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1177화 (1,177/1,497)

< 1177화 > 1177. 15일

성유진이 창고 바닥에 드러누웠다. 반대로 나카가미 리사는 몸을 일으켜 세우고 성유진의 위로 올라갔다. 그녀가 어깨너비만큼 다리를 벌렸다.

매끈한 음부가 자세히 드러났다. 살짝 벌어진 분홍색 보지에서는 투명하고 끈적한 애액이 뚝뚝 떨어졌다. 나카가미 리사는 거기서 끝내지 않고 손가락으로 직접 보지를 벌리기까지 했다. 분홍색 속살은 광택으로 반짝였다.

‘나카가미 선배가 저런 치태를…!’

하가와 료코는 경악하며 입을 가렸다. 나카가미 리사는 웃고 있다. 성유진이 시켜서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카가미 리사는 곧 엉덩이를 내렸다. 그녀의 보지가 우뚝 솟은 자지를 삼키기 시작했다. 작은 보지가 한계까지 벌어지더니 자지를 완전히 삼켰다. 그녀의 탄력적인 젖가슴이 흔들리고, 허리는 아름답게 휘어졌다. 여자가 봐도 시선이 끌리는 아름다운 몸매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나카가미 리사는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이며 천박한 표정을 지었다.

“하아아아앙! 아아앙! 딱딱해서 기분 좋아! 아앙!”

나카가미 리사의 교성은 창고 밖에까지 새어 나왔다. 하가와 료코는 깜짝 놀랐다.

‘이, 이럴 때가 아니야.’

그녀는 창고에서 멀어지려고 했으나, 그들의 섹스에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섹스에 빠져 음탕하게 허리를 흔드는 나카가미 리사에게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나도 저렇게 음탕한 모습이었나…?’

하가와 료코는 성유진에게 억지로 안겼던 기억이 떠올랐다.

조센징 따위에게 범해진 오욕의 기억.

동시에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실감한 굴욕의 기억이기도 했다. 여자로서 처음 느끼는 성적인 쾌락.

‘아니야!’

그녀는 떠오르는 쾌락을 부정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봤다. 머리를 식히게 만들기에는 이만한 게 없었다.

하가와 료코는 어렸을 적부터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해왔다. 학교에 등교하고, 귀가하면 공부하고, 저녁에는 가문의 무술을 배웠다.

그 사이클은 그녀가 대학교에 입학하기까지 쭉 이어졌다. 유일하게 숨돌릴 수 있는 시간은 와다 쿄시로와 놀 때뿐이었다. 중학교에 들어가고 그 시간마저 줄어들었다.

많은 남자가 그녀에게 접근했다. 미모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하가와 료코는 불순한 의도로 자신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을 쳐냈다. 때로는 부드럽게 대화하면서, 대화로 안 되면 약간의 물리력을 행사한다. 그러면 남자들은 겁에 질려 도망쳤다.

하가와 료코는 와다 쿄시로만을 자신의 옆에 있기를 허락했다. 와다 쿄시로는 다른 남자들과 달리 순수하게 자신을 봤으니까. 그녀가 와다 쿄시로를 좋아하는 이유였다.

‘그, 런데….’

와다 쿄시로가 사라지고 성유진이 계속 떠오른다. 성유진이 주는 쾌락에 몸이 반응한다. 그녀는 어느새 바지를 내리고 음부를 만지고 있었다.

음부가 뜨겁다. 그리고 축축하다. 보지를 적시고 있는 액체는 자신의 액체만이 아니다. 바로 전에 성유진이 자신의 그곳을 핥았으니까. 분명 그 타액이 보지에 남아 있겠지.

‘그놈의 숨결과 혀가… 으으읏….’

찌걱찌걱.

보지에 손가락을 넣었다. 하가와 료코는 뒤늦게 깨닫고 화들짝 놀랐으나, 손가락을 빼지 않았다.

‘쿄시로…! 나는 쿄시로를 생각하며 자위하는 거야…!’

와다 쿄시로의 얼굴을 떠올린다. 그녀는 입 밖으로 새어 나오려는 교성을 최대한 죽이며 숨을 내쉬었다. 뜨거운 숨결이 창문에 부딪혀 부서진다.

그러다 바닥에 누운 성유진과 눈이 마주쳤다. 성유진이 비열하게 웃는다.

꽈아악.

하가와 료코는 자신의 보지 조임이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게 분해서 입술을 꾹 깨물고 성유진을 노려봤다. 그녀의 손가락은 여전히 보지를 들쑤시고 있다.

성유진은 자신의 위에서 날뛰는 나카가미 리사를 바닥에 깔아뭉갰다. 마치 자신의 소유물이라도 된 것처럼 거칠게 섹스를 이어간다.

“아아아앙! 하아앙!”

아래로 갈린 나카가미 리사가 목청이 터져라 교성을 내질렀다. 그녀의 입에선 침이 흐르고, 눈은 희번덕거렸다. 성유진은 섹스하면서 창문 너머의 하가와 료코를 계속 바라봤다.

하가와 료코는 부담스러웠지만, 물러설 수 없다. 찌걱찌걱찌걱. 그가 자신을 본 순간부터 보지에서 느껴지는 쾌락이 엄청났다. 하가와 료코는 저도 모르게 성유진에게 깔려 있는 자신을 상상했다.

퓨웃, 퓻, 퓨우우웃!

보지에서 분수가 터졌다. 하가와 료코가 몸을 덜덜 떨었다. 그녀의 보지에서 나온 애액이 벽에 부딪혔다. 주르륵. 애액은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 아래로 흘러내렸다.

하가와 료코는 한 번 절정을 느꼈음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의 보지를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머리는 조금 개운해져서 그런지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다.

‘…난 정말 쿄시로를 좋아했던 걸까?’

근처에 남자라곤 쿄시로밖에 없어서 쿄시로를 좋아한다고 착각해버린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저 조센징을 볼 때마다 원인 모를 짜릿함이 계속 느껴지고 있으니까. 두 눈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녀의 몸은 성유진에게 반응하고 있었다.

‘아니야. 나는 쿄시로를 좋아해. 쿄시로에게도 분명….’

어느 한 사실을 깨달은 하가와 료코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쿄시로를 생각하며 자위한 적이 있었나…?’

한 번도 없었다.

•••

나카가미 리사와 하가와 료코는 축제가 시작되기 직전에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그녀들의 복장이 바뀌어 있었다.

하가와 료코는 하늘색 기모노를 입었고, 나카가미 리사는 붉은색 기모노를 입었다.

“어때? 잘 어울리지?”

“……”

나카가미 리사는 자랑하듯 자신을 보여준 것에 비해 하가와 료코는 괜히 내 시선을 피했다.

“잘 어울리네요.”

“와! 진짜 잘 어울려요! 근데 기모노는 어디에 났어요?”

나와 와다 쿄시로가 감탄했다. 특히 와다 쿄시로는 하가와 료코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며 질문을 던졌다.

“구멍가게 할머니가 빌려주셨어.”

하가와 료코가 차분하게 말했다.

“오… 그래?”

쿄시로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도 눈치챈 것이다. 하가와 료코가 평소보다 텐션이 낮다는 걸. 아마도 방금 창고에 있었던 일이 그녀에게 영향을 끼친 것 같다.

나카가미 리사가 내 옆으로 사뿐사뿐 걸어오더니 내 팔을 품에 안았다. 하가와 료코가 이쪽을 힐끗 보더니 아무렇지 않은 척 시선을 돌렸다.

나카가미 리사는 하가와 료코의 반응에 키득키득 웃었다.

“질투하고 있네.”

“쟤가요? 쟨 저 싫어하는데요.”

하가와 료코는 아직 쾌락에 빠져 타락하지 않았다. 그녀를 조교 할 생각도 없다.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니까.

“난 알아. 여자의 감은 너보다 더 뛰어나니까. 하가와가 변한 건… 아마도 창고에서의 일 때문이겠지.”

“알고 있었어요?”

“그렇게 끈덕지게 보는데 모를 리 없잖아.”

나카가미 리사가 웃는다. 하가와 료코에 대해 별다른 감정은 없어 보였다.

“근데 기모노 입을 때는 속옷을 안 입는다는 말이 있던데. …속옷 입었어요?”

“어떨 것 같아?”

“안 입었을 것 같아요.”

“정답이야.”

•••

서클 부장인 모리 마사히로가 이끄는 1팀은 원래 계획대로 신사로 움직였다. 그는 미네와키 쥬리에의 설득에 실패했다. 미네와키 쥬리에는 방에 틀어박혀 움직이지 않았다.

2팀인 우리는 마을을 돌아다녔다. 축제라 그런지 마을 거리가 등불로 장식되어 있었다. 사람은 적으나 나름대로 축제 분위기가 났다.

그러나 즐길 거리는 적은 편이었다. 노점상 같은 것도 없었다. 우리는 돌아다니며 사진이나 찍었다.

쿵. 쿵. 쿵. 쿵. 쿵.

일정한 박자로 이루어진 소리가 났다. 커다란 북을 두들기는 소리였다. 소리의 근원지는 신사였다. 나쁘지는 않은데 조금 거슬린다.

거리를 걷는다. 마을 사람들이 웃으며 다가와 음식들을 이것저것 챙겨준다. 닭꼬치, 야키소바, 타코야끼 등 축제 분위기가 나는 음식들이다.

와다 쿄시로는 넙죽넙죽 잘도 받아먹었다.

다른 건 괜찮은데 타코야끼는 영 내 취향이 아니었다.

“잠시만. 화장실 좀 갔다 올게.”

일행들에게 그리 말해두고 타코야끼를 만들어 준 놈에게 다가갔다. 문어를 닮은 중년이었다. 그는 내가 다가오자 살짝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타코야끼가 부족했나? 잠시만 기다려라. 새로 만들어오마.”

“사람은 공평해야 해.”

“…무슨 뜻이냐?”

“구멍가게 알지? 난 그 할망구에게 맛없으면 죽인다고 했어. 그리고 그 말은 마을 사람들에게 적용되고.”

손에 쥔 짱돌을 휘둘렀다. 날 경계하던 놈은 다급히 뒤로 물러나 짱돌을 피했다.

“이 미친놈이…!”

“타코야끼. 존나 맛없더라. 맛없으니 죽어야지.”

“잘 됐다. 네놈이 마을 사람들을 죽인 걸 알고 벼르고 있었으니까…. 편히 죽을 생각은 마라. 너는 네가 죽인 마을 사람들의 원한을 감당해야 할 거다.”

놈이 품에서 칼을 꺼냈다. 칼날을 감싸는 종이를 펼치자 날이 바짝 서 있는 회칼이 나왔다.

놈이 회칼을 들고 자세를 잡았다. 남들 눈에는 그럴싸해 보이겠지만, 내가 볼 때는 어설프기 그지없었다. 조소를 날려주자 놈이 성큼 다가왔다.

놈에게 짱돌을 날리며 접근했다. 놈이 짱돌을 피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놈은 다른 손으로 짱돌을 잡으며, 칼을 내게 휘두른다.

나는 칼을 피하고 놈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때렸다. 짝! 놈의 고개가 돌아간다. 아래로 떨어지는 짱돌을 낚아채 놈의 얼굴을 후려쳤다.

“크아아아악!”

안면을 제대로 맞은 놈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지도 못하면서 마구잡이로 칼을 휘둘렀다. 슬쩍 거리를 벌렸다. 놈은 허공에 칼질만 했다. 나는 뒤로 돌아가 짱돌로 놈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결정타였다. 놈이 바닥에 쓰러졌다. 칼을 뺏어 들어 놈의 명치에 찔러넣었다. 놈이 그대로 죽었다.

나는 적당히 보이지 않는 곳에 시체를 팽개쳤다.

‘이걸로 성가셔 보이는 놈 하나 죽였군.’

젊거나 덩치 크고 힘 싸움 좀 할 것 같은 놈들은 미리 죽여둘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나중에 놈들이 떼로 몰려올 때 조금이나마 편해질 테니까.’

주위를 획획 둘러봤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마을 사람들과 눈이 마주쳤다. 마을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 도망갔다.

나는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마을을 돌아보며 사진을 찍었다.

일이 끝나고 우리는 한곳에 모였다. 밭 근처로 민가가 없는 곳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쉬는 곳인지 의자와 테이블 몇 개가 놓여 있었다.

“와다.”

“네. 나카가미 선배.”

“모처럼인데 그냥 들어가기 아쉽잖아. 돈 줄 테니 맥주 좀 사주지 않을래?”

“선배. 이렇게 돌아가는 건 저도 아쉽긴 한데… 내일 새벽에 일이 있잖아요.”

“맥주 한 캔 정도는 괜찮아. 겨우 맥주 한 캔 먹었다고 인사불성이 되는 것도 아니고.”

“숙소에 돌아가서 마시죠. 가져온 맥주가 몇 개 남아 있을 거예요.”

“난 여기서 먹고 싶어.”

“어… 그럼. 성 상이랑 같이 갔다 올게요.”

“남자 한 명은 여기에 있어야지. 와다, 미안하지만 혼자 갔다 와주지 않을래? 손전등은 네게 줄게.”

와다 쿄시로는 당황한 듯 눈동자를 굴리다가 하가와 료코를 힐끔거리며 말했다.

“료코랑 같이 갔다 와도 될까요?”

“음. 이건 하가와의 의견이 중요하지.”

“…….”

하가와 료코는 잠깐 침묵하다가 말했다.

“미안해, 쿄시로. 다리가 아파서 걷기 힘들어. 여기서 쉬고 싶어.”

“…료코.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금방 갔다 올게.”

와다 쿄시로는 어딘가 찝찝한 얼굴로 구멍가게를 향해 걸어갔다. 구멍가게는 여기서 정반대 위치에 있다. 갔다 오는 데 20분은 걸릴 것이다. 길이 익숙하지 않으니 그 이상 걸릴 수도 있고.

나카가미 리사는 그가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내 등을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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