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878화 (878/1,497)

EP.878 [라노벨외전] 창천의 데스디나스 1권 025

쾅! 시안은 거칠게 차문을 열어젖히며 운전석에 뛰어올랐다.

"길드장님!"

조수석에 있던 유나가 운전석에 들어온 시안을 반겼다. 시안은 짧게 고개를 끄덕여 화답하고는 곧장 차의 시동을 걸었다.

부르릉. 코어엔진이 울리기 시작하자마자 시안은 엑셀러레이터를 밟았다. 과도한 급발진에 유나가 창문에 부딪히기 직전, 시안은 핸들을 꺾으며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쾅!

무언가가 부딪혔다. 시안은 엑셀러레이터에 올린 발을 떼지 않고 핸들을 이리저리 꺾었다.

"찰거머리 같네, 진짜!"

시안은 유리창 앞에 달라붙은 괴인 채문희를 보며 짜증을 부렸다. 불에 지져지고 3.5톤 트럭의 급발진에 치이고도 저 괴인은 차에 달라붙었다.

[시안! 무슨 일입니까?!]

뒤에서 누리의 부모를 눕힌 라온이 벽을 짚으며 물었다. 시안은 그에 대답할 틈도 없이 차를 대로변으로 몰았다.

크큭, 크크큭.

유리창 너머에서 귀기를 흘리는 채문희는 끝까지 차앞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시안은 표독스러운 표정에 치를 떨며 마이크에 대고 소리쳤다.

"모두 꽉 잡아!"

"네?!"

시안은 그대로 차를 중앙분리대를 향해 꺾었다. 유나는 차가 급격히 왼쪽으로 쏠리는 느낌에 말을 잇지 못했다.

계기판의 속도는 거의 80에 가까웠으며, 시안이 안전벨트를 메는 것을 보지 못했다. 더욱이 시안은 오른팔을 뻗어 유나가 다치지 않도록 유나의 상체를 눌렀다.

쾅! 쿠구구구---!

탑차는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설마 차를 그대로 들이받을 거라 예상못한 괴인은 탑차의 전면부와 중앙분리대 사이에 끼였다.

키이이익!!

괴인은 마력을 뿜어 몸을 보호했다. 일반인이라면 눈뜨고 보지 못할 끔찍한 장면이 이어졌겠지만, 괴인은 외피를 더욱 단단히 하며 트럭과 중앙분리대 사이에서 버텼다.

키아아악!

오히려 괴인은 중앙분리대에 손톱을 박아넣고 트럭을 세우려했다. 시안은 이를갈며 엑셀러레이터를 더욱 세게 밟았다.

"더럽게 단단하네! B급 괴인인가?!"

"길드장님!"

유나는 시안의 머리에 흐르는 피를 보며 안색이 굳었다. 안전벨트를 메지 않은 바람에 최초의 충돌에서 머리를 어디 부딪혔는지, 시안의 앞섶에 붉은 핏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아, 미치겠네! 이거 급해서 렌트한 건데!"

"지금 그런 말할 때가 아니잖아요!"

"괜찮아! 이제 얼마 안 남았-"

키키긱.

유나를 진정시키려 한 시안은 괴인이 짓는 웃음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느덧 인간의 흔적을 모두 버리고 말그대로 괴물이 되어버린 괴인은 입을 쩍 벌리며 혀로 유리창을 찌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유나를 향해.

"젠장!"

시안이 황급히 왼손으로 핸들을 우로 꺾었다. 어떻게든 방향을 이리저리 흔들며 괴인을 떨어뜨리려했지만, 괴인은 탑차 아래에 발을 박고 끝까지 버텼다.

키기긱. 괴인이 시안을 비웃으며 입을 오므렸다.

"풉." 시안도 괴인을 비웃으며 뒤를 가리켰다.

"...?"

괴인이 고개를 돌린 순간, 괴인의 눈에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녹색 화살이 들어왔다. 괴인을 향해 직선으로 허공을 가르는 화살에 괴인은 한껏 비웃으며 몸을 옆으로 피했다.

"어."

졸지에 화살이 사선에 있던 유나를 향했다. 유나가 몸이 굳어 움직이지 못하자, 시안은 다짜고짜 조수석을 향해 몸을 날려 화살을 등졌다.

화살을 자신이 맞겠다는 행동에 유나가 경악한 순간, 괴인을 스친 화살은 살아있는 새 마냥 U턴을 하며 아래로 방향을 틀었다.

키긱?! 괴인은 놀라 도망치려했지만 그보다 화살이 더 빨랐다.

푹. 녹색의 화살은 정확히 괴인의 심장, 코어를 찔렀다.

키에에에에에에엑!! 괴인은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고, 외피에는 수많은 균열이 생겼다. 균열 틈으로 코어에서 새기 시작한 보라색과 회색이 섞인 마력이 들끓었고, 괴인은 그대로 아스팔트 바닥에 축 늘어졌다.

푸쉬이이이---

"아, 하으, 하아."

괴인 채문희, 김상아는 코어가 부서진 충격에 한움큼 피를 토하고는 재가 되어 소멸했다. 유나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날렸던 시안은 괴인의 죽음을 보고 한시름를 놓았다.

"신고 안 늦어서 다행이다. 그치?"

시안은 조금도 다치지 않는 유나를 향해 헤실거렸다. 저 멀리 도로 반대편에는 사이렌을 울리며 경찰차와 히어로들이 달려오고 있었고, 최전방의 스포츠카 보닛 위에는 큼지막한 활을 든 여성 이능력자가 있었다.

"진짜 다행이야."

시안은 코트 안에 숨겨둔 총을 만지작거리며 유나에게 장난스러운 얼굴로 웃었다.

"이제 몇 발 안 남았는데."

"......일단 치료부터 해요!"

유나가 시안의 얼굴을 붙잡고 마력을 일으켰다. 잠시 멈칫한 시안은 순순히 손길에 눈을 감았다. 포근하고 따스한 마력이 시안의 머리에 전해져 상처를 멎게 했다. 점점 가까워지는 사이렌 소리에 긴장이 풀린 시안은 온몸에 힘이 풀렸다.

"......하아."

시안은 그 한숨을 끝으로 유나의 몸위에 기절하듯 쓰러졌다. 유나는 묵직한 시안의 몸에 눌리면서도 마력을 퍼부으며 시안의 상처를 지혈했다.

"괜찮습니까!"

어느새 밖에 나온 라온이 운전석을 두드리며 용태를 확인했다. 누리는 다가온 이능력자를 향해 그들이 빠져나온 맞은 편을 가리키며 제 언니의 응전을 알렸다.

"언니가 아직 싸우고 있어요! 괴인이랑!"

"아, 그거라면 안심하십시오."

가장 먼저 도착한 여성 히어로는 왼쪽 눈에 갈색의 안대를 한 채 마도기어를 가리켰다.

"이미 그 괴인은 제압되었습니다. 언니분은 안전합니다."

누리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고, 라온이 달려가 누리를 부축했다. 안대의 여자는 마도기어로 둘의 마력 패턴을 분석한 후 신원을 확인했다.

"여기는 <궁성>. 김누리 양과 박라온 씨를 확인하였습니다. 보호하겠습니다."

"안에 부모님도 같이 있어요!"

히어로들과 경찰은 급히 탑차 안의 부부를 확인했고, 혼수상태에 빠진 이들을 황급히 구급차에 옮겨 병원으로 이송했다.

"차 안에 있는 분들은?"

덜커덩. 조수석의 문이 간신히 열렸다. 그곳에는 얼굴이 벌게진 유나가 피를 흘리며 기절한 시안을 쓰러지지 않도록 제 품에 안고 있었다. 시안을 받치고 있는 손이 금방이라도 힘이 풀릴 것처럼 부들부들 떨렸다.

"빠, 빨리 이 사람 좀 받아줘요!"

라온과 누리가 급히 달려가 시안을 끌어내렸다. 시안은 그대로 아스팔트 도로에 누워 새근새근 숨을 골랐다. 누리가 기가 막힌 얼굴로 시안의 볼을 쿡쿡 찔렀다.

"아저씨, 이 상황에 잠이 와?"

시안은 아무 말이 없었다. 의식을 잃은 시안은 그대로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셋은 히어로 협회에서 나온 이에게 정황을 상세히 알렸다.

2월 9일 오전 12시 09분.

오월 길드에 두 괴인에 의한 잠입한 두 명의 괴인이 저지른 <김누리 부모 납치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되었다.

* * *

푸른 불꽃으로 불타는 세상.

잠에 들 때마다 항상 세계는 그 창염(蒼炎) 속에 모든 것이 불타버린다. 인간도, 건물도, 괴수도, 심지어 자연 마저도.

꺄아아악--

비명소리가 귀를 찌른다. 악몽은 항상 나를 괴롭히려드는지, 꿈속에서 불에 타죽는 인물들은 항상 내 주변인으로 가득했다.

후안 사장이 뼈만 남아 타버렸고, 라온과 누리는 소사체가 되어 코를 찌르는 단백질 타는 냄새만 가득했다.

살려줘요, 길드장님.

그리고 최근들어 항상 마지막은 이유나였다. 유나는 항상 내게 살려달라 애원하지만, 나는 그저 그 고통에 찬 모습을 지켜보는 방법밖에 없었다.

화륵.

하늘에는 푸른 불꽃을 머금은 괴조가 불꽃의 비를 뿌리며 활공하고 있었다.

나는 또다시 세계가 무너지는 꿈을 꾸며, 잠에서 깨어났다.

* * *

<2월 10일 월요일 새벽 4시, 신서울 종합병원 특별병동.>

"으아악!"

시안은 괴성을 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온몸에 식은 땀이 흐르고 얼굴은 창백해져 있었다. 시안은 마치 자신이 살아있다는 실감을 느끼려는 듯 손으로 전신을 만지작거렸다.

살아있다. 여전히 심장은 뛴다. 시안은 안도의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살폈다.

"병원...응?"

제법 고급진 1인실의 침상, 시안의 옆에는 갈색 단발의 여인이 침상에 얼굴을 묻은 채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조금 푸석해진 피부에 시안이 여인-유나를 깨우려던 순간, 그의 맞은편 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냅둬. 계속 너 땀 닦아주느라 잠도 못잤어."

"...오라클? 네가 왜 여기있어?"

시안은 당혹을 금치 못했다. 새삼 자신이 미국으로 다시 돌아왔나 싶어 주변을 살폈지만, 병실의 집기들은 죄다 한국어가 가득했다. 정신을 못 차리는 시안의 행동에 오라클은 마도기어를 두드려 시안의 앞에 스크린을 띄웠다.

"너 기절해 있었어. 이틀 가까이."

"오늘이 10일이라고? 월요일?"

시안은 날짜를 곱씹었다. 누리의 부모를 구하러 간 날이 분명 토요일 늦은 밤이었으니까, 최소한 24시간 이상 기절해있었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넌 왜 여기있고?"

"너 삽질하는 소리가 미국까지 들리더라. 분명 또 맨땅에 삽질하고 있을 것 같아서 직접 날아왔어. 겸사겸사 물건도 건네줄 겸. 그보다 말이야."

오라클이 잠들어있는 유나를 가리켰다.

"쟤가 걔야? 여신님?"

"......그런 셈이지."

시안은 머쓱한 얼굴로 유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라클은 허탈함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 동정 마법사님께서 아주 단단히 사랑에 빠지셨구만."

"......놀릴 거면 꺼져. 물건은 가져왔어?"

"물건만 가져왔겠냐. 기둥뿌리까지 싹다 긁어왔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오라클은 시시덕거리며 시안의 앞에 스크린을 띄웠다. 미리 시안에게 보여주려고 스크랩해놓은 기사들은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 전 원탁 오라클, 한국에 지사 마련

- [단독] 오라클의 스튜디오는 사실 이능력자 육성소?

- [종합] 오라클 "한국에 2천억 투자하겠다"

"......님?"

"왜. 너 맨날 길드 만든다고 난리쳤잖아. 근데 그건 어렵고, 네 명함대로 스튜디오로 하자. 너 자는 사이에 내가 다 세팅해뒀어. 이제 너만 오케이 하면-"

"안 돼. 길드여야 해."

시안의 단호한 말에 오라클은 괜히 무안해졌다.

"내가 요 하루 길드 만들려고 알아봤는데, 나도 여기서 길드 만들기 힘들겠더라. 길드 개설 조건이 뭐 이리 빡세? 그러니까 그냥 스튜디오로 했지."

오라클은 볼을 긁적거렸다.

"요즘 이능력자들도 영화 직접 뛰고 그러잖아. 예전에 CG로 실사영화 찍었던 것처럼. 그 생각이 들더라고. 겉으로는 배우 양성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히어로 기르는 양성소가 되는 거지. ...좀 그런가?"

"배려는 고맙고 좋은 생각이야. 2주 정도 전에 연락했으면 100% 받아들였겠지. 하지만 안 돼. 무조건 길드 만든다. 길드 아니면 얘 퇴학 당해."

시안은 옆에 자고있는 유나를 가리키며 유나가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마력 성장 한계치가 전부 10으로 나왔고, 그로 인해 D급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길드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아카데미에서 퇴학당한다더라.

전후사정을 전부 들은 오라클이 물고 있던 사탕을 입에서 떨어뜨렸다.

"......이거 완전 또라이 아냐? 겨우 E급따리 가지고 여신이니 뭐니 한 거야? 야, 가웨인도 광속성 99가 끝이야. 그 이상이 있을 리가-"

"상관없어."

시안은 오라클의 말을 끊고는 단언했다.

"아니면 뭐 어때? 내 힘으로 육성하면 되지. 내가 얘 S급 만들어 본다."

"......진짜 제대로 콩깍지 씌였구나. 어휴. 네가 내 말 듣는 인간도 아니고, 어디 네 맘대로 해라."

"당연하지. 그래서 너 진짜 왜 왔냐? 정말 나 때문에 온 거야? 좀 설레는데?"

"미친 새끼. 또라이같이 말하는 거 보니까 또 개꿈꿨네. 정신 차려라."

오라클은 콧방귀를 뀌며 스크린을 넘겼다.

"너 때문은 맞는데, 네가 사고 친 거 수습하러 왔다."

"...엉?"

- 잠재 S급 김누리, 원탁에서 보호 선언

- 국부 유출? 내정 간섭? 도를 넘은 원탁의 횡포에 분노

- 백세준 "인재 강탈 현실로, 우려를 금할 수 없어."

빠득. 시안이 이를 갈았다. 오라클은 기사를 쓱 내리며 말했다.

"이게 내가 친 사고라고?"

"김누리라고 했지? 네가 발굴한 잠재 암속성 S급, 이번 납치 사건 때문에 아주 나라에서 보호하려고 난리였어. 마침 괴인이 있어서 원탁이 개입할 수 있었지, 아니면 완전 분쟁거리가 될 뻔했단 말이야."

기사의 내용들은 하나같이 해외의 거대 자본과 집단이 나라의 인재를 빼가려는 행태을 짚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 스크린을 두드리며 다른 기사를 확인했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처음 보도 때는 간혹 너희가 구하러 간 걸로 나왔는데, 정정보도가 하나 둘 올라오면서 사라지더라. 아무래도 네 존재가 여러모로 신경쓰이나봐."

"내가 누리 길드원으로 만들까봐?"

"대충 그런 셈이지. 적당한 A급이었으면 모를까, 성장 한계치 1만 더 올려도 SS달잖아. 원탁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더라."

시안은 깊은 짜증을 삭히며 기사 내용을 훑었다.

누리의 부모가 납치를 당하며 겪은 피해나 시안 일행의 구출 활약은 일절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괴인들이 자멸한 것으로 대대적인 홍보가 이루어졌다.

"허, 허허, 허허허."

시안은 허탈한 얼굴로 헛웃음을 지었다. 오라클은 눈살을 미미하게 찌푸리며 텀블러를 들었다.

"봤지? 그게 이 나라 현실이야. 그러니까 너도 이제 포기하고 그냥-"

"야. 돈 좀 빌려줘라."

시안은 목을 좌우로 까딱거리며 기지개를 켰다. 시안의 말에 잠시 흠칫한 오라클은 자세를 바로잡으며 병상으로 다가왔다.

"아무래도 우리 동정 마법사님이 본색을 드러내기로 했나봐?"

"개나소나 돈으로 찍어누르려 하니까 은근히 빡치더라고. 아무래도 자금 치트를 좀 치고 시작해야할 것 같아."

오라클은 킬킬대며 마도기어를 조작했다.

"그러니까 내가 얘기했잖아, 공항에서. 그냥 그 때 그 돈 받고 이쪽으로 오지 그랬냐?"

"이 정도로 배척이 심할 줄은 몰랐지. 역시 염색을 해야하나?"

시안은 귀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하나를 집었다. 선명한 금색을 검게 물들여야 한다는 게 조금 아쉬웠다.

"뭐하러?"

오라클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도기어에서 떠오른 돈주머니 모양의 홀로그램이 시안의 마도기어로 던져졌다. 시안은 야밤에 눈이 침침해졌는지 숫자를 확인하며 눈을 끔뻑거렸다.

"...야, 이거 얼마냐?"

"몰라. 그냥 최대한도까지 다 때려넣었어. 그보다 어떻게 할래? 오월처럼 돈으로 사람 구할 거야? 이제 심사에서 막힐 걸? 돈이 있어도 길드 못 만들 거야."

"끄응."

시안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방법 없을까?"

"좋은 방법 있는데, 너 얘 설득해야 한다."

오라클은 아주 시원하게 결론을 내어놓았다.

"그냥 퇴학 당하라 하고 네가 인생 책임진다고 해."

"......와, 그거 아주 미친 생각인데."

시안이 입을 벌렸다.

"유나 깨어나면 바로 물어봐야지."

시안은 오라클을 향해 엄지를 척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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