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3화 〉2부 7장 16 유나랑 큥큥
개운하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달라진 것 같다.
그래, 기계 아래로 보이는 앙증맞은 엉덩이가 인게임 속 루살카의 엉덩이와 같은….
"...?"
현실이다.
역한 냄새라고는 전혀 없는, 오히려 코를 박고 죽어도 되겠구나 싶은 앙증맞은 엉덩이가 내 시야를 가리고 있다.
엉덩이라고 안 것은 내 입 위에 내려앉은 둔덕의 감촉 때문이다.
아, 누가 내 얼굴을 깔고 앉아 안면기승위를 하고 있구나.
'내가 혹시 인게임 접속을 했나?'
나는 숙면 모드로 잠시 누워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로하랑 같기도 하고 김누리 같기도 한 이 작은 엉덩이가 내 얼굴을 깔고 앉아 스스로 허리를 흔들며 자위하고 있다?
이 초현실적인 광경이 현실?
"!!"
순간, 나는 보았다.
기기 너머, 콧잔등 사이로 보이는 작은 틈에서 자꾸만 살랑거리는 하얀 머리칼이 보였다.
"석하랑?"
"햐읏?!"
나는 내 입이 누군가의 보지 아래에 깔려있다는 것도 잊은 채 그만 말하고 말았다.
푸슈우웃.
덕분에 나를 깔고 앉은 여인은 놀라면서 지려버렸고, 나는 최대한 입술을 꾹 다물었다.
블루베리향.
체액에서 블루베리가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이 여자는 석하랑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 엉덩이 크기는 분명….
"흐흥, 일어나셨나요?"
아래에서 신라의 목소리가 들린다.
어련히 자지를 가지고 장난치고 있겠구나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목소리가 더 어리게 들렸다.
"너희...뭐하는 거야?"
절그럭.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사지에 족쇄가 묶여있었다.
"털 달린...수갑?"
"풀 수 없을 거예요, 오빠."
보이지 않는 사각에서 유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만약 이 수갑이 유나의 짓이라면, 정령의 힘으로 만들어진 이상 내가 손으로 풀어낼 수는 없다.
"뭐하는 짓이야?"
"뭐하긴요. 새로운 플레이?"
"...나 경찰서 잡혀가게 만들 일 있어?"
나는 머리를 좌우로 움직였다.
헤드기어는 자연스럽게 벗겨졌고, 내 위에서 자위를 하고 있던 석하랑은 슬며시 내게서 물러났다.
"너희…."
"짠!"
신라는 냅다 물건 하나를 건넸다.
그곳에는 지금의 신라 얼굴이 박힌 주민등록증이 나와있었다.
"저희는 명백한 성인이랍니다!"
"내도 마찬가지다. 오빠야."
"저도요."
"이것들이 단체로…?"
이런 모습으로 성인이란다.
물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런 모습을 하고 나를 덮치는 게 발칙하기 짝이 없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런 걸 하는 거야?"
"분위기 전환 겸, 오빠가 히드라가 쇼타콘이라고 뭐라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속셈?"
"...번지 수를 잘못 짚었는데."
이들의 어처구니 없는 계획에 나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나는 히드라가 쇼타콘이라는 걸 싫어한다거나 혐오하지 않아."
"엣."
셋 다 표정이 굳었다.
그들은 내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을 말하는 지 아닌지 파악하고 있었으나, 나는 거짓을 말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예전부터 다 얘기했잖아. 신라랑 석하랑만으로도 충분한데, 유나까지 들어오면 진짜로 위험하다고."
이제는 더 숨길 수 없다.
약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너희 셋이랑 같이 하면 내가 먼저 쓰러질 것 같단 말이지."
"푸흐흐."
신라가 가장 먼저 웃었다.
"제법 귀여운 걱정을 하고 계셨네요?"
"오빠야, 그런 거 가지고 걱정한기가?"
"그런 거라니. 이게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데."
아주 중요하다.
침대에서 내가 먼저 쓰러지느냐, 아니면 여자들을 먼저 보내버리고 쓰러지느냐.
다른 어떤 조합이든 괜찮다.
하지만 신라, 석하랑, 이유나 세 명의 조합은 내게 있어 상성상 최악이다.
"흐응, 그러면 저를 거부하던 건 저한테 섹스로 질까봐 걱정하시던 건가요?"
유나는 어려진 얼굴로 나를 향해 이죽거렸다.
손에 든 스마트폰 카메라가 나를 향해 불빛을 비추고 있었고, 나는 전신에 핏기가 가셨다.
"너...이거 촬영해서 뭘 하려고 그러는 거야?"
"보관해서 딸치려고요."
"!!"
유나는 그런 말 안 해.
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그것도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너희 정말…!"
"오빠, 여자가 이렇게 바라는데 그냥 눈 딱 감고 섹스 한 번 하죠?"
뭐지, 이 유나의 박력.
몸이 마치 중력에 구속된 것 마냥 움직이지 않는다.
"푸흐흐, 여기까지 왔는데 안 하면 뭐다?"
"오빠야, 내랑 뭐 차이 없다 아이가. 함 해주라."
신라와 석하랑은 각각 내 팔을 아래로 당기며, 내 손바닥을 자신들의 비부로 깔고 엎드렸다.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당기기만 하면 그들의 둔덕을 만지고 안을 쑤실 수 있는 위치라, 나는 손을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다.
"오빠가 환멸해도 좋아요. 하지만 더는 못 참겠어요."
유나는 내 위에 올라섰다.
알몸인 채로, 형광등의 불빛을 등지고는 서서히 자세를 낮추기 시작했다.
"그, 그만!!"
"소방차가 빨간 불에서 멈추는 거 본 적 있나요?"
"알았어! 할테니까, 그냥 할테니까 제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줘!!"
나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유나는 자신의 둔덕을 넣기 직전, 씩 웃으며 마저 몸을 내렸다.
"그거 알죠? 저주에 걸린 개구리 왕자님의 저주를 푸는 건 공주님의 키스였다는 거."
찌걱.
"아랫입 키스."
사아아.
유나의 몸에서 갈색의 빛무리가 뿜어져나왔다.
그러자 곧 유나는 내가 익히 알고 있던 원래의 모습으로 변했다.
삑, 삐빅.
유나는 스마트폰을 조작하며 내게 건넸다.
굳이 재생할 필요도 없이, 화면에는 방금 전에 내가 했던 말이 고스란히 녹음되어 있었다.
"그럼 시작할게요."
"아니, 유나야, 잠깐 마음의 준비는-"
찌걱, 찌걱.
유나는 바로 몸을 아래로 내리며 내 자지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찌이익.
"...흐응."
방금 처녀막이 찢어지지 않았나?
좆대를 타고 붉은 실혈이 흘러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나는 그에 아랑곳 않고 내 자지를 계속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하아아…."
유나는 내 치골에 손을 올리며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두 눈에 고인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이게...섹스."
"유나야…?"
"하아...정말 궁금했어요. 이게 뭐길래 그렇게 다들 하고 싶어서 미쳐있던 걸까 하고."
유나는 자지를 모두 집어넣은 채 울면서 말했다.
그녀의 안은 마치 내 자지를 넣기 위해 태어난 듯, 내 자지 크기에 맞게 딱 맞았다.
"이래서 그렇구나…. 응, 왜 그랬는지 알겠어요. 너무...좋아."
유나는 손등으로 눈가를 닦으며 웃었다.
"그냥 신체의 일부가 몸에 들어왔을 뿐인데, 오빠랑 하나가 된 기분이예요. 그냥 그뿐인데, 왜 이렇게 좋은 걸까요…?"
유나는 천천히 몸을 내게 붙이기 시작했다.
쇄골에 두 손을 살포시 올리며, 내 가슴에 얼굴을 기대며 몸을 바싹 붙였다.
"하랑, 우리도."
사아아.
신라와 석하랑도 동시에 모습이 변했다.
그들은 방금 전까지 나를 놀리던 것과 달리, 원래의 모습으로 나를 향해 얼굴을 들이밀었다.
"......."
여신들이 나를 향해 웃으며 몸을 겹친다.
두 명은 각각의 손으로 핑거링을 해달라고 몸을 비비고, 위를 점거하고 있는 유나는 아주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며 내게 뭔가를 갈구하기 시작했다.
"오빠, 그거 아세요? 저는 말이에요...사실 20년의 지구에서부터 오빠한테 반해있었어요."
신라와 석하랑이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심을 꺼낸다.
무섭다, 이유나.
"단지 세계를 구한 영웅이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 저를 범하려던 괴물로부터 구해줬기 때문인 것도 아니예요. 저는...오빠의 상냥함에 반했던 거예요."
상냥함?
내가?
괴인으로 온갖 곳에 어그로를 끌고 사람을 죽이고 다녔던 내가?
"후후, 오빠는 모르시겠죠. 오빠가 저를 얼마나 신경쓰고 배려해주셨는지. 그냥 강제로 따르게 만들면 됐을텐데고...오빠는 제 억지를 들어주시고 배려해주셨어요. 제가...하고 싶은 걸 하게 만들어주셨죠."
"그거야 당연-"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 제가 오빠한테 반한 거예요. 오빠같은 착한 사람은 없었으니까."
"......."
솔직히.
아직까지 유나가 나를 좋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안에 히드라가 있다고는 해도 히드라는 유나에게 적극성을 불어넣었을 뿐, 사실상 내 앞에 있는 건 이유나 그 자체였다.
"좋아하게 된 사람과 함께 있기를 바라는 게...나쁜 건 아니잖아요. 네?"
"당신, 혹시 또 하랑이 때랑 같은 고민 하고 있는 거예요?"
신라는 나를 꿰뚫어봤다.
"그런 생각 이제 안 해도 돼요. 당신은 세계를 구한 영웅이니까. 누가 우리 셋, 아니 어쩌면 뒤에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여자들을 두고 뭐라고 하면 우리가 가만두지 않을 게요."
"그래. 누가 뭐라카겠는데? 우리가 우리끼리 좋게 지내겠다는 거. 여차하면 우리가 힘 드러내고, 미국으로 날라버리면 되지. 혹시 아나. 우리가 중혼 허락하는 나라에 정착하겠다고 하면, 미국이든 어디든 우리를 받아줄 지."
"...진짜 괜찮냐?"
"히힛."
유나는 방금 전까지 울던 게 거짓말이라는 듯 장난스레 웃었다.
"오빠 입에서 진짜 괜찮냐라는 말이 나온 이상, 마음은 있다는 거죠?"
"아."
찌걱, 찌걱, 찌걱.
처녀임에도 불구하고, 유나는 아주 능수능란하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큭, 유나야…?!"
그 움직임은 분명 처녀의 것이 아니었다.
마치 나와 10만 번은 더 섹스한 것 같은, 그런 허리놀림이었다.
"너, 도대체, 무슨…?!"
"게임 세이브 데이터를 봤어요. 오빠가 스피드런하면서 봤던 그 수많은 유나들."
유나는 입술을 혀로 핥으며 내 얼굴을 붙잡았다.
"저를 이렇게 섹스를 잘하게 만든 건...다른 누구도 아닌 오빠랍니다?"
"......"
섹스 여신 이유나.
그녀는 나와 키스하며 내가 어떤 말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 바람에.
뷰르르릇.
나는 싼다는 말조차 하지 못하고, 그만 유나의 안에 사정하고 말았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 * *
셋과 거칠게 뒹굴도 난 뒤.
"오빠, 재미있는 거 하나 보여드릴까요?"
나중에 유나는 내게 영상을 보여줬다.
그 영상에는….
"야, 하신라!! 석하랑!!"
"꺄아악!"
"좆됐다. 오빠야 진짜 빡쳤다…!"
이유나는 안했다.
하지만 하신라와 석하랑은 병아리반 모드로 나를 덮쳤더라.
"자, 잠깐만요! 다음에 깨어있을 때 해드릴게요! 그러니까 제발, 제발 압수만은!!"
"아예 하지마!"
나는 페도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