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01 2부 10장 14 취향과 이상, 현실의 차이
S급 히어로, '달묘'의 완벽한 데뷔.
복장부터 누가 봐도 S급인 그녀의 등장에 이 나라는 또다시 뒤집어졌다.
-아니, 어디서 또 S급이 나온 거임?
서울 전역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S급의 등장.
A급 괴수를 한순간에 제거해버린 그녀의 압도적인 힘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바니걸 복장에 놀라는 이들이 하나.
언제 어디서 또 이런 존재가 나타났는지에 대해 놀라는 이들이 하나.
그리고 저런 쌔끈한 몸매의 여성마저도 결국 지휘관과 섹스를 한 마법소녀라는 것에 놀라는 이들이 하나.
"아직 섹스한 적 없는데 다들 놀라는군."
"......."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소령은 내 말에 고개를 푹 숙였다.
"대외적인 임무는 아주 성공적이었어, 소령. 이걸로 너도 어엿한 우리 마법소녀의 일원이야."
"그, 달묘라는 이명은...."
"월토. 문 래빗. 원래는 달토끼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은데, 우리 팀 애들이 거의 두 글자로 지금 이명을 짜고 있거든?"
야황을 시작으로 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디폴트 이명을 그대로 쓰려고 한다.
"예를 들어 얘는 '마암', 얘는 '지륜', 얘는 '김펜릴."
"절풍...아닙니까?"
"그건 죽어도 안 써."
절풍을 쓸 바에는 김펜릴을 개명시켜버리고 말지.
"아무튼 너는 이제부터 달묘야. 우리 팀으로 지내는 이상, 군신이라는 이명은 이제 없을 거야. 의상도 바뀐 만큼 무기도 바뀌어야 하겠지."
장인이 도구를 가리지 않듯, 소령도 무기를 가리지 않는다.
이야기 중반부에 합류하는 아군답게 전위와 중위, 양쪽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맞춤형으로 무기를 쓰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원래 그녀가 군신으로서 쓰던 언월도를 들게 해도 되고, 아니면 다른 무기를 들게 해도 된다.
소령을 영입한 지휘관들에게 주는 약간의 자유도라고 해야 할까.
완전히 후방으로 배치하는 건 소령과 같은 무투파에게 좋은 일이 아닌 만큼, 전방에서 든든하게 버텨주거나 중위에서 적절한 밸런스를 갖추거나 하는 등 무기 선택이 상당히 자유롭다.
"그런 의미에서 이건 어때?"
"그게 뭡니까?"
"채찍."
"......네?"
나는 소령에게 우리 팀원들은 사용하지 않는 무기를 제안했다.
"채찍이 아니면 사복검. 손에 들고 있는 걸 휘두르는 것으로 전방위를 공격할 수 있지."
"이건...."
"일단 당장은 채찍을 사용하자. 그러자 나중에는 사복검을...."
"채찍으로, 계속 가도 되겠습니까?"
소령은 채찍에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
채찍 자체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기보다는, 아마 채찍과 관련된 '이미지'에서 얻는 부수입을 생각하고 있을 터.
"지금은 하회탈을 쓰고 있지만, 나중에 아이마스크 하나 쓴 바니걸이 채찍 들고 있으면 진짜 볼만하겠다. 그렇지?"
"...예."
이 여자, 컨셉을 위해 한 몸 희생하려는 게 아니다.
자신의 몸을 노출하면서 얻을 쾌락을 위해, 기꺼이 채찍과 바니걸이라는 컨셉을 고수하려는 것이다.
중장갑 SF 기계화 보병 스타일의 갑옷을 입은 이가 채찍을 휘두르는 것보다는 Sㅏ디스트 스타일의 바니걸이 채찍을 휘두르는 쪽이 더 어울리니까!
"그래도 노출은 조금 줄이는 건...."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역시나.
"이 복장으로 적의 시선을 끌 수 있습니다. 괴수형인 적은 몰라도, 괴인형이나 인간-특히 남자를 상대로는 가만히 있어도 시선을 끌 수 있는 좋은 복장이죠. 저는 몸이 날래니 저를 노리는 적의 공격을 충분히 회피할 수 있고, 그 사이 아군이 적을 공격하면 될 것입니다."
"좋은 생각이야."
정말 합리적이고 현명한 전술이지만, 본 목적은 노출에 있다.
'20년의 지구에서 아주 대놓고 알몸으로 다녔지.'
환룡의 파트너가 되어 투명화-정확히는 혼령화지만-능력을 익히게 되면서, 샤오린은 거리를 알몸으로-환룡의 부탁으로 니플 패치나 C스트링 정도는 하고 다녔지만-활보하고 다녔다.
아무리 내 앞에 있는 이가 게임 속 소령이라고 한들, SR-6974로부터 시작된 뒤틀린 취향과 본질이 변하는 건 아니다.
그러므로, 당분간은 채찍 바니걸 '달묘'다.
"언젠가 컨셉은 바꿀 때가 올 거야. SS급이 되면 당연히 그에 걸맞은 위엄을 가져야겠지."
"......그건 인정합니다."
언제까지 바니걸 컨셉을 고수할 수는 없다.
노출도 노출이지만, 소령은 소령 나름의 '멋'을 추구하고 싶은 날이 올 것이다.
다른 이들은 소위 간지 폭풍인 옷을 입고 최종전으로 가는데, 달로 향하는 최종전에서, 그것도 전 인류가 바라보고 있는 곳에서 바니걸 복장으로 올라간다?
'좋은데?'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도라는 게 있다.
S급까지의 행동이 여러모로 방황하는 과정이었다면, SS급에서는 좀 더 인류의 히어로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터.
"SS급, 되고 싶어?"
"당분간은 S급으로 지내고 싶습니다."
바니걸 때문은 아니다.
섹스를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다.
"제 나라의 일을 끝내고 난 뒤에...그 때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소령에게는 목표가 있다.
그녀가 바니걸 복장을 하면서까지 지휘관을 찾아온 이유는 나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인생은 기본적으로 기브 앤 테이크.
내가 소령을 도와주는 대신, 소령 또한 나를 도와야 할 것이다.
"좋아. 물론 나는 까탈스러운 사람이 아니라서, 먼저 떡값 받아 가도 괜찮은데."
"그, 그거 말입니다만."
소령은 얼굴을 붉히며 내 손을 잡았다.
"그, 지휘관님의 것이 아직은 무서워서.... 천천히 진행해도 되겠습니까?"
"내게 무서워? 칼집은 괜찮고?"
"그, 그게...."
소령은 귓등까지 시뻘게졌다.
"...그 때 이후로, 손가락 말고는 넣지를 못하게 되어서...."
"음. 그럴 수 있겠네."
사람마다 트라우마는 다양한 법.
소령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가 거근에 꿰뚫리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트라우마의 벽을 뚫고 나면 진정한 SS급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휘관님이랑 하는 것도 조금 어색하니까...부탁을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뭐든지 말해봐."
"그...."
소령은 두 손을 꼼지락거리다, 검지와 중지를 가위처럼 만들고 서로 비비기 시작했다.
"...이것부터, 시작하는 건 괜찮을까요?"
"......젠장."
지금 시각은 밤.
아쉽게도, 여자가 아닌 때였다.
* * *
게임, 일시 정지.
소령과의 보빔섹스 각을 놓친 나는 진심으로 한탄하며 게임을 중지했다.
"하아...."
"많이 아쉽나 봐요?"
"저렇게 먼저 레즈섹스를 하자고 하는데 당장 못하니까 아쉽기는 하죠."
유나는 내게로 다가와 포크로 딸기를 건넸다.
나는 순순히 입을 벌리며 유나가 건넨 딸기를 입에 물었다.
"진심으로 아쉽다."
"소령이랑 보비는 거랑 오빠랑 하는 거랑 둘 중에 뭐가 더 기대돼요?"
"당연히 그이랑 하는 거죠."
유나는 장난으로라도 떠본 것이지만, 나는 무지성 레즈만을 선호하는 창염이 아니다.
"인생이 0순위가 뒤바뀐 존재가 바로 이 하신라라는 존재랍니다."
"오빠로요?"
"그렇죠. 세상에 있는 모든 창염들, 피닉스들, 그들 중에서도 오직 하신라만이 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사랑하고 있는 거예요."
"역시 신라님."
유나는 다시 딸기를 집어 내 입에 넣었다.
"...그럼 이제 오빠 오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음...."
현재.
그는 석하랑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더 걸려서 내가 기다리는 동안 게임을 하며 기다리는 중이었고, 그가 온다고 하니 게임을 종료했을 뿐이다.
결코 소령과의 보빔을 바로 할 수 없어서 정지한 게 안다.
솔직히, 막말로 바로 대기 시간을 걸어놓고 해가 뜰 때 보비면 되는 거니까.
"화내실 건 아니죠?"
"당연히 아니죠."
"...알겠어요."
유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문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녀가 왜 저러는지 알고 있다.
'이미 왔네.'
둘은 도착했다.
곧, 문이 열리며 그가 들어왔다.
"신라."
"오셨어요?"
복잡해 보이는 얼굴의 그를 향해 나는 두 팔을 벌렸고, 그는 내게로 다가와 나를 끌어안았다.
"좋네요."
"화났어?"
"화나긴요. 제가 선택한 길인걸요."
막상 말은 하지만, 이렇게 말을 하니 조금 씁쓸하면서도 미안하기는 하다.
나의 욕심으로 이 남자가 곤란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저 사랑하시죠?"
"물론."
"얼마나?"
"...솔직히 이렇게 말하는 거, 화가 났으면 풀어주려고 하는 말이지만."
그는 내 귀에, 딸기보다도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여자라면, 너를 위해 보벼줄 수 있을 만큼 너를 사랑해."
"......최고네요."
뭉클.
정말 가슴을, 그리고 아랫배를 두근거리게 만드는 그의 말에 나는 게임이고 뭐고 아무래도 상관없어졌다.
"아침 게임에서 소령이 자기랑 보비자고 했는데, 그것보다도 더 끌리는 고백이에요."
"그런가?"
"네. 역시 최고의 고백이에요."
나는 그를 내 가슴에 품었다.
그는 묵묵히 내 가슴에 자신의 얼굴을 묻었고, 습관적으로 내 가슴에 손을 올렸다.
사락.
"...진짜네."
"진심이니까요."
꾸욱, 꾸욱.
"섰는데?"
"...그렇게 누르면 서는 건 당연한 거예요."
"그런가...그럼 나만 이야기하면 그러니까, 쟤도 불러야겠다."
똑똑.
밖에서 조심스러운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며, 석하랑이 쭈뼛거리며 안으로 들어왔다.
"...드가도 되나?"
"그럼요. 뭘 새삼스럽게."
나는 석하랑에게 손을 뻗었다.
"당신은 이제 저와 대등한 존재랍니다. 물론, 제가 당신보다 더 높기는 하지만."
"모순 아이가?"
"그래서 싫어요?"
"아니."
석하랑은 내 옆으로 다가와 내 손을 붙잡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허락해줘서 고맙데이."
"뭘요. 다 좋자고 하는 일인걸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석하랑은 볼을 긁적이며 게슴츠레 미소를 지었다.
"오빠야랑 내랑 올라오면서 한 가지 생각을 해봤는데, 니를 위한 선물을 뭘 주면 좋을까 하다가 생각해낸 게 있다."
"뭔데요?"
"이거."
사아아.
석하랑의 얼음이 어떤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가 침대에 반듯하게 눕고, 석하랑을 위에 눕히고 백허그를....
"잠깐, 애널?"
"기다려봐라."
석하랑은 그의 자지를 자신의 뒤에 집어넣은 채, 한쪽 다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 다리에 고간을 비비며 겹치는 건....
"나...?"
"...허락해준 거에 대한 고마움으로, 이런 거 해주고 싶은데.... 괜찮나?"
"......."
딱.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애널에 박히고 있던 석하랑을 없애버리고, 그 자리에 푸른 불꽃으로 내가 자리를 차지했다.
"이래야죠."
뒤에서 나를 박는 그.
아래에서 나를 상대로 보비는 하랑.
그리고 내 얼굴 위에서 안면기승위를 하는 유나.
"순애와 보빔, 하렘의 삼위일체."
비로소, 큥큥.
물론, 이것은 나의 취향.
"저야 이렇게 하고 싶지만...."
화륵.
나는 순식간에 네 사람의 모습을 바꿨다.
정상위로 누워있는 나.
좌우로 나와 같이 반듯하게 누워있는 하랑과 유나.
그리고 나한테 박으며, 양 손은 하랑과 유나의 보지를 어루만져주는 그.
"...역시 이게 최고 아니겠어요?"
하렘순애섹스 4P의 진리다.
나의 취향을 강요하지 않고, 사랑하는 남자의 취향을 우선시해주는 것.
그게, 아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