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1009화 (1,009/1,497)

EP.1009 2(-1)부 10장 22

이세계.

그곳은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이자, 미래가 되었다.

왜?

이세계가 왜 인류의 구원이 되었는가를 따지려면, 먼저 창염의 피닉스가 세계를 구한 이후의 상황에 대해 알아야 한다.

창염의 피닉스가---

세 줄 요약.

-와! 창염의 피닉스가 세계를 구했어!

-괴수는 이제 더는 나오지 않아!

-......그럼 코어 어디서 구함?

괴수는 더는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괴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코어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 코어는 이제 어디서 얻을 수 있는가?

-야! 지구에 남아있는 괴수들 빨리 잡아야 해! 그거 우리가 챙겨야 한다!

-다른 놈들이 챙기기 전에 우리가 먼저 챙겨! 뭐? 국경 너머에 있다고? 그럼 헌터들 몰래 가서 빼 오란 말이야!!

-괴수가 석유랑 다를 바가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군.

괴수의 수는 한정되어있고, 인류의 욕심은 무한하다.

-아앗, 인류는 석유발전시대로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어…!

-코어 없이는 못 사는 몸이 되어버렸다고!

-한 달에 기름값 10만 원씩 쓸 거 D급 코어 하나 넣어두면 반년 쌩쌩 달리는데 뭐하러 기름 자동차 사냐.

-코어가 다 닳으면 그때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괴수는 이세계에서 넘어오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제 더는 이세계에서 괴수가 넘어오지 않으니, 상황은 여러모로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이세계에서 무한히 넘어오는 괴수들로 무한히 코어를 챙기면 되는데, 이제 코어를 구할 방법과 양은 한정되어버린 것이다.

-피닉스님, 고맙긴 고마운데…. 그, 게이트 하나만 남기고 가주셨으면….

-이래서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랑 다르다고 하는 거네.

-젠장, 어떻게 하지? 피닉스한테 따질 수도 없잖아.

인류는 좌절했다.

갑작스러운 대규모 괴수 사냥 시대가 벌어진 이후, 눈에 띄게 괴수들이 줄어드는 것을 보며 인류는 코어 기근 시대를 예상했다.

그리고.

-근데 피닉스가 한국에 뭐라도 해놓지 않았을까?

-앗.

창염의 피닉스가 유독 한국을 선호했다는 것을 떠올리자, 뭔가가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피닉스, 이상하리만큼 코어 많이 뽑아냈잖아?

-그거 어떻게 한 거임?

-S급 코어 막 마구 찍어내던데??

한국은 이상하리만큼 S급 코어가 많았다.

피닉스가 구원 이전에 최대한 많이 모아뒀다고는 해도, 그건 A급 이하의 것들에 한정되어있지 S급 코어는 예외였다.

뭔가 다른 방법이 있었던 게 아닐까.

사람들은 하나둘 피닉스가 남긴 유산을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 국제사회는 찾아냈다.

"야! 한국인들 코어로 당구친단다!!"

한국에는 수상할 정도로 코어가 많았다.

기존에 피닉스가 한국에 벌어준 양 이상으로 코어는 넘쳐흘렀다.

그리고 하나둘, 이상한 코어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금색과 청색.

흑색과 청색.

옥색과 청색.

백색과 청색.

등등.

기존의 코어들과는 다른, 창염의 색이 섞인 코어들이 하나둘 흘러나오면서 인류는 깨달았다.

역시 피닉스가 한국에 뭔가 선물을 주고 떠났구나.

-피닉스는 자기가 죽으면 이세계에서 괴수가 넘어오지 않을 걸 안 거야! 그리고 괴수들이 넘어오지 않으니, 또 다른 방법으로 코어를 얻을 수 있게 안배한 거지!

-과연...이것이 피닉스...!! 창염여신님...!

-근데 피닉스님께 어떻게 요청할 수 없잖아. 어쩌지?

그리고 가장 빠른 방법을 선택했다.

"한국은 코어를 뿌려라!"

국제 사회의 압박.

원래라면 그 누구도 SSS급이 7명이나 있는 한국을 상대로 건드릴 생각도 하지 못했지만, 그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실종되면서 푹 숙였던 허리를 차츰 들기 시작했다.

피닉스, 소멸.

석하랑, 실종.

이유나, 실종.

한국을 대표하는 여신들이 셋이나 사라지게 되면서, 현재 한국은 수많은 국가에 의해 국제적으로 여론의 압박을 받고 있었다.

-피닉스한테 S급 코어 2천억 개 있다고 하더라!

피닉스가 숨긴 S급 코어 2천억 개 과연 어디에 있는가?

낭설이었지만, 사람들은 피닉스의 유산설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 아침, 한국 정부는 옛 개성 일대를 '유하특별자치시'로 지정. 거대한 공중도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수상할 정도로 S급 코어를 많이 사용하는 한국을 보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 * *

한반도 상공, 공중도시 '유하 피닉스 시티.'

"회장님, 다들 지금 코어 내놓으라고 난리인데요. 어떻게 하죠?"

"또 어디서 달라고 하는 건가요?"

"EU 전체가 달라고 지금 난리예요."

"하아, 귀찮게."

히카리의 보고에 은유하는 길게 하품을 하며 소파에 누웠다.

그녀는 손을 옆으로 뻗어 허공에 손을 집어넣었고, 곧 균열 안에서 검은 구슬 하나를 뽑아냈다.

"흑사갈 코어 몇 개 달라고 하던가요?"

"흑사갈 코어 말고, 새로운 광속성 코어를 달라고…."

"아니, 그게 얼마나 비싸고 값어치 있는 건데."

은유하는 히카리의 말에 바로 정색했다.

"누구는 땅 파서 장사하는 줄 아나 봐요. 내가 지금 얼마나 호구 맞으면서 코어 파는지 다들 알려나? 으으, 확 SF 해버릴까요?"

"그게 뭔데요?"

"왜, 미래에 보면 자원을 독점해서 하나의 기업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거 있잖아요. 어차피 공중도시도 만들었겠다, 그거 하늘에 띄우고 떠다니면서 지구 전체를 지배하는 것도 괜찮겠네요."

"그럼 지하도시는요?"

"지하도시는 지하대로 놔두고. 으으, 지금 코어가 얼마나 중요한데…."

은유하는 마도 기어를 조작하여 어딘가의 화상을 눈앞에 꺼냈다.

위이잉.

지하 깊숙한 곳에서 움직이는 거대한 설비.

여의도의 어느 호텔 펜트하우스와 똑같이 만들어진 방 안에는 네 명의 남녀가 있었다.

샤워하고 흰 가운을 입은 채, 와인을 마시며 느긋하게 뭔가를 준비하고 있는 금발과 흑발의 여인.

그리고 금발벽안의 청년 둘이 사지가 침대에 꽁꽁 묶인 채 누워있었다.

유독 백청화를 닮은 청년 둘은 서로를 향해 체념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

마치, 두 여인이 묶어놓은 두 청년을 어떻게 범할까 고민하는 듯했다.

"파트너. 앙그 씨. 잠깐 연락 가능해요?"

[응? 파트너, 드디어 할 생각이 들었나?]

[어머, 드디어 우리 클럽에 참가할 생각이 생긴 거예요?]

"아뇨. 여러분의 코어 생산 실적을 확인하는 거예요. 발주 들어와서."

코어 생산.

아무도 없는, 오직 색욕과 섹스만이 가득한 저 공간이 바로 코어를 생산하는 장소이며, 코어 혁명 시대에 있어 인류의 희망이다.

"카르나, 앙그. 이번에 EU에서 코어 발주 들어왔는데, 가능하겠어요?"

[가능하고말고. 하루 종일도 섹스할 수 있다. 아주 보란 듯이 따먹고 생산해주지.]

[이쪽은 섹스 전문가라고. 이왕 하는 거, 회장님이랑 교수님 담당 X로이드도 빌려주면 안 돼? 나, 윤간당하고 싶은데.]

"......."

카르나.

앙그라 마이뉴.

둘의 제안에 은유하는 바로 정신이 어질어질해졌다.

[그대도 함께하겠나? 언제까지 처녀를 유지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저는 괜찮아요."

[그럼 애널은?]

"그것도 안 돼요."

[아쉽군.]

둘은 다른 정령들과 달리, 간부다.

카르나의 원본이었던 개천광은 카르나에게 의지를 넘기고 그녀의 속에 잠들었고, 마암룡 앙그는 아지다하카에 의해 개발되어 아지다하카만큼 섹스를 좋아하게 되었다.

둘 다 과격한 섹스를 선호하는 건 비슷하지만, 카르나는 위에서 올라타서 여성 상위를 즐긴다면 앙그는 난교 취향이다.

단지 저기, 침대에 묶여있는 두 남자는 각자 그들의 파트너일 뿐.

[앙그. 누가 더 많이 낳는지 대결해보겠나?]

[어머, 좋지. 무조건 S급 개수로 하는 거야. 이번에는 안 져.]

[후후후, 그럼….]

[승부, 시작!]

찌걱.

두 간부는 자신의 파트너 X로이드에게 바로 올라탔다.

"앙그 되게 좋아하네요."

"전용 섹프도 하나 생겼고, 저렇게 같이 섹스할 수 있는 그룹 섹스 프렌드도 생겼잖아요."

"하아. 대통령님이 질색을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가네요. 정말."

아래에 누워있는 두 X로이드는 체념한 얼굴로 두 간부의 정사에 호응했고, 은유하는 그들을 보며 약 한 시간 정도 뒤에 생산될 코어의 양을 가늠했다.

"세상 사람들은 모를 거예요. 저게 그 피닉스의 유산이라는 걸."

"다들 기겁을 하지 않을까요. 자기들이 지금 쓰고 있는 코어가 실은 두 정령력이 하나로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거라는 걸."

피닉스가 호문클루스마다 각각 남겨둔 창염은 영원불멸이다.

비록 그 최대 출력은 S급 수준이지만, 태양광 발전 형식을 갖추고 있어 소모해도 다시 태양 빛을 통해 충전된다.

[팔 풀어도 되나? 아래에서 큥큥 찍어 올려줬으면 하는데.]

[그냥, 하아, 풀고 하는 건 어때…? 오랜만에 뒤치기 당하고 싶지 않아?]

[그, 그거 좋군. 그럼, 부탁한다…!]

[누가 더 코어 많이 낳는지, 흐읏…!!]

간부들이 X로이드를 상대로 섹스를 하고, 마력을 착정하여 그것을 코어의 형태로 낳는다.

그게, 지금 인류가 쓰고 있는 신세대 코어의 진실이다.

세상 사람들은 은유하를 비롯하여 청화단 핵심 관계자들에게 진실을 요구하지만, 그들조차 이 색정적인 진실을 널리 퍼뜨릴 생각은 없다.

-선생님! 코어는 어떻게 생성되는 건가요?

-네, 예전에는 코어를 괴수들로부터 사냥했지만, 지금은 코어를 채취한답니다.

-어떻게 채취해요?

-섹스요. 신들께서 섹스로 두 개의 마나를 하나로 뭉치면, 그게 알처럼 큥큥 나오는 게 바로 코어랍니다.

-와! 정말 알고 싶은 내용이었어요!

세상이 과연 이 진실을 알 필요가 있을까?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올바른 정보 통제다.

하지만 이것마저도 사람들은 알고 싶어 한다.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얼마나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 양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지 궁금하기에.

[으, 으히잇...!]

[아앙, 나, 나온다...! 아으, 애널, 애널에 박아줘...! 찔러서 나올 수 있게!!]

두 간부는 동시에 절정했다.

그리고 절정하면서, 그들은 원형의 구슬을 낳았다.

둘 다, 영롱한 S급 코어였다.

"...저걸로 '고객님'이 있는 곳으로 가는 문을 열어야 하는데."

까드득.

은유하는 손톱을 물어뜯었다.

"어디, 또 이세계로 통하는...."

"......잠시만요. 중국 쪽에서 뭔가 반응이 온...회장님!!"

히카리가 언성을 높이며 소리쳤다.

"나타났어요! 검은 녀석들!"

"......!!"

테라.

창염의 피닉스가 있는 '과거'에서 넘어오는 자들.

즉, 과거의 테라에서 넘어오는 새로운 괴수들.

"근방에...샤오린!"

"카르나! 앙그! 출격 가능해요?!"

[음!]

[후후, 물론이죠....]

알몸의 두 여인은 바로 자신들 몫의 청년을 챙기며 일어났다.

[과거의 피닉스와 싸울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짜릿한...!!]

[하아, 하아. 친구의 옛날 어린 시절.... 으흐흐흐.]

"......."

은유하는 불안했지만, 적어도 저들은 SS+급이다.

피닉스가 사라지고 난 지금.

광속성, 암속성이 싱크로를 '할 수 없게 된' 지금.

"부탁해요. 저걸 잡은 다음...."

까득.

"흑사갈처럼 만들어서 코어 공장으로 만들어버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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