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850화 (850/1,497)

EP.850 3부 2장 24 ■■의 피닉스

대지의 신관은 마치 미사일에 맞은 것처럼 배에 기습을 당했다.

그러나 대지의 신관도 한 세력의 수장이며, 땅의 신으로부터 직접 힘을 받는 자.

"어딜!!"

피닉스의 손이 닿기 직전에 신관은 자신의 배에 마력을 둘러 보호막을 펼쳤다.

몸은 피닉스의 관성 때문에 잠시 공중에 붕 뜨게 되었지만, 피닉스의 손에 배가 붙잡혔음에도 신관은 고통스러운 표정만 지을 뿐 바로 무력화되지 않았다.

"건방지구나, 피닉스!"

[제법하는구나, 신관.]

피닉스의 양 손은 신관의 양 허리를 붙잡게 되었다.

[그런데 이건 몰랐지?]

피닉스는 신관을 붙잡은 채로 하늘로 날았다.

신관은 스스로를 땅에서 솟아난 사슬로 발목을 묶어 피닉스로부터 떨어지려고 했으나, 피닉스의 불꽃에 사슬이 녹아내리며 결국 공중에 뜨게 되었다.

[땅속성은 허공에 뜨면 아무것도 못하지.]

"뭣….!"

화륵!

신관을 붙잡은 피닉스의 몸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몸에서 빛나던 불꽃이 주변에 정육각형으로 반짝이기 시작했고, 곧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불꽃의 결계가 허공에 만들어졌다.

"신관님을!"

"지켜!!"

쌍둥이가 땅에 손을 뻗어 거대한 창을 결계에 뻗었다.

그러나 그들의 창은 결계를 통과하거나 깨뜨리기는 커녕, 결계를 아래에서 떠받치는 받침이 되고 말았다.

"크윽, 어떻게 이런 일이?!"

"신관 님! 저희가 반드시 지켜드리겠습니다!"

쌍둥이들은 양손에 창을 만들어 결계를 향해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들의 창은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했으나, 이상하리만큼 푸른 불꽃의 결계를 상대하는데에는 좀처럼 그 단단함을 자랑하지 못했다.

카앙, 카앙!

그들의 공격은 좀처럼 결계를 뚫지 못했다. 신관이 결계 속으로 갇힌 나머지 가이아나치군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설마…."

"신관 님이 잘못 되는 건 아니겠지?"

가이아나치군의 병사들의 동요는 삽시간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결계는 밖에서 가이아나의 두 쌍둥이 장군이 전력을 다해 공격하고 있었지만 도통 흔들림이 없었고, 내부에서도 뭔가 반응이 없었다.

"그, 금방 부수고 나오실 거야. 그렇지?"

"물론, 그렇고 말고."

신관의 힘이라면 결계 안에서 뭔가 미동이라도 있을 법도 했건만, 결계는 이상하리만큼 너무나도 조용했다.

대지의 신관, 잠시 전선에서 이탈.

그것도 잠깐이 아니고 제법 긴 시간을 이탈하게 되었다.

"형! 내가 뚫어볼게! 형은 반역자 놈들을 처단해줘!"

"알았어, 동생! 부탁해! 모든 가이아나의 병사들은 듣도록! 지금부터는 나 안리양이 그대들을 지휘하겠다! 모두, 각자 위치로! 하일 히드라!!"

"""하일 히드라!!"""

신관에 대한 경례의 외침에 병사들은 순식간에 전열을 재정비했다.

"저들의 대가리는 지금 신관께서 상대 중이시다! 남은 자들은 오합지졸에 불과해! 가자!! 진격!!"

"""와아아!!"""

안리양 장군의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가이아나치군이 방패를 들고 달렸다.

또다시 날아올 창염탄에 대비하며, 방패를 들고 원거리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뭉쳤다.

"크으윽…!!"

전열을 갖춘 가이아나치와 달리, 청화단은 잠시 우왕자왕하기 시작했다.

"그레이 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기다려! 지금 생각 중이다!"

청화단의 지휘 체계는 오직 피닉스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었다.

즉, 피닉스가 어떻게 임무를 맡기느냐에 따라 주어진 역할이 달랐다.

"잊지마라! 가장 중요한 건 생존이다!"

피닉스는 청화단에게 그저 다치지 말고 살아남으라고 지시했다.

"우리의 진짜 적은 저들이 아니야!"

당장 이기는 것은 자신이 할테니, 대지의 신관으로부터 이기는 것은 자신이 할테니, 그 때까지 살아남을 것을 지시했다.

"살아!"

누구로부터?

와아아아!!

가이아나치들이 일제히 달려오기 시작했다.

격벽이 생겨나는 걸 청화단과 가이아나치군 모두가 확인했고, 피닉스는 대지의 신관과 1:1 전투를 위해 결계를 펼친 상황.

"적의 수장은 신관님께서 처리하실 것이다! 우리는 저 폭도들을 모조리 처형할 것이다!"

"전원, 착검! 반항하거나 저항하는 자는 죽여도 좋다!!"

가이아나치의 눈에는 살기가 깃들기 시작했다.

반역자이자 민병들을 상대함에도 눈에 독기와 살기가 풍기는 것이 흡사 보랏빛의 기운이 넘실거리는 것 같았다.

"모두 전투 준비!"

그레이의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청화단의 병사들이 모두 앞으로 무기를 겨눴다.

"우리는 적을 죽이지 않는다!"

청화단의 무기는 적을 죽이기 위한 무기가 아니다.

그러나 전쟁에서 상대가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데 적을 죽이지 않는다는 건 어불성설.

"우리는 저들을 쓰러뜨리고, 아이들이 자라날 미래를 지킬 것이다!!"

"미래를 위하여!!"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소리쳤다.

순혈을 따지는 것? 좋다고 치자. 아주 오래전부터 순혈과 혼혈은 차별되어왔으니까.

혼혈에 대한 권리 신장? 청화단에 들어간 이들은 그런 걸 바란 게 아니다.

"우리는 인종을 개조하기를 거부한다!"

"""거부한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억제하는 행위를 규탄한다!"

"""규탄한다!!"""

청화단의 외침이 통로 전체로 울려퍼졌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사기를 북돋았다.

"테라의 평화를 위하여, 창염!!"

"""개진!!"""

모든 병사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피닉스 님이 신관을 쓰러뜨릴 때까지, 살아남는다!!"

모든 것은 피닉스에게 달렸다.

* * *

"건방진 놈."

대지의 신관은 내 머리를 손으로 붙잡았다.

"고작 이 정도로 나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느냐?"

신관의 손아귀 힘은 내 투구를 으스러뜨릴 정도로 강했다.

몸 안에서 밖으로 내뿜는 불꽃은 그녀에게 좀처럼 소용이 없었고, 나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그녀의 두 팔을 붙잡았다.

"소용없다. 너는 나보다 약하다."

카드드득!

장식 부분이 구겨지고 망가지기 시작했다.

만약 진짜 머리였다면, 두개골이 으스러지고 부러져 바로 즉사했을 것이다.

"무슨 만용으로 이렇게 공격을 한 것이냐? 레이디를 대하는 태도가 글러먹었구나."

"글쎄."

나는 모습을 바꿨다.

140cm 정도의 신관을 상대하기에 딱 맞게, 나 또한 140cm가 되어 시선을 마주했다.

"아…."

신관이 내 머리를 부여잡은 힘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점점 야릇해지기 시작했고, 나는 손을 앞으로 뻗어 단숨에 신관의 허리를 휘감았다.

"섹스로 승부다, 신관."

"미친 거 아니야?"

"꼬우면 싸움으로 해결해보든가."

"......하, 웃기는 소리. 네가 그런다고 내가 호응할 것 같-"

츄읍.

나는 신관의 쇄골에 고개를 묻었다. 신관은 바로 몸에 반응이 일어난 듯 전신이 쭈뼛 섰고, 나는 그녀의 몸을 더듬고 만지며 속삭였다.

"보이지? 밖에서 아무런 반응 없는 거. 그래. 지금 결계 밖에서 안은 보이지 않아."

"......."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그녀의 심경을 건드렸을 것이다.

"야, 미친놈아. 다른 사람들 다 목숨 걸고 싸우고 있는데 섹스를 하겠다고? 아니, 너…."

나는 신관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는 한 손으로 엉덩이를 붙잡아 지탱하고, 다른 손으로는 로브 안으로 손을 밀어넣어 보지를 건드렸다.

'처녀다.'

츄으으읍.

더 강하게 물고 빨 수 있다.

내 손가락은 그녀의 처녀성을 금방 확인했고, 신관은 코웃음을 치며….

"하읏, 너…."

내 머리를 끌어안기 시작했다.

"너, 흐읏, 이런 미친 짓을…!"

'패티시는 똑같네.'

간부나 정령이나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게 있다면, 본질이 같기 때문에 나오는 성적 판타지와 패티시가 하나 있다.

히드라와 지륜의 결정적인 차이가 쇼타자지의 크기라고 한다면, 둘은 공통적으로 같은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다.

매직 미러.

밖에서는 안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데, 안에서는 밖이 다 보이는 특수 장치.

마치 AV의 도심 속 비밀 차량 속에서 섹스를 하는 것처럼, 지륜도 히드라도 들키지 않는 노출 섹스를 좋아한다.

신관이 워낙 지륜과 닮아서 한 번 저질러봤는데, 역시 제대로 먹혔다.

'역시 본인확인이 최고지.'

신관이 어떻게 나올 지는 몰라도, 내게는 당장 히드라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어, 음, 썬팅 진하게 해서 안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차에서 오빠랑 카섹스 하고 싶어요.

무엇을 숨기랴.

나는 신관을 공략하는 방법을 유나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

지금의 내 아내, 유나의 패티시는 동화된 히드라로부터 발현된 패티시.

히드라의 패티시는 곧 지륜의 것이며, 그것이 과거에도 이어졌다면 신관에게도 분명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찌걱, 찌걱.

좁은 보지 속으로 손가락을 휘저으며 계속 가슴을 빨았다. 신관은 자세가 무너질 것 같으면서도 여유롭게 웃기만 했다.

"하응, 하아. 그래, 네 부하들이 죽어가는 동안 너는 내 몸에다가 딸이나 치고 있겠지…. 좋아. 죽이기 전에 섹스 한 번 정도는 봐줄게."

그 덕분에, 나는 아주 손쉽게 신관을 쓰러뜨릴 수 있게 되었다.

"불쌍한 녀석, 하앙, 네가 무슨 생각으로 반란군을 조직했는지는 몰라도…."

"아 참. 내가 하나 말 안한 게 있는데."

나는 그녀의 안에 넣은 실좆을 향해 마력을 불어넣었다.

"내가 이미 너를 만진 시점에서, 너는 끝났어. 내 승리다."

"...뭐?"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리라."

나는 신관에게서 얻어낸 마력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녀를 호출했다.

"그라운드 제로."

지금부터.

"잠시만, 지륜의 피닉스다."

내 몸속의 푸른 불꽃이, 서서히 황금색의 결정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와라, 이유나!!"

[해석 완료.]

내 뒤로, 황금빛 정령이 반짝이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뭐, 뭐야…?!"

"뭐냐고?"

나는 혼령처럼 내 뒤에서 반짝이는 이유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싱크로."

"무슨 짓을 한 거야!!"

"그쪽 신이랑 지금 이야기를 나눴다 이거지."

나는 서서히 힘이 빠지기 시작하는 신관을 향해 윙크했다.

"이제부터는 내 아내가 땅의 신이다."

* * *

[나를 지륜으로 부른다고? 내가 히드라라는 괴인이 된다고? 말도 안 돼. 말도 안 되는데, 믿을 수밖에 없군.]

"불의 신이 지금 하신라라는 이름으로 있답니다."

[...그렇군. 그럼 나는 무엇을 하면 되지?]

"제가 분신을 보낼 거예요. 그녀를 신관으로 만들어주세요."

[대가는?]

"제 몸에 빙의하시면 오빠랑 쇼타 섹스하게 해드릴게요."

[콜.]

현대의 지식을 습득한 땅의 여신은 스스로 지륜이 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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