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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738화 (738/1,497)

〈 738화 〉2부 6장 02

오랜만에 킨 게임 속 캐릭터가 여캐가 되었다.

나는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하나, 거울을 바라보며 자신이 여자가 되었다는 것에 경악한다.

몸 이곳저곳을 만지고 자신의 주민등록증 앞 번호가 바뀌는 것을 생각하다가 아는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둘, 자신이 왜 여자가 되었는지 확인한다.

이건 답을 알고있다.

조 모 회장의 농간으로, 나는 누군가의 TS빔을 맞았다.

그리고 셋.

[보빈다!]

"......."

내 안의 창염은 날개를 활짝 펼치며 미친듯이 기뻐했다.

[여캐 플레이라니! 심지어 낮과 밤에 따라 남캐 여캐 전환이 가능하다니요! 이건 갓-패치인 것이에요!]

"...하아."

나는 일시정지한 게임 속에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내가 또 왜 이 개고생을…."

기껏 그 지옥에서 탈출했는데, 다시 여자가 되었다.

다행히 게임에는 이성적으로 나를 보호하는 장치가 마련되어있다.

내가 여자로 플레이를 한다고, 현실 속의 내가 여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여차하면 창염이 나를 지켜줄 것이기에, 나는 딱히 큰 부담은 없었다.

"그런데 왜 하필 금발벽안이야."

[가루라같네요.]

가루라. 피닉스의 3대장 괴수 중 하나.

피닉스가 이름 그대로 불사조를 모티프로 한 괴수라면, 가루라는 인도 신화의 가루다를 모티프로 삼은 괴수다.

나는 그곳에서 그녀를 내 수하로 만들었다.

괴수를 인간으로 바꾸어 피닉스로서의 능력을 과시했고, 나는 가루라의 덕을 많이 봤다.

그리고 가루라는 피닉스의 팔레트 스왑이다. 색깔놀이라고 폄하받는 그런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조금 다른가?'

나는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다시금 살폈다.

[미묘하게 다르네요.]

현실의 신라, 게임 속 창염 또는 피닉스와는 미묘하게 달랐다.

[굳이 비유하자면...백청화랑 피닉스의 딸 같은 느낌?]

'딱 그런 느낌이긴 해.'

금발서양남과 창염의 피닉스가 아이를 낳으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

[왜요?]

'내 여자를 NTR당한 기분이라 조금 이상한데.'

나와는 전혀 닮은 모습이 없지 않나? 전체적으로 나를 닮은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무슨 개소리람.]

'아니, 생각해봐. 딸이라고 치면 백청화가 피닉스를 임신시켜서 자식을 낳게 한 셈이라고. 내가 아니라.'

[헛소리하지 말고 앞이나 제대로 봐요. 당신 똑 닮았는데.]

이게? 내가?

[눈빛이 닮았어요. 눈빛이. 푸흐흐.]

"......."

그거야 안에 들어있는 사람이 나니까 당연한 얘기고.

"미치겠네…. 일단 어떻게 수습한다?"

다행히 말투는 강제로 교정되지 않았다. 아무리 여자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들, 존대를 하거나 하는 건 사양이다.

"밤 되면 분명 남자로 돌아가는 거 맞겠지?"

[네. 일단 '저주'와 같은 형식으로 되어있네요. 나중에 이 저주를 풀면 자유롭게 성을 바꿀 수 있겠죠?]

"보통은 한 성별로 고정되도록, 원래 성별을 되찾도록 설계되지 않나?"

[그치만 주인공 성별 교체는 요즘 의외로 흔한 거 아닐까요? 모바일 게임 보면 주인공 성별 자유롭게 정하고는 하잖아요.]

그건 한 명의 성별을 정하고 플레이를 하는 거지만, 지금의 나와는 경우가 다르지 않나.

"이거 어쩔 건데."

나는 내 아래를 가리켰다. 아무리 예전에는 익숙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느껴지는 이 불쾌한 무게감은 익숙해지고 싶어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이 마력 주머니 어쩔 거냐고."

[혹시 알아요? 히로인이 가슴을 빨면 거기서 나오는 모유로 레벨업을 할 지. 모유도 체액이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왜 빨리냐고…."

[제가 유두 빨아드릴 때는 신음까지 흘리면서.]

"......."

잠시 할 말이 없었다.

"그건 남자와 여자로서 할 때의 이야기잖아."

[지금도 빨아드리면 똑같이 느낄 수 있을 걸요? 실험해봐요?]

싫다. 몹시 싫다.

이 세계에서 창염을 불러와서 살을 섞는 거라면 몰라도, 내가 창염과 백합 플레이를 하는 건 사양이다.

[제가 레즈라서 그런 건 아니고, 백합은 꽤나 수요가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나는 남녀간의 섹스가 좋을 뿐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성벽에 대해 인정할 수는 있어도, 그걸 내게 강요해서는 안되는 법.

창염이, 신라가 아무리 레즈 플레이를 좋아한다고 해도 내가 여자가 되겠는가!

"나는 분명히 마지노선을 언급했어. 잊지마."

[......다음에 꿈속에서 두고봐요.]

"......."

내가 창염을 위해 백합 느낌이 나게 성적 취향을 맞춰줄 수 있는 건 꿈 속 세상 뿐이다.

그녀는 꿈에서 나를 피닉스로 만들고 보비게 만들었다.

꿈속의 일이기 때문에 창염이 내 기억과 경험을 잊게 해줘서 지금은 괜찮지만, 분명 꿈속의 나는 창염의 테크닉에 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미안하다, 꿈속의 나.'

그는 분명 피닉스라는 암컷이 되어 창염에게 온갖 레즈 플레이를 강요받고 있겠지.

왜냐?

-레즈플 하게 해주시면 제가 뭐든지 해드릴게요! 무슨 플레이를 원하세요? 지난 번처럼 모유플? 교배프레스는 식상하지 않나?...24시간 연속 질싸라…. 흐흥, 자지 죽으면 제가 부활시켜드리죠.

현실의 내가 레즈플레이의 대가로 엄청나게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으니까!

X.

그저 애도를 표할 뿐.

"그런데 여기까지 여캐가 되는 건 곤란한데."

[후타나리는 어때요? 자지 달아달라고 문의 하면 달아줄텐데.]

"너는 나를 어디까지 이상성욕자로 만들 셈이냐."

[뭐래요. 개변태가. 자지 달리면 달리는 대로 박고 다닐 거면서.]

"......."

맞는 말이다.

금발벽안 미소녀의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지까지 달려있다?

'히드라가 자지러지겠네.'

최소한 간부 중 누구 하나는 칼같이 끊고 들어갈 수 있다고 자부한다.

'그래도 이건 싫어.'

하지만 그런 일 때문에 나는 굳이 이 큰 가슴을 덜렁거리며 다니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냥 낮에는 활동하지 말까."

낮에는 사무실에서 지휘만 하고, 현장 출동은 밤에만 하면 남자로서 활동할 수 있다.

[후타나리로 자지만 달려있으면 섹스는 할 수 있어요!]

'포기해.'

[여자 줄이서 입맞추고 가슴 비비는데 아래로는 자지로 보지를 푹푹 쑤시는 거라면 꽤나 꼴리지 않아요?]

'포기하라니까.'

그럴 생각은 전혀, 요만큼도 없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애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하는게 문제지."

[하긴. 갑자기 지휘관이 여자가 된 셈이니.]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는 창염과 이런저런 시뮬레이션을 돌린 뒤, 대응 방향을 간단히 생각하고 게임을 재개했다.

"...유나야."

"......."

나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유나를 나지막하게 불렀다. 뭔가 퀴즈 같은 걸 풀던 그녀는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요?"

"나 뭐 달라진 거 없어?"

"지휘관님이 달라진 거…."

이유나는 피식 웃으며 나를 가리켰다.

"밤이랑 달라지셨네요. 간밤에는 그렇게 짐승이셨는데."

"......"

"유나야. 실은 나 지금 왜 내가 여자인지 생각이 안나. 갑자기 왜 이러지?"

"......잠깐만요."

이유나는 내게 다가와 내 얼굴을 꼭 끌어안았다. 나는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푹신한 감촉을 만끽했다.

"열은 없는 것 같고...단기기억상실은 아닌 것 같은데…."

".......”

남자이던 때도 그냥 평범하게 안겼지만, 유나가 이렇게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하는 건 처음이다.

남자면 유나는 부끄러워하며 접근한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 얼굴에 가슴을 대었다.

‘이건 못참지.’

와락.

나는 유나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유나는 처음에는 다소 놀랐지만, 곧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밤에 해요, 밤에.”

“.......”

유나와의 대화를 통해 나는 금방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낮에는 여자일지라도 밤에는 남자가 되는 상황.

알아본 결과.

나는 오래전부터 TS증후군이라는 병을 앓게 된 존재가 되어있었다.

* * *

세상에는 괴인이 있다.

그리고 괴인은 지구 전역에서 암약하며,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입힌다.

그리고 그 중에는 미친 괴인이 하나 있었다.

-제군들, 남자가 싫다.

라는 말과 함께 그는 장황한 연설을 시작했다.

1줄 요약.

-전 세계의 인류를 모두 여자로 만들어버리겠다.

수컷 멸종.

인간 남자들을 모조리 여자로 바꾸어 인류를 멸망시키겠다는 이 야욕을 품은 괴인의 실체는 남자였다.

겉으로는 남자가 어떻니 욕을 하며, 속으로는 모두를 여자로 만들어 자신만의 하렘을 만들려고 한 것이다.

신세계의 아담.

괴인이 노린 건 자기 혼자 남자가 되어 인류를 상대로 협박하려는 것이었고, 백청화는 그 피해자가 되어있었다.

-예쁜 여자들로 하렘을 구축했다고? 너, 내 히로인이 되어라!

여자가 되었다.

다행히 밤에는 남자로 돌아갈 수 있지만, 태양빛이 떠오르는 낮에는 여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이게 이런 식으로 된다고?”

어처구니없지만 사실이다.

“지휘관을 상대로 마력적으로 그런 짓을 하는게 설정적으로 가능한가?”

[설정은 게임사가 정하기 마련이니까요. 푸흐흐.]

설정이 바뀌었다.

혹시나 지휘관에게 위험이 될까봐 알아보니, 다른 건 모두 괜찮은데 TS괴인에게만 당했다고 하더라.

누군지는 안다.

‘창염의 피닉스.’

[아주 무시무시한 괴인이군요! 모두를 여자로 만들어버리겠다니.]

일반인들에게는 괴인이 남자로 알려져있지만, 피닉스는 괴인을 남자처럼 꾸밀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지휘관을 상대로 큐브를 사용한 건, 상대가 지휘관이기 때문이라 그런 것이리라.

지휘관이 아니다?

-받아라, 낭익천화!

푸른 불꽃에 닿는 순간 몸이 여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태양빛이 조금이라도 닿는 곳에서는 여자가 되어버리니,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힘인가?

“그냥 리겜할까.”

[업데이트는 이미 적용되어서 적용 해제도 불가능해요. 그냥 하세요. 푸흐흐.]

“.......”

눈물이 난다.

가장 빠르고 확실한 해결방법은 창염의 피닉스를 붙잡아 내게 해결책을 내어놓으라고 하는 것.

피닉스를 잡아 어떻게든 고문하면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녀는 분명 내가 자신과 비슷한 모습으로 레즈 플레이를 하는 걸 지켜보며 대리만족을 하겠지만….

“아, 이번 루트는 안되겠다.”

[어떻게 하려고요?]

“피닉스 따먹는다.”

원래 간부는 보지에 자지가 박히면 바보가 되는 법.

“전력을 키워서 미국으로 날아간다음, 피닉스를 붙잡아서 밤에 강간해버리는 거지.”

남자로서의 내가.

[후타로 박고 그 다음에 남자로 불끈불끈 변하는 건 어때요? 여명의 성전환! 후타자지를 넣은 채로 점점 남자로 변하면 피닉스도 두려워 할 것 같은데.]

“.......”

그건 좀 끌리는데.

“좋았어.”

이번 루트의 목표가 정해졌다.

전 히로인과의 섹스.

그리고.

피닉스 레이프...아니 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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