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4화 > 1224. 광명승천도
도시 밖으로 나와 인적이 드문 곳에 도착했다.
“도망치는 것이냐!”
내 뒤를 몰래 따라오던 소년이 모습을 드러내며 일갈했다. 외형에 속아선 안 된다. 아마 저놈의 실제 나이는 최소 수십에 달할 것이다.
“도망? 네 눈에는 내가 도망치는 걸로 보이나?”
“하가시를 나오지 않았느냐. 천마신교로 돌아가 네 상관에게 징징거릴 생각이 아니었느냐?”
“어이가 없군. 머리가 안 돌아가나? 넌 내 함정에 걸린 거다.”
“…푸흡. 오랜만에 듣는 웃긴 농담이었다. 이 주위는 이미 확인했다. 매복하고 있는 네 동료는 없다. 결계가 설치된 것도 아니다. 죽이지는 않는다. 대신 네놈의 팔과 다리를 한 짝씩 가져가겠노라.”
의아했다.
살수는 대상을 죽인다.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무인에게 팔과 다리를 뺏는 건 죽음 이상의 치욕이라고? 살수는 그런 것에 의미 두지 않는다. 살수란 족속들은 대상을 깔끔하게 죽이는 쪽을 선호한다. 이놈들에겐 살인이 곧 업무니까.
“의뢰인이 내가 죽기를 원하지 않는 모양이군.”
“흐흐. 의뢰인이 화가 많이 났더군.”
소년이 오른손을 들었다. 그 신호에 20명의 살수가 나타난다. 모두 검은색의 옷을 입고 각각 무기를 들고 있다. 나는 놀라지 않았다. 살수들의 존재는 이미 알고 있었다.
“저잣거리에 네놈들이 병살단이라는 살수 단체라는 말이 돌더군. 너희가 병살단이냐?”
“그렇다. 우리가 병살단이다. 그리고 내가 병살단주다.”
“다행이군.”
“음?”
나는 금제를 풀었다.
천마신공이 깨어난다. 시커먼 마기가 내 몸을 타고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병살단이란 곳을 찾아갈 필요가 없어졌으니 말이다.”
헛웃음을 흘리려던 병살단주는 두 눈을 부릅떴다. 그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뒷걸음질 치다가 다급하게 말했다.
“죽여라! 지금 당장 전력을 다해 놈을 죽여라!!”
살수들이 내게 달려들었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삭풍마룡(朔風魔龍).
나를 중심으로 검은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크게 회전하며 회오리바람이 되어 살수들을 덮쳤다. 검은 바람이 믹서기처럼 살수들의 시체를 갈아버렸다. 검은 바람에 적들의 피와 내장이 섞이며 붉은빛이 감돈다.
나는 손을 위로 올렸다. 회오리치던 검은 바람이 내 지휘에 따라 위로 솟구친다. 그대로 주먹을 쥐자 바람이 한점으로 압축되어 폭발했다. 끈적한 검붉은 폭우가 지면을 적셨다.
“허억, 허억… 헉!”
병살단주는 살아 있었다. 살아 있기만 했다. 그의 몸은 만신창이였다. 피부는 갈리다 못해 벗겨진 상태고, 옆구리에선 내장이 살짝 삐져나왔다.
“삼정…. 삼정에 이른 절대고수…! 네놈…! 힘을 숨기고 있었구나!”
병살단주는 착각하고 있었다. 나는 아직 삼정의 벽을 넘지 못했다. 뭐, 그가 착각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내가 사용한 천마신공은 그만큼 엄청났으니까.
저벅저벅.
천천히 병살단주를 향해 걸어갔다. 병살단주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옆구리에서 흘러나오는 내장을 꾹꾹 눌러 몸 안에 집어넣고 바닥에 엎드려 오체투지 했다.
“살려주십시오! 제가 감히 삼정에 이른 대협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의뢰자에 대한 정보를 말하겠습니다! 의뢰자는 선가장의 가주인 선해도입니다! 대협이 명령하신다면 제가 직접 선해도를 죽이겠습니다!”
“선해도를 죽인다? 출지 8단에 불과한 네가?”
“선해도는 오기 2단. 오기 초반의 경지입니다. 계획을 짜고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놈을 죽일 수 있습니다. 대협께서 나서실 필요도 없습니다. 제가, 제가 대협을 대신해 선해도를 죽이겠습니다!”
죽는 한이 있어도 의뢰자의 정보를 지키고, 죽는 한이 있어도 적을 죽인다! 라는 살수의 신념같은 건 없었다. 병살단주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조아리며 목숨을 구걸했다.
뭐,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출지 8단.
고수로 추앙받으며 어디를 가든 대접받는다. 여기서 조금만 더 수련해서 오기(五氣)의 경지에 오른다면, 문파를 창설하거나 명문 문파의 간부 자리도 꿰찰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최고의 권력을 쥘 수 있게 된다. 가질 수 있는 게 많으니 삶을 향한 집착이 강한 게 당연했다.
“그거 뭐지?”
“네?”
“그거 말이다. 도시에서 내 손아귀를 벗어난 그거. 술법이냐?”
“…비전 절기인 암령신법(暗靈身法)이라 합니다. 제가, 제가 직접 대협께 알려드리겠습니다.”
“됐다. 별 관심 없다. 그냥 한 번 물어본 것뿐이다. 그만 죽어라.”
“대협! 살려….”
다급하게 외치는 놈을 향해 검지를 가리켰다. 검지 끝에서 마기가 마관광살포처럼 쏘아져 병살문주의 머리를 꿰뚫었다. 이어서 뇌전을 일으켜 병살문주의 몸을 불태웠다.
“후우우.”
길게 숨을 내쉬며 천마신공을 가라앉혔다. 주위를 둘러본다. 반경 50m가 초토화되었다. 이 정도면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을 것이다.
‘우선 여기서 벗어나자. 그리고… 미령의 도움을 받아 다시 금제를 받자.’
•••
다음 날 오전, 금제를 복구한 나는 적당한 객잔에 앉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은 내 눈치를 살피며 조용히 할 일을 했다.
그때. 객잔 문이 열리고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등에 길쭉한 창을 장비하고 검은색의 긴 머리카락을 한데 묶은 여걸, 서문소려가 당당하게 내 앞으로 다가왔다.
“123번. 여기에 오면서 들었어. 아주 유명하더라?”
출지의 경지에 오르고 당당해진 그녀가 내 옆에 앉았다. 그녀의 희미한 땀 냄새에 침을 꼴깍 삼켰다. 서문소려는 보이루의 최상급 기녀들도 갖지 못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290번. 혼자인가? 임무는 성공했나?”
“아니. 임무는 진행 중이야. 저 사람이 내가 호위하는 상인.”
서문소려가 객잔 주인과 대화하고 있는 남자를 가리켰다.
“저놈과 둘이서 돌아다니는 건가?”
“뭐야. 질투하는 거야? 귀여운 구석도 있잖아.”
서문소려가 씩씩하게 웃는다. 탁자 아래, 은근슬쩍 내 허벅지를 쓰다듬는다. 그녀의 뜨거운 눈을 보니 성욕이 쌓여 발정 난것 같았다.
“걱정하지 마, 123번. 네가 생각하는 일은 안 일어났으니까.”
나도 손을 내려 그녀의 엉덩이를 만졌다. 옷을 입고 있음에도 엉덩이의 탱탱함이 여실히 느껴졌다.
“아니. 내 뜻은 그게 아니라….”
원작대로라면 서문소려는 천유운과 제갈모순과 도중에 만나 함께 행동하게 된다. 허나 지금 천유운과 제갈모순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방 잡았지? 방에서 이야기하자.”
“저 남자의 호위는?”
“이미 이야기 끝났어. 오늘은 이 객잔에서 쉬고 내일 새벽에 이 도시를 떠날 거야. 그때까지 난 자유고.”
“호위 임무 참 편하게 하는군.”
“다른 도시에서는 안 이래. 하가시는 선가장을 제외하고 다른 세력이 없어서 치안이 좋은 도시니까.”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나는 서문소려와 함께 객잔 3층 방으로 들어갔다. 몇몇 남자 손님이 이쪽을 쳐다본다. 서문소려의 외모를 본 그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부럽다는 듯이 날 바라본다.
이 세계의 남자들에게도 로망은 있었다. 미녀 무림 고수와 화끈하게 섹스하는 로망 같은 거.
나는 보란 듯이 서문소려의 엉덩이 한 손으로 꽉 잡았다.
“앙…!”
손가락 사이로 엉덩이 살점이 삐져나온다. 물론 옷은 입고 있었기에 맨살은 아니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는 남정네들을 비웃어 주며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서문소려가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내 가슴에 입술을 맞추고, 손으로는 자지를 잡고 주무른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대화부터 하고 싶군.”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마. 자지를 이렇게나 벌떡 세우면서 말해봐야 설득력 없어. 내가 그동안 이 자지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알아?”
“그렇게 내 자지를 좋아했나?”
“곁에 없으니까 알겠더라고. 이 자지가 내게 얼마나 소중했는지. 꿈에서도 네 자지가 나오더라니까.”
그녀는 사랑스럽다는 듯이 내 자지를 한 번 빨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옷을 획획 벗어 던지기 시작했다. 이번엔 내가 그녀를 덮쳤다. 그녀를 침대 위에 눕히고 가슴에 얼굴을 묻고 발기한 유두를 쪽쪽 빨았다. 왼손 중지로는 이미 충분히 젖어 있는 그녀의 보지를 쑤셨다.
“아앙. 좋아. 역시 너도 할 마음 가득이잖아.”
“서문소려. 호위 임무는 어떻지? 무탈했나?”
그녀를 애무하며 물었다. 그녀는 느낄 때마다 다리를 양옆으로 벌렸다.
“으으응~. 하루에 3~4번씩 요괴 놈들이 달려들었고… 산적도 마주쳤어. 호행채라는 성가신 산적집단이었는데… 내가 쓸어버렸어.”
“……혼자서 쓸어버렸다고?”
원작에서는 서문소려가 산적을 상대로 고전한다. 그리고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천유운과 제갈모순을 도움을 받는다.
“하아앙. 거기 좋아…. 산적 놈들 따윈… 아무것도 아니야… 아앙! 가, 간다아아앗!”
퓨슛, 퓻퓻!
G스팟을 약간 만져줬을 뿐인데 보지가 조수를 뿜으며 경련한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섹스한 지 이제 겨우 보름이다. 근데 설마 서문소려가 이 정도로 쌓여 있었을 줄이야. 그녀의 성욕은 내 예상 이상이었다.
“흐으으…. 보지 기분 좋아…. 이제 자지 찔러줘. 보지 준비는 끝났어.”
가만히 있었다.
달아오른 서문소려가 허리를 꿀렁이며 움직였다. 그녀의 부드러운 보지 소음순이 딱딱하게 발기한 자지 기둥을 훑는다. 찌긋찌긋. 그녀의 찐득한 애액이 자지를 코팅한다.
“서문소려. 그거 아나? 88번이랑 366번도 이 근처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라더군.”
“응? 아, 그 둘이라면 얼마 전에 지나가다 만났어.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지.”
“…그런가.”
원작이 틀어졌다. 서문소려는 위기 순간에 천유운에게 도움을 받아 본인도 눈치채지 못하는 애정을 품게 된다. 원작의 서문소려가 천유운을 지지하는 이유였다.
‘원작과 달라졌으니 서문소려가 천유운에게 매달릴 이유는 없지.’
“자지. 자지. 자지. 자지. 자지. 자지.”
찌긋찌긋찌긋찌긋.
서문소려가 보지를 흔들며 나를 재촉한다.
“빨리 보지에 자지 박아줘, 제발…!”
그녀가 이렇게나 내 자지를 간절히 원하니 애태우기는 이쯤 하기로 했다. 흠뻑 젖어 있는 보지에 귀두를 맞추고 밀어 넣는다. 자지를 통해 느껴지는 그녀의 속살을 느꼈다. 쿵. 어느새 자지는 그녀의 자궁구까지 닿았다.
“하아, 하아아아앙! 자지 왔다…!”
질벽이 꾸물거리며 자지를 조인다. 보지가 자지를 게걸스럽게 빨아대는 것 같다.
찌걱찌걱찌걱찌걱!
나는 저녁이 될 때까지 무아지경으로 허리를 흔들었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