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7화 〉 1067. 신의 아틀란티스
「특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잠들었던 누더기 왕(僞)이 출현합니다.」
「잠에 취한 누더기 왕(僞)의 뱀 꼬리가 누더기 왕(僞)의 허벅지를 물었습니다.」
「누더기 왕이 어제 먹은 괴물 생쥐로 인해 독 저항력이 약해진 상태입니다.」
「누더기 왕(僞)이 중독됩니다.」
「누더기 왕(僞)이 서서히 죽어갑니다.」
’이건 또 뭐야.‘
갑자기 주르륵 뜬 알림창을 노려봤다.
누더기 왕(僞)은 이 구역의 지배자다. 흑주맹이 관리하는 구역이긴 하지만, 흑주맹은 누더기 왕(僞)과 협상하여 지배권 일부를 가졌을 뿐이다.
’원래 누더기 왕(僞)은 조건을 만족하지 않으면 나타나지 않아.‘
생명 포인트 100만이 누적되어야 나타나는 조건을 무시하고 나타났다. 아무리 누적된 생명 포인트가 100만에 가깝다고 해도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이건 기존의 룰을 무시하는 일이다.
’행운 490…. 규칙까지 무시할 정도의 위력인가.‘
나는 잠깐 고민했다.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면… 아직 죽지 않았군. 시스템 알림창이 내 눈에 보이는 걸 보면 원인이 행운인 건 확실한데… 누더기 왕(僞)을 찾아내 죽여야 하나?‘
누더기 왕(僞)을 처치하면 이 구역을 지배할 수 있다. 딱히 내가 직접 관리하지 않더라도 지배를 하면 매달 일정 AP를 얻을 것이다.
허나 흑주맹을 적으로 돌리게 된다. 흑주맹이 자금줄 중 하나를 쉽게 놓아줄 리가 없다.
“하으으응…. 62번 씨….”
분홍색 머리의 여인, 리메이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내게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던 그녀가 가까이 다가오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리 메이가 코를 움찔거린다. 내 냄새를 맡은 모양이다. 땀 냄새는 나지 않는 편이긴 한데 몸 전체가 축축하게 젖은 상태라 어떤 냄새가 날지 잘 모르겠다.
다만, 리 메이는 내 냄새를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좋아하는 눈치다.
“하아아…. 62번 씨. 제 몸 만지고 싶지 않으세요?”
리 메이가 상체를 앞으로 내밀며 가슴을 강조했다. 땀에 젖은 분홍색 치파오는 옅어서 살결이 훤히 비쳤다. 크고 둥근 가슴과 분홍색의 우뚝 솟은 젖꼭지가 보였다. 어떤 의미로 생가슴보다 더 야해 보였다.
“만져도 돼?”
“그럼요. 다른 사람은 절대 안 되지만… 62번 씨라면 제 몸 어디든지 마음대로 만져도 돼요. 아니, 만져주세요!”
두 눈을 기대감으로 빛내며 말한다.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거절하면 예의가 아니다.
오른손으로 그녀의 가슴 한쪽을 부드럽게 쥐었다. 그녀의 가슴은 내 손보다 약간 더 컸다.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적이다. 딱딱하게 발기한 분홍색 젖꼭지가 자기주장을 톡톡히 해냈다.
“으으응, 아아아…!”
상체를 살짝 숙인 리 메이의 허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그녀의 분홍색 입술이 벌어지며 타액이 슬쩍 흘러나왔다. 그녀의 하반신이 격렬히 떨렸다.
뚜욱.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슬쩍 시선을 내리니 그녀의 다리 아래에 물방울이 떨어진 흔적이 있었다.
땀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리 메이의 반응과 물방울이 떨어진 위치는 절묘했다.
“흐윽, 하아아악…. 62번 씨… 저 몸이 너무 뜨거워요. 62번 씨의 도움이 필요해요.”
“내 도움이? 난 사람을 시원하게 해주는 능력은 없는데.”
“절 더 만져주세요. 제발…. 뭐든지 할게요. 참기 힘들어요.”
리 메이가 내 팔을 잡고 애원했다. 미약에 의해 발정 난 상태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그녀는 정말로 나를 사랑하는 듯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매료와 매혹 때문이겠지. 효과가 반나절은 간다고 했나? 지금 중첩이 꽤 심한 편이라… 반나절 이상 갈지도 모르겠군.‘
언제 끝날지 모르는 효과이므로 지금 이 상황을 즐겨야 했다.
나는 리 메이의 촉촉한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아아….”
그것만으로 리 메이가 바들바들 떨며 쾌락을 느낀다. 육체가 아닌 정신적인 쾌락에 가깝다.
“뭐든지 한다고 했지?”
“네, 네. 62번 씨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62번 씨의 발도 핥을게요.”
“내 이름은 성유진이야. 유진이라고 불러.”
“네 유진 씨.”
리 메이가 입을 우물거렸다. 귀를 기울여보니 내 이름을 작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녀를 향해 혀를 내밀었다. 리 메이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녀는 살짝 고민하더니 발뒤꿈치를 들고 내 혀를 빨았다. 그녀에게 혀가 쪽쪽 빨리는 느낌은 신선했다.
“쪼옥, 쪽. 쭈풉….”
손을 뻗어 리 메이의 허리를 만졌다. 잘록했다. 손을 내리자 가슴 이상으로 크고 탱탱한 엉덩이가 느껴졌다. 엉덩이 꽉 움켜쥐었다.
“흐으읏?!”
「누더기 왕(僞)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누더기 왕(僞)은 회복을 위해 몸을 웅크리고 잠에 빠집니다.」
「누더기 왕(僞)이 악몽에 시달립니다.」
눈살이 찌푸려졌다.
“히익?! 제, 제가 뭔가 잘못 했나요?”
“아니, 그럴 리가. 내 혀도 잘 빨던데. 잠깐 방해가 들어와서 말이야.”
「누더기 왕(僞)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시스템은 빨리 누더기 왕(僞)을 찾아내 죽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누더기 왕(僞)을 죽이면 흑주맹을 상대해야 해. 흑주맹에 관한 정보는 별로 없어서 혼자서 흑주맹을 상대하는 건 나라도 빡센 일인데…. 아니, 잠깐. 혼자서 상대할 필요는 없잖아?‘
나는 리 메이를 빤히 쳐다봤다. 당장 그녀만 해도 흑주맹의 간부다. 비록 간부 중에서 말단이긴 해도.
“리 메이. 뭐든지 한다고 했지?”
“네에. 유진 씨가 죽으라 하면 죽겠어요.”
“그런 아까운 짓은 안 시켜. 대신, 내 전용 좆집이 되는 거야. 날 위해 보지를 바치는 거지.”
“바, 바칠게요! 지금 바로 바칠게요!”
리 메이가 외쳤다. 당장에라도 치파오를 벗어 던지고 보지를 벌릴 기세였다.
“넌 이제부터 내 전용 좆집이야.”
눈동자를 힐끗거렸다.
「대행운의 부적의 남은 시간: 7분 11초」
대행운의 부적 효과가 끝나기 전에 누더기 왕(僞)을 처치하는 게 좋을 것이다.
“리 메이. 지금 누더기 왕(僞)이 출현했어. 넌 누더기 왕(僞)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지?”
“출현하는 곳은 정해져 있어요. 저기예요.”
리 메이가 가리킨 곳은 여기서 멀지 않은 언덕이다. 이것도 행운의 영향일까.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전력으로 달리면 3분이면 도착한다.
나는 뜨거운 눈으로 리 메이를 바라봤다. 마음 같아서는 여기서 그녀를 덮치고 싶었다. 그녀 또한 내가 덮쳐주기를 원하고 있었다.
’누더기 왕(僞)의 일부터 끝내자. 5분이면 끝나는 일이야.‘
리 메이가 앞장서서 언덕으로 안내했다. 그녀의 엉덩이가 노골적으로 실룩인다.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욕구를 참았다.
’누더기 왕(僞)이 먼저야. 그 일을 처리하고 마음껏 따먹어주지.‘
누더기 왕(僞)은 언덕 위에 엎어져 있었다.
수사자의 머리와 염소의 하반신. 꼬리는 뱀이었다. 진명은 키메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그 괴물이다. 키메라는 꼬리인 뱀에게 물려 중독된 상태로 잠들어 있었다. 시스템의 말대로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지 상태가 영 좋아 보이지 않았다.
「대행운의 부적의 남은 시간: 3분 48초」
본래 누더기 왕(僞)은 나 혼자서 상대하기 힘든 괴물이지만, 행운 490의 영향을 받는 지금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화련비도를 소환해 손에 쥐자, 옆에 있던 리 메이가 깜짝 놀랐다.
“유진 씨! 상대는 누더기 왕(僞), 이 구역의 지배자예요! 혼자서 상대하는 건 너무 위험해요! 누더기 왕(僞)은 이곳의 괴물들을 조종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못해도 다른 괴물들을 처리하고 누더기 왕(僞)을 상대해야 해요!”
먼저 잡몹들을 처리한다. 그게 정석적인 이 구역의 공략법이다.
“아니, 지금이 최적의 기회야.”
나는 행운 490을 믿는다. 지금 이 상황도 행운 덕분에 일어난 상황이기도 하다.
누더기 왕(僞)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내 기척을 느꼈음에도 잠들어 있는 괴물을 향해 칼을 휘두른다. 돌연 누더기 왕(僞)이 입을 쩌억 벌리며 하품을 했다. 칼은 누더기 왕(僞)의 입안을 베었다. 혀가 베이고 목젖이 찔렸다.
“크어어어어어억!”
누더기 왕(僞)이 두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주변의 나무가 떨릴 정도였다.
놈이 앞발 하나를 치켜들어 나를 향해 휘두르려고 했다. 나는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앞발을 휘두른 놈이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넘어졌다.
“키이이이이이이익!!”
넘어질 때 하필이면 잠들어 있던 꼬리의 뱀을 깔고 뭉갰다. 뱀이 발악하더니 그대로 허벅지 깨물었다.
「누더기 왕(僞)이 중독됩니다.」
「누더기 왕(僞)이 급격히 죽어갑니다.」
뱀과 사자 머리가 동시에 화들짝 놀랐다. 꼴을 보아하니 홧김에 저지른 일로 일부러 그런 건 아닌 듯했다.
당황한 누더기 왕(僞)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다가 그마저도 발이 꼬여 다시 땅바닥에 넘어졌다.
콰르르르르릉!
마른하늘에서 날벼락이 누더기 왕(僞)에게 떨어졌다. 누더기 왕(僞)이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이거 운이 좋아도 너무 좋잖아.‘
콰르르릉! 쾅쾅쾅!
이번엔 내가 벼락을 떨어뜨렸다. 시퍼런 벼락 10줄기가 시원하게 내리친다. 누더기 왕(僞)이 꿈틀거리다가 절명했다.
「누더기 왕(僞)이 사망했습니다.」
「제 4,344 구역, 누더기 실험소의 지배권을 얻었습니다.」
「‘실험소장’ 칭호가 주어집니다.」
「모든 능력치가 영구적으로 1 상승 합니다.」
「50,000 AP를 획득합니다.」
「전투 회복(A)의 랭크가 한 단계 상승하여 전투 회복(S)가 됩니다.」
「누더기 실험소의 지배자로서 30일마다 33,000 AP를 획득합니다.」
이것으로 내가 지배하는 구역이 또 늘어났다.
제 406 구역, 낙일의 산. 30일마다 25,000 AP
제 8,111 히든 구역, 지하의 피라미드. 30일마다 13,000 AP
제 2,350 구역, 달의 사냥터. 30일마다 50,000AP
제 4,344 구역, 누더기 실험소. 30일마다 33,300AP
대표적으로 이 4개다. 추가로 천마로 활동하며 지배한 5개의 구역이 있다. 사막 구역이다.
내가 지배하는 구역은 총 9개. 30일마다 얻는 AP의 총합은 21만 AP다. 간단히 말해서 나는 부자였다.
‘기분 좋긴 하네.’
아직 안 끝났다.
누더기 왕(僞)이 있던 장소에 아이템이 떨어져 있었다. 내 주먹보다 더 큰 송곳니였다.
‘송곳니? 행운 능력치에 무색하게 쓰레기 아이템이 나왔군.’
딱 봐도 재료 아이템이었다. 나는 실망하며 송곳니를 집어 들었다.
「키메라의 송곳니.
키메라의 송곳니다.
대상의 생물 특성 하나를 스킬로 빼앗는다.
랭크: SS」
‘터졌다!!’
대박이 터졌다. 돌멩이인 줄 알았던 아이템은 사실은 대박 아이템이었다. 나는 물건을 인벤토리에 고이 모셔뒀다. 사용처는 떠오르지 않았지만, 언젠간 도움이 될 것이다.
“유진 씨. 이 구역의 지배자가 된 걸 축하해요.”
리 메이가 내 품에 와락 안겨들었다. 나는 그녀의 몸을 마주 끌어안았다. 땀투성이의 몸이었지만, 그녀의 몸은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
“흑주맹의 정보가 필요해.”
“어떤 정보요?”
“네가 알고 있는 모두. 가르쳐줄 수 있지?”
그녀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흐읏. 물론이에요. 전 유진 씨의 전용 좆집이에요. 유진 씨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착하네. 그럼 어디 한 번 들어볼까.”
리 메이의 분홍색 머리를 쓰다듬었다. 만족감에 풀어진 그녀가 흑주맹의 모든 정보를 내게 알려주었다.
「대행운의 부적 효과가 끝났습니다.」
도중에 대행운의 부적 효과가 끝났다. 큰 행운의 반동으로 불행이 들이닥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제가 알고 있는 흑주맹에 관한 정보는 모두 말했어요. 이제 그만 보상을 주세요.”
“무슨 보상을 원해? 돈?”
“아이참…, 좆집이 무슨 보상을 원하겠어요. 유진 씨의 좆을 제 처녀 보지에 넣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