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5화 > 1215. 광명승천도
“사랑해요…. 사랑해요, 가가. 앗응….”
“사랑해, 예하.”
우리는 앉은 자세로 서로를 꽉 끌어안으며 사랑을 속삭였다.
진실은 없고 모두 거짓인 사랑이다. 허나 사랑을 연기하는 지금, 이 순간은 우리가 정말로 연인이 된 듯한 착각이 들었다.
나만의 착각은 아닐 것이다. 연예하는 무표정한 얼굴로 사랑을 속삭이지만, 그녀의 몸은 제대로 반응하고 있다. 사랑한다고 말할 때마다 그녀의 보지가 꿈틀거린다.
연예하는 익히는 무공 때문에 감정을 오래 유지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게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말은 아니었다. 감정이 발생하고 참정마신검이 감정을 없애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있었다. 연예하는 그 시간 동안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런 걸로 연예하가 나를 사랑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렇게 보지가 반응하는 것을 보니 마냥 의미 없는 짓은 아닐 것이다.
‘참정마신검의 덕이 크군. 나를 증오하는 감정도 사라지니까.’
철퍼철퍽철퍽.
나와 그녀의 하반신이 부딪친다. 내 자지는 그녀의 질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연예하는 내 어깨를 잡고 허리를 위아래로 크게 움직였다. 허리를 위로 올리면 미끈한 액체로 젖어 있는 자지가 드러났다.
그녀는 귀두가 소음순에 아슬아슬하게 걸릴 때까지 허리를 올렸다가 단숨에 내려앉아 자지를 삼켰다.
내가 가르쳐준 방식으로 성실하게 허리를 움직이고 있다.
“사랑… 사랑해요. 아읏….”
성감 고조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그녀는 평소보다 빠르게 절정에 닿았다. 몸을 가늘게 떨면서 내 몸에 조수를 쏘아낸다. 퓻퓻. 허리를 떨면서 보지에서 쏘는 물총은 언제봐도 재밌었다.
나는 팔에 힘을 주어 그녀를 끌어안으며 키스했다. 격렬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가 질내에 있는 내 자지를 잘 느낄 수 있도록 몸은 가만히 있었다.
키스도 만족스러웠다. 내 혀가 움직이면 그녀의 혀도 움직여 호응했다. 내가 타액을 흘려보내면 그녀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타액을 받아먹었다.
표정에는 어떤 변화도 없는 주제에 내가 하는 행위에는 전부 호응하고 있다. 그녀가 귀여우면서도 꼴렸다.
‘지금 어떤 눈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네.’
연예하의 안대를 풀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래서는 안 된다. 그랬다간 이 관계가 끝장날 테니까.
내 목적은 연예하를 쾌락으로 굴복시키는 것이다. 내 정체를 알아도 나를 죽일 수 없도록.
어려운 일이란 건 알고 있다. 그녀는 감정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지 못하니까.
‘하지만 기억은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있지. 쾌락의 기억을 제대로 각인시켜야 해.’
한동안 조용히 그녀와 키스를 나누다가 얼굴을 떨어뜨렸다. 그녀와 내 입술 사이로 끈적하고 투명한 타액이 늘어진다. 연예하는 무심코 입을 살짝 벌리고 혀를 내밀었다. 마치 내 혀가 떠나 아쉬워하는 듯한 느낌이다.
“사랑해. 예하.”
“…….”
연예하는 퍼뜩 정신을 차린 모양인지 입 밖으로 삐져나온 혀를 갈무리했다.
“대답 안 해?”
“……이해할 수 없군요. 이런 게 의미 있습니까?”
“나한테는 의미 있지.”
“……사랑해요. 가가.”
체위를 바꾸기로 했다. 자지를 넣은 상태 그대로 연예하를 침대에 눕혔다. 정상위 자세다. 침대에 누운 연예하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사랑을 말한다.
“사랑해요. 네. 사랑하고 있어요.”
나는 그녀의 몸을 핥았다. 하얀 목덜미에서부터 매끈한 겨드랑이와 빨딱 선 젖꼭지를 맛본다. 꼴리지 않는 부위가 한 곳도 없었다.
연예하의 가슴을 주무르면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평소에는 격렬하게 섹스했으나, 오늘은 느긋하게 섹스할 생각이었다. 평소보다 깊은 오르가즘은 그녀에게 선사하는 것이다.
굵은 자지가 그녀의 보지를 천천히 오간다. 보지에서 자지가 빠져나올 때마다 애액이 묻어 나왔다. 나는 귀두로 그녀의 질벽을 찐득하게 긁어줬다.
“하악, 하앗, 학….”
30분 동안 총 3번의 절정을 맞이한 연예하가 숨을 헐떡였다. 평소보다 깊이 다가오는 오르가즘이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연예하를 내려다봤다. 다리는 개구리처럼 쩌억 벌리고, 양손은 머리 위로 올려 겨드랑이와 커다란 가슴을 드러낸다. 허리는 큰 가슴과 엉덩이와 대조되어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사타구니 쪽으로 시선을 내리면 그야말로 질척질척했다. 털 하나 없이 매끈한 음부는 애액에 젖어 반들반들했고, 클리토리스는 한계까지 발기한 채다. 꼭 내게 만져달라고 아우성치는 것 같았다.
엄지로 클리토리스를 문질렀다. 바로 반응이 왔다. 연예하의 허리가 위아래로 들썩인 것이다. 보지도 꾸욱 조여온다.
“싼다.”
“…….”
“내가 싼다고 말하면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지 가르쳐줬을 텐데.”
“…제 보지 안을 뜨거운 정액으로 가득 채워주세요.”
“그리고?”
“……사랑해요, 가가.”
사정을 시작한다. 나는 이번이 첫 사정이다. 오랫동안 참은 만큼 사정하는 정액이 많았다. 10초가 지났는데도 자지는 사정을 멈추지 않는다.
“흐윽, 흐으으읏…!”
클리토리스를 만져줘서 그런 것일까. 연예하가 또 절정에 닿았다. 이번 절정은 상당히 크다. 나는 클리토리스에서 손을 떼고 연예하의 몸을 바라봤다.
철퍽철퍽. 발작하듯 몸을 움직인다. 기특한 점은 내게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뭐, 내가 허락해줄리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그러는 것일 테지만.
그녀의 발작은 내가 사정을 끝난 뒤에야 진정되었다. 그게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말은 아니었다. 연예하는 쾌락에 절여 잠깐 정신줄을 놓았다. 순간적인 오르가즘의 폭발은 그녀의 참정마신검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연예하는 혀를 빼물고 조수를 내뿜더니 곧 실금했다. 쪼르르륵. 오줌이 내 복근에 닿는다. 나는 오줌을 피하지 않았다. 겨우 이런 걸로 연예하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내게는 상대 여성이 실금하는 일 정도는 익숙한 일이었다. 여자에게 한계 이상의 절정을 선사하면 대부분 실금하니까.
그녀의 실금이 멈췄을 때, 나는 상체를 내려 그녀의 몸을 덮었다. 깔아뭉개기보다는 끌어안는 느낌이다. 이게 상당히 기분 좋다.
“연예하. 넌 내 거다.”
“…전 당신의 물건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님을 알 텐데? 연예하. 지금 넌 내 연인이다.”
“…네. 가가. 사랑해요.”
그녀에게 입을 맞춘다. 혀를 집어넣고 타액을 흘린다. 연예하는 내 냄새와 맛을 싫어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자 여운이 가시고 흥분이 찾아왔다.
아까처럼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그러나 느껴지는 감각은 사뭇 다르다. 질내에는 내 정액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자지로 보지 내부를 휘저었다. 자지라는 막대기로 정액을 질내에 바른다.
“하아, 하악…. 반 시진…. 반 시진 지났습니다.”
“아.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나.”
나는 그녀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지 않고 말했다.
“질문해.”
“…백산 전쟁 때 입마소장이 제게 뭘 말했는지 아시나요?”
모른다.
그곳에 없었는데 알 리가 있나. 나는 당혹감을 숨기고 태연하게 대답했다.
“당연히 알고 있다. 입마소장은 네 엉덩이가 끝내준다고 말했지.”
“……백산금가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어쨌든 나는 네 질문에 대답했다.”
“…네.”
나는 다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앙…. 사랑해요, 가가… 하앙.”
•••
일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었다.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그러했다.
회귀천마의 등장은 예상 밖이었지만, 달리 생각하면 회귀천마를 지금 만나서 다행이었다.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꽤 크니까. 존재 자체를 몰랐다가 나중에 뒤통수를 맞는 것보다 훨씬 낫다.
‘회귀천마. 그놈은 백양화를 포기했어.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게 그 증거야.’
나는 [천마복수전]을 떠올렸다. 원작의 회귀천마는 당당하게 활동하며 나타나는 적들을 통쾌하게 격파했다. 근데 이 세계의 회귀천마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조심하고 있다. 모습을 드러내선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놈은 백양화를 포기했다. 이 세계에는 백양화 말고도 뛰어난 영약이 많으니까.’
회귀했으니 다른 영약에 대한 정보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마 내가 가진 정보보다 놈이 가진 정보가 더 많겠지. 놈은 회귀했으니까.’
이 세계는 선협이다.
경지에 오르면 수명이 수백 년으로 늘어난다. 회귀천마는 아마 최소 수백 년에 달하는 미래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천 년 이상일지도 모르지. 이렇게 생각하니 진짜 위험한 놈이군.’
나는 회귀천마에 대한 문제는 일단 덮어두었다.
백양화를 얻고 천유운의 성장을 방해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예상외로 연예하가 강해졌긴 한데 큰 문제가 될거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떠날 때가 됐군. 슬슬 정리해야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도양문을 해체하고 떠날 생각이다. 도양문의 빈자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대신 할 것이다. 흑도의 생리란 다 그런 법이니까.
근처에 있는 남자 두 명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들은 깜짝 놀라 부복했다.
“소집령을 내린다. 도양문의 모든 문파원들은 반 시진 내로 수련장에 집합해라. 중요한 말이 있다.”
“예, 문주님!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들은 빠릿빠릿하게 대답하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사흘 전에 본보기로 문파원 한 명을 죽여버린 보람이 있었다. 덕분에 나를 무시하지 않고 이렇게 잘 따른다.
이후, 기녀들과 살을 부대끼며 놀던 나는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게 수련장으로 향했다.
도양문의 모든 문파원들이 긴장한 채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문주님! 오셨습니까!”
모두가 일제히 허리 숙여 인사한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주고는 미리 준비된 의자에 앉았다.
“질질 끄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마. 오늘부로 도양문은 해체한다.”
“…….”
모두가 경악한 눈으로 날 바라본다.
그럴 만도 했다. 내가 도양문의 문주가 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았으니까.
“가, 갑자기 무슨 말입니까?!”
도양문의 부문주가 발작하듯 외쳤다. 나는 무심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문득 도양문을 이끌어봤자 내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시 강호로 나갈 것이다.”
“지금 장난하십니까! 문주님에겐 도양문의 가치가 겨우 이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까?!”
“역으로 묻지. 이딴 문파에 무슨 가치가 있다는 거냐? 문파 수입이라곤 기루와 객잔을 등쳐먹는 것뿐. 백산금가의 눈치를 보고, 천마신교와 천의맹의 입김만으로도 흔적도 없이 날아갈 수 있는 흑도 문파. 너희는 지긋지긋하지도 않냐?”
“…이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우리는 지금 삶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부문주. 그건 네 생각일 뿐이다. 주위를 둘러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