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25 3부 3장 12
신라와의 데이트는 언제나 신경 쓸 요소가 산더미다.
일단 신라를 최대한 가리는 게 중요하고, 신라를 찍으려고 하는 이들을 피해서 따로 움직이는 게 필요하고, 또 신라에게 달라붙는 짜증 나는 것들을 떨쳐내야 한다.
내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면 바로 누군가가 신라에게 말을 걸고 있다거나, 교묘한 각도로 사진을 찍고 간다거나.
그런 일이 너무 비일비재하여, 우리는 최대한 개인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공간으로 다녀야만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오락실 가고 싶었는데."
신라는 한탄하며 방 안에 주저앉았다.
일단 신라와 함께 오락실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무수히 많은 시선의 향연에 결국 신라가 오락실 데이트를 포기할 정도.
"아그라마인 사람들이 대충 어떤 사람들인지 알 것 같네요."
"지구에서 거기 있는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되다니, 조금 씁쓸한걸."
"기본적으로 거기나 여기나 다 사람 사는 곳이니까요. 끄응."
신라는 간식거리를 꺼냈다.
멀티방이기는 하지만 외부 음식이 아예 제한 되는 건 아니라서, 가벼운 간식 같은 건 입구에서 허락받고 반입할 수 있었다.
"아앙."
신라는 딸기맛 막대 과자를 꺼내 입에 물었다.
정확히 끝을 살짝 이로 물고, 나를 향해 위아래로 껄떡거리며 싱긋 미소 지었다.
"나 참…."
나는 신라에게 고개를 숙여 막대 과자를 삼켰다.
신라는 두 눈을 뜬 채로 가만히 있었고, 나는 묵묵히 막대 과자를 조금씩 깨물어가며 거리를 좁혔다.
쪽.
당연히, 키스.
아슬아슬하게 가까워질 때까지 먹은 다음 끊어낸다?
그런 건 없다.
있는 건 마우스 투 마우스뿐.
"...츕."
신라는 눈을 감으며 내 입술을 핥았다.
가볍게 자기 입술로 나를 덮으며 슬며시 핥기 시작했고, 곧 인상을 찌푸리기 시작했다.
"...가루."
"당연하지."
나나 신라나 둘 다 입 안에 막대 과자의 일부가 입안에 한가득 남아있었다.
특히 8할 이상을 먹어 치우며 거리를 벌렸던 내 입 안에는 막대 과자의 흔적이 한가득 남아있었다.
"키스하려면 입 안에 청소하고 해야 하는 거 알지?"
나는 비닐봉지 안에 들어있던 딸기우유팩의 입구를 열고 한 모금 크게 삼켰다.
양치하고 오고 싶기도 했지만, 신라는 그걸 기다려 줄 것 같지 않았다.
"아앙."
"갑자기 무슨 아앙이야?"
"먹여줘요."
"...이걸?"
"네."
신라는 나를 향해 두 팔을 벌렸고, 나는 하는 수 없이 딸기우유를 입에 머금었다.
츕.
입술을 정확히 붙이며 서서히 입을 연다.
신라는 바로 혀를 내 입으로 넣으며 혀를 할짝대기 시작했고, 나는 천천히 그녀의 고개를 뒤로 젖-
히죽.
히지 못했다.
신라는 오히려 내 어깨를 붙잡고 뒤로 밀더니, 내 얼굴을 붙잡으며 입안 속 딸기우유를 빨아 마셨다.
"...후아."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신라는 내 입술에 묻은 남은 것까지 모조리 핥아 마셨다.
"남들이 보면 조금 추잡스럽다고 할지도."
"맛있는걸요."
"정령 감수성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워."
"싫었어요?"
"너무 자주 하면 좀 그렇지."
"자주 하는 건 아닌데...."
"잠깐만. 너 또 뭘 하려는 거야?"
씨익.
신라는 잔뜩 사놓은 초콜릿을 넓은 플라스틱 그릇에 모았다.
나는 혹시나 해 주변을 훑었으나, 이미 신라는 제대로 저질러버렸다.
화륵.
신라는 초콜릿 덩어리들을 단숨에 녹였다.
푸른 불꽃이 가루처럼 그릇 안으로 퍼지자, 각진 초콜릿은 순식간에 연분홍빛으로 끈적하게 액체처럼 흘러내렸다.
"오늘 무슨 날인지 알죠?"
"...가래떡 데이?"
"뭐래. 일어나봐요. 내 선물 여기 있는 거 다 아니까."
정말 이래야 하는 걸까.
라고 생각은 하지만, 신라가 모처럼 하고 싶다는 걸 싫다고 할 수는 없다.
달칵.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벽을 등진 채 허리띠를 풀었다.
신라는 직접 내 바지를 벗기며 손으로 팬티 위를 쓸었고, 밴드를 당겨 팬티 또한 완전히 벗겨버렸다.
"멀티방에서 이런 거 하면 쫓겨날 텐데."
"루살카 컨셉이라고 했잖아요."
"그래도."
"괜찮아요. 냄새날 요소는 없을 테니."
신라는 눈을 찡긋거리며 주변을 가리켰다.
방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결계를 펼쳤기에, 멀티방 안을 촬영하는 카메라도 지금 먹통으로 고장이 났을 터.
음습하기 짝이 없는 멀티방이지만, 거기서 또 이런 행위를 하는 우리도 우리다.
"흐흥, 그럼 이제 이렇게…."
찰팍.
신라는 내 자지 위에 분홍빛 초콜릿을 붓질로 칠하기 시작했다.
끈적한 붓이 살랑거릴 때마다 자지는 화끈거렸고, 신라는 아래로 흘러내리려는 초콜릿을 혀로 가볍게 할짝댔다.
"다음에 이거 할 때는 하랑이 불러서 식히라고 해야겠네요. 굳혀서 빨게."
"...너 말이야. 이런다고 내가 막 미친 듯이 발기하지는…."
"하죠?"
신라는 혀를 세로로 세우며 귀두 사이로 밀어 넣었다.
순간적으로 안쪽이 바늘에 찔리는 듯한 짜릿함이 느껴졌고, 신라는 초콜릿을 더 투입하며 꾸덕꾸덕하게 만들어 펴 발랐다.
"발렌타인 데이 때는 제 몸에 초콜릿 발라서 빨아먹었잖아요. 그때의 복수랍니다. 푸흐흐."
"그걸 또 기억하고 있었냐?"
"가래떡 데이라면서요? 여기 가래떡 있네요. 꿀 대신 딸기초코 발라먹는 셈이지만. 푸흐흐."
신라는 기어이 자지 전체에 초콜릿을 바르는 데 성공했다.
키득거리며 머리를 뒤로 단번에 묶은 그녀는 귀두 끝에 살포시 키스를 하더니….
찰칵.
"...야."
사진을 찍었다.
그녀의 사진이 어디로 향할지는 불 보듯 뻔했다.
"...너 왜 이걸 톡방에 올려."
"하랑이랑 유나 보라고요."
"루살카 상대로 하는 티배깅이라더니?"
"둘 다 루살카죠. ½ 루살카랑 1/7루살카. 제가 틀린 말 했어요?"
"......."
루살카로부터 태어난 하랑.
루살카의 인자가 섞여 만들어진 유나.
확실히 둘 다 루살카는 루살카다.
위이잉.
위이잉.
"...어떻게 할 거야. 지금 둘 다 난리 났어."
신라의 도발!
효과는 대단했다.
분명 결계로 전파차단을 했을텐데, 스마트폰은 맹렬한 전화와 문자로 불이 붙어 소리가 계속 울렸다.
"푸흐흐."
신라는 내게 스마트폰을 건네며 본격적으로 내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나는 그게 영상 촬영-심지어 실시간 화상임을 깨닫고 급히 상대를 확인했고-
♥하랑이유나♥
그 상대가 상대인 걸 확인하고 안심했다.
"음, 츄읍, 하아. 저기, 보여요...?"
굳이 이걸 보여주겠다는 건....
"당신들도 나중에 이렇게 한 번 해보는 건 어때요? 푸흐흐. 아니면 초콜릿만 쏙 빼먹고 남은 막대 과자 챙겨 먹을 수 있어요~"
"신라야, 그건."
"농담이에요, 농담."
신라는 내 귀두를 집중적으로 핥으며, 입안에 초콜릿이 고이는 듯 계속 뭔가를 꿀꺽 삼켰다.
"이게, 할짝, 발렌타인 때 가슴에 초콜릿 바르고 했던 거에 대한 보답 같은 거라서. 흐흥, 다음에 해달라고 하는 건?"
"너, 나를 죽일 셈이지?"
"아니면 초콜릿으로 전신 마사지를 한 다음 혀로 전부 핥아주거나?"
"너무 마니악한 거 아니야?"
"그래도 꼴리잖아요."
꼴리는 건 맞다.
상상만 해도 지금 자지가 미쳐 날뛸 것 같다.
"흐응.... 지금, 딱 왔죠?"
"야. 여기서 싸면...."
"아앙."
신라는 얌전히 입을 벌렸고, 나는 신라의 입 안에 귀두를 올렸다.
뷰르르릇, 뷰릇, 뷰르릇.
신라는 내가 사정을 마칠 때까지 얌전히 있었고, 나는 신라의 안에 단번에 정액을 토해냈다.
"...흐흥, 이제는 크림치즈 믹스베리 우유라고 해야 하나...?"
정액을 입에 머금은 채 말하는 것도 참 재주다.
"후아."
신라는 입안 가득한 정액을 딸기우유팩 속에 밀어 넣었다.
나는 뭔가, 뭔가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시는 거 아녜요. 오늘은 삼키고 싶지 않아서."
"왜?"
"입안에 잠시 머금은 거야 뱉어내고 양치하면 그만이지만, 삼키면 숨 쉴 때마다 냄새가 올라오잖아요."
신라는 딸기우유팩의 입구를 단단히 막은 뒤, 비닐에 넣고 물티슈로 내 자지를 닦아냈다.
"오늘은 질펀하게 호텔가서 섹스할 건데, 키스 안 해주면 섭섭하지 않겠어요?"
신라는 슬며시 자기 웃옷 안쪽을 가리켰다.
"수영복 입히고 스파에서 섹스. 어때요?"
"...최고지."
나는 바로 바지를 올리고 짐을 챙겼다.
"기사님, 호텔로 가주세요."
"아이고, 급한가?"
"예. ......."
"그럼 얌전히 벨트 매쇼. 나도 손님 보내놓고 오늘 저녁에 꼴ㄷ...아, 쓰벌놈이 차선 세 개를 끼어들라카네. 콱 조사뿔라...."
부산, 택시.
익스트림 스포츠가 따로 필요할까?
* * *
"와 씨, 이걸 지금 아그라마인 사람들한테 보여주겠다고? 미친 건가?"
남자는 촬영된 영상에 몸서리를 쳤다.
데이터가 넘어오기 전부터 이미 '앙그'의 형태로 설정이 되었지만-만약 태양여신의 육신이 드러나는 자료였다면 그가 애초에 보내지도 않았겠지-, 카메라를 올려다보는 앙그는 자지를 물고 빨며 기어이 정액까지 뽑아냈다.
"...태양여신의 테크닉인 건 차치하고, 이걸 테라 인간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 가지나 오이, 딜도로 자위하는 수준을 넘어섰는데?"
"알 게 뭐야."
다른 남자는 피곤한 얼굴로 영상을 적절히 편집하며 동영상의 변환 버튼을 눌렀다.
"걔들이 인싸의 섹스에 부러워하든 말라죽든, 우리는 그냥 우리가 월급 받는 만큼 일하면 되는 거라고."
"그렇긴 하지. 그런데...어후."
남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도 이번에 질싸는 없네?"
"너무 인싸 비중이 높으면 아그라마인 사람들, 질식사 할걸?"
"어차피 질식사든 인싸든 2화에서 다 한 거 아니었어? 정상위랑 후배위 둘 다 했잖아."
"그게 아니야."
남자는 '꿀꺽'하는 부분 이후에, 본래는 있어야 할 자료가 전송되지 않은 것에 한탄했다.
"이 뒤는 모텔로 갔다고."
"모텔간 게 왜?"
"인싸는 했는데, 질싸는 아니었거든."
"......헐."
남자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거...괜찮은 거 맞아?"
"임신했는데 괜히 하는 것보다는 조심하는 게 더 낫기야 하지."
"와...."
남자는 혀를 내둘렀다.
"아그라마인 사람들, 벌써 그거 보면 집단으로 각혈하겠는데."
"거기는 진짜 '인싸'의 영역이라서?"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몰라. 정신 이미 나간 것 같아서 아무 말이나 하는 거야."
두 남자는 한탄하며 영상의 편집을 마쳤다.
"...이거, 속편은 안 나오겠지?"
그들의 업무에 블루베리맛이랑 크림치즈맛 버전 편집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