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1026화 (1,026/1,497)

EP.1026 3부 3장 13 테라에 전쟁을 선포한다

무지성 섹스 투하.

로맨섹스 판타지 드라마는 상당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실제로는 당연히 나나 유나, 혹은 나나 신라의 데이트 영상이 앙그로 편집되어 나가는 식이었지만, 한 화 걸러 한 화가 섹스로 이루어진 구성에 아그라마인의 많은 사람이 환호성을 보냈다.

"우오오...."

앙그의 힘도 나날이 강해졌다.

앙그를 향한, 여주인공을 향한 아그라마인 사람들의 폭딸로 그녀의 힘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다.

"이대로 가다가 나 막 테라에서 제일 강한 신이 되는 거 아닌가 몰라.... 히힛."

"그건 아니지."

테라 최강의 신은 당연히 불꽃의 여신, 태양신으로 정해져 있다.

"왜? 지금 내가 얼마나 강해졌는데. 테라 전체를 어둠으로 뒤덮을 만큼 강해졌다구."

"어차피 영상 끊어지면 바로 너에 대한 신앙이 폭동으로 변할걸."

"...엣."

"무슨 엣이야. 당연한 거 아니야?"

아그라마인 사람들에게 있어 로맨섹스 판타지 드라마, '더 큥큥'은 시청률로 따지면 50%를 넘는 아그라마인 전체의 국민 드라마가 되었다.

섹스가 들어있어 조금 불편하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섹스가 아니더라도 나와 앙그의 데이트 자체에 연애세포가 솟아나는 이들이 존재했다.

이제 남은 건 이들 남녀가 섹스하도록 이끌어가는 일뿐.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찍 싸버리는 것처럼 멈추게 된다?

-다음 화!!!

세상이 뒤집힐 것이다.

아그라마인 주민들은 모두 다음 화를 찾기 위해 신전의 앞에 모여 신에게 화를 낼 것이며, 세상은 혼돈의 도가니로 가득 찰 것이다.

"그, 그러면 어떡해...? 너, 너 없으면 이거 계속 만들 수 없잖아...?"

"그렇지. 나도 언제까지 이걸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럼...."

"그걸 위한 '비축분'이야."

쾅.

나는 앙그에게 막대한 양의 USB를 건넸다.

"날짜별로 업로드하면 돼. 하나에 한 편 정도 담겨있고, 지정된 날짜에 지정된 편을 올려. 네가 편집하지 않아도 되게 내 쪽에서 다 편집해왔으니까 굳이 검수는 하지 않아도 좋아."

"......."

앙그는 눈을 반짝이며 USB 더미를 훑었다.

"이거...전부다 섹스한 거야?"

"태그 붙여놓은 거 있잖아. 빨간색으로 붙여둔 거. 다른 거는 그냥 가벼운 스킨십 정도로 끝나지만, 빨간색은 전부 섹스 씬이야."

섹스 씬을 뽑아내는 건 몹시 쉬웠다.

오히려 데이트 씬을 뽑아내는 게 다소 어려웠다.

현실의 데이트를 자료로 쓰기에는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많아, 결국 인게임에 있던 데이트 장면들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혹은.

"그럼 나는 현장취재 나갈 테니까 나머지를 잘 부탁해."

"현장취재?"

"그래."

나는 손가락을 튕겨 마나를 밖으로 뿜어냈다.

그러자 바로 내 옆에는 내 옆에 팔짱을 끼며 나타난 유나가 앙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데이트하러 갈 거니까."

테라 데이트.

"너는 여기서 얌전히 힘을 모으고 있어. 혼돈의 괴수가 나오는 거 있으면, 내가 처리할 테니까."

라는 이름의, 괴수 퇴치.

* * *

스트리밍 종료.

암흑여신은 한 챕터가 끝나자마자 바로 댓글 창을 열었다.

-다음 화!!!!

많은 이들이 다음 화를 달라고 아우성을 쳤다.

암흑여신은 이번 화의 내용을 보고 입맛을 다셨다.

좆빼로 데이.

남자 주인공의 자지에 초콜릿을 묻히고, 그걸 마구 핥고 빨면서 올려다보는 구도는 암흑여신의 마음도 설레게 했다.

카메라 렌즈는 비록 여자를 찍을지언정, 암흑여신은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남자의 탄탄한 가슴과 얼굴을 보고 싶었으니까.

"흐읏...."

암흑여신은 다음 편의 내용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마지막 로고송, '커쥬 얼 마이 걸'은 두 남녀가 호텔로 들어가는 순간에 멈췄고, 많은 이들은 호텔에서 새롭게 쓰일 역사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애초에,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내 여친의 또 다른 뷰지.

"흐으읏...!!"

암흑여신은 지려버렸다.

만약 자신이 다음 편을 보지 못했다면 분명 상상력에 한 발, 아니 세 발은 뺏을 것이다.

또 다른 뷰지.

그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음습한 욕망이 스멀스멀 피어올랐고, 암흑여신은 댓글을 읽으며 호흡을 참았다.

-제발 다음 화 좀 열어줘!!

내가 이 신도들을 화나게 했다!

나는 이 신도들의 정기를 통제할 수 있다!

탁탁, 탁탁탁.

시청자들은 상상만으로도 막대한 정기를 뿜어냈다.

어떤 이들은 내일을 위해 정기를 모으는 듯했지만, 그것도 내일이면 모두 폭발하겠지.

만약.

정말 만약.

...모든 편을 한꺼번에 풀어버린다면, 지금의 수십 배에 해당하는 정기가 늘어나지 않을까?

"......♥."

꿀꺽.

앙그는.

자신도 모르게 손이 움직이고 말았다.

그리고.

푸슈우우우웃ㅡㅡㅡㅡ!!

사방팔방에서 들이닥치는 정기의 파도에, 그만 그녀는 눈을 까뒤집으며 지려버렸다.

* * *

"그라운드ㅡ"

[파운드!]

쾅.

나는 검은 괴수를 향해 망치를 내려찍었다.

땅에 박혀있던 바윗덩어리를 그대로 들고 와 유나의 힘을 이용해 괴수의 대가리를 찍어버리니, 괴수는 찍소리도 못하고 찌그러졌다.

"휴우."

[고생하셨어요, 오빠.]

"이 정도야."

상대는 대략 S급 이상.

20년의 지구였다면 가히 '마룡 1페이즈' 수준의 괴수가 어둠의 땅의 지하 깊은 곳에 나타나 똬리를 틀고 있었고, 나는 놈이 무슨 음험한 짓을 하기 전에 빠르게 처리했다.

'어쩌면 더 빨리 움직여야 할지도.'

확실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한 괴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빛이국에서 봤던 검은 괴수는 맛보기라는 듯, 중간중간 오염된 것들은 그저 예고편이었다는 듯, 서서히 메인이라고 할 만큼 강력한 괴수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나야. 너 여기서는 힘을 다 쓸 수 있어?"

[조금 어려워요. 가이아나는 대지모신의 힘이 사방에 펼쳐져 있었지만, 여기는 암흑여신의 땅이니까요.]

"역시 힘든 건가."

힘을 사용하며 조금 어려운 요소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땅의 영향 때문인 듯하다.

'그래도 앙그의 힘이 늘어나니까 다행인 건가.'

딸깜이 하루하루 생겨난다면 분명 다들 많은 양의 힘을 앙그에게 몰아넣어 주겠지.

그 힘을 바탕으로 많은 정령력을 모은다면, 분명 혼돈의 것들도 쉽게 이겨낼 수 있을 터.

"어디 보자, 오늘 편은...."

[오빠, 이거 뭔가 이상한데요.]

단말을 통해 확인한 반응이 자료는 뭔가 이상했다.

"...이거 왜 마지막 화까지 업로드됐지?"

[한 번 확인해봐요. 처음부터 끝까지. 혹시 편집 안 된 거 유출된 건 아니겠죠?]

"그러면 테라 구워버릴 거야. 보자, 음...."

나는 유나와 함께 빠르게 배속으로 모든 내용을 살폈다.

그리고.

"...그냥 실수로 전체 업로드 한 것 같은데."

트롤링은 언제나 히로인의 전유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와. 얘봐라."

비축분이란 무엇인가.

훗날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미리 세이브를 쌓아놓는 것 아닌가.

하루하루 라이브로 진행을 한다?

이건 미친 짓이다.

과거에 매일매일 한 편이 나와야 하는 시트콤을 촬영하던 배우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밤새도록 영상을 찍고 촬영하고 편집하며 쪽잠을 자더라.

사람 일이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법이며, 만에 하나라도 사고가 날 때를 대비하여 앙그에게 비축분을 모두 건네줬다.

혹시나 내가 현실에서의 일로 테라에 넘어오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거나.

혹은 테라에서 모종의 이유로 앙그에게 드라마 필름을 건네지 못한다거나.

그런 걱정으로 충분히 많은 양의 자료를 건넸는데, 아무래도 나는 히로인들 특유의 예측불허한 트롤링을 간과한 모양이다.

"전편 업로드 뭐냐."

한 편 한 편.

시청자들의 반응이 너무나도 뜨거웠는지, 앙그는 기어이 사고를 치고 말았다.

-우효오옷!! 마지막 화에 프로포즈 실화냐고오옷wwwww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뺄 거 다 빼고 성불한다....

-아니, 여신님! 마지막화라니 이게 무슨 말이오!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앙그는 매일매일 한 편씩 업로드 하는 걸 참지 못하고 그만 마지막 화까지 전부 한 번에 올려버렸다.

'비축'이라는 개념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건지, 아니면 드라마를 보는 이들이 가져오는 막대한 신앙의 양에 취해버린 건지.

그도 아니면 빨리 다음 화를 달라고 원하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간청과 협박에, 다음 화를 올렸을 때의 시청자 반응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는지.

전편 업로드.

원래 업로드했던 것까지 포함하여, 무려 24편의 로맨섹스 드라마가 네트워크에 업로드되고 말았다.

"......하아."

익숙한 느낌이다.

언제나 사고를 치는 건 히로인이고, 이 사고를 수습하는 건 나다.

'혹시나 했는데 다행이다.'

삐리릭.

앙그에게서 선물로 받은 마도기기에 전화가 왔다.

"응."

[저기, 그, 미안...?]

"미안하면 없던 일로 끝나냐?"

[.......]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겠지.

이건 회사로 치면 물건 발주에 숫자 자릿수를 착각하여 1000개 생산 발주를 10000개 생산 발주를 넣어버린 턱이니까.

특히 이미 인터넷으로 뿌려진 이상, 이걸 수습할 수도 없다.

"그래, 힘은 많이 들어오냐?"

[...응.]

"근데 그거 알아? 이거 다 본 사람들이 다시 이걸 보고 손을 흔들까?"

[...잘 안 그럴 것 같아.]

"네가 생각해봐도 그렇지?"

천 모 아무개도 사고를 치고 최소한 며칠 가까이 내 눈치를 보며 쭈뼛거렸다.

창염의 목숨이 걸려있던 당시와 달리 지금은 얼마든지 수습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한 번 트롤 했을 때 확실하게 혼을 내지 않으면 다음에 또 다른 방향으로 트롤링을 하기 마련.

그나마 혼돈의 세력 관련으로 트롤링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놈과 관련하여 트롤링을 했다면....

'차라리 내가 성주가 되어서 이 녀석을 개조하는 게 더 빠르겠어.'

어둠의 여신을 내 말 잘 듣는 신으로 개조한다.

......불가능은, 아닐지도?

[저기, 그, 정말 미안한데...내가 어떻게 하면 될까?]

"응?"

[그, 어떻게 하면....]

"......."

그래도 수습하려는 의지가 있어서 다행이다.

"어쩔 수 없군. 치트키를 쓰는 수밖에."

[치트키?]

"그래. 일단 지금은 컨텐츠가 다 올라갔으니까, 되돌릴 수 없어. 그렇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관심을 이어 나간다.

"시즌 2예고편 보내줄테니까, 그것도 마지막과 뒤에 하나 끼워 넣어."

이제, 십만 개 중에 스무 다섯개를 털었을 뿐.

그리고.

"현실 플레이어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겠어."

[도움이요?]

"그래. 신라랑 하랑이 잠깐 불러봐. 공모전을 열어야겠어."

큥큥씬 공모전.

"모든 플레이어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 테라의 아그라마인 사람들에게 전면전을 선포한다."

수요와 공급.

과연, 누가 이길까.

"플레이어들에게서 앙그 떡신을 모은 다음, 테라에 무지성으로 살포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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