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1007화 (1,007/1,497)

EP.1007 2부 10장 20 위상을 빼앗다

바깥에서 '달묘'와 '교수'에 대한 분석을 하든 말든.

유하에게 해외로 나갈 준비를 부탁한 뒤, 나는 본격적으로 광검의 마법소녀화를 위한 실험에 돌입했다.

과연 광검에게 덧씌워진 루살카를 뽑아낼 수 있을까?

혹은 루살카의 육신으로부터 광검을 뽑아낼 수 있을까?

이론은 완벽하다.

이미 20년의 지구에서 한 번 해봤기에, 나는 성공을 확신한다.

하지만 그걸 하려면 최소한 광검을 암컷으로 만들어야 한다.

정확히는 광검의 강인한 남성성을 망가뜨려야 한다.

"기분이 어때요?"

"......."

광검은 현재 실험실 안에 갇혀 눈을 감고 있었다.

치과에서 볼 법한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긴장한 얼굴로 그저 '실험'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답 안 할 거예요?"

"...여자가 되었다가 남자가 되었다가."

광검은 기어이 입을 열었다.

"자기가 여자가 되었으니, 다른 이도 여자가 되는 상황을 느껴보라고 지금 나를 엿 먹이려나 본데...."

"히카리, 바로 시작하죠."

"라져."

히카리가 붉은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의자에서 바로 구속구가 튀어나와 광검의 전신을 구속했다.

"!!"

"준비됐어요?"

"뭐, 뭘 하려는 것이냐?!"

"실험."

목, 손목, 팔꿈치, 어깨, 복부, 허벅지, 다리, 무릎, 발목.

인간이 의식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관절부를 구속하여 광검이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이익...!"

"소용없어요. S급의 마력으로 만들어낸 구속구니까."

아무리 물속성이 땅속성을 이긴다고 한들, 루살카의 힘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력전개 히드라의 구속을 끊어낼 수 있을 리는 만무.

"그럼, 벌려주세요."

"벌리라니, 무, 무슨?!"

끼이익.

광검이 앉아있던 의자가 변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의료시설에서 볼 수 있는 의자가 아닌, 악의 조직에서나 볼 법한 아주 특별한 의자로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다, 다리가?! 그, 그만둬!!"

"하잇, 개봉박두."

히카리는 싱글벙글 웃으며 기어이 의자의 다리 부분을 좌우로 갈랐다.

순식간에 광검의 다리가 벌어지기 시작했고, 심지어 날개를 펼치듯 꺾이며 올라가기 시작했다.

"교배프레스 포지션, 세팅 완료."

"완벽해요, 히카리."

"전문이죠."

"이, 이...!!"

자세는 마치 아저씨들이 지하철에서 다리를 쩍 벌리고 있는 모습이지만, 그걸 백발빈유미소녀가 하면 또 느낌이 다르다.

짧은 치마가 좌우로 갈라지며, 그 아래에 드러난....

"히카리, 저거 어떻게 생각해요?"

"볼 것도 없이 소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죠? 나 참, 어디서 저런 걸 구했대. 분명 코스튬 제대로 입으라고 했을 텐데."

"다, 닥쳐...!"

광검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나, 나는 남자다!"

"남자도 여자처럼 다루면 암컷이 되는 거라는 말 못 들었어요?"

"그래요. 일단 말투부터 제대로 될 때까지 교정해야겠네. 하아, 마력으로 제어할 수도 없고."

나 때는 마력으로 찍어 눌렀는데, 광검 안에 있는 루살카가 무의식적으로라도 말투 교정을 해줄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광검 스스로 말투를 바꾸게 하는 게 최선.

"히카리. 일단 '암타 1단계'부터 시작할까요?"

"1단계 시작 전에 저거부터 찢어버려도 돼요?"

"아, 맞다."

말투에 꽂혀있어서 잊고 있었다.

"벗겨요."

"라져."

히카리는 의자에 앉아, 양손에 움켜쥔 조이스틱을 마구 움직였다.

마치 인형뽑기의 크레인을 움직이듯, 화려한 테크닉으로 히카리의 마력에 동조한 조이스틱의 신호는 실험실 내부 의자를 향해 뻗어 나가는 촉수로 전해졌다.

기계촉수.

히카리가 이미 개발 중이던 것을 히드라가 직접 재료를 공수하여 제작했다.

-촉수의 움직임을 보여달라고? 그걸 누구한테 써먹으려고? 오호라. 그런 곳에 쓴다면 당연히 보여줘야지. 아무나 범죄자인 여자가 있다면 데려다주시게.

움직임에 대한 모델링 샘플은 서울 지하의 누군가로부터 잘 공수받았다.

덕분에 촉수는 살아있는 생물처럼 정교하게 움직였고, 광검은 그걸 보자마자 질색을 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 그만둬! 그걸로 나를 어떻게 할 생각이냐?!"

"내시경 해본 적 있어요?"

움찔.

광검은 표정이 굳었다.

아마 해본 적이 없을 테지.

나야 매일같이 자지로 보지내시경을 체험하고 있지만, 어디 광검이 살면서 자기 몸 안에 뭔가가 들어가는 걸 경험해본 적이 있을까?

있다면 섹스 중에 루살카가 손톱을 등에 파묻은 것밖에 없을 터.

"가볍게 생각해요. 그냥 내부 장기를 확인하기 위한 거니까."

"자, 잠깐만. 설마 저걸로?"

"왜요?"

"미친 새ㅡ"

히카리가 알아서 실험실 내부의 소리를 꺼버렸다.

광검은 한국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욕 들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고, 나는 내부 마이크로 그에게 일방적인 통보를 날렸다.

"모양이 조금 그렇지만, 성능은 확실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의 몸은 이미 인간의 성능을 뛰어넘어서, 위장까지 들어간다고 혈관이나 신체 내부가 찢어지는 게 아니니까. 푸흐흐."

유리창 너머.

그만두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그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최후통첩을 날렸다.

"자꾸 그러면 질 내시경이랑 자궁 내시경 먼저 진행합니다?"

광검의 저항은 멈췄다.

그리고는 그저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어떻게, 수면 내시경이라도 해드려요?"

"...왜, 나한테 왜 이러는 거지...?"

광검은 울고 있었다.

루살카의 얼굴로, 루살카의 목소리로 흐느껴서 나는 다소 마음이 아팠지만,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

이건 로하랑을 지키기 위한 것이며, 동시에 루살카를 지키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광검을 살리기 위한 일이니까.

"혹시 죽고 싶어요?"

"......."

"만약 당신에게 두 가지 길이 있다면 무엇을 선택할 거예요? 지금 당장 당신 안에 있는 당신의 아내와 함께 자살하는 것. 그리고 지금 이 고통을 참아내고, 당신 안에 있는 아내를 꺼내고 다시 얼굴을 보는 것."

광검이라면, 당연히 선택할 게 정해져 있다.

"아내를 다시 만나고 싶으면, 얌전히 있어요. 수면마취제라도 놓아드려요?"

"......부디."

광검은 결국 아내와의 재회를 선택했다.

나는 히카리에게 손뼉을 쳤고, 곧 실험실 내부는 하얀 안개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후, 후후."

광검은 눈을 감았다.

아마 의식은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할 것이며, 기계촉수는 광검의 목을 한 번 휘감은 뒤 입 부분을 향해 '그것'을 들이밀었다.

"나 참. 주사가 뭐 그렇게 무섭다고."

끼릭, 끼릭, 끼릭.

그것은 순식간에 형태를 바꿨다.

평범한 내시경 카메라로 변했고, 히카리는 히죽거리며 카메라를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신체 내부 마력 패턴 분석해주세요, 히카리. 저는 마력 패턴을 담을 수 있는 코어를 공수해올 테니."

"네. 그런데 지휘관님, 혹시 진짜로 저걸 넣을 생각도 있었어요?"

꿀럭, 꿀럭.

누군가의 물건을 닮아있는 그것에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걸 넣을 수는 없죠."

아무리 광검이 싫다고는 해도, 저걸 진짜로 넣을 생각은 없다.

다만.

잠을 자고 일어난 광검은 목이 따갑고 메스꺼우리라.

"후후. 제정신으로 당당히 맞서겠다고 했으면 그냥 내시경 들어가는 거로 알 텐데, 겁먹고 쫄아서 수면 마취를 선택한 게 광검의 패착입니다."

이걸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폰촉수강간.

"우리는 절대 광검을 상대로 촉수로 입구멍을 쑤신다거나 하지 않았어요. 그렇죠?"

만약 그렇다면, 그건 광검이 혼자서 착각한 것일 뿐.

"엄청 웃기지 않겠어요? 우리는 그런 적 없는데, 자기 혼자 우리한테 따먹힌 거로 생각해서 북 치고 장구 치고 그러면."

"...나중에 폭주하거나 그러면 어떻게 하죠?"

"푸흐흐. 폭주해봐야 자기 딸한테 제압당하는데요 뭘."

"......."

설령 폭주한다고 한들, 광검을 제압할 수 있는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

"광검에 대한 자료는 최대한 많이 확보해주세요. 설령 광검이 죽더라도, 그 몸을 다른 누군가가 대체할 수 있게."

"저, 방금 뭔가 들어선 안 될 걸 들은 것 같은데...."

"걱정하지 마세요. 이 모든 건...."

모든 것을 괜찮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

"세계 평화를 위해서랍니다. 푸흐흐."

* * *

신라가 인게임에서 광검을 상대로 폰촉수강간을 펼치고 있는 동안.

"웁, 우웁, 푸하아."

나는 하랑의 입 보지에 자지를 박았다.

하랑은 얌전히 내 자지를 입에 물고 빨았고, 어느 순간 스스로 이라마치오를 하며 내 자지를 뿌리째 집어삼켰다.

"우우웁...."

눈에 눈물이 고일 정도로 울먹거리면서도, 하랑은 내 자지를 목구멍까지 밀어 넣었다.

여신의 몸이라 목 부분에 큰 무리가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 걱정되는 건 사실이었다.

"하랑아, 너무 깊게 안 해도 돼."

"웁, 푸하아. 그냥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괜찮다."

하랑은 고개를 뒤로 젖힌 뒤, 다시 내 자지를 입에 물었다.

나는 어느새 펠라를 좋아하게 된 하랑을 두고, 유나의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며 신라의 인게임 플레이에 집중했다.

"굳이 광검을 상대로 저걸 하는 이유가 뭘까?"

광검이 당하는 걸 보니 속이 다 시원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신라가 아무 이유도 없이 저런 걸 할 리는 없다.

분명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터.

"...꼭 내가 했던 걸 실험하는 것 같아서 조금 불안한데."

"왜 그러는지 궁금해요?"

신라가 게임을 정지하고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정말, 궁금해요?"

"...불안하게 왜 그러는 거야?"

"아니, 생각해보니까 게임을 통해서 '그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뭘?"

"푸흐흐."

신라는 나를 향해 손가락 키스를 날리더니, 야릇한 미소로 음흉한 눈빛을 보냈다.

"테라에 있는 여신들 있잖아요. 걔들, 당신이 따먹고 저도 따먹으려면 육체가 필요하지 않겠어요?"

"잠깐만. 너 설마...."

"성주의 방식과 당신의 방식을 섞어서, 이 저택의 메이드로 만드는 거예요."

할짝.

"맛있지 않겠어요?"

"...너, 그러다 후회한다?"

100%.

"괜찮겠어?"

"네, 물론이죠. 설마...무슨 일 생기겠어요? 푸흐흐."

"......."

140% 생길 것 같은데, 나는 그냥 입을 꾹 다물기로 했다.

* * *

"찾았다. 과거의 나."

"......? 너는, 나...?"

"미안하지만, 협조를 해줘야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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