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8화 〉2부 7장 11 내방
유나가 우리 집에 온지도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다.
"밥 먹을래요?"
"청소는 제가 해뒀어요."
"그래도 이 집에 세탁물이 나오기는 하네요. 침대 시트. 후후."
유나는 우리 집 곳곳에 자신의 손길을 묻혔다.
부엌, 거실, 방, 창고 등 유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우리의 생활은 몹시 편리해졌다.
정확히는 나와 석하랑의 생활이 풍족해졌다.
1.그가 집안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2.그렇다면 그에게는 이제 시간이 조금 많이 남게 된다.
3.그럼 그 시간에 섹스할 수 있는 거 아닌가?
4....큥큥!
유나 덕분에 우리가 섹스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오히려 늘게 되었다.
석하랑이 낮방을 주로 할 때는 내가 섹스를 하고, 내가 인게임을 할 때는 석하랑이 섹스를 한다.
누군가는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집은 섹스밖에 안 하나?'
맞다.
이 집은 섹스밖에 안 한다.
모든 판단의 기준이 섹스에 맞춰져있다.
집을 구한 곳이 사람들의 인적이 드문 곳인 것도, 아파트 최고층을 구한 것도, 심지어 방의 배치나 그 모든 것들이 '어떻게 하면 편하게 섹스를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그에게는 비밀로 했지만, 사실 아래층도 우리 집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빈 공간이었던 집을 나는 사들였고, 덕분에 떡방아를 찍으며 쿵쿵거려도 아래층에서 사람이 올라올 일은 없다.
이렇게 섹스를 위한 집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이유나라는 존재는 정말로 큰 도움이 되는 사람이었다.
99레벨의 히로인에게 정령 1그램이 섞여 완벽한 여신이 되듯, 이유나는 이 가정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이제 빠져서는 안 될 최중요 요인이 되었다.
이유나의 기분은 알겠다.
그럼 히드라는?
이유나의 안에 있는 히드라는 어떤 생각인 거지?
'잘 모르겠네요.'
지륜이라면 모를까, 히드라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는 판단하기가 다소 어려웠다.
그러므로 히드라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히드라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유나 속에 있는 히드라는 첫 날 이후 침묵으로 잠들었다.
하지만 다 방법이 있다.
히드라가 잠적했으면, 히드라에게 물으면 된다.
'다행히 결은 같아.'
20년의 히드라.
그리고 인게임의 히드라.
둘 다 근본은 같은 만큼, 히드라에게 물어보면 된다.
때마침 시기도 시기.
현재, 인게임.
"사장님, 들으셨죠? 유럽에서 '원탁 히어로'가 한국 방문한다고 해요!! 그것도 두 명이나!"
해외에서 S급 히어로들이 방문한다고 알렸다.
* * *
"원탁이 왜 나오는지 알아?"
"우움, 츕, 모르는데?"
석하랑은 내 자지를 빨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보다 섹스에 집중해줘...."
현실의 석하랑과는 달라졌지만, 기존의 석하랑과는 색다른 매력에 나는 안에서 음심이 절로 솟구쳣다.
'루살카랑 섹스하는 것 같아.'
석하랑의 모델링은 증발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루살카가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니 지금 내가 석하랑과 섹스를 하는 건 루살카와 섹스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
'대꼴.'
할짝, 할짝.
"우웅...?"
"아무것도 아니야. 예뻐서 그래."
"...흥."
작디 작은 혀로 내 자지를 그렇게 좋다고 빠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칭찬을 듣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더 열심히 빨아주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석하랑이 안 보고 있어서 다행이다.'
스트리머 서카랑은 현재 방송 중이다.
만약 그녀가 이 광경을 봤다면, 남의 엄마 몸을 상대로 뭘 하냐고 따지고 들었겠지.
'하지만 꼴리는 걸.'
이 몸으로 석하랑을 낳았다는 걸 생각하니, 그 배덕감이 장난이 아니다.
"...너, 요즘 뭔가 많이 이상해."
"내가?"
"내랑 하면서 자꾸 딴 생각 하는 것 같아. 구체적으로는...다른 여자."
"내가 너랑 하면서 왜 다른 여자를 생각해?"
"생각을 안 해?"
석하랑은 그녀의 뒤에 엎어져있는 유나를 가리켰다.
이유나는 알몸으로 벗겨진 채, 붉어진 얼굴로 숨만 간신히 헐떡이고 있었다.
"내 빨리 보내버리고 또 유나랑 하려고 하는 거지?"
"아니야, 아니야. 유나가 아니라...그래. 외국에서 오는 사절 생각이 나서 그런 거야."
"...음. 나 누울래, 위에서 박아줘."
석하랑은 유나의 옆에 반듯하게 누웠다.
찌걱, 하는 소리와 함께 나는 그녀의 위에 정상위로 몸을 겹쳤다.
"뒤집을까?"
"좋아.... 흐응."
나는 석하랑을 안고 단숨에 몸을 옆으로 굴렸다.
석하랑이 가장 좋아하는 자세로, 석하랑은 내 위에 엎드린 채 전신을 맡겼다.
"한국에 오는 원탁은 두 명이야. 한 명은 '할렘왕', 그리고 또 한 명은 '제우스'."
"둘다 이름이 더럽게 불길한데."
"맞아. 한 명은 이슬람 국가의 왕자야. 그리고 다른 한 명은 그리스의 명망있는 귀족가의 후계자지."
"후계자지.... 음, 어떤 사람인지 알겠다."
"너, 사람 말을 그렇게 들을 거야? 그러면 내가 섹드립을 친 것 같잖아. 그 사람에게 실례기도 하고."
"위키를 살펴보니까 딱히 다를 게 없는 것 같은데."
할렘왕.
제우스.
대부분의 남자가 그렇지만, 이능력자로서 S급 수준에 이르면 그들은 거의 대부분 섹스도 S급이 된다.
지휘관처럼 스페셜-EX급 등급까지는 아니더라도, 섹스 올림픽을 펼치면 준수하게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준의 피지컬과 테크닉의 소유자들이다.
단.
'이미 원탁은 변질되었어.'
원탁은 이미 붕괴되었다.
"정부는 그들을 환영하느라 난리지만, 협회의 수뇌부는 지금 이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머리가 쪼개질 정도로 고민하고 있어."
"왜?"
"그야 네가 말했잖아. 한 명은 '그거'라고."
석하랑은 볼을 부풀렸다.
"원탁이 다크 레기온의 괴인이라니. 흥.... 히어로였던 사람들이 인류를 배신하고 말이야...!"
그렇다.
할렘왕과 제우스.
-자기, 내가 실적 선물 하나 보낼게. 충분히 이길 수 있지?
-S급 실적 쌓으면 나랑 떡쳐주는 거야.
-이번에 특급 도구들도 챙겨갈테니까, 자기가 이기면 나 마음껏 따먹어줘야해?
둘 중 한 명은 암흑창녀-아지다하카의 권속이다.
* * *
"씨발, 가슴이 작아서 박는 맛이 없잖아."
허리까지 내려오는 사자 갈기 같은 금발에 피부를 구릿빛으로 태닝한 남자는 인상을 찡그리며 자신이 안고 있던 여인에게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아아앙!!"
흑발의 여인은 남자의 매도에도 대답할 기력없이 절정에 가버리고 말았다.
남자는 그런 여자의 엉덩이를 찰싹 내리치는 것으로 자지를 빼냈다.
꿀럭.
남자의 자지는 밖으로 빠져나왔으나, 콘돔의 끝부분이 맥없이 아래로 축 늘어졌다.
콘돔 안에 너무나 많이 싼 바람에, 빠져나오다가 그만 걸려버리고 만 것이다.
"씁.... 케레스 양, 한 대 말아줘."
"예, 제우스."
남자는 '케레스 양'이라는 갈색 머리칼의 여인으로부터 받은 담배를 받았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비벼 연초 끝에 불을 붙였고, 옆에 엎어진 여인의 엉덩이를 조물락거리며 킬킬 웃었다.
"김치 맛있네. 쓰레기 놈들, 지금까지 이런 맛을 지들끼리 먹고 있었다니."
"한국인은 그 수가 적으니까요."
"무슨 소리. 나는 한국인이라고 한 적 없는데? 그러다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겠어, 케레스 양."
"......."
아직도 절정의 여운을 즐기다 기절 직전인 여인은 한국 출신이었다.
정확히는 한국의 부당한 대우를 견디지 못해 외국으로 망명을 나온 케이스지만,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
"후우. 감히 내 아이를 노리다니. 어림도 없지. 키히힛, 콘돔 발사!"
"제우스 님이라면 애프터필 먹이고 노콘질싸할 것 같았습니다만."
"뭐? 내가 왜? 애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나는 앵글로 섹스족 이외의 여자 상대로 임신시킬 생각 없어. 앵글로 색슨? 아, 몰라. 섹스."
"그게 뭡니까."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어휴, 요즘 세상에 말이 얼마나 무서운데...크흐흐."
제우스는 킬킬거리며 연초를 태웠다.
"현지 반응은 어때?"
"최고입니다. 원탁 최고의 히어로, '제우스' 님께서 한국에 방문하시는데 당연히 최고조로 끌어야지요."
"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그보다...."
쪽.
제우스는 한쪽 벽에 장식된 꽃에 입맞춤을 하며 웃었다.
"당장이라도 그녀를 만나고 싶군. 나의 사랑스러운 베이비."
"욱."
케레스는 손으로 입을 막으며 밖으로 나왔다.
제우스는 그런 케레스를 무시하며, 마도기어의 영상 속에서 활약하는 한 여인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혀를 할짝였다.
"그래. 요즘 세상에 인종차별이라니. 말이 안 되지."
할짝.
"씨발...임신 시키고 싶다."
영상 속에는 흑발의 여인이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 * *
비행기 안.
아무도 없는 곳에서, '케레스 양'이라는 갈색 장발의 여인은 남몰래 마도기어를 눌렀다.
[어머, 벌써 도착했어?]
"아직. 이제 가는 중."
[보지가 벌써부터 근질거리나봐?]
"개소리."
케레스는 살기를 내비쳤다.
하지만 스크린 너머의 여인은 킬킬 웃기만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야? 네가 섹스를 안 하고."
[수많은 방황끝에 내 보지의 주인을 찾았다 이거지.]
"미친 년."
케레스는 영상 속 상대를 비웃었다.
"그렇게 지휘관 자지가 좋더니? 우리를 배신할 만큼?"
[배신이라니? 전략적 동맹이야. 지들이 발악해봐야 앞으로 얼마나 더 살겠어? 그 동안 마음껏 즐기다가 가게 해주는 배려야, 배려.]
"지구 최후의 지휘관과 몸으로 내통한 여자가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응, 너 빼고 다 내통 중.]
"...개소리."
케레스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나중에 다른 소리 하지마. 내가 지휘관 붙잡아서 내 취향으로 만들어버릴테니까."
[괜찮아. 대신 이것 하나는 약속해줘.]
영상 속, 흑발의 여인은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자지는 그대로 두는 거다?]
"물론."
케레스는 씩 웃으며 입맛을 다셨다.
스크린 옆에 새롭게 생겨난 스크린에는 흑발 여인을 상대로 허리를 흔드는 금발의 청년이 있었다.
"하아...."
케레스는 벽에 등을 기대며, 자신의 큼지막한 가슴을 움켜쥐었다.
"지휘관...반드시 붙잡아서."
찌걱.
"거근쇼타로 만들어버리겠어...♥"
스크린 속에는 금발 청년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하.... 이런 남자를 따먹지 않으면 간부 체면이 말이 아니지."
절정에 울고 있는 아지다하카를 상대로 사랑을 속삭이며.
"낮에는 암컷일지라도...밤에는 쇼타로 만들어버리겠어."
거울에 비친 케레스의 눈동자는 세로로 길게 찢어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