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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662화 (662/1,497)

〈 662화 〉2부 3장 27

천가을, 선겨울.

둘이 닮은 것에 대한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한 우리는 축배를 들었다.

유나, 라온, 누리.

그리고 가온, 하유은(유하), 가을.

유성의 유명 프랜차이즈 한우집에서 100만원이 나올 정도로 생환 기념 파티를 보낸 우리는 메인 이벤트에 돌입하기로 했다.

"사장님, 저...."

"미안해."

"괜찮아요. 대신 누리한테 좀 더 신경써주셔야 해요?"

가온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건 가온이 들어오기 전부터 약속했던 것이라 어쩔 수 없었다. 대신 가온에게는 다음에 따로 한 번 해주기로 한 뒤, 그녀에게는 천가을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겼다.

"오늘도 유성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뒷고기는 더 안 드시나요?"

"취향이기는 한데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요."

"쳇."

유하에게도 미안하지만 아직은 유하 본인이 정식으로 동료로 들어온 게 아니라 열외되었다. 대신 본인 스스로 지나가면서 얘기한대로, 내가 그녀에게 2만 코어를 넣어준다면 본체의 뒷문을 열어줄지도 모를 일이다.

"......뒷풀이 따로 한다고? 에반데."

"가을이 10대 언어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아."

"윽...! 시, 시끄러워!"

여고생으로 분장한 천가을은 일이 있다고 외출하기를 바랐다. 덕분에 가온의 눈치 아닌 눈치를 계속 봐야했지만, 가을은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꼭 가야할 곳이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가온아, 이해해줘. ...이런 상황일 거야."

"......씁. 알겠어요. 사장님 말씀이 정 그렇다면."

내가 가온에게 살짝 언질을 주니 가온은 그제서야 가을에 대한 적의 아닌 적의를 누그러뜨렸다. 마력 공급도 중요하지만, 가온도 같은 상황이라면 분명 가을과 같은 행동을 취하려고 했을 것이다.

"가을 언니, 혹시 어디 갈 거임?"

"......잠깐 찾아 볼 사람이 있어서."

일행은 나를 향해 불안한 눈빛을 보냈다. 행여나 천가을이 원래의 모습을 보이고, 그로 인해 C급 <마스커레이드> 빌런을 우리가 몰래 신서울에 들였다는 것이 들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가을 씨, 저는 가을 씨 믿어요. 보고만 와야 해요."

"...알았어요, 알았어. 그냥 찾아보고만 올 게."

천가을은 퉁명스레 대답하며 떠났다. 가온도 그녀를 감시 겸 보호하기 위해 동행했고, 유하도 X로이드와 연결을 끊었다.

이제, 순수하게 우리 넷만 남게 되었다. 예전부터 벼르고 벼렸던 순간.

"사장님, 그래서 어디로 갈 거예요?"

"갈 곳? 한 군데 밖에 없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하게 역사를 치를 수 있는 곳.

"호텔가자."

우리는 예약한 대로, 유성 호텔의 스위트 룸에 다함께 들어갔다.

* * *

<오후 8시, 유성 호텔 입구.>

"난리도 아니네, 난리가."

유성 호텔 앞의 발렛파킹 일을 하는 주차요원 아르바이트생 기우는 무선 이어셋을 통해 듣는 유튜브 채널의 이야기에 혀를 찼다.

"이러다 신서울까지 내려오는 게 아닌지 몰라."

서울의 난리. 외신에서의 주목. 설화공주의 진가. 헌터들의 등판.

경천동지의 일이 벌어졌다며 온 나라가 떠들썩하게 난리가 일어났지만, 기우는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호텔에 들어오는 개인 차량을 발렛 파킹하기 위해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세계가 변하든 말든, 어차피 내 월급은 변하지 않는데."

서울이 수복된다면 그 때는 어떻게 될까. 기우는 자신에게 상속된, 인천의 막대한 부동산을 떠올리며 행복한 상상에 빠졌다. 호텔에 들어오는 부유층의 비위에 맞춰 팁을 받아먹는 삶이 아니라, 호텔에 고급 차를 몰고 여자와 함께 들어와 차키를 던지는 상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항간에서는 이번 작전의 지휘에 대하여 누군가가 손을 썼냐는 게 아니냐 하는 루머가....]

"씨발, 차라리 지휘관이라도 나서서 호구놈들 다 담궈버렸다고 하지."

기우는 아주 작게 빈정거리며 경광봉을 들었다. 유성 호텔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지만, 나름 고급스러워보이는 승용차 하나가 천천히 기우의 앞에 멈췄다.

'스위트 룸을 예약해놓고 차는 거지같은 거 타네.'

차 뒤에서 누군가가 내렸다. 기우는 접객용 미소를 머금고 기계처럼 읊는 멘트를 남기려했다.

"항상 저희 유성을 이용해주셔서 감...사...."

"안녕하세요?"

백색 코트를 입은 금발 서양남이 자신을 향해 싱긋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곧 차에서 내린 이들은 나름 얼굴을 보고 뽑는 유성 호텔에서도 보기 드문 아름다운 여인들이었다.

"차는 맡기면 되는 겁니까?"

"응. 부탁드려도 돼죠?"

"아, 예. 그...."

"사장님, 빨리!"

키 작은 소녀가 부리나케 금발 서양남의 손을 잡고 입구를 향해 잡아당겼다. 다소 남성적인 차림의 여인 또한 은근히 자신의 가슴을 붙이며 서양남의 옆에 섰다.

"후후후."

갈색 단발의 여인은 만면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셋의 뒤를 따라 걸었다. 기우는 격변하는 세상 속에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만 같은 넷의 뒷모습에 잠시 벙쪘다.

"남자 하나에 미인 셋.... 어우야."

기우는 머릿속에 추잡한 상상을 하며 차에 올랐다. 상상은 상상이고, 현실은 그에게 당장 일을 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어?"

엉덩이가 축축하다. 왜인지 모르지만 엄청 찝찝했다. 그리고 차 안에는 코를 찌를 정도로 강한 방향제가 뿌려져 있었다. 무심코 뒷 좌석을 살펴보니, 왠지 모르게 하얗고 투명한 물방울이 몇 방울 시트에 남아있었다.

"......서, 설마. 아니겠지?"

일단 일부터 하고 보자. 기우는 아주 천천히 차를 몰았다. 차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냄새를 숨겨야만 했을까.

"에이, 설마. 방 하나 예약했는데 아니겠지. 암만 잘생겼어도 그런 미인 셋이 동시에...응?"

부스럭. 차가 지하를 향해 내려가는 순간, 조수석 아래쪽에 무언가가 부스러거렸다. 검은 비닐 봉지는 제법 많은 양의 물건을 담고 있었고, 기우는 능숙한 속도로 차를 주차장에 세웠다.

"두고 간 물건 드리는 척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어우 씨발."

기우는 비닐 안의 물건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욕지기를 내뱉었다. 비닐 안의 물건은 자신의 역겹고 추잡한 상상이 사실은 눈썰미가 좋았다는 걸 입증하는 증거였다.

비닐 안에는 콘돔이 세 박스나 들어있었다. 심지어 낱 개가 아닌, 대용량으로, 수입산으로. 그리고 안에는 모형 딜도부터 털달린 수갑 등등 온갖 매니악한 도구들이 들어있었다.

"세상 씨발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

그 날, 기우는 퇴근하고 세 번을 딸쳤다.

* * *

"아, 콘돔 안 가져왔다."

"필요없지않아요?"

"한 번 콘돔 끼우고 해보고 싶다며?"

"그런 건 나중에 해도 되지 않을까요? 사놓은 콘돔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유나는 역시 똑똑했다. 나는 유나의 제안대로 콘돔을 가지러 가는 걸 포기했다. 애초에 콘돔은 우리가 '그런 플레이'를 해보기 위한 경험 같은 것이지, 딱히 의미는 없었다.

"오빠! 나 콘돔 찾았음!"

"마침 세 개가 있습니다."

하지만 호텔 스위트룸 안을 보물찾기하듯 돌아다니던 누리가 콘돔을 발견했다. 007이라는 숫자가 박힌 콘돔의 비닐 겉에는 유성의 마크가 박혀있었다.

"누리, 그거 아십니까? 이거 유성에서 만든 표절 제품입니다."

"표절? 뭔지는 모르겠지만, 007이면 영화 아님? 검은색에 금색 별 박힌 거 보니까 막 브금 귀에 들리고 그런데."

"아닙니다. 콘돔의 얇은 정도가 0.07mm라는 의미입니다. 7이라는 숫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007 컨셉으로 만든 제품이지만, 원래 표절한 제품이 0.03mm인데 반해 유성의 기술로는 그 정도까지 줄이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오, 처음 알았음. 근데 라온 언니는 어떻게 그런 걸 암?"

"......."

모처럼 유성을 까려던 좋은 기회를 잡았던 라온은 순진한 누리의 역공에 침묵했다. 유나는 웃으며 누리에게서 콘돔 하나를 받아 비닐을 벗겼다.

"이거 오빠 사이즈에 맞기나 할까요?"

"맞을 걸?"

맞을 수밖에 없다. 이 세계에서 사용하는 콘돔은 모두 주인공의 사이즈에 최적화되어있기에, 어떤 콘돔을 사더라도 주인공 백청화의 사이즈에 딱 맞을 수밖에 없다. 차이가 있다면 초박형인지, 돌기형인지, 그도 아니면 그냥 과일향인지 그 차이.

"오빠, 나 한 번 씌워봐도 됨?"

"그거야 얼마든지 해봐도 괜찮지만 누리야, 굳이 그럴 필요 있어?"

"나 한 번 체험해보고 싶음! 히어로 커뮤니티 돌아다녀보니까, 임신 위험이 있으니까 콘돔끼고 하는 게 기본이라던데?"

"잘못된 상식이야. 아니, 상식이 맞기는 한데 지휘관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문제니까 괜찮아."

세계를 구하기 전까지 임신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히로인이 생리일 때 마력공급을 해도 임신은 되지 않는다. 지휘관이 싸는 정액은 정자 대신 마력이 깃들어있으니.

"혹시나 오해할 까봐 말하지만, 너희는 평범하게 임신이 가능해. 단지 내가 그게 안 될 뿐이야."

"네? 오빠...설마."

"고자 아니다. 얼마든지 임신하게 할 수 있어.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세계의 평화니까 마력부터 일단 넣고 보는 거야."

이능을 켠 상태로 사정을 하느냐, 아니면 그냥 사정을 하느냐. 지휘관은 고자가 아니라 오히려 절륜한 편이며, 일례로 은유하 루트에서는 은유하와 2-2-3의 쌍둥이로 일곱 명의 자식을 낳을 정도로 정력이 강하다.

"단지 나중으로 미뤄둘 뿐이지. 세계평화 전에 덜컥 임신이라도 시켰다간, 나중에 중요한 순간에 싸우지 못하게 되는 거잖아."

"그러니까 세계평화 전까지는 저희를 임신시키지 않겠다는 건가요?"

"유나가 그렇게 말하니까 조금 무섭네. 그래, 맞아. 임신하게 되면 싸울 수 없게 되니까."

임신한 히로인을 싸우게 하는 즉시, 개인 루트고 나발이고 엄한 일이 벌이지기 십상이다. 애초에 플레이어는 지휘관의 이능을 게임 클리어 전까지 임의로 해제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어찌보면 내가 세계를 구해야 하는 이유가 그런 셈이네. 여신이 내려준 퀘스트 같은 거야. 지휘관이여, 세계를 구하라! 그러면 내가 묶어놓은 정관을 다시 풀어주도록 하겠다."

"어, 그러니까 오빠는 씨없는 수박이라는 거임?"

"씨가 있지만 꺼낼 수 없다는 거지. 아니, 씨가 아니라 마력을 꺼낼 수는 있다고. 자꾸 사람을 고자로 만들지 말아줄래?"

"히힛, 누가 뭐래나. 고자가 이렇게 빨딱 세울 수나 있음?"

누가 먼저 스타트를 끊나 싶더니, 누리가 가장 먼저 내 바지 앞섶을 열어젖히며 내 자지를 꺼냈다. 콘돔을 한 번 씌워보겠다는 명목으로 내 자지를 꺼내게 한 건 크게 칭찬할 만 했다.

"...이거 어디로 씌우는 거임? 풍선인가?"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라온이 누리로부터 콘돔을 건네받아 후 불었다. 라온의 숨결이 콘돔에 깃들었고, 라온은 누리를 향해 씩 웃으며 콘돔을 아래로 내렸다.

"씌우는 법을 보고 배우시길."

"와, 언니 개치사!"

"잠시만요. 잠깐만. 두 명 다 진정해봐요."

유나는 라온과 누리를 진정시키며 외투를 벗었다. 아이보리 점퍼 아래 유나의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흰티에 청바지라는 개강여신룩에 나는 하늘을 향해 기도를 올렸다.

Viva, DLC.

유나 스킨 중 판매량 TOP 3안에 들어가는 스킨을 입은 유나는 두꺼운 옷 너머에서부터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후끈 달아올라있었다. 유나 뿐만 아니라 이미 다른 둘도 차에 타기도 전부터 충분히 달아올랐지만, 설마 내가 침대에 걸터앉자마자 본색을 드러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라온 언니도, 누리도 순서가 틀렸어요."

유나는 라온의 손에 있던 콘돔을 빼앗았다. 혹시나 손아귀 힘으로 찢어버리는 게 아닐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유나는 아직까지는 그러지 않았다.

"커뮤니티에 물어보니까, 사람들이 다들 콘돔 씌우기 전에 이렇게 하라고 하더라고요."

쥬륵. 유나는 내 귀두 윗부분에 자신의 침을 흘렸다. 팬티 속에서 갓 꺼낸 나의 자지는 당연히 건조했다.

"씌우기 쉽게 안쪽을 질척거리게 만드는 거죠."

쥬륵, 쥬륵. 유나는 누리의 손을 잡아 자신의 침을 내 자지에 넓게 펴발랐다.

"오, 대박. 나도 이러면 됨?"

퉷. 누리는 입안에 모아둔 침을 내 자지에 뱉었다. 유나와 함께 포갠 조막만한 손이 유나의 침과 자신의 침을 골고루 섞어 자지 전체에 펴발랐다.

"......저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라온은 허리를 숙이며 고개를 내 자지 위에 올렸다. 혹시나 둘 처럼 침을 뱉어 펴바르느라 싶더니, 강아지처럼 혀를 앞으로 내밀며 아직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을 혀로 휘감아 핥았다.

"시작부터 플레이가 매니악한 걸."

"후후, 오빠. 이게 천연 러브젤이라고 하는 거예요."

"말은 매니악 어쩌고 하면서 이 오빠는 좋다고 두근거리고 있는데?"

"이제 씌우면 될 것 같습니다."

셋의 천연 러브젤 덕분에 내 자지는 금방 반들반들거렸다. 남은 건 누리의 연습을 위해 콘돔을 씌우는 것 뿐.

"누리야, 잘 봐."

유나는 내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콘돔을 자신의 입술로 물었다. 그리고는-

쯔어억.

귀두부터 콘돔을 입으로 씌우며, 끝의 돌기가 목구멍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밀어넣었다. 유나의 입술이 내 치골에 잠깐 닿았다가 떨어졌다.

"...푸하. 한 번에 성공해서 다행이네요. 후후."

입으로 콘돔을 씌운 유나는 손가락으로 내민 혓바닥을 만지작거리며 베시시 웃었다.

"입으로 펠라하는 감각으로 하니까 쉽네요. 으으, 근데 양치하고 와도 돼요? 저 입안에 느낌이 이상해요."

"언니, 맛 이상함?"

"유성 제품이라 뭔가 이상한 게...."

"양치하고 와. 대신...."

사락. 나는 콘돔을 씌운 자지를 누리와 라온을 향해 흔들며 도발했다.

"먼저 한다?"

"...후후."

유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몸을 일으켰다.

"어차피 다같이 할 건데, 순서가 뭐가 중요하겠어요?"

유나는 웃으며 화장실로 향했다. 라온과 누리는 서로 눈치를 보며 잠시 침묵했다.

"어, 음.... 큥큥박사님께 물어봅시다?"

앞뒤로 흔들던 내 자지가 가리킨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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