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5화 > 1225. 광명승천도
객잔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낸 나와 서문소려는 저녁때가 되어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바깥은 어두컴컴해지고 식당에는 손님이 가득해진다.
나와 서문소려가 1층에 내려오자마자 바로 주위의 시선이 쏠렸다. 남자들의 시선이 대부분이었기에 서문소려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뭐, 이해는 된다. 지금 서문소려의 모습은 최상급 기녀보다 야하다. 기녀들보다 노출도가 적은 옷을 입고 있으나, 달아오른 얼굴과 흐르는 땀의 흔적은 사라지지 않는다. 누가 봐도 그녀는 방금까지 섹스하고 있었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적당히 비어 있는 테이블에 앉는다. 서문소려는 맞은 편이 아닌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녀의 손이 테이블 아래의 내 고간을 쓰다듬었다.
“빨리 먹고 올라가자. 하던 거… 마저 해야지?”
“지금까지 쉬지 않고 쑤셔줬는데… 그걸로 부족했나?”
“갑자기 웬 젊잖은 말이야. 평소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잖아. 너도. 나도.”
“…….”
맞는 말이었던지라 반박할 말이 없었다.
내 고간을 쓰다듬던 그녀의 손은 점소이가 오고 나서야 멈췄다.
“나 생선은 별로야.”
서문소려가 말했다.
“나도 이 도시에서 대부분 생선만 먹어서 지겹군. 돼지고기와 소고기 요리를 가져오도록.”
“그…, 소협.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종류가 한둘이 아닙니다.”
“전부 가져오도록.”
“전부 합치면 10분인 넘습니다만….”
“말이 많군. 가져오라면 가져와라. 그게 네 일 아닌가?”
“…옙! 주문받았습니다.”
조금 위압하자 점소이가 후다닥 주방으로 날아갔다. 그의 뒷모습을 보며 서문소려가 피식 웃는다.
“꼭 그렇게 저 사람을 대해야 했어?”
“친절히 대해주면 주제도 모르고 기어오른다.”
“그거 내 얘기 하는 거 아니지?”
“네가 내게 기어오르는 건 대환영이다. 방금까지 내가 네 몸에 올라타고 있었으니… 이번엔 네가 내 몸을 올라탔으면 좋겠군.”
“쿠쿡. 알았어. 기대해. 널 쪽쪽 빨아먹어 줄 테니까.”
서문소려이 색정적으로 웃는 모습을 보며 음식을 대량으로 시킨 일에 후회했다. 돈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문제다. 적당히 1~2개의 요리만 시켰어야 빠르게 요리가 나왔을 것이다.
근질거리는 손을 움직여 서문소려의 엉덩이를 희롱하려고 할 때였다. 누군가가 우리 테이블로 다가왔다. 점소이는 아니었다.
염소 수염을 한 체구가 작은 중년남자였다. 그가 포권을 취하며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섬전도 염구석 소협. 본인은 천마신교와 거래하는 상인인 부여태라 합니다. 지금은 서문 소저의 호위를 받으며 서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나는 부여태를 쭉 훑어봤다. 무인이 아니다. 무공의 무자도 익히지 못한 일반인이다. 허나 그가 가지고 있는 날카로운 기세는 산전수전 다 겪은 무인을 방불케 했다. 원작 대로다.
본래라면 위압감을 뿜으며 꺼지라고 말했을 것이다. 서문소려와의 시간을 방해받은 것 같아 영 기분이 좋지 않았으니까. 허나 상대는 서문소려의 호위 대상이다. 이 일이 서문소려에게 영향이 갈 수 있는 만큼 굳이 부여태와 척질 필요는 없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포권했다.
“안녕하십니까. 대인. 염구석입니다. 섬전도라는 별호는 이곳에 오고 얻은 별호라 영 익숙하지 않군요.”
“하하. 대다수 그렇지요. 곧 별호에 익숙해지실 겁니다. 염 소협. 합석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저는 상관없습니다.”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서문소려를 바라봤다. 서문소려가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괜찮죠. 부 대인. 어서 앉으세요. 마침, 이 녀석이 육지 고기 요리들을 잔뜩 시켜서 곤란하던 참이었어요.”
“두 분께서 상당히 친밀해 보이시는군요. 혹시 제가 생각하는 관계인지요?”
서문소려가 날 힐끗 보더니 손사래 쳤다.
“아니요. 저희는 그런 관계가 아니에요. 그래도 친한 관계인 건 맞아요. 그와 저는 같은 입마소 동기거든요. 그에겐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기도 했고요.”
“이런. 제가 오해한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아뇨. 괜찮아요.”
“서문 소저. 이 주위에 기막을 둘러주시지 않겠습니까?”
“부 대인께서 할 말이 있으신 모양이군요. 좋아요.”
서문소려가 흔쾌히 허락했다. 그녀가 입술을 살짝 깨물며 집중했다. 그녀의 단전에서 내공이 요동치며 주위에 뿜어져 나왔다. 기운이 막을 형성한다. 그 목적은 방어가 아니라 이야기가 새어나가는 걸 막기 위해서다.
“됐어요.”
“감사합니다, 서문 소저. 염 소협.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저는 암상인입니다.”
“으음. 알고 있습니다. 신교가 평범한 상인에게 우리 같은 호위를 붙일 리 없으니.”
입마소의 무인은 모두 정예라 할 수 있다. 그런 고급 인력을 평범한 상인 따위를 호위하는 일에 쓸 리 없다.
“저는 오늘 낮에 도시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모았습니다. 일종의 습관이지요. 정보에 따라 물건의 가치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일이 생기니 항상 귀를 열어두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는 말이군요.”
“네. 선가장과 돌이킬 수 없는 관계에 들어섰더군요.”
딱히 불쾌한 일은 아니었다. 나와 선가장의 관계가 씹창났다는 소문은 이미 도시 내에서 파다했다.
“부 대인께서 제게 이런 말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아, 오해하지 말아주십시오. 소협을 위협하거나, 주제넘은 조언을 하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저는 상인입니다. 암상인이라고 하나 돈을 좇는 건 똑같습니다.”
“제게 물건을 파시겠다는 말입니까?”
“예. 상품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염 소협, 암상인은 불법적인 물건을 판매합니다. 마약, 인간, 극독, 무공… 그리고 법으로 금지된 무기. 저는 무기 상인입니다.”
나는 머릿속이 번뜩이는 걸 느꼈다.
“검이나 창 같은 평범한 물건을 파는 건 아니시겠군요.”
“하하. 그런 물건은 어디서 쉽게 구할 수 있지 않습니까. 명검이나, 요검 등을 판매하는 암상인이 있긴 합니다만, 아쉽게도 저는 그런 상인이 압니다. 저는 보다 특별한 무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어떤 무기입니까?”
“벽력탄입니다.”
벽력탄. 다시 말해 폭탄이었다. 화약을 있는 대로 때려 박은 무협식 폭탄이다. 그 위력은 수류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다. 객잔 하나는 우습게 날려버린다. 출지의 경지에 오른 무인들도 벽력탄에 정통으로 당하면 무사하지 못한다.
“…위험한 물건을 판매하시는군요.”
“네. 정말 위험합니다. 어느 도시든 벽력탄의 규제는 엄청나니까요. 소지하기만 해도 사형이죠. 허나 그런 만큼 벽력탄은 확실한 무기입니다. 염 소협은… 구미가 매우 당긴다는 표정을 짓고 계시는군요.”
지금 상황에서 나는 현대 무기를 사용하지 못한다. 지금 나는 입마소의 임무 중이다. 천마신교의 눈이 붙어 있는 상태다. 여기서 현대 무기를 적극 활용하면, 천마신교에서 그 출처를 물어올 것이 분명했다.
그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플 정도로 일이 귀찮아지는데, 빙의자인 천유운이 내가 현대 무기를 사용했다는 걸 알기라도 해봐라. 일이 귀찮아지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는다.
허나 부여태에게 벽력탄을 구입해 이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벽력탄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폭탄이고, 그 출처는 부여태가 있으니 확실하다.
문제는 돈의 출처인데. 그건 우기면 된다. 하가시로 오면서 산적을 만나 역으로 돈을 털었다고. 천마신교에 있어 중요한 건 내 재산이 아닐 테니 자금에 대해선 자세히 조사하지도 않을 것이다.
“부 대인. 벽력탄을 어느 정도 가지고 계십니까?”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벽력탄은 총 42개입니다. 지금 시세에 따라 개당 금 5냥에 팔고 있습니다.”
“비싸군요.”
“벽력탄이라 그렇습니다. 구하기도 어렵고, 가지고 있기만 해도 사형인 물건입니다.”
“사겠습니다. 대신 돈이 아닌 현물로 가능하겠습니까?”
“현물이라. 물론 가능하지요. 어떤 현물입니까?”
“약초입니다. 물론 평범한 약초는 아니고 영기를 품은 영초입니다.”
“좋군요. 벽력탄과 달리 영초는 쉽게 판매할 수 있고, 원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다만, 그 영초가 벽력탄만큼의 값어치가 있었으면 하군요.”
“식사를 끝마치고 물건들을 보여드리죠.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입마소에 입소에 하기 전에 연이 닿아 얻은 것들입니다. 제게는 쓸모없는 영초들이 이렇게 쓰이는군요.”
곧 점소이가 음식을 내왔다.
서문소려가 기막을 해제했다. 우리는 다른 이야기를 주제로 대화하며 식사를 이어갔다.
그리고 저녁 식사 뒤, 부여태의 방에서 거래를 진행했다.
“오. 좋군요. 예. 모두 품질이 뛰어납니다.”
“벽력탄을 전부 구입할 수 있겠습니까?”
“하하.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네. 충분하고 말고요.”
부여태의 입가가 귀밑까지 찢어졌다.
나는 미련 없이 그에게 영초를 건넸다.
내게는 천강성 시스템이 있다. 출석 이벤트가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일주일마다 출석 보상으로 영초를 얻는다. 운이 좋으면 그 이상의 영단도 얻는다.
“하하. 즐거운 거래였습니다. 염 소협, 벽력탄이 더 필요하다면 제게 연락주십시오. 천마신교의 여두상회에서 절 찾으시면 됩니다.”
“기억해두겠습니다.”
거래를 끝마치고 서문소려와 함께 방으로 돌아갔다.
서문소려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옷을 벗었다. 그녀의 몸은 섹스의 열기를 잊지 않고 달아올라 있었다. C컵의 봉긋 솟아 보기 좋은 가슴 끝의 연분홍색 유두는 빨딱 서 있고, 보지에선 투명한 애액이 털까지 흠뻑 적시다 못해 허벅지를 타고 아래로 주르륵 흐른다.
“그렇게 영초를 많이 가지고 있을 줄 몰랐어. 하긴 그 정도로 가지고 있으니까 지성단과 마정단을 내게 준거겠지.”
“넌 그 영단들보다 더 가치 있는 여자다.”
“빈말이라도 듣기 좋네.”
“빈말이 아니다.”
그녀가 내 앞으로 다가오더니 오른쪽 다리를 위로 올렸다. 출지의 경지에 오른 무인답게 유연성이 엄청났다. 다리를 일자로 찢었는데도 완벽하게 균형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노골적으로 드러난 그녀의 분홍색 보지가 벌렁이며 애액을 뚝뚝 흘린다.
“방금 거래는 네가 손해였어. 협상은 하지도 않더라? 부여태의 입이 찢어지는 걸 봤어? 널 호구로 생각하고 있을걸?”
“그렇게 생각하라지. 내겐 그딴 거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네 보지를 따먹고 싶었다.”
그녀에게 다가갔다. 벌렁거리는 보지에 귀두를 비볐다. 보지가 움찔대며 기뻐한다. 서문소려의 입에서 기대 섞인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하아, 하악…. 빨리 자지 찔러줘.”
“어디에?”
“네 전용 보지에!”
허리를 앞으로 튕겼다. 단숨에 자지를 밀어 넣어 그녀의 자궁을 두들긴다. 서문소려의 얼굴이 단숨에 풀어지며 입에서 기분 좋은 교성이 흐른다.
“하아아아앙!”
나는 그녀가 떠나는 새벽까지 쉬지 않고 허리를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