안에서 떨어진다. 정액과 애액, 처녀혈이 잔뜩 묻어 있었다.

"하아. 기분 좋았어."

212호가 나른한 목소리로 소감을 말했다. 그녀가 물러나자마자 여자들이 다가왔다.

구릿빛 피부의 52호는 물이 담긴 바가지에 내 자지를 넣고서 조물조물 만지며 씻겨주었다.

어느새 옷을 벗은 99호는 내 오른편에 조신하게 앉아 커다란 젖가슴을 선보이고 있었다. 커다란 가슴 끝에는 분홍색 함몰 유두가 있었다. 99호는 커다란 가슴을 내 몸에 비볐다.

"99호. 억지로 그럴 필요 없어."

“억지로라니? 여기 있는 여자들 전부 억지로 하는 거 아니야. 나도 너랑 섹스하고 싶어.

"왜?"

"저번에 날 구해줬잖아. 네가 날 포기하지 않고 도와줘서 지금까지 살수 있었어. 내가 지금 살아 있는 건 모두 네 덕분이야."

"그건 동료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어."

"말은 쉽지만, 아무나 그렇게 하지 못해. 그리고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니야."

99호가 내게 입을 맞춰왔다. 나는 거부하지 않고 키스를 받아들였다.

"오호. 커졌네? 그럼 시작한다…!"

내 자지를 만지던 52호가 엉덩이를 내리며 내 자지를 보지에 넣었다. 처녀막이 찢어지는 감각과 함께 질벽이 한껏 조여온다. 그녀가 평소 운동을 즐겨서 그런 걸까. 쪼임만 따지면 212호 이상이다.

"잠깐. 나도 할래."

"211호에게 도움받은 건 99호뿐만이 아니야. 솔직히 우리 동기 중에서 211호에게 도움 안 받은 사람이 드물걸?"

"응. 나도 211호랑 섹스하는 건 괜찮아."

옷을 벗은 여자들이 내게 다가왔다. 전부 그런 건 아니었다. 7명 정도였다. 나머지는 눈을 빛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7명도 충분히 많았다. 여자의 냄새와 촉감에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나는 도움을 바라는 눈으로 212호를 찾았다. 그녀는 바닥에 앉아 생글생글 웃고 있다.

"211호. 포기해. 얘들은 이제 나도 못 말려."

나는 오늘 4명의 처녀를 땄다. 나머지는 점호 시간이 가까이 와서 섹스하지 못했다. 자지도 한계였다. 진이 다 빠진 나는 비틀거리며 내무실로 들어갔다.

"211호. 어디 갔다가 이제 온 거냐?"

커다란 체격의 남자, 오른쪽 눈이 사시인 202호가 내게 말을 걸었다.

"어, 잠깐 화장실에…. 무슨 일 있어?"

"아니. 별건 아니다. 88호가 다음 임무 때 남자들끼리…."

202호는 주변의 눈치를 살피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곳에 가자고 하더군."

"그곳?"

"창관 말이다."

".…아. 창관. 근데 너도 거기에 간다고?"

202호는 항상 진지하고 여자에 관심 없어 보이는 놈이었다. 옛날에는 202호와 제법 싸우기도 했었다.

"군인이 동정이면 놀림 받는다고 하더군. 이참에 동정을 떼버릴 생각이다."

“아. 그래. 난 됐어."

"뭐? 설마. 너 게이냐?"

"헛소리하지 마. 농담으로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미안하다. 그렇게 정색할 정도로 기분 나빴나?"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났다.

"맞다. 202호. 너 99호를 좋아했지?"

"…내가 99호를 좋아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202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나 새빨갛게 변한 얼굴까지 숨기지 못했다. 202호는 99호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미안하다."

"왜 갑자기 사과하는 거냐?"

"아니. 그런 게 있어서. 여자들은 나중에 올 거야. 먼저 점호 준비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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