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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784화 (784/1,497)

〈 784화 〉2부 7장 17

결국 유나랑 했다.

그리고 나의 생각도 바뀌었다.

'나같이 한 사람만 바라보는 남자를 감히 여러 여자 사랑하게 만들었겠다?'

이건 신라가 잘못했다.

내가 책임감 때문에라도 석하랑과 이유나를 떨쳐내지 못하게 될거라는 걸 알면서도, 신라는 나를 둘과 살을 섞게 했다.

자신이 그들과 보비고 싶다는 이유로!

'어디 어디까지 늘어나도 네가 그렇게 웃나 보자.'

석하랑 때는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유나까지 늘어나고 나니, 나는 이 모든 일의 원흉인 신라가 살짝 미워졌다.

나는 신라랑 꽁냥거리고 싶은데, 신라는 정작 내가 아닌 하랑이나 유나랑 꽁냥거리고 있었다.

"뭔가 NTR 당한 느낌이야."

"엄밀히 따지면 그렇긴 하네요."

나는 유나와 함께 요리를 하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하랑이를 상대로 이야기하기 조금 그런 부분이라, 유나를 상대로는 쉽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유나는 뭔가 편해.'

그만큼 유나가 편하기도 하고, 유나는 이런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줄 수 있는 여자였다.

인게임에서도 자주 그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유나도 그걸 아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마치 지금의 이유나가 내가 지금까지 만나온 수많은 이유나의 총아와도 같은 느낌.

유나는 섹스 이후, 내게 자신을 맞추고 있었다.

마음도, 성격도, 보지도.

"지금 두 명 아주 신나게 비비고 있겠지?"

"난입하실래요?"

...이런 부분은 히드라같다.

원래의 이유나라면 '제가 오빠 위로해드릴까요?' 하면서 섹스각을 잡았을텐데, 지금의 유나는 거기에 난입하자고 한다.

"아니야, 됐어. 요즘 하랑이도 맛들린 것 같더라. 둘이 즐기게 냅둬."

결국 신라는 나뿐만 아니라 석하랑도 타락시켰다.

석하랑은 나와 셋이서 하는 게 아니면 절대 보비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재 절찬리 둘이서 농후한 민달팽이 레즈 섹스를 하는 중이었다.

-저랑 하면 제 약점을 알아낼 수 있을 거예요. 푸흐흐.

-오냐, 오빠야. 유나랑 할 때 얘기해주라. 점마 내가 완전히 보내버리게.

-서로 마력딜도 같은 거 만들어서 박거나 그러지는 마라....

그리하여.

내가 유나와 둘이서 있는 동안, 석하랑은 신라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섹스는 아니지만 나를 상대로 키스 연습을 한다는 명목으로, 그리고 신라의 약점을 알아내 3~4P에서 신라를 빨리 리타이어 시키고 자신이 그만큼 더 몸을 섞겠다는 명목으로 신라를 상대로 가위를 들고 마음껏 치기 시작했다.

나와 신라, 석하랑, 이유나.

결국 넷이서 같이 살을 섞게 되었고, 내 주변에는 세 명의 여자가 함께 하게 되었다.

"일부러 이렇게 맞춰진 것 같아."

"그게 운명이죠. 오빠가 받아들여야 할 운명."

"그런가...."

그런 운명이라면 사양하고 싶은데,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다.

나는 이미 유나의 안에 한 번 쌌다.

유나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낸 이상, 신라가 이에 대해 인정한 이상, 나도 유나의 마음에 화답을 해야한다.

"...앞으로 나같이 피곤한 놈이랑 같이 하려고 하면, 조금 힘들 수 있을 거야. 아니, 조금이 아닐 수도 있지. 너도 알잖아. 내가 20년의 지구에서 얼마나 애들 괴롭게 만들었는지."

"잘 알죠. 당장 하랑 언니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잖아요. 가을 언니, 유하 언니, 희아 언니, 그리고 환룡. 생각나는 사람만 해도 벌써 넷이네요. 그 외에도 엄청 많죠? 히로인들 거의 대부분이죠?"

"...몹쓸 짓 했지."

만약 사과를 할 수 있다면 백번이고 사과하겠다.

'그 때는 미쳐있었지.'

당시에는 신라를 지옥에서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고 있었기에, 나에게 호감을 가졌어도 내가 화답하지 못했다.

지금이라면 조금 다르겠지만, 과연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냐, 나오지 마.'

여기서 더 나오면 나는 진짜로 쥐여짜여 죽을 것이다.

섹스 천재 이유나까지는 그래도 내가 리드할 수 있다.

나라는 남자 한 명을 대상으로 신라와 석하랑, 유나가 함께 힘을 합해야 간신히 무게추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거기에 은유하든 환룡이든 천가을이든 누구든 추가되는 순간 나는 복상사 직전까지 몰릴 것이다.

'다시 한 번 사과는 할게. 하지만 솔직히 그냥 안 왔으면 좋겠어.'

남겨둔 X로이드를 나라고 생각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과연 그게 행복일지 아닐지는 나는 감히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지금의 내 행복을 더 혼란스럽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기적인 놈이라고 욕해도 좋다.

나는 원래 이기적이고, 신라밖에 모르는 사람이니까.

"유나야. 살다보면 너한테 소홀해질 수도 있어. 괜찮아?"

"물론이죠. 애초에 각오한 일이니까요."

"...그래."

나는 막 요리를 다 정리한 유나의 어깨를 뒤에서 붙잡았다.

"아이는."

"......천천히 생각해봐요."

불행이라고 해야할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유나가 온 뒤로 아직 그녀의 뱃속에 생명은 깃들지 않았다.

초음파 검사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아느냐 하면, 마력반응을 통해 알아냈다고 한다.

마력임테기라니, 무섭도다.

"혹시나 아이 낳는 게 부담이 된다면 언제든지 얘기해. 아이가 아니더라도...살을 섞는 거라면 언제든지 해줄 수 있으니까."

"훗, 그것만으로도 고마워요. 아, 하나 허락 받을 거 있어요."

"허락?"

"네. 저는 일단 방송을 하잖아요. 거기서 오빠에 대해서 오픈해도 될까요?"

"...응?"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나를 오픈한다?

무엇을?

"피닉스 업데이트 있냐?"

"아니요. 피닉스 모델링이 된 분이랑 저랑 사귄다고."

"야."

이 여자가 지금 무슨 말을?

"괜찮아요. 애초에 그렇게 계약을 맺어서, 방송적으로 문제 될 건 없어요. 시청자 수가 급락을 하게 되겠지만, 사람들도 그렇게 되면 알게 되겠죠. 현실의 이유나나 현실의 석하랑은 당신들의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

"그리고 긴 시간이 지나면 받아들여질 거예요. 혹시나 나중에 석하랑의 오빠야와 제 남친, 그리고 신라 님...청화의 남편이 전부 같은 사람이라는 것도 사람들이 알게 되겠죠. 그 때가 되면...다 같이 잠적해버리는 것도?"

사아악.

유나의 머리카락이 단숨에 변했다.

"짜잔."

방금 전까지는 염색을 한 밝은 금색 계열이었다면, 지금은 단아하고 정숙한 느낌이 엿보이는 검은색이 되었다.

"이렇게 모습을 바꾸고 살아가는 거죠. 어때요? 오빠 셋째부인, 이유나. 이제는 좀 감이 와요?"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어. 나는 현대인이니까."

"저도 현대인인데요."

"그런 의미가 아니잖아. 거기는 중혼이니 뭐니 해도 S급 영웅이면 그럴 수 있지, 하는 분위기였다면 여기는 아니라고."

맞아죽을 수 있다.

진짜로 칼에 찔려 죽을 수 있다.

"그렇지만 오빠, 기분은 좋으시죠?"

유나는 슬쩍 엉덩이를 뒤로 붙이며 씩 웃었다.

당연히 좋다.

"그럼 오늘의 질문. 오늘 제 팬티는 무슨 색일까요?"

"핑크색."

"땡, 틀렸습니다. 정답은...."

"핑보니까 핑크색 맞지."

"......이 사람이."

유나는 내 발을 밟으려고 하며 씩씩거렸다.

하지만 나는 유나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그래서 틀렸냐? 틀렸으면 내가 오늘 하룻밤동안 네 노예가 될 게. 확인해봐?"

"...변태. 엉덩이 닿은 것만으로 어떻게 안 거죠?"

"그야 당연하지. 네 성격, 지금 인게임 유나 끝자락이랑 거의 비슷하거든?"

레벨 99의 이유나와 거의 판박이였다.

"인게임 유나, 자기 루트 마지막 가면 노브라에 노팬티로 다니잖아. 속옷 벗기도 싫다고, 언제든지 자기랑 해달라고."

"...걔는 왜 그런 짓을 해서. 이거 무효예요. 나중에 다시 해요."

유나는 툴툴거리면서도 식탁에 살짝 상체를 기울였다.

"물론, 할 거는 하고."

치마 뒷부분을 슬쩍 들어올리며, 그녀는 나를 향해 윙크했다.

"두 명 밥 먹으러 나올 때까지, 한 번 할래요? "

"...좋지."

만약.

유나와 결혼했다면, 이런 분위기가 평생 있지 않았을까.

찌걱.

"...하아."

유나는 아일랜드 식탁에 팔꿈치를 붙이며 자세를 잡았다.

"어때요? 역시...저랑 계속 섹스하고 싶죠?"

"......."

차마 거짓말은 할 수 없었다.

* * *

"저는 회사로 돌아갈게요."

식사 후.

유나는 폭탄선언을 했다.

"네? 왜요? 여기 빈 방 많아요!"

신라는 유나가 갑자기 집을 나간다는 말에 기겁을 했고, 내 품에 로하랑 상태로 안긴 석하랑도 유나와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오빠야, 혹시 유나한테 뭐 잘못했나?"

"그런 적 없어."

"맞아요. 오빠는 섹스 잘하는 거 말고는 잘못한 거 없어요. 제가 회사로 돌아가겠다고 한 건...계약 때문에 그런 거예요."

유나는 스마트폰을 두드렸다.

"제 집은 따로 회사 근처에 오피스텔 있어요. 거기서 회사 출퇴근하면서 방송하고, 시간 되면 휴방하고 여기 놀러올게요."

"스트리머로 살기로 한 거야?"

"정확히는 데스디나스 관련 컨텐츠 크리에이터죠. 방송,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고요. 선 넘으면서 섹드립치고 뇌절하고 그런 사람들도 많은데...."

유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20년의 지구 사람들보다 훨씬 순하더라고요. 이 사람들이 불닭같은 느낌이라면, 거기는 캡사이신 원액?"

"그런 느낌이긴 하지."

같은 스트리머 길을 걷고 있는 석하랑도 크게 공감했다.

아무래도 나보다는 직접 사람들과 마주하면서 대화를 하는 당사자들이 더 잘 느끼는 것 같았다.

"신라 님은 그런 거 느낀 적 없었어요?"

"딱히? 어차피 인간들 하는 소리가 다 거기서 거기죠."

신라 빼고.

인간 감수성이 부족한 신라로서는 그들의 말에 대해 전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남편 건드릴 때는 조금 빡치기는 하는데, 그거야 남편이 워낙 잘나서 그런거니까."

인간인 나를 신경쓰는 경우는 있어도, 거의 대부분의 어그로는 무시했다.

세계 멸망의 웨이브 속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은 그녀다.

본인은 온전히 버틸 수 있지만, 주변이 고통받는 것에 결국 스스로를 희생했던 여자다.

"후후, 나중에 셋이서 합방이라도 할래요? 남편 얼굴에 가면 하나 씌워놓고, 섹방?"

"...좋은데요?"

"나, 대찬성."

"잠깐. 무슨 소리야?"

이 여자들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알몸 송출 용서 못해. 멈춰."

"오빠야, 3인 펠라 정도는 괜찮지 않나?"

"얼굴 다 가리고, 방송사고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조절하면 돼요."

"아니면 그거 있잖아요, 3D 캐릭터 촬영 모드. 당신은 지휘관이 되고, 저희는 인게임 캐릭터 상태로 하는 거죠. 3D 야애니 같은 느낌? 푸흐흐."

"......."

필터링이 씌워진다고 해도 그건 좀 그렇다.

"나중에 이 세계가 음란해진다면 그건 너희 때문일 거야."

"풋, 누가 우리를 음란하게 만들었는데?"

"누구 생각하면 자꾸 그렇게 되는 걸 어떡해요?"

"덮어씌우려고 하는 거 웃기네요. 푸흐흐, 남자에 전혀 관심없던 사람을 남자에 미쳐버리게 한 사람이 누군데?"

나다.

전부 나다.

* * *

"어, 난데."

"어, 어. 하렘 타락 축하한다."

"애니화 프로젝트 진행 중인 거 있지."

"그래? 재미있네. 그 녀석이 그렇게 나왔다 이거지?"

"그럼 19금 야애니로 바꾸면 되겠다."

"그래. 3D 필터 씌우면 되겠네. 기존 거 적당히 리소스 변형하고."

"뭐? 2D 필터 씌운 상태로는 괜찮으니까 직접 하겠다고? 씬을 직접 찍겠다는 거냐?"

어두운 방.

"콜."

대머리는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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