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7화 〉 1137. 아카데미의 구원자
“선배. 첫 번째 명령이에요.”
“응.”
“보지 보여주세요.”
신나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지가 뭐야?”
“…….”
생각지도 못한 되물음에 머리가 멍해졌다.
날 놀리는 건가 싶었으나, 신나리의 캐릭터 설정을 떠올리니 그녀의 반응이 이해되었다.
신나리는 좋게 말하면 순수하고, 좀 거칠게 말하면 빡대가리다. 공부를 못한다. 흥미가 없는 일에는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65위라는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건 실기는 뛰어나기 때문이다.
‘제마의 붕대 때문에 정체기가 와서 3학년 때는 150위 밖으로 밀려나지.’
그리고 신나리는 특수한 사정 때문에 다른 2학년과 달리 실습에 나가지 않는다. 신나리의 성장이 멈추는 이유였다.
“선배, 진짜 보지 몰라요?”
“몰라. 기술 같은 거야?”
“아뇨. 그럴 리가요. 보지를 모르시니 제가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신나리의 치마를 잡고 들췄다. 가냘프게 보이는 새하얀 허벅지 사이에 하늘색 팬티가 음부를 가리고 있었다.
그녀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갑자기 치마를 들어 올렸는데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치마를 잡고 있으라 말하자 바로 따른다.
“보지가 팬티를 말하는 거야?”
“팬티는 팬티죠.”
“그럼 보지는 뭐야?”
“팬티가 가리고 있는 부위요.”
“오줌 누는 곳을 말하는구나. 거긴 보지가 아니라 잠지야.”
“보지라고도 부르죠. 앞으로는 보지라고 부르세요.”
“응. 근데 잠지……, 보지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면 안 된다고 했어.”
“누가요?”
“원장 선생님이.”
“전 괜찮아요. 선배는 제 말을 듣기로 계약했잖아요. 다른 사람 말은 무시해도 제 말은 무조건 들어줘요. 무조건.”
“알았어. 너랑은 계약했으니까.”
“보지 봐도 되죠?”
“응.”
신나리의 대답을 들은 나는 양손을 뻗어 그녀의 하늘색 팬티를 잡고 내렸다. 음부를 가린 팬티가 하얀 허벅지를 지나 종아리 아래로 떨어졌다. 신나리는 이 순간에도 어떤 저항도 없이 날 멀뚱히 바라보고 있다.
딱 붙여진 허벅지 너머에 있는 보지를 바라봤다. 털이 한 가닥도 없다. 제모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천연백보지다.
“선배. 보지가 잘 안 보여요. 허벅지를 최대한 벌려 봐요.”
“이러면 잘 보여?”
“잠시만요….”
허벅지 사이에 얼굴을 가져댔다. 얼굴과 보지의 거리는 5cm도 되지 않는다. 보지는 1자로 앙다물어 있다. 유독 통통한 보짓살 때문에 음순은 보이지 않고 클리토리스 일부만 보인다. 숨을 들이켜자 희미한 지린내가 났다.
“이제 잘 보이네요. 그래도 더 자세히 보고 싶은데…. 선배, 보지 만져도 되죠?”
“응. 마음대로 해.”
“네. 마음대로 합니다.”
양 엄지가 푹신 말랑한 대음순에 닿았다. 살짝 힘을 주어 붙어 있는 음순을 열었다. 순간적으로 보지 냄새가 강해지며 그녀의 작은 체구만큼이나 작은 보지가 나타났다.
지린내가 강해졌다. 이해는 한다. 원래 보지는 냄새가 쉽게 난다. 그리고 지금은 오후였다. 보지는 오늘 아침이나 어젯밤에 씻었을 것이다.
좀 더 보지에 집중했다. 클리토리스는 포피에 덮여 있고, 소음순은 얇았다. 질구는 새끼손가락 하나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작았다. 그리고 물론 처녀막은 존재했다.
“귀한 처녀 보지군요. 핥아도 됩니까?”
“응? 거긴 오줌 누는 곳이라 더러울 텐데.”
설명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가, 도로 입을 다물었다. 설명하기 귀찮았다. 그리고 설명하고 그녀의 양해를 구할 필요도 없었다. 그녀는 이미 내 것이었으므로.
혀를 내밀어 보지를 핥았다. 어딘가 짭짤하면서도 약간의 쓴맛이 느껴진다.
아래에서 위로. 몇 번이나 핥았음에도 신나리의 반응은 없었다. 예상했다. 신나리는 신체 감각이 옅다. 이렇게 보지를 핥아도 간지럽지도 않을 것이다.
‘혀가 뜨겁다. 불구덩이에 혀만 집어넣은 것 같군.’
저주의 영향이었다.
보지에서 혀를 뗐다. 작은 보지는 내 타액으로 번들거렸다.
“맛있네요, 선배.”
“보지가 맛있어…?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만족했어?”
“만족하기엔 이 정도로 부족하죠.”
나는 그녀에게 저주 받은 신목의 새끼줄을 건넸다.
“이거 손목에 착용해요. 제마의 붕대보다 훨씬 좋은 거니까 잃어버리지 말고요.”
“응. 평생 가지고 다닐게.”
『신나리의 호감도: 53』
그녀가 저주 받은 신목의 새끼줄을 받자마자 호감도가 상승했다.
“제가 어떻게 보이세요?”
“온전하게 보여.”
동태 같던 붉은 눈동자가 약간이지만 생기를 품었다. 신나리는 기분 좋은 듯 허공에 팔을 흔들었다. 모르긴 몰라도 사람이 괴상하게 보이니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이걸로 그녀의 정신이 궁지에 몰려 자살하는 미래는 사라졌다고 봐도 좋겠지.
“감각은요?”
“아까보다 선명해. 보지가 휑해. 이제 팬티 입어도 돼?”
“당연히 안 되죠.”
그녀의 보지를 만졌다. 움찔. 신나리의 몸이 처음으로 반응했다. 손가락이 보지를 문지른다. 그러나 처음의 움찔 떠는 것 이상의 반응은 없었다.
‘이럴 때는 성감 고조가 쓸만하지.’
성감 고조를 사용한다. 그녀의 몸이 움찔댄다. 보지에서 습기가 느껴졌다. 질구에 새끼손가락을 넣을 듯 말 듯 찌르고, 엄지로 클리토리스를 눌렀다.
“유진. 뭔가…. 뭔가 이상해…. 아흐으….”
표정 없던 그녀의 얼굴에 표정이 나타났다. 찡그려진 미간, 안절부절못하는 분홍빛 입술. 생전 처음으로 느끼는 성적인 쾌락에 당황하고 있었다.
“나쁜 건 아니니 버티세요. 아프지는 않죠?”
“아픈 건 아니야. …히익?!”
클리토리스를 잡으니 그녀의 팔과 다리가 덜덜 떨렸다.
‘역시 성감 고조의 효과는 끝내주는군.’
나는 신나리에게 오르가즘을 선물했다. 신나리의 붉은 눈동자가 요동친다. 벌어진 입에서는 작은 혀가 삐죽 나왔고, 의자에 앉은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보지에서 애액이 찔끔 흘러나왔다.
“흐으으읏?! 아아아아…!”
애액을 손가락 끝에 묻히고 보지 주위를 문지른다.
‘지금 여기서 신나리를 따먹기에는 칼레스가 곧 돌아올 테고…. 성감을 더 개발하고 따 먹는 편이 더 맛있겠지.’
나는 다시 팬티를 올려주었다. 신나리는 오르가즘의 여운에 잠겨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
“바, 방금은 뭐였어…?”
“오르가즘이죠. 기분 좋죠?”
“오르가즘…. 응. 기분 좋아. 또 느끼고 싶어. 어떻게 해야 해? 네가 했던 것처럼 보지를 만지면 돼?”
신나리의 눈동자에 기이한 열망이 비쳤다.
‘내가 처음 자위를 했을 때 어땠더라? 거의 며칠간 자위만 생각했었던 것 같은데.’
그만큼 성적 쾌락은 충격적이다. 그리고 아마 신나리는 처음으로 느껴보는 생생한 감각일 터.
“내 허락 없이 보지 만지지 마세요. 나중에 제가 보지 만지는 법을 천천히 가르쳐 드릴게요.”
“…응.”
“아, 그리고 이번 일은 비밀이에요.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돼요.”
입단속은 걱정하지 않는다. 신나리는 좀 멍청해 보여도 입은 무겁다.
몇 분 지나서 칼레스가 돌아왔다.
“악령에 관한 자료는 찾았어. 좀 오래된 자료인데, 정령과가 한때 악령에 관심을 가졌었나 봐. 사령술사를 아카데미에 초빙해서 연구한 자료가 있어.”
칼레스가 말하며 자료를 읊었다.
꾸벅꾸벅.
신나리는 당사자의 일인데도 고개를 흔들며 졸았다. 이해한다. 오르가즘을 느끼고 난 뒤에는 몸이 피로해지니까.
‘자료를 찾아온 칼레스에겐 미안하지만, 별로 도움이 되는 내용은 아니군.’
•••
방과 후, 나와 신나리는 칼레스의 뒤를 따라 아카데미 내를 걸었다. 아카데미에 숨어있는 김제오를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나는 정령안과 천안을 동시에 사용했다. 김제오는 거슬리니 탐색에 진지하게 임할 것이다.
“뭔가 보이니?”
칼레스가 기대를 담아 물어왔다. 나는 대답하는 대신 한 차례 더 사방을 둘러봤다.
“아니요. 아무것도 안 보여요. 마나 흐름도 평범한데요.”
“여긴 아닌 모양이네. 다음은… 식당으로 가보자. 나리도 뭔가 보이면 바로 말하렴.”
“네. 선생님.”
우리 셋은 한 시간 동안 아카데미를 돌아다녔다. 그동안 다른 교사와 직원들과 몇 번 마주쳤다. 그들도 숨어있는 김제오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아카데미는 김제오의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어쩌면 김제오는 아카데미에 없을지도 모르겠군.’
나는 저녁을 먹고 기숙사로 돌아갔다. 떠나기 전에 신나리에게 귓속말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
나는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을 바라봤다.
8시가 되기 5분 전, 현관문이 열리고 손님이 찾아왔다. 손님은 검은색 망토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은신 효과가 있는 망토였다. 가격으로 가치를 매기면 몇백억은 하는 아이템이다.
손님은 내 앞에서 망토를 벗고 모습을 드러냈다.
금화 그룹의 후계자인 최다연이었다. 아카데미 교복을 입고 도도한 얼굴로 나를 노려보고 있다.
그날, 최다연이 내 앞에서 자위했다가 걸린 날을 기점으로 거의 매일 밤 그녀를 내 방으로 불렀다.
“이제 이렇게 불러내는 짓거리는 그만해.”
“헛소리하지 마. 라고 말하려 했는데 평소보다 분위기가 진지하네.”
힐끔.
그녀의 호감도를 확인한다.
『최다연의 호감도: 51』
호감도는 내려가지 않았다. 다시 말해 이건 최다연의 자존심 다지기에 불과했다. 어려운 일도 아니니 어울려 주기로 했다.
“계속 이런 관계를 유지할 순 없어. 네가 원하는 게 뭔지 솔직하게 말해. 돈? 아이템? 영약?”
“셋 다 관심 없어. 내가 원하는 건… 네 굴복이지.”
최다연의 눈썹이 일그러졌다. 날 향한 적의가 느껴지지만, 살의는 없다.
“후회하게 될 거야. 내가 언제까지나 당하고만 있을 것 같아?”
“최다연. 그때 일이 아카데미 전체에 퍼지기를 바라는 거야?”
증거도 없는 빈약한 협박이다. 코웃음 치며 무시하면 되는 수준의 협박. 그러나 최다연은 뭐가 그렇게 분한지 주먹을 꽉 쥐고 이를 갈았다.
“…알아둬. 네 끝은 처참할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다연의 호감도: 52』
노골적으로 날 증오한다. 그런데 호감도는 올랐다.
피식 웃었다. 자신을 비웃는 거라 생각한 최다연의 분위기는 한층 가라앉았다.
“벗어.”
“…….”
“안 벗어? 금화 그룹 후계자의 은밀한 취미가 세간에 알려져도 상관없나 봐?”
“…알았으니까, 닥쳐. 이 쓰레기 같은 놈…!”
씹어뱉듯이 말한 최다연이 옷을 벗었다. 양말을 벗고,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치마를 내렸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붉은색 속옷이 나왔다. 남자의 시선을 확 끄는 디자인과 뛰어난 재질. 명백하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속옷이었다.
“뭐해? 속옷도 벗어.”
“…큿.”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치욕에 몸을 떨며 천천히 속옷을 벗는다. 출렁. D컵의 풍만한 가슴 끝에 맺힌 분홍색 과실은 이미 딱딱하게 변해 있었다.
이어 팬티를 내린다. 은색 실 하나가 팬티와 보지 사이에서 늘어지다가 끊어졌다. 검은색 보지털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었다.
“어디 금화 그룹 금지옥엽의 봉사를 받아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