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893화 (893/1,497)

EP.893 [라노벨외전] 창천의 데스디나스 2권 010

후우우.

차가운 심야의 바람이 구로를 스쳤다. 메그레즈의 팀장, 서예성은 시시각각 모이는 면면에 입이 바싹 말랐다.

"마포, 종로, 동대문 팀이 도착했습니다."

"노원, 강북, 은평 팀은 최소 인원만 남기고 이제 출발했습니다."

"네. 잘했어요. 사람 구하는 것도 구하는 거지만, 그보다 서울 전선을 지키는 게 것도더 중요해요."

석하랑의 지시하에 모인 히어로들이 일사분란하게 장비를 챙기고 간략히 전달받은 던전의 정보를 확인했다. 구출대에 자원한 서예성도 제 앞의 스크린을 확인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마경 서울>

출몰괴수 : C ~ SS

최저기준 : B (70)

주요속성 : 7속성

종합 위험도 평가 : S+

"후우."

협회에서 권장하는 최저 진입 조건이 B급-그것도 준A급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서울의 마경은 전세계에서 내노라하는 고난이도의 던전이었다. 석하랑은 서예성의 한숨을 눈치채고 고개숙여 인사했다.

"구로의 서예성 님, 감사해요. 자원해주셔서."

"아닙니다. 응당 해야할 일인 걸요."

A급도 까딱 잘못하면 목숨을 잃는 던전에 서예성이 자원한 이유는 별 게 아니다.

"저희 쪽에서도 누리 양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걸 원치 않아서."

"......어쨌든 감사드립니다."

헌터이기전에 히어로로서 사람이 실종된 것에 대한 책임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상사의 명령이 있었기에 서예성은 자원이라는 명목으로 구출대에 참가해야 했다.

'미쳐버리겠네.'

이 순간만큼은 현대인의 로또라고 칭송받는 이능력의 각성이 원망스러웠다. 이능력 각성 덕분에 높은 자리에 올랐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막중해졌다.

'근데 사람이 너무 없잖아.'

서예성을 비롯해 현재 구로에 모인 구출대는 고작 10명. A급 7명에 B급 2명, 거기에 S급 한 명이라는 화려한 구성이었으나 히어로의 수 자체가 적었다.

"강남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학부생 안전에 대한 우려로 히어로 차출 불가능하다고...."

"강동은 아예 연락이 되지 않아요. 아무래도 협회 측 교신을 무시하는 것 같습니다."

"서대문 팀에서 이제 확인했답니다. 도착 예정 시각 10분."

"...칫, 너무 늦잖아요! 안 되겠어, 이 인원으로 돌입합니다!"

석하랑이 팔을 걷어붙이며 지하로 들어가려 하자, 피곤한 기색의 중년 남자가 석하랑의 앞을 가로막았다.

"안 돼. 위험해."

"...지금 안에 들어간 사람들이 얼마나 위험할 지는 생각 안해요?"

"애초에 다들 마경에 진입할 생각 없었어. 만전을 갖춰도 모자랄 판에 이 상태로 들어가자고? 오판이다. 이 인원으로는 안 돼."

"우리가 던전 공략하러 가자는 것도 아니고 사람 구하러 가자는 건데 그걸 왜 재고 있어요?"

석하랑이 따지고 들었으나 다른 히어로들도 던전 진입을 꺼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혹시나 던전에서 죽었다가 성장 한계치가 깎이기라도 한다면 어쩐단 말인가.

석하랑과 마주선 남자, <우사> 박태형은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마경에서 한 번 죽어봐서 안다네. 마경의 주인은 한 곳에 멈춰있지 않아. 던전에 들어온 즉시 눈치채고 잡아먹을 것이야."

"알아요. 선배님 그 때 성장 한계치 90에서 86으로 떨어진 거. ...하지만 그래도 사람은 구해야 하잖아요! 지금 먼저 들어간 사람 중에 김누리도 있단 말예요!"

"......안타까운 일이나 어쩔 수 없지. 그렇다고 여기있는 이들 모두가 죽을 수 없지 않은가. 자네도 이번 작전의 총책임자라면-"

"그럼 선배님이 그 총책임자 하세요."

석하랑은 그 자리에서 곧장 우사 박태형에게 지휘권한을 위임했다. 극단적이기까지 한 석하랑의 행동에 박태형은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대체 왜 그렇게까지 구출하려고 하는 건가?"

"......."

석하랑은 대답조차 않고 던전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허공에 얼음조각까지 만들어 주변을 위협하면서 던전에 들어가기 직전.

□□□□□□!!

"꺄악?!"

거대한 천둥소리에 석하랑이 주저앉았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로 놀라 자빠질 뻔 했다.

"마, 마경의 주인인가?!"

"미친! 그럼 던전 폭주잖아?!"

대림역 인근에 모인 이능력자들이 삽시간에 패닉에 빠졌다. 상황을 정리해줘야 할 책임자들도 천둥같은 소리에 놀라 사색이 되었다.

마경의 주인이 내뿜는 브레스 소리와 너무나도 흡사했다.

"설마 진짜로...?"

박태형은 심장이 뜯겨나가던 그 날의 기억이 떠올라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수많은 번개 다발을 몸에 두르고 돌진하는 거대 괴수와 눈이 마주쳤던 그 날, 죽음의 순간이 다시금 박태형을 엄습하기 시작했다.

"설화공주! 당장 대피를-"

"선배님. ...이거 던전에서 난 소리 아닌 것 같은데요?"

얼굴을 반쯤 가린 석하랑이 던전 입구인 지하를 가리켰다가 제 귀를 툭툭 건드렸다.

"소리가 안쪽이 아니라 뒤에서 들렸어요."

".....뒤?"

"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석하랑이 주변을 훑다가 소리가 났던 근원을 살폈다. 곧 문짝이 뜯겨나가 지하로 들어가는 엘레베이터를 찾았다.

"여긴 것 같은데...."

"잠깐만. 설마 여기로 던전의 괴수들이-"

"선배님. 잠시 조용히."

석하랑이 무릎까지 꿇어 어두운 지하를 향해 귀를 기울였다. 소름돋을 정도로 침착한 석하랑의 행동에 박태형도 조금씩 긴장이 가라앉았다.

- ...변신...괴인...

"아."

그 새끼 목소리다. 석하랑이 곧장 엘레베이터 안으로 뛰어내렸다.

"저기...."

우물쭈물 그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던 서예성이 슬며시 입을 열었다.

"저희도 진입 하나요?"

"......10초만 생각 좀."

자글자글한 박태형의 주름이 더욱 짙어졌다.

* * *

번개가 번쩍였다.

하유준은 그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시안이 쏜 탄환은 라온의 심장을 정확히 겨눴고. 라온은 그대로 뒤로 넘어지며 바닥에 쓰러졌다.

"새끼야! 너 미쳤어?!"

"형님, 형님은 저게 라온이로 보여요?"

화를 내는 하유준을 진정시킨 시안은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라온을 가리켰다. 유나가 꺼낸 금색 구체의 빛에 비친 라온의 얼굴은 어딘가 조금 낯설어보이면서도 익숙했다.

"...?"

하유준은 그게 꼭 납치당한 천봄이를 닮았다고 느껴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뭐야?"

"와, 대박. 대박 사건. 연기자라더니 진짜 연기 제대로네?"

누리가 쪼그려 앉아 라온(?)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폈다. 피부가 금이가듯 갈라지기 시작한 라온(?)의 눈에 서서히 보라색 귀기가 흘렀다.

"...괴인?!"

"예. 괴인이네요. 그것도...."

시안이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라온(?)이 회색빛에 휩쌓였다. 그러고는 곧 왼쪽 가슴 아래에 구멍이 뻥 뚫린 천봄이로 변했다.

"변신 능력을 가진 괴인? 세상에. 설마했는데 진짜였네."

"어떻게, 눈치챈 거지...?"

천봄이는 피를 토하면서도 표독스러운 얼굴로 시안을 노려봤다. 만 이틀에 걸쳐 표적을 연구하고 사소한 습관까지 다 살폈는데, 너무나도 어이없는 방식으로 들켜버렸다.

"나는 그보다 연예인이 괴인이었다는 게 더 놀라운데. 당신 어디 소속있어? 아니면 그냥 빌런?"

"닥치고 어떻게 알았는 지 말해!!"

천봄이가 절규하듯 소리쳤다. 시안은 어깨를 으쓱이며 누리에게 눈짓했고, 누리는 칼에 마력을 불어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한 가지씩 물어보는 거로 하지. 오케이?"

"...좋아. 그럼-"

"라온이는 왜 납치한 거야?"

"......전 A급 히어로 <운사> 박라온. 괴인화하기에 딱 좋은 그릇이지. 안 그래?"

시안이 잠시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이 새끼들이...."

유나와 누리, 하유준은 시안의 분위기가 급변했다는 느낌에 오한이 들었다. 천봄이는 입에서 보랏빛이 섞인 피를 흘리면서도 질문했다.

"그럼 내 차례. 어떻게 안 거지? 고작 몸 사린다는 거 때문에?"

"......그건 그냥 농담으로 한 소리고, 내가 아는 라온이라면 절대로 여기에 내려오지 않았을 거다. 당신이 아는 운사라면 몰라도, 우리 팀의 박라온은 내 명령에 따라 밖에서 무조건 대기했을 거야. 내려오겠다는 소리도 일절 하지 않고. 그리고...."

구구절절 설명을 이어가던 시안이 순간 짜증을 내며 머리를 긁었다.

"아, 젠장. 내가 왜 이걸 설명하고 있는 거야? 누리야! 지금 당장 이 괴인, 코어로-"

"잠시만."

하유준이 손을 들우 시안의 지시를 제지했다. 괴인 천봄이를 죽여 코어로 바꾸려던 누리도 뚱한 얼굴로 하유준을 노려봤다.

"이대로 코어로 만들어버리면 배후를 찾지 못할 수 있다. 라온 누님도 어딨는 지.... 아하, 아까 그 탐지기?"

하유준이 자문자답으로 라온의 신변을 확인했다. 시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누리에게 지도의 데이터를 건넸다.

"누리야, 다녀올래?"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지하도 반대편에서 소리가 들렸다. 차분함까지 느껴지는 목소리는 납치당한 이 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침착했다. 누리가 어둠을 헤치고 걸어오는 여인, 라온을 향해 칼을 겨눴다.

"이번에도 짝퉁이냐?! 암구호!"

"......이런 상황에서 장난을 치면 안 됩니다. 전장에서는 잠깐의 오판이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응, 언니 맞네."

한숨을 내쉬는 라온에 누리가 달려가 안겼다. 라온은 누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일행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천봄이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라온을 노려봤다.

"어떻게...?"

"어떻게 빠져나왔냐? 아니면 당신의 일행 말입니까?"

라온은 주머니에서 코어를 하나 꺼내 시안에게 던졌다. 천봄이의 옷을 착용한 라온은 헝클어진 옷을 단정히 정돈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저 기절한 줄 알고 나쁜 짓 하려고 하기에, 일격에 쓰러뜨렸습니다."

"아."

시안이 만지작거리는 코어를 보는 천봄이의 눈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시안은 착잡한 얼굴로 라온에게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이렇게 될지는 몰랐어."

"괜찮습니다. 제가 입안한 작전입니다. ...그리고 혹시나해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만, 절대 나쁜 짓 안 당했습니다. 행동으로 옮기려는 순간 바로 움직였습니다."

"의심 안하니까 자꾸 엄한 생각하게 만들지 말아줄래?"

"의심하는 것 같으니까 말하는 거 아닙니까."

시안은 얼굴을 붉히며 헛기침했다. 라온도 얼굴을 붉힌 채 부끄러워했다. 갑작스런 신파극에 천봄이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이를 갈았다.

"하하! 이 따위 것들한테...."

"어쭈? 말하는 거 봐라. 이봐, 당신 지금-"

"안에 있던 남자는? 어떻게 됐어?"

천봄이가 라온에게 시선을 돌렸다. 앞서 은연중에 언급을 했음에도 천봄이는 굳이 라온에게 직접 확인을 받거싶어했고, 라온은 코어를 꺼내 천봄이에게 내밀었다.

"선글라스를 낀 그 남자의 코어입니다."

"아......."

아쉬움일까, 아니면 통쾌함일까. 천봄이는 그 누구도 속내를 모를 탄식을 하다가 인상을 와락 구겼다.

"쿨럭!"

천봄이가 피를 한움큼 토했다. 이미 심장이 꿰뚫려 과다출혈로 사망해도 모자랄만큼 피를 흘렸지만, 괴인의 육체와 정신력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흐흐. 흐흐흐."

그러나 그 정신력도 슬슬 한계에 부딪힌 듯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했다. 시안은 아쉬운 듯 하면서도 만족한 듯한 얼굴로 의식을 잃는 천봄이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갑자기 뭐야...?"

"크흐, 너희들, 두고보는 게 좋아. 그분께서...."

푹! 누리가 천봄이의 심장에 칼을 박았다. 더 말을 잇지 못한 천봄이는 그대로 절명해 육체는 연기가 되어 흩어졌고, 보라색을 머금은 회색 코어만이 남아 바닥을 굴렀다.

"......."

모두의 시선이 누리에게 꽂히자, 누리는 손사레를 치며 변명했다.

"아, 아니! 언니 구했잖아! 그럼 이제 더 볼일 없지!"

"...하긴, 우리가 납치범 사연 들어줄 필요는 없으니까. 그보다...."

시안은 라온이 품에 들고온 물건에 시선이 갔다. 돌돌 말린 브로마이드같은 것을 펼친 라온은 양쪽 끝을 손으로 잡았다.

"지하 노선의 지도입니다."

"......이거 혹시?"

시안은 대림역에 X표시가 되어있는 것을 보고 눈에 이채를 띠었다. 대림역 뿐만 아니라 다른 역도 X표시가 되어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누리가 지도를 훑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머임?"

"......둘 중에 하나겠네요."

유나가 턱을 괴며 자신의 추측을 말했다.

"하나는 이곳처럼 엘레베이터 같은 곳을 통해서 '던전으로 들어가지 않는' 지하도의 입구. 또 하나는-"

"이 괴인들이 숨어있는 아지트 같은 곳. 맞냐?"

하유준의 추측에 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시안은 마도기어로 지도를 스캔해 이미지 파일로 만들어, 스크린 위에 올렸다.

"일단 위로 올라가자. 그 다음에-"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예요!!"

지하도에 날카로운 고함 소리가 울렸다. 시안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봤고, 바로 아래에는 냉기를 풀풀 날리는 백발의 마녀가 서있었다.

"서, 석하랑?"

"던전은 어떻게 안 들어갔고, 무턱대고 이런 곳에 들어온 이유는 또 뭐고!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지 알아요?!"

"어, 걱정했어요? ...아하하, 미안합니다."

겸연쩍은 얼굴로 웃는 시안에 석하랑은 화가 끝까지 나서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아마 지인이거나 조금 친하기라도 했다면, 곧장 주먹으로 한 대 칠 기세였다.

"설화공주 선배님. 오랜만입니다."

라온이 시안의 앞을 막아서며 석하랑과 시선을 맞췄다. 석하랑은 낯이 익은 얼굴에 기억을 곱씹다가 곧 누군지 대번에 깨달았다.

"운사 언니?"

"...예. 전 운사, 박라온입니다. 짧게 상황을 브리핑하도록 하겠습니다."

"설화공주! 괜찮나?!"

석하랑이 내려온 엘레베이터 통로를 통해 히어로들이 뛰어들었다. 그들은 지하에 들어섰음에도 던전이 아닌 것 같은 기색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우와, 초대박. 어디 전쟁나는 줄."

"...각 구역 책임자급 히어로들이 전부 모였네요."

누리와 유나가 석하랑의 뒤에 나타난 이들의 정체를 파악하고 혀를 내둘렀다. 이미 그들의 얼굴을 익혀둔 시안도 한 곳에 모인 히어로들을 보며 볼을 긁적였다.

"이만한 전력이면 공략 충분할 것 같은데."

"공략이요?"

석하랑이 시안을 올려다보며 되물었다. 시안은 엄지로 지하도를 가리키며 씩 웃었다.

"우리 공주님, 오늘 밤에 안 재울 거야. 크흐흐."

"네, 성희롱으로 신고할게요."

"......오해다! 이거이거 아주 머리에 음란마귀가 가득하구만!"

"야 이 개변태 새끼야! 니 미친나! .....흡?!"

석하랑이 입을 틀어막았다. 시안도 입을 틀어막으며 경악했다.

"...저질렀군."

우사 박태형이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한탄했다.

잠시 뒤.

지하에서 올라온 설화공주와 히어로들, 그리고 오라클 스튜디오의 이들이 한군데 모여 새로운 작전을 수립하고 실행에 나섰다.

<서울 지하철 공략 작전>.

협회에서 파견 나온 히어로들이 중심이 되어 지하도에 숨어든 괴인, 빌런들을 소탕한다는 대대적인 수색 작전.

라온이 괴인을 처치하고 얻은 지도를 바탕으로, 히어로들이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선봉에는 설화공주 석하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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