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841화 (841/1,497)

EP.841부 청화의 시대 No.8/11 싱크로 스와핑

민트초코.

그것은 영국에서 시작된 아이스크림으로, 인간에게 있어 가장 호불호가 심한 아이스크림이다.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한다.

그리고 여기, 민트초코와 사랑에 빠진 한 여인이 있다.

"냐아앙…."

여인은 엉덩이 뒤로 나온 꼬리를 이용해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 통을 크게 퍼올렸다.

밝은 에메랄드색의 아이스크림에는 초코칩이 짙게 박혀있었고, 여인은 꼬리를 이용해 자신의 입으로 아이스크림을 옮-

"냠."

기는데 실패했다. 여인은 숟가락을 입에 넣기 직전에 뒤에 있던 금발의 청년에게 민트초코를 빼앗겼다.

"너 뭐하냥."

여인은 항의를 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츄릅.

남자는 고개를 꺾어 여인과 입을 맞췄다.

남자의 입 안에서 살짝 녹아내린 민트초코는 여인의 입안으로 넘어와 아주 빠르게 녹아내렸고, 여인은 아이스크림과 함께 남자의 혀를 가볍게 훑으며 단번에 삼켰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라냥."

"본부대로."

남자는 여인과 짧게 버드키스를 했다. 여인은 입술에 묻은 민트초코맛 타액을 혀로 훔치며 볼을 긁적거렸다.

"다른 애들은 얌전하다고 하는데 너는 왜 이렇게 키스를 좋아하는 거냥?"

"너랑 키스하고 싶어서."

"변태."

"변태인 거 인정하고 한 번 더 키스해도 돼?"

여인, 펜릴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피닉스는 펜릴과 다시 입술을 맞췄고, 펜릴은 남자의 혀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모조리 자신의 안으로 당겼다.

"정말, 내 피닉스는 왜 이런 건지."

"고객 맞춤형이야."

"다른 여자들한테도 이렇게 키스해달라고 해? 아르엘한테는?"

"아르엘한테는 섹스해달라고 하지. 아니다, 반대인가?"

"...어휴."

펜릴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다른 간부들이나 여인들에 비해 자신에게 주어진 피닉스는 유독 키스를 좋아했다.

이유는….

"내가 이렇게 키스를 좋아할 줄은 몰랐어."

"애완동물이라서 그런 거 아니야?"

"뭐래. 진짜 동물 아니거든."

펜릴은 피닉스의 턱을 붙잡고 좌우로 흔들었다.

"그보다 한국 이야기나 해봐. 요즘 뭐 특별한 거 있어?"

"한국 이야기를 해달라고? 왜?"

"그거야 민트초코에 진심인 나라는 그 나라가 전부니까."

펜릴은 인상을 찌푸리며 구시렁거렸다.

"망할 영국놈들. 민트초코를 탄생시킨 나라 주제에 요리는 하나같이 맛대가리가 없어. 도대체 정어리를 안에 펼쳐놓고 파이를 구워놓은 걸 누가 먹으라는 거야? 거기다가 크림폼이랍시고…."

"민트초코를 넣었지."

민트초코크림 정어리 파이.

펜릴은 그 날 가웨인 경을 때렸다.

차마 아르엘을 때릴 수 없으니, 아르엘의 아버지인 가웨인 경에게 민트초코 정어리 파이를 투척했다.

그걸 만든 장본인이 가웨인 경이기 때문.

"프랑스 사람 주제에 영국 사람들보다 요리 실력이 심각했어. 고소감이었다구. 알아?"

"그래, 그래. 이거 마셔."

피닉스는 옆에 있던 컵을 건넸다.

펜릴은 컵 안에 있는 옥색의 향연에 눈을 빛냈다.

"민초라떼!"

"진리지."

"역시 민초의 피닉스야."

딸기를 좋아하던 피닉스?

그는 죽었다.

펜릴과 짝이 된 순간부터, 피닉스는 민초파가 되었다.

원본이 불태운 6민초를 향해 49제를 지내기도 했다. 그만큼 피닉스는 민트초코에,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펜릴에 진심인 편이었다.

"카페인 많이 들어있어. 조심해."

"카페인이 들어있어도 민초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 몸을 막을 수는 없다냥."

"그래? 벌써 이렇게 흥분하면 안 되는데."

피닉스는 옆에서 주전부리 같은 음식들을 하나 둘 꺼내기 시작했다.

"이건 뭐냥?"

"민트초코볼. 민트초코 아이스 샌드. 민트초코 쿠키."

"...요즘 이런 제품들이 많이 나오는 게 유행인가봐?"

펜릴은 히히덕거리며 초코볼 봉지를 뜯었다.

"세상 살기 좋아졌네. 무슨 군용 물건들을 만드는 것처럼 상품 퀄리티를 신경쓰지 않던 사람들이 이런 옳게 된 제품들을 만들기 시작하다니."

"그렇지?"

피닉스는 펜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사실 내가 개발해달라고 부탁했어."

"뭐?"

"우리에게는 민트초코를 세상에 퍼뜨릴 의무가 있어. 그건 그냥 민트초코에 대한 호불호로 갈리는 걸 넘어서, 민트초코를 싫어하던 이들도 민트초코의 맛에 중독되게 하는 거지."

삐빅.

피닉스는 홈시어터를 켰다.

하얀 벽에는 마력의 홀로그램이 펼쳐졌고, 홀로그램 속에는 민트초코와 관련된 온갖 제품들이 가득했다.

"이제 감언이설 따위로 사람들을 회유하는 시대는 지났어. 이제는 사람들에게 직접 홍보하고 진리를 보여줘야 하는 거야. 태양은 동쪽에서 뜨고, 탕수육은 찍어먹어야 하고, 비처녀 히로인보다 처녀 히로인이 더 존귀하고 고귀한 것처럼ㅡ"

"민트초코는."

"맛있다."

펜릴과 피닉스는 서로를 향해 씩 웃으며, 본능적으로 다시 입을 맞췄다.

"언제나 항상 민트초코 맛이어줘서 고마워."

"당연한 말씀. 그거 알아? 이 몸에는 민트초코가 피처럼 흐르고 있어. 코어의 힘으로 온도가 항상 초저온 냉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

"그럼 이쪽도 민트초코 맛이라는 거냥?"

펜릴은 씩 웃으며 피닉스의 아래를 손으로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민트초코 맛이라고 하면 조금 그러니까, 네가 가장 좋아하는 맛이라고 하자."

펜릴은 킥킥 웃으며 꼬리를 이용해 피닉스의 자지를 휘감았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손장난을 치려던 찰나-

[죄송합니다, Sir.펜릴. 여왕폐하께서 찾으십니다.]

머리를 올백으로 넘긴 금발벽안의 안경남이 모습을 드러냈다.

[또 섹스입니까?]

그는 피닉스와 펜릴이 함께 껴안고 있는 모습에 인상을 잠시 찌푸렸지만, 한숨과 함께 안경을 고쳤다.

[15분 내로 입궁해주십시오. 샤워 꼭 하시고.]

"입궁해야하는 이유는 뭐냥?"

"혹시 지난 번에 그거?"

[공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부르시는 게 아닙니다.]

남자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여왕폐하께서….]

* * *

"스와핑할래?"

퍼억.

펜릴은 아르엘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돌았냥?"

"아니, 일단 말 좀 들어봐!"

"그게 너를 엄마처럼 키워준 괴인한테 할 소리냥!!"

찰싹. 찰싹.

펜릴은 아르엘의 엉덩이를 계속 때렸다.

아프지는 않지만, 교육적으로 한 나라의 여왕에게 훈계를 하기에 있어서 충격을 주기에는 정말 효과적이었다.

...여왕의 입에서 스와핑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도 충격적이지만.

"아니, 잠깐만! 솔직히 말해서 스와핑도 아니야!"

"웃기는 소리. 그렇게 하고 싶으면 저기 다른 애들 피닉스불러서 해."

"싫어! 다른 여자들 피닉스랑 하면 바람피는 것 같잖아!"

"이 몸의 피닉스는 괜찮고?"

이게 국왕 노릇을 하더니 미쳤나.

펜릴은 광기에 물든 아르엘의 눈을 이리저리 살폈다.

"어디 정신오염이라도 된 것 같은데."

"그런 거 아니야! 나는 지극히 정상적이야. 그렇지, 달링?!"

"물론입니다, 마이 레이디."

"우욱."

피닉스는 안경을 낀 피닉스를 향해 헛구역질을 하며 거리를 벌렸다.

"허니랑 마이 레이디래."

"나의 기사님이라고 안 한 게 어디냥."

"사흘 전까지는 그 호칭이었습니다. 역시 여왕님과 싱크로한 전력이 괜히 있는 게 아니군요. 하지만."

안경 피닉스는 검지를 들어 좌우로 까딱거렸다.

"여왕님의 제안을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고 무시하다니, 불경하기 짝이 없군요."

"불경이고 나발이고 정신 나가버릴 것 같은 소리 하지마. 음습한 생각은 머릿 속으로만 하고 밖으로 꺼내지 말라고."

"미안하지만 나의 레이디께서 바라고 계신다. 나는 내 여왕의 편이다."

"미쳤네."

피닉스와 피닉스가 서로 노려보기 시작했다.

"너는 내가 아르엘에게 박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거냐?"

"그것이 여왕 폐하의 바람이라면."

"아하, 그래. 여왕님. 도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겁니까?"

"아, 그, 그게…."

아르엘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셋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 내가 엄청 어렸을 때인데. 어머니께서 그걸...하시는 걸 봤단 말이야?"

"맙소사."

"...그 아줌마, 남편을 두고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냥?"

"그 남편들이랑 그랬어."

아르엘의 말에 펜릴과 민초닉스는 굳어버렸다.

"그, 더블린 공작이랑 가웨인 경을 몰래 침실로 부른 어머님은-"

"그만. 더는 듣고 싶지 않아."

"이 몸도 마찬가지다냥."

펜릴의 한숨이 깊어졌다.

"...무슨 섹스 취향이 유전이 되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이게 무슨 개떡같은 상황이지."

"페, 펜릴. 잘 생각해봐. 어차피 피닉스라는 건 다 똑같잖아. 내가 네 피닉스랑 하더라도, 그건 내가 피닉스랑 섹스하는 거랑 똑같아."

"궤변이다냥."

"궤변 아니야. 자지부터 똑같을 걸? 직접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얘 자지는 이 몸의 것이다냥."

펜릴은 꼬리로 피닉스의 하반신을 한 번 크게 휘감았다.

"네 피에 흐르는 왕가의 음습한 욕망을 이해는 하겠는데, 그렇다고 그게 내가 내 사랑을 두고 쟤한테 박힐 이유는 아니야. 그쪽도 말해봐. 솔직히 아르엘 말고 다른 여자한테 박고 싶어?"

"그것이 여왕폐하의 바람이라면."

말이 통하지 않는다.

펜릴은 아르엘보다 네토리닉스를 설득하는 것이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아, 아르엘. 솔직히 이야기해봐. 내 피닉스는 왜 노리는 거야?"

펜릴은 말투조차 바로잡으며 진지하게 물었다.

이대로라면 기껏 이루어낸 싱크로가 해제될 것 같았다.

"...그, 그냥 궁금해서."

아르엘은 피닉스들과 펜릴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그, 어떤 여자든 누구나 앞뒤로 박히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보지 않아."

"않는다냥."

"그럴 리가."

"세상에 그런 여자들이 어디있어?"

"나, 남자는 그렇잖아. 남자도 여자 둘 동시에 따먹는 걸 바라는데, 여자는 그러면 안 돼?"

"그런 걸 두고 한국에서는 양키식 오픈 마인드라고 하는 거다냥."

펜릴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이거 미치겠네. 얘 이러면 우리 말고 다른 피닉스 건드리려고 할텐데."

"유기 피닉스 보호소에서 벽보고 게임이나 하는 녀석들한테 슬쩍 찔러볼 거야. 아니면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거나."

"어떻게 하지, 진짜…."

펜릴은 아르엘의 뺨을 꼬집으며 한탄했다.

"내가 이런 아이로 키운 적이 없는데. 핏줄 때문인가?"

"핏줄이라도 그렇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 안 되지. ...아, 그 녀석한테 물어보는 건 어때?"

스와핑극혐닉스의 말에 네토리닉스는 눈을 번쩍였다.

"설마 '그'?"

"그래. 녀석이라면 좋은 답을 해줄 지도 몰라."

삐비비빅.

[무슨 일이야?]

"음습의 왕이시여. 그대의 조언이 필요하오."

[무슨 개같은…. 일단 말해봐.]

음습의 왕은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

[아르엘 여왕 폐하는 그냥 앞뒤로 박히고 싶어하시는 거 아냐? 그럼 딜도 쓰면 되잖아.]

"디, 딜도보다는 진짜 페니스를 원해요."

[그래? 펜릴, 당신은?]

"...하기는 싫지만, 진짜 싫지만, 하아, 아르엘이 원한다면 피닉스를 빌려줄 수는 있어."

[보지랑 애널이랑 쌍으로 따먹히는 건 관심 없고?]

"...흥미가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내 몸은 피닉스의 것이다냥."

[그럼 간단하네.]

음습한 피닉스는 명쾌한 답을 내렸다.

[아르엘P랑 펜릴P가 둘이서 같이 절풍을 따먹으면 되겠다. 아르엘은 절풍로이드에게 깃들면 되고. 간단하지?]

"......."

"......."

"꺄아악! 노, 놓아라! 아르바이트 중에 어딜 짐을 함부로 건드리는, 꺄아악…!!"

피닉스의 분신을 바꾸어 섹스를 하면 스와핑인가.

아쉽게도 결론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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