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973화 (973/1,497)

EP.973 2부 9장 29 진짜라는 증거

석하랑과 즐거운 밤을 보낸 뒤.

"...내가 오빠야밖에 몰라서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눈으로 본 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네. 오빠야가 훨씬 크다. 됐나?"

"물론이지."

석하랑은 이승형과 가루라의 영상을 직접 두 눈으로 봤다.

딱히 스스로를 위로한다거나 그런 목적은 아니었고, 영상 속 내용을 바탕으로 유포자를 잡기 위해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직접 보게되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녀에게 나는 눈으로 본 이승형의 자지와 내 자지를 분명히 차이를 인식하게 만들어줬다.

목구멍 안으로 깊게 밀어넣는다거나, 콧잔등 위에 올려 자지의 길이를 직접 느끼게 한다거나, 두 손으로 움켜쥐어 귀두를 비롯하여 남은 부분의 길이를 체감시켜준다거나.

-하아, 하아악...! 나, 나 사투리 쓸 거야...! 자꾸 계속 가게 하면, 흐끅, 섰던 자지도 죽어버리게 사투리 막 쓸 거라고...!

-너 절정하는 중에는 표준어 쓰잖아.

-그, 아, 아닌...아아앙...! 아, 알았어...! 오빠 자지가 제일 커! 그러니까 제발!

-안에 싸달라고?

-그건! 마, 맞는데 나 좀 쉬게 해 주, 흐으응...♥

마지막에는 당연히 아래를 통해 나를 직접 느끼게 해줬고, 나는 석하랑을 밤새 괴롭혔다.

양 옆 방을 둘 다 빌리지 않았다면, 분명 옆방에서 시끄럽다고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커서 좋으시겠네요. 흥."

"커서 좋은 건 너도 마찬가지 아니야?"

"...작은 걸 넣어본 적이 없는데 내가 어떻게 아는데?"

"손가락으로 비교하면 되지."

석하랑은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발로 걷어차려다 말았다.

다시 한 번 더 말하지만, 내가 인간의 몸이라서 그녀의 공격은 상당히 아프다.

"그래서, 오빠야가 오빠야 분신 중에 제일 크다 이거제?"

"분신이고 자시고, 나는 이 세계의 오리지널이야. 하지만 다른 놈들보다 큰 건 확실하지. 피닉스로이드들 거 못 봤어? 걔들 거 나랑 거의 비슷할텐데."

"보고 자시고 꼴도 보기 싫어서 다 치워버렸는데 내가 어떻게 아는데."

"그건 그렇군."

살면서 다른 남자의 자지를 보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여자들도 야동을 보는 경우는 많겠지만, 석하랑은 그런 쪽으로는 딱히 흥미가 없는 사람이다.

섹스도 나랑 하는 거니까 좋은 거지, 성에 관한 걸 좋아하는 여자는 아니다.

부모와 달리.

"오빠야, 내 지금 끔찍한 생각 하나 들었는데 말해도 되나?"

"뭔데?"

"오빠야랑 우리 아빠랑 똑같은 건 아니제?"

"어우, 무슨 끔찍한 소리를."

허윤환이 20년 지구의 나다?

결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닮지도 않았고, 내가 그 정도 크기도 아니고, 다른 것 보다 광검 그 양반과 나는 완전히 다른 인간이야. 확신할 수 있어."

"하긴. 오빠야랑 울 아빠랑 많이 다르기는 하지."

"다른 게 아니라 완전히 별개의 존재야. 너와 장모님이 다른 것처럼."

석하랑이 루살카와 동일 인물이 아닌 것처럼, 나도 광검과 같은 인물이 아니다.

"너 혹시 내가 장인 어른을 싫어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

"아이가?"

"광검의 실체를 아는 사람 중에 광검을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루살카 말고는 없을 걸?"

"그런가?"

딸마저 긍정하는 광검의 인망은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었지만, 광검이 한 행동은 게임을 한 사람들-특히 석하랑 루트를 깊게 판 이들이 몹시 분개했던 걸 생각하면 자업자득이다.

하여튼, 광검은 나와 비슷한 존재가 아니다.

"그럼 오빠야는 우리쪽에서 이승형이었네?"

"...내가 20년의 지구에서 태어났다면 이승형이 되었겠지. 그런데 그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니야."

'나'라는 존재는 여러 조각으로 파편화되어 20년의 지구에 존재했다.

"이승형같은 자가 한 명이 아니었다고."

그도 그럴게, 나를 닮은 이들이 그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았으니까.

도플갱어가 의심될 정도로 나를 닮은 이들은 많았다.

"중국에 있던 천자라거나, 샤오린 오빠였던 곽봉효라거나, ...원탁 히어로 중 최강이었던 가웨인 경이라거나."

"그 사람들이 다 오빠였다고?"

"나였다기 보다는 이상하리만큼 닮았다는 거지. 그리고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한 명 있잖아?"

"지휘관."

공교롭게도, 지휘관의 디폴트 외모는 나와 은근히 닮았다.

외국인의 모습이라 완전히 닮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얼굴을 비교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거의 90% 이상 일치한다고 나올 정도로 닮았다.

나를 기반으로 게임이 만들어진 것도 아닐텐데, 내가 지휘관이었고 사실은 이 세계에 태어난 게 20년의 지구에서 내 현실로 환생을 한 것도 아닐텐데, 이상하리만큼 나를 닮아있었다.

"아마 내가 너희쪽 세상에서 태어났다면 지휘관이었을 거야."

수많은 '나'라는 존재들을 위한 인형들 중, 내 영혼을 담을 존재가 있다면 아마도 지휘관이었을 것이다.

...현실 속 나에게 가장 인접한 자가 있다면, 분명 지휘관일 것이다.

"뭐, 그게 아니더라도 어떠한 존재든 되었겠지만, 나는 그래도 역시 내가 제일 좋아."

"그런가...? 그래도 역시 내는 오빠야가 제일 좋다."

석하랑은 내게 와락 안기며 강아지처럼 얼굴을 비볐다.

"그러니까 이게 오빠야랑 다른 사람들이 확실히 차이나는 증거라는 이거제?"

"...왜 자지에다가 얼굴을 비벼."

"그야 오빠야의 분신은 많을 지 몰라도, 이 자지를 가진 오빠야는 한 명이니까?"

쪽.

석하랑은 아침부터 자지에 입을 맞췄다.

펠라를 할 생각도 없으면서, 섹스를 할 생각도 없으면서 자지를 핥는 게 상당히 건방졌다.

"야. 섹스 이제 더 안 한다며?"

"몰라. 덮치든 말든 알아서 해. 내는 이거 조식으로 먹을 거니까."

할짝, 할짝.

석하랑은 내 자지를 마구 핥기 시작했다.

씻지 않아도 그녀는 금방 정돈하고 온 것처럼 괜찮았지만, 나는 아직 샤워를 하지 못해서 상태가 영 아니었다.

그러나.

"츄릅, 츕, 스으읍."

석하랑은 내 자지를 중심으로 자신의 손을 옆으로 더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의 손에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나를 휘감기 시작했다.

마치 수많은 석하랑이 내 몸을 더듬 듯, 내 몸을 기어가는 여러 물줄기에 나는 등줄기에 오한이 났다.

모닝펠라를 하면서 나를 씻기기까지 하다니.

입으로는 자지를 빨면서 정작 마력으로 몸을 청소한다?

아침 댓바람부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었지만, 나는 석하랑이 나를 향해 올려다보는 눈빛에 그녀에게 뭐라고 할 생각이 싹 사라지고 말았다.

히죽.

내 자지를 입에 간신히 문 채, 나를 향해 눈웃음을 치며 싱긋 웃는 모습을 두고 어느 남자가 따지고 들 수 있을까.

나는 그저 석하랑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내 자지를 만족할 때까지 빨게 하는....

"하움. 끝!"

"...뭐?"

"잘 씻겨드렸습니다~"

석하랑은 귀두에 쪽 입술을 맞추며 물러났다.

나는 한껏 달아오른 자지를 한 발 빼주지도 않고 뒤로 물러나는 석하랑에게 배신감을 느꼈다.

"너 뭐하는 짓이야?"

"오빠야. 내가 오빠야랑 이거 하면서 느낀 게 하나 있는데."

석하랑은 나를 향해 비웃으며 침대에 알몸으로 몸을 던졌다.

"내는 내가 오빠야 자지 빨아줄 때, 오빠야가 기대하는 모습을 보는 게 진짜 좋다."

"자지를 빨았으면 한 발 뽑아줘야 하는 거 아니냐? 펠라하면 사정까지 끌어내는 게 국룰인 거 몰라?"

"모르는데요?"

"이게 어디서."

"어허."

석하랑은 스마트폰을 집어들었다.

"내 지금부터 아침 라방할 거니까, 지금 내 때리면 방송에 나오는 거다?"

"......."

협박인가.

아니면 나를 도발하는 건가.

석하랑은 베개를 빈백처럼 눕혀놓은 뒤, 스마트폰을 자신에게 향하도록 만들며 눈을 찡긋였다.

"아아. 안뇽."

나는 석하랑이 하는 아침 라이브 방송을 보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휴가 중에 인사드려요. 안녕하세요?"

'이거 되게 음습한 상황이네.'

석하랑은 당당히 알몸인 채로 방송을 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라이브 방송이었지만, 마력의 힘을 이용해 자신을 3D 캐릭터로 바꾸어 얼굴 표정만 나오게 만들었다.

현실의 우리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기습적인 아침방송에 나오는 석하랑은 게임 속 석하랑 그 자체였다.

그야말로, 버튜버.

현실 속 모습과 가상의 모습이 일치하는 버튜버는 석하랑이 유일하겠지만, 나는 석하랑이 방송을 명목으로 도망치려는 걸 용서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시청자 기만하는 건가?'

...방금 전까지 내 자지를 빤 입술로,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하는 그녀는 뻔뻔하기 짝이 없었다.

"오늘은 여러분에게 몇 가지 조사를 하러 왔는데요. 별 건 아니고, 여러분들의 취향을 조사하려고요. 투표 열게요."

석하랑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도 능숙하게 방송을 이끌었다.

"딸기랑 블루베리랑 크림치즈 중에 뭐가 제일 좋아요?"

"......."

분명 특정 누군가를 저격한 발언은 아니지만, 지금 석하랑은 나 들으라고 하는 말이었다.

"어디보자.... 블루베리가 1등이고, 크림치즈가 2등이고, 딸기는 3등이네요? 흐흥, 이건 당연한 거죠."

당연하다마다.

석하랑이 블루베리를 좋아한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니까.

석하랑 방송을 보러 온 사람들이 석하랑의 취향을 모를 리가 없다.

왜냐?

그들은 모두 한 때 석하랑과 게임 속에서 함께한 자들이었으니까.

-하랑쟝 오늘 섹스함?

그리고 그런 점 때문에 석하랑을 향해 소위 선을 넘는 발언을 하는 자들도 있었다.

야겜 캐릭터의 버튜버라는 점에서 오는 큰 고역이었지만, 석하랑은 눈썹을 으쓱이며 당당히 말했다.

"방금 전까지 섹스하다 왔다, 빙시야."

걸크러시.

...라지만 진실을 말하는 석하랑의 태도에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박힐까봐 무서워서 방송을 켜는 걸로 빼놓고는 섹스한 것처럼 당당하다니.

"밴 당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네. 너는...아, 아니다."

석하랑은 뭔가 생각이 났다는 듯, 킥킥 웃으며 카메라 각도를 틀었다.

"님들, 석하랑 갈 때 표정 어떤 건지 아셈?"

무수한 갈고리의 폭격.

석하랑은 피식 웃으며 화면을 잠시 손가락으로 덮었고, 나를 향해 눈짓을 보냈다.

스륵.

정상위로, 그녀는 스마트폰을 들어 자신만 나오게 한 뒤 내게 다리를 뻗었다.

"지금부터 19금 겁니다~ 얼라는 나가라~"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지만, 오히려 야겜 버튜버이기에 가능한 과감한 행동.

"다시보기 없고, 클립 못 따고, 라방에서만 볼 수 있는 '진짜'인데...."

석하랑은 시청자들을 향해 검지를 입술 위에 올렸다.

"저 휴가온 거 궁금해하셨죠? 지금 저 부산와서 호캉스 중인데, 알몸으로 마사지 받고 있어요."

알몸 마사지.

틀린 말은 아니다.

"...마사지 라방, ASMR 들어보실?"

자지로 보지를 마사지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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