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969화 (969/1,497)

EP.969 2부 9장 25

지휘관과 만나고 싶다면 줄을 서야 한다.

그냥 오면 만나주지 않고 쫓아낼 거다.

내 주변에 있는 S급들은 내 주변에 달려드는 날파리들을 적극적으로 쫓아낼 것이다.

왜냐?

큥큥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

석하랑이 보여줬던 것 만큼의 퍼포먼스를 다른 마법소녀들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차례'에 방해를 받는다면, 나는 분명 S급 한 명 정도는 죽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러므로 '공개적'으로 지휘관과 만나고 싶으면, 공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이니까.

-공식적으로 접촉하는 이들에게는 문을 열어두지만, 뒷문으로 들어오는 자에게는 샷건을 날리겠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를 공개적으로 어필할 수 있을까 하여, 게임 속에서는 정말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정말 수많은 방법들 중에서 한 가지 방법을 찾아냈으니, 신라를 대신하여 지휘관과 섹스를 원하는 자들을 걸러내기 위한 거름망을 꺼내들었다.

"오디션 보자."

"오디션이요?"

유나는 먹던 케이크를 떨어뜨렸다.

아마도 자신이 듣던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긴가민가 했겠지.

"제가 아는 오디션을 마법소녀 오디션으로 보자는 거예요?"

"그래. 우리가 지금은 정식으로 '마법소녀 매지컬 큥큥스'가 되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처음에 여기 발족했을 때는 '오라클 스튜디오'였잖아?"

"그랬었죠."

괴수를 사냥하는 경험을 명목으로 나는 스튜디오를 만들었고, 미국의 전직 원탁 히어로-오라클이 자본을 댄 거대 스튜디오는 영화 촬영을 핑계로 괴수들을 사냥하고 다녔다.

-마법소녀들 괴수 잡는 거 보임? 이거 누구를 위한 영화인지는 몰라도...ㅋ

-C급인데 위기 연출 오지네. 그런데 판치라가 없으니까 1점 드립니다.

-으윽 씹뜨ㅡ억.

19금 미연시 게임 안에서 씹떡 소리를 듣는 건 어처구니가 없지만, 현실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게임인 만큼 게임 속 네트워크 또한 현실의 반응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마법소녀들의 실체가 밝혀진 지금, 게임 속 네트워크는 전부 숲속 친구들이 되었다.

-내가 얘들 진짜 마법소녀인 줄 알았다!

-S급 이펙트 오지네. 그런데 전부 비처녀니까 1점 드립(탈퇴한 회원입니다.)

-으윽 씹뜨ㅡ억.

S급 히어로.

그들이 마법소녀든 무궁화 보이든 뭔들 어떠랴.

그들이 나라를 지키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킨다면!

마법소녀들이야말로 나라를, 인류를 지킬 희망이다!

과연 마법소녀들은 어떠한 존재일까!

사람들은 마법소녀들이 그간 보인 행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마법소녀들이 어떤 행보를 보였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잖아. 너희 능력이 어떤지 분석하고, 또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 파악하고."

"어떤 사람들은 시기별로 능력의 수준을 분석해서 언제 마력공급이 이루어졌는지 찾아내던데요?"

"할 일도 참 없네. 남이 첫 경험 한 시점을 알아서 뭐하려고?"

"큥큥일로 기념한데요. 지금 슈리 큥큥일 털렸어요."

"......생일도 아니고, 나 참."

지휘관의 마법소녀가 된다는 건 자신이 첫 경험을 한 날을 큥큥일이라며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으로도 모자라 축복받아야만 하는, 정말 미친 세상이다.

"진작 눈치 채지."

"지휘관 님께서 눈치채지 못하게 미리 다 연막 치셨잖아요."

"그랬지."

신라는 마법소녀들을 데리고 다니며 연막작전을 펼쳤다.

그간 신라가 지휘관으로서 찍었던 수많은 마법소녀들의 활약상은 제대로 통하여 사람들을 속였다.

-아니, 얘들 그냥 마법소녀 전대물 찍는 거 아니었음?

-진짜 괴수 사냥이었다는 거지.

-활동 2월부터 하고 있었는데 5개월 동안 아무도 몰랐던 거ㄹㅇ....

실제로 괴수를 사냥하고 난 뒤의 흔적은 유성을 통해 처리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남지 않았다.

영화 촬영이라는 명목으로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헌터 길드 자격증을 따내서 사람들은 그다지 의심도 하지 않았다.

대외적으로 만들어진 홍보자료도 일부러 수를 줄였고, 마법소녀들이 C급 괴수를 상대로 고전하는 영상으로 연막을 펼치기도 했다.

서울에서의 한 방을 위하여.

선의철이 실각하는 순간을 위하여.

-존버는 승리한다!

-우리는 진작부터 마법소녀들을 믿고 있었지!

-크흙. 누리가 성장하는 건 기쁘지만 성장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 복잡미묘.... 그러나 누리가 행복하다면 오케이!

마법소녀 매지컬 큥큥스에 대해 알고 있던 이들은 대부분 호의적인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마법소녀가 되고 싶다!

그리고 좋든 싫든 이제는 '지휘관의 길드'라는 것 때문에, 마법소녀 매지컬 큥큥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길드 가입 신청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가령 사무실 홈페이지에 남겨둔 유일한 소통 창구인 '게시판'은 지금 폭발을 넘어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게시판을 점령한 기이한 사태까지 벌어졌다.

요지는 하나.

-나도 큥큥할래!

-지휘관, 나한테 마력주입 '해줘'.

-시켜만 주시면 마법소녀가 되어보겠읍니다.

다들 마법소녀가 되고 싶어했다.

"후, 이 놈의 인기란."

"갑자기 사람이 바뀐 것 같아요, 지휘관 님."

"지금까지 몰래 억눌러왔던 자신을 드러낼 때가 되었다는 거지. 아쉽네. 우리 유나랑 섹스하는 것만 아니었으면 이 사람들이랑도 했을텐데."

"거기 들어오는 100명만큼 제가 100번 해드릴테니까, 아시죠?"

"당연하지. 아무나 나랑 못하지."

물론.

"근데 이 새끼들은 안 되겠다."

남자였던 놈들도 성전환 수술을 해서라도 마법소녀가 되고 싶다고 하지를 않나,

시대는 이제 보추소녀의 시대라며 자기가 여장한 사진을 올리지 않나,

일부 미친 놈들은 박힐테니까 자신을 마법소녀처럼 다뤄달라고 하기도 했다.

"이런 놈들은 전부 죽여버리고 싶지만, 지금 바로 죽였다가는 세상이 떠들썩해지겠지?"

게시판에서 헉헉거리는 호모들에 대한 살생부는 현재 빅-데이터로 수합되고 있다.

"그러니까 몰래 암살자를 보내야겠어. 한 번 거르고 난 뒤에."

"거른다고요?"

"절박해서 이런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잖아?"

이들 중에도 '진짜'로 마법소녀가 되고 싶어하는 선의의 존재가 있을 수 있다.

"히어로가 되고 싶어하는 건 모두 똑같지만, 히어로가 되고 싶은 이유는 사람마다 다른 법이지. 누군가는 영웅심, 누군가는 돈, 누군가는 명예, 그리고 누군가는 복수를 위할 수도 있는 거잖아?"

사람들을 구하고 싶어하는 영웅이라거나, 가족이 괴수나 괴인에게 살해당해서 복수를 꿈꾼다거나,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한 힘을 원한다거나.

"괴수들을 죽이기 위해서 자신의 소중한 걸 바쳐서라도 지휘관과 큥큥해서 마법소녀가 되고 싶은 거지."

-저는 마법소녀가 될 자격을 가지고 있는 여자랍니다! 보세요, 처녀의 증거를!

-이제 비처녀 아님?

-앗.

모든 걸 바쳐서라도큥큥을 간절히 바란다.

그런 이들이 다리를 벌리고 처음을 바쳐서까지 마법소녀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휘관에 의해 이능력자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휘관 커밍아웃 이후에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 거야. 앞으로도 잘 부탁해, 유나야."

"물론이에요. 지휘관 님의 정액은 제가 잘 사수할게요."

이제, 게임의 중반부부터 상대해야 할 자들은 이런 자들이다.

구더기 속에 숨겨진 진주를 빠르게 솎아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구더기들의 악의에 오염되어 나중에 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

무슨 말이냐.

-왜 나만 큥큥 안 해줘? 왜 나만 큥큥 안 해줘? 왜 나만 큥큥 안 해줘?왜 나만 큥큥 안 해줘? 왜 나만 큥큥 안 해줘? 왜 나만 큥큥 안 해줘?왜 나만 큥큥 안 해줘? 왜 나만 큥큥 안 해줘? 왜 나만 큥큥 안 해줘?왜 나만 큥큥 안 해줘? 왜 나만 큥큥 안 해줘? 왜 나만 큥큥 안 해줘?

큥큥해주지 않는 것에 미쳐버리는 이들이 생긴다 거나.

-강제로 큥큥하면 되는 거 아닐까?

지휘관을 상대로 강간모의를 하는 자들이 생긴다거나.

-마법소녀가 밉다...!

지휘관에 대한 악의를 마법소녀들에게 풀어버린다거나.

-끼에엑! 화가 난다! 지휘관을 따먹고 죽일 것이다!

게임 마지막, 최종전에서 선의를 가지고 있던 이들이 악의를 가지고 빌런이나 괴인-테라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말.

그러니 그들을 위한 창구를 마련해줘야 한다.

물론 새롭게 뽑히는 대상을 향한 전 세계의 선망과 악의에 몇몇 사람들은 감당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무너지기도 하지만, 이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과 고비를 넘기는 이벤트가 마련된 이들을 뽑으면 된다.

-내가 이 남자와 큥큥을 했다!

라는 걸 모두에게 드러내도 당당할 수 있는 멘탈의 보유자.

그런 자들이 지휘관을 향해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고, 그게 바로 '오디션'이다.

"유나야, 지금 한국에서 오디션 보겠다고 하면 공항이 폭발하겠지?"

"당장 일본에서는 대한해협을 헤엄쳐서 넘어올 걸요?"

"그렇지? 그러면 일단 공지사항 하나 준비하자."

지금은 7월 10일, 밤.

"지휘관 전용 트윗 계정 만들어서 공지사항만 올리는 거야. 오디션으로 선발을 할 거니까, 일단 동영상으로 자기 소개 영상부터 보내라고."

한국에 오지 못하는 전세계의 사람들이 메일로 문을 두드리겠지만, 적어도 대책없이 한국에 와서 신서울역이든 부산항이든 드러누워버리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오디션 중에도 괜찮은 사람들 나오면 바로바로 채용할 거라고 남기면 좋겠지?"

이미 나는 수 차례의 주차 플레이를 통해 게임 속 지구인들이 어떻게 나오는 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지휘관을 향한 간절한 손길은 잘 알고 있지만, 나는 그들과 큥큥할 생각도 신라에게 큥큥을 시킬 생각도 없다.

그러므로.

"프로듀스 큥큥스타. 적당히 이름 붙여서 마법소녀가 되고 싶은 사람들 여기로 신청하라고 해."

그리고.

"정말로 간절한 사람은 바다를 헤엄쳐서라도 여기로 올 걸?"

* * * *

잠시 게임을 종료한 뒤.

나는 시간이 되었음을 확인하고 헤드기어를 벗었다.

"왜 그러세요?"

"신라, 네가 할 때라서."

"제가요?"

"그래."

나는 신라에게 게임 속 쿨타임을 가리켰다.

"큥큥할 시간이야. 들어가서 오토 돌리거나 해."

"당신은요?"

"나는...."

나는 하얗게 물든 방문을 가리켰다.

"데이트 좀 하고 오려고."

"와, 저랑은요?"

"약속한 게 있잖아."

"약속이요?"

"그래."

나는 약속을 했다.

"하랑이가 너랑 하고 나면, 그 때 나랑 하기로."

"그거 섹스 얘기 아니었나요!!"

"신라야."

나는 신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원래 데이트 마지막 코스는 방 잡고 섹스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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