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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1107화 (1,107/1,497)

〈 1107화 〉 1107. 다크 문

이러면 안 된다. 멈춰야 한다.

이성이 육체를 나무란다. 그러나 혈기 왕성한 육체는 성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스윽, 스윽.

31호의 탄탄한 허벅지와 부드럽고 촉촉하면서도 말랑한 보지 감촉이 자지에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쾌락에 이성이 점점 사라진다.

‘어쩔 수 없어. 지금까지 너무 오래 참았으니까.’

다크 문 게임 속의 211호가 되고 나서 단 한 번도 자위한 적 없었다. 자위할 여유가 없었다. 어디를 가나 사람의 시선이 따라붙었고, 유일하게 시선을 떨쳐낼 수 있는 화장실에서 자위하기엔 너무 궁상맞고, 마법 수련을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

불쑥불쑥 성욕이 치켜들긴 했으나 어떻게든 참아냈었다. 아니, 상황이 그러하니 참을 수밖에 없다.

계속 풀지 못하고 쌓인 성욕은 몽정을 불러일으켰다. 저번에 잠자리에서 몽정한 이후로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두 번이나 몽정을 더 했다. 신체 능력은 다른 분대원들과 비교해 평균 이하인 주제에 성욕은 상당히 높았다.

쌓이고 쌓인 성욕은 지금 와서 폭발했다.

나는 31호의 봉긋한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심장 소리가 느껴졌다. 내 몸의 열이 그녀에게도 전해졌는지 아까보다 몸이 따뜻했다. 나는 입을 살짝 벌려 그녀의 젖꼭지를 물었다. 내 기억상으로는 처음으로 물어보는 여성의 젖꼭지인데, 이상하게도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일종의 본능인가. 아니면 몸이 갓난아기 때를 기억하고 있는 건가.’

31호의 유두는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맛있게 느껴졌다. 혀로 유두를 굴린다. 미약하게 씹으면서 그 딱딱함을 확인하고 쪽쪽 빨았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유는 나오지 않았다.

유두에서 입을 뗐다. 분홍색 유두는 아까보다 더 커진 것 같았다. 마찬가지로 분홍색의 유륜은 내 타액으로 번들거렸다.

이 젖가슴은 내가 정복했다.

묘한 만족감을 느끼면서 반대쪽 유두도 똑같이 빨았다.

‘최후의…. 최후의 선만 넘지 않으면 돼.’

뜨거운 흥분 속에서 희미해지는 이성의 마지막 끈만은 놓치지 않았다.

그녀의 허벅지와 보지에 자지를 문지르던 나는 거대한 쾌락의 해일이 머릿속을 강타하는 걸 느꼈다.

움찔움찔.

몸을 떨며 내 안의 것들을 밖으로 내보낸다. 눈앞에 천국이 있는 것 같았다.

짧은 사정을 끝낸 나는 아쉬움과 함께 이성이 돌아오는 걸 느꼈다. 활활 타오르던 성욕이 사라지자 이성은 더욱 차갑게 얼어붙었다.

‘…성욕에 이끌려 이런 병신 같은 짓을 하다니….’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한숨을 삼키고 잠시 몸을 일으켰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죽어 있는 자지가 보였다. 귀두 끝에 지나칠 정도로 끈적해 보이는 하얀 액체가 연결되어 있다.

자지를 한 번 흔들어 정액을 털어내고 31호의 은밀한 곳을 바라봤다.

‘…정액이 많군.’

자지도 크고 정액도 많다. 남자로서 느끼는 묘한 뿌듯함을 뒤로하고 뒤처리를 고민했다. 마법은 불가능했기에 손수건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31호의 허벅지와 보지에 묻은 정액들을 손수건으로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다. 보지를 벌리고 안쪽으로 들어간 정액도 처리한다. 물론 그녀의 잔디 같은 보라색 보지털에 묻은 정액도 닦아냈다.

깔끔하게 뒤처리를 끝낸 나는 손수건을 모닥불에 넣었다.

‘아직 31호의 체온이 낮으니 끌어안고 있어야겠어.’

다시 31호의 몸을 끌어안았다. 이번에는 자지가 발기하지 않았다. 2분 정도가 지나자 자지가 다시 발기했다. 당연히 성욕도 머리를 치솟았으나, 아까와 달리 냉정한 이성이 성욕을 휘어잡았다.

나는 은근슬쩍 몸을 움직이며 그녀의 살결을 느끼고, 손바닥으로 보지를 쓰다듬었다. 31호의 보지 감촉은 시간이 지나도 잊지 못할 것이다.

‘슬슬 체온이 돌아왔군. 떨어질까.’

31호의 눈꺼풀이 움직이더니 가차 없이 위로 올라갔다. 붉은 눈동자에 내 눈동자가 비친다.

“…널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어. 이러지 않았으면 넌 저체온으로 죽었을 거야.”

반사적으로 변명이 튀어나왔다.

31호는 눈동자를 굴리다가 입을 꾸욱 다물고 얼굴을 붉혔다. 잠깐의 침묵 끝에 그녀가 말했다.

“…알았으니 비켜.”

비켜줬다.

그녀는 상체를 일으키며 자연스럽게 팔로 가슴을 가리고 허벅지를 들어 은밀한 곳을 가리려 했다.

나는 타들어 가는 속내를 숨기고 태연함을 가장했다. 31호의 시선이 살짝 아래로 향한다. 발기한 자지에 시선이 느껴졌다.

“이건 본능이야. 맹세하는데 아무 짓도 안 했어.”

“…알아.”

31호는 자신의 보지를 한 번 보고는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내 생각으로는 처녀를 확인한 것 같았다. 처녀막이 찢어졌으면 고통을 느꼈겠지.

‘마지막 선만큼은 넘지 않아서 다행이군.’

내게 책임을 물을 생각은 없는 것 같았기에 마음이 놓였다.

31호는 모닥불 근처에 널어둔 속옷과 옷을 향해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녀로부터 마나가 느껴진다. 마나는 술식이 되어 마법으로 구현되었다. 건조한 바람이 젖은 옷의 수분을 순식간에 빼앗는다. 31호는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하고는 담담히 마른 옷을 입었다.

수수한 보급 팬티로 은밀한 곳을 숨기고 브래지어로 봉긋한 가슴을 고정했다. 그 위로 제복을 걸친 그녀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차림새가 되었다.

“211호. 옷 입어.”

그녀는 내 옷도 말려주었다. 나는 순순히 옷을 입었다. 옷을 입은 뒤에도 발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31호의 알몸과 은밀한 부위가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올랐다.

내 뛰어난 기억력은 죽는 날까지 31호의 알몸을 기억할 것이다.

“상황은?”

31호가 담담히 물었다.

나는 그녀가 폭주한 것을 시작으로 비누스 교관과의 전투, 폭포 아래로 떨어진 상황까지 전부 말했다. 숨길 필요가 없는 사실들이었다. 물론 내가 가진 이능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발기는 설명하는 도중에 가라앉았다.

“…살려줘서 고마워.”

“아니, 뭐. 동료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야.”

“네가 아니었으면 죽었을 거야. 이 빚은 언젠간 갚을게.”

“그래.”

갚지 말라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침묵이 찾아왔다. 약간의 어색함을 느꼈다. 그녀에 대한 호기심이 턱 끝까지 차올랐으나, 인내심을 발휘해 참아냈다. 내가 그녀의 생명의 은인이라도 관계가 완전히 변한 건 아니었다.

“211호. 궁금하지 않아?”

“…뭐가?”

“나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문이 있을 텐데. 넌 단 한 번도 묻지 않는구나.”

“감당하지 못할 것 같거든.”

“…….”

31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그녀가 바라던 대답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아침 해가 떠오르고 몇 시간이 더 지난 뒤에 비누스 교관과 군인들이 우리를 찾아왔다. 우리는 무사히 부대로 귀환했다.

1분대의 희생자는 없었고, 비누스 교관은 1분대에 가장 후한 성적을 내려줬다.

특히 나는 따로 그에게 불려가 상까지 받았다.

“211호. 아주 잘했다.”

1분대장으로서 듣는 칭찬이 아니다. 몸을 던져 31호를 구한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667 부대에서 영향력이 큰 비누스 교관의 호의는 나쁘지 않았다.

“네게 개인적으로 상을 주지. 원하는 게 있나?”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를 먹고 싶습니다.”

비누스 교관이 의외라는 듯 눈썹을 올렸다.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 부대 급식이 마음에 안 드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지원금은 빵빵한 지 급식은 꽤 뛰어났다. 영향 측면에서 모자란 건 없었다.

“결코 아닙니다. 그저… 옛날부터 기회가 되면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를 꼭 한 번 먹어 보고 싶었습니다.”

내 입맛이 문제였다.

급식은 먹을 만 할 뿐이지. 맛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차라리 콜라 같은 그리운 맛이라면 모를까.

급식을 먹을수록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구가 피어오른다.

“흠. 성가시지만, 어려운 부탁은 아니군. 이번 주말에 외출증을 끊어주지. 단, 렉시 교관과 함께 가도록.”

외출증. 예상도 못 한 보상에 눈을 동그랗게 뜬 나는 비누스 교관에게 경례를 올렸다.

“가, 감사합니다! 교관님!”

“공로에 비해 보상이 부족한 것 같군. 더 원하는 보상은 없나?”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비누스 교관의 냉대도 각오하며 입을 열었다.

“비전 마법서를 원합니다. 낮은 급의 비전 마법이라도 좋으니 탐독해보고 싶습니다.”

이 세계의 마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공용 마법과 비전 마법.

공용 마법은 대중에 공개되고 돈만 있으면 쉽게 구할 수 있는 마법이다.

비전 마법은 대중에 공개되지 않고 돈이 있어도 구하기 힘들다.

나는 마법에 흥미가 생길수록 비전 마법이 계속해서 궁금했다. 공용 마법과 술식이 어떻게 다른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비전 마법서를 탐내는가. 너도 어엿한 마법사가 됐군. 군용의 급 낮은 비전 마법이 몇 개 있다. 그걸 구해주마.”

“감사합니다!”

우렁차게 감사 인사를 올렸다. 물론 그렇다고 비누스 교관을 존경하게 된 건 아니었다. 증오의 비수는 마음속 깊은 곳에 감추었다. 단지 지금은 때가 아닐 뿐이다.

“그나저나 어제 네가 한 배리어의 응용법을 보았다. 내가 쓰는 걸 보고 따라 했나?”

그렇다. 라고 대답할 수는 없었다.

평범한 마법사는 다른 마법사의 응용법을 보았다고 해서 바로 따라 하지 못한다. 그리고 나는 비누스에 비해 경지가 낮았다.

“평소에 응용을 연습했습니다. 발상을 조금만 바꾸면 배리어를 축소 시켜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실전에서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결정적인 순간에 실패했습니다만.”

“좀 아쉽긴 하더군. 배리어의 반발력을 올려라. 그럼 더 편해질거다.”

“조언 감사합니다.”

비누스 교관이 손을 흔들었다. 가보라는 뜻이었다. 나는 그에게 경례하고 밖으로 나갔다.

복도에서 31호와 마주쳤다. 서로의 시선이 허공에서 교차했다. 우리는 굳이 입을 열지 않았다. 서로를 스쳐 갈 길을 갔다.

허나 왠지 모르게 그녀와 나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간극이 조금 좁혀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

렉시 교관과 함께 부대 밖으로 외출했다.

군용 지프차를 타고 가까운 도시로 향했다. 운전은 렉시 교관이 했다. 그녀의 운전은 상당히 거칠었다. 1시간을 내달린 것 같은데 100km/h 이하로 달린 시간은 10분도 되지 않는다.

과속으로 인해 경찰차에 쫓긴 것만 3번이었다.

‘이 세계는 군권이 강하다 보니 바로 풀려났지.’

다크 문은 군인도 쉽게 죽어 나가는 위험한 세계다. 몬스터, 국가 전쟁, 범죄조직의 테러, 다크 문의 영향 등등. 일반인은 군대의 보호를 받지 않으면 살기 힘들었다. 군권이 강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조수석에 앉은 나는 창밖을 유심히 바라보며 길을 기억했다.

“도착했다! 자, 내려!”

렉시가 말했다.

외출증을 쉽게 내주는 비누스 교관이나, 내게 어떠한 구속도 하지 않는 렉시 교관. 두 사람 모두 허술했다.

‘…아니지. 노예 인장이 새겨진 만큼 내가 뭘 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는 거야.’

화려한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한 코스에 무려 5만 크레딧이나 하는 곳이라니. 비누스 교관이 돈 쓸 때는 화끈하단 말이지.”

크레딧은 이 세계의 공용 화폐였다. 평범한 시민의 한 달 급료가 10만 크레딧 정도다.

“…비누스 교관의 사비입니까?”

렉시는 내 질문에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반반?”

“…….”

횡령이란 단어가 떠올랐으나 바로 머릿속에서 지웠다. 비누스 교관이 횡령을 저지르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 나는 얻을 것만 얻으면 된다.

‘코스 요리에 5만 크레딧…. 기대되네.’

돈은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

생전 처음 보는 식재료로 만들어진 요리들은 내 혀를 훌륭히 만족시켜주었다.

이후, 오랜만에 나온 사회의 공기를 느끼고 싶다는 렉시 교관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다가 저녁 점호 시간 직전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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