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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657화 (657/1,497)

〈 657화 〉2부 3장 22

<새벽 1시 13분, 신서울 NSC.>

서울 전역이 붉은 점으로 물들었다. 종로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막대한 붉은 점에 관료들은 자신이 잘못 보고 있나 눈을 비벼야만 했다.

"...오류인가?"

선의철은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을 수 없었다. 붉은 점은 한 곳에 몰려 짙게 물들었고, 개체 수를 나타내는 숫자판이 널을 뛰듯 올라가기 시작했다.

1428, 5889, 6974, 8905.

고작 2분이 채 지나지 않아 그 수는 1만에 육박했고, 다섯자리 수에 올라가도 그 수는 늘어나기 시작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는 붉은 점의 수에 NSC에 모인 이들은 모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마도기어를 통한 중계는?"

"안 됩니다. 먹통입니다. 마력의 흐름이 너무 불안정합니다."

서울의 상황이 너무나도 궁금했지만 레이더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선의철의 부하나 마찬가지인 호국 청년단은 무려 7할 가량이 괴수에게 살해당하거나 빌런들에게 붙잡혔다. 따라서 3할의 호국청년단이 마도기어를 통해 상황을 촬영해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선의철 본인도 서울을 되찾을 의지는 없었다. 서울에 잠들어있는 '그 것'을 챙기기만 하면 끝날 문제였다. 이렇게 2만에 이르는 괴수들이 넘쳐흐르는 걸 바라지는 않았다.

"아, 각하! 연결됐습니다! 적의 정체는...."

캬아아악!!

상황실의 모두가 순간 귀를 막아야 할 정도로 날카로운 포효가 울려퍼졌다. 스크린에는 호국 청년단의 이능력자가 옥상에서 한강 너머를 바라보고 있는 시야가 들어왔다.

[씨발, 저거 뭐야?!]

거친 표현이었지만 그 말은 상황실 모두의 심정을 대변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 진실인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남산타워에...?"

서울남산타워. 윗부분이 절반 정도 파괴된 타워의 위에 거대한 괴수가 타워를 빙글빙글 돌아 아가리를 사납게 벌리고 있었다. 타워를 휘감은 몸통을 감안하더라도, 산길 아래로 구불구불 거리고 있는 몸통과 꼬리는 족히 1km를 훌쩍 넘어보였다.

"미친, 뭐 저렇게 길어?!"

"<시청사의 뱀>!"

옛 서울시청 건물 지하에 또아리를 튼 S+급 괴수는 남산타워 꼭대기에 올라 한강 너머, 남쪽을-신서울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울의 남쪽에 자리잡은 히어로들을 노려보는 듯한 괴수는 명백히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음...!"

서울수복작전에 석하랑이라는 S급 히어로가 참전했기 때문일까? 지금까지 몇 년이고 가만히 있던 괴수가 둥지에서 벗어나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한국에 하나뿐인 S급 괴수의 등장에 NSC는 전례없는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지금이 찬스...!"

선의철은 나지막하게 주먹을 말아쥐었다. 모두가 그의 말에 경악했으나, 선의철의 눈에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저것을 없애면 서울을, 시청을 탈환할 수 있다! 협회에 연락해! 전 히어로들을 동원해서 저걸 죽이라고!"

"가, 각하?!"

"저것만 죽이면-"

그것이 나의 손에 들어온다. 선의철은 뒷말을 삼킨 채 입술을 깨물었다. 어찌나 세게 물었는지 붉은 피가 아래로 흘러내렸다.

"...우리는, 서울을 되찾을 수 있다!"

누가봐도 명백히 말을 돌린 것 같았지만, 그 누구도 그게 말을 돌린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몇 년간 실패를 반복했던 서울 수복의 염원이 이루어 질 것만 같다는 모습에 침묵할 뿐이었다.

"그, 그런데 각하. 아무리 설화공주랑 히어로들이 있다고 한들 괜찮겠습니까?"

"뭐가?!"

"...시청사의 뱀 말고, 다른 괴수의 수를 좀 확인해주십시오."

레이더의 붉은 점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시청사의 뱀이 등장한 것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여전히 레이더는 엄청난 양의 붉은 점이 종로를 중심으로 남하하고 있었다.

"시청사의 뱀은 가만히 있는데, 붉은 점이 이동하는 건 분명-"

[으아악?!]

스크린에서 비명이 들렸다. 흔들리는 시야 속, 파괴된 강변북로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뀨와아앙!!

괴상한 소리와 함께 강변북로의 도로를 뒤짚어 엎으며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가 마치 갓처럼 생긴 미꾸라지들은 몸 길이가 최소 2m는 넘어보였다.

"...미더덕?"

"...개불?"

다들 돌려말하기는 했지만,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했다. 선의철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찻잔을 들어올려 한 모금 들이킨 뒤,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좆같이 생겼군."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직설적인 말이었다. 새벽에 일어난 사건이라는 게 천만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미성년자에게 보여주기에는 너무나도 외설적인 장면이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강변북로 전체가 뒤엎어지며, 미꾸라지들이 도로를 빼곡히 채우기 시작했다는 것.

뀽틀, 뀽틀.

짧게는 1m부터 길게는 3m까지, 굵기와 길이가 각양각색인 괴수들은 대부분 C급의 마력을 담고 있었다. 몸을 좌우로 흔들며 흙을 털어낸 괴수들의 수는 무려 22,222마리.

"...!! 협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오, 그래! 무슨 연락?!"

<좆바리>.

"어, 음. 생긴게 자지처럼 생겼으니 좆이라고 하고, S급 괴수인 시청사의 뱀이 이무기랑 닮았고, 한국에서 발견되었으니 한국 고유의 이름을 빌어 바리라고 뒤에 붙였다고...."

"그딴 배려는 이럴 때 안 해도 돼!!"

훝날, 이름에 불편을 느낀 이들로 인해 모래(沙)속에서 얼굴(面)을 꺼내는 이무기(바리)라고 하여 <사면바리>라는 이름이 붙은 괴수들은 일제히 한강을 바라보며 머리를 앞으로 내밀었다.

캬아아아아아!!

시청사의 뱀이 괴성을 지름과 동시에, 22,222마리의 좆바리들이 한강물에 뛰어들었다.

* * *

<그 시각, 2호선 철길.>

구구구구구!!

자갈이 난잡하게 깔린 망가진 철길을 거대한 트레일러가 달리고 있다. 본래 전철이 다녀야 할 길은 이미 괴수가 다니는 길이 되었고, 지금은 북쪽에서 준동하는 괴수들의 웨이브를 피하기 위해 도망치는 트럭들의 도주로가 되었다.

"으, 으아아!"

철로에는 급히 도망치는 히어로들로 가득했다. 베이스캠프에 트레일러를 두고 왔거나, 이미 트레일러가 괴수들에게 파괴된 이들은 하나같이 두 다리로 달려 서울을 빠져나가야했다.

퇴로는 오직 강남.

언제 어디서 A급 괴수들이 튀어나올 지 모르는 마경에서 살아남으려면 강자의 곁으로 가야한다. 마도기어가 가리키고 있는 방향은 S급 히어로 <설화공주>가 틀어막고 있는 강남을 향하고 있었다.

키에엑!!

선로를 따라 도망치는 히어로들의 뒤에 괴수들이 따라붙었다. 하나같이 겁에 질린 괴수들은 북쪽에서 내려오는 괴수 무리에 도망치면서도 히어로들을 잡아먹으려고 덮쳤다.

"으아악!"

괴수를 퇴치하기 위한 전투는 이어지고, 따라서 도망칠 시간도 늦어진다. 마도기어가 가리키는 서울의 위성지도는 붉은 점들이 한강을 절반 가까이 넘어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시간이 늦다. S대 입구에 다다른 히어로들은 선택을 내려야했다.

이대로 강남으로 도망치거나, 아니면 관악산을 올라 산을 타고 남하하거나. 시간상 강남에 다다르기에는 너무나도 어려웠고, 그렇다고 관악산을 돌파하자니 산기슭에 자리잡은 괴수들이 언제 튀어나올 지 몰랐다.

"아, 아아...."

히어로들의 눈에 절망이 내려앉던 순간.

빵빵!

거친 경적소리가 뒤에서 울렸다. 히어로들은 등 뒤로 고개를 돌렸고, 얼굴에 활짝 미소가 지어졌다.

"타세요!!"

척 보기에도 최고급 소재를 때려박은 듯한 트럭이 선로를 따라 달려오고 있었다. 얼핏 보인 운전석에는 금안을 반짝이는 여인이운전대를 잡고 있었고, 옆에는 금발 외국인이 경광봉을 이용해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 경로에서 벗어나 트레일러를 향해 손을.

"으아아악!"

될 대로 되라. 히어로들은 모두 트럭이 달려오는 경로에서 옆으로 빗겨섰다. 그러자 무언가가 날아와 히어로들의 몸을 낚아채어 트레일러 위로 올렸다.

"물...?"

트레일러 좌우로 퍼져나온 거대한 물의 손이 선로의 사람들을 하나 둘 트레일러 위로 실었다. 따로 좌석이 달린 것도 아닌 철판이었지만, 히어로들은 남은 마력을 쥐어짜내 트레일러에 꽉 달라붙었다.

"뒤로 오세요!"

"뛰어내리셈!"

"우리가 받겠습니다!"

안에서 여인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히어로들은 트레일러의 뒤로 기어가 하나 둘 아래로 몸을 던졌고, 슬라이딩 도어에 미끄러지듯 떨어져 안으로 굴러들어왔다.

"괜찮으세요?!"

갈색 단발의 여인이 다친 히어로들을 향해 손을 뻗으며 치유마법을 걸었다. 히어로들은 이미 트레일러 안쪽에 몸을 구기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여신의 방주...?"

노아가 세계의 멸망을 두고 수많은 동물들을 구하고 다녔던 것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히어로는 뒤에 여신의 날개가 달린듯한 여인을 바라보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살았다...."

서울대입구역을 지나는 대형 트럭은 벌써 서른 명이 넘는 히어로들을 구출하여 강남으로 달리고 있었다.

* * *

<그 시각, 운전석.>

"악랄하시네요, 고객님."

"뭐가?"

뒤로는 대화가 들어가지 않도록 연결을 차단한 은유하는 엑셀을 더 세게 밟았다. 나는 그녀의 옆에서 지도를 살피며 루트를 정했다.

"왼쪽으로 비스듬히 빗겨가자."

"그게 악랄하시다고 하는 거예요!"

유하는 내 말대로 핸들을 왼쪽으로 꺾었다. 선로를 이탈하며 자갈밭을 달렸고, 우리가 나아가려던 레일로 막 괴수가 뛰어내렸다.

"아, 안 돼에에에--!!"

오른쪽에 있던 이들이 우리를 향해 허망한 얼굴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구할 수 없었다. 일부러 구하지 않았다.

"절풍 마크. 선의철의 호국 청년단이네. 방금 그 놈은 민간인 학살 전과가 있는 놈이야."

"일일이 말씀 안하셔도 대충 다 알고 있거든요?"

유하는 똑똑한 사람답게 내가 내리는 지시를 모두 이해하고 있었다.

"지금 사람 선별하고 계시잖아요!"

"정답."

중간중간 어쩔 수 없이 트럭을 사람으로 치는 것도, 가온이 물의 손으로 사람을 골라잡는 것도, 트레일러 위에 달라붙은 이들 중 속도를 견디지 못하고 나가떨어지는 이들도 모조리 '내가 골라서' 버리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나중에 가면 알게 되겠지. 호국청년단만 쏙 빼놓고 버리고 온 걸."

"나 참. 안 그래도 적은 히어로 수를 줄여서 어쩌자는 거예요?"

"유하야, 쟤들 잡아먹고 C급 괴수가 B급 괴수로 성장한다면 어때? 그거 키워서 잡아먹는 게 사회에 더 이득이 되는 거 아니겠어? 어차피 놔둬봐야 괴인이 되어서 테라리스트나 될 놈들인 걸."

"테러리스트 아니에요?"

"미안. 테러사이트라고 할까? 푸흐흐."

의미심장하게 말하는 것 하나하나 유하는 의미를 부여한다. 은유하는 저렇게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아내려고 머리를 굴리며 입술을 깨물 때가 제일 섹시하다. 그리고 알아차렸을 때 싱글벙글 웃는 것도 귀엽고.

"아무튼 이 기회에 잠재적 적들을 모조리 없애버리는 거지."

"마냥 호인은 아니시네요. 호구인 줄 알았는데."

"너나 우리 팀원들한테나 호구 잡히지, 내가 다른 놈들 한테는 철저하게 하거든?"

"같이 침대에서 뒹굴 사이 아니면 죄다 이런 식으로 칼같이 쳐낸다는 거죠? 이해했어요."

역시 유하는 똑똑하다. 마침 침대에서 뒹굴기는 커녕 히로인과의 행위를 방해하는 빌런이 눈앞에 나타났다.

"유하야, 풀악셀. 저 놈은 그냥 들이받아버려."

"네? 주변에 괴수도 없는데요?"

"도로가 넓잖아...그냥 밟아."

유하는 피식 웃으면서도 핸들을 꺾지 않았다. 마도엔진이 격렬히 움직이며 트럭은 시속 200km를 훌쩍 뛰어넘었고 우리의 앞에 두 팔을 벌리며 뭔가를 외치던 이능력자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멈춰! 우리를 데려-"

키아아악!!

괴수 하나가 갑자기 땅에서 튀어나와 놈을 낚아챘다. 나는 충격에 대비했고, 유하는 전면부에 펼쳐지는 물의 실드를 믿고 핸들을 꺾지 않았다.

구구구구!

땅에서 튀어나온 괴수는 이능력자를 입에 물고 트레일로 뒤로 굴렀다. 통통거리며 튕겨나간 괴수는 마침 트레일러 위에 달라붙어 있던 이들 몇을 함께 옆으로 낙오시켰다.

"저런. 역시 천벌인 건가? 강간마들만 떨어졌네."

"......젠장."

유하가 나지막하게 욕설을 내뱉었다.

"자지벌레가 벌써 여기까지 내려왔어요. 어떻게 된 거에요?!"

"뭐가?"

"석하랑 지금 놀고 있는 거 아녜요?!"

"아닌데? 지금 얼마나 하랑이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나는 마도기어로 하랑의 위치를 추적했다. 여의도 상공에 하얀 나비의 날개를 펼친 그녀는 내 지시대로 허공에 가만히 서있었다.

"지금 하랑이가 저기서 기방하고 있으니까 시청사의 뱀도 내려오지 못하고 있잖아. 그래서 새끼들인 좆바리들만 남하시키고."

"그 놈들 석하랑이 다 때려잡으면 되는 거 아녜요?!"

"어. 그러면 바로 저 놈 남산에서 튀어나올 걸?"

석하랑이 광역기를 쓰는 즉시 시청사의 뱀은 석하랑을 향해 아가리를 벌리며 뛰어오를 것이다. S급 히어로 한 명만 먹어치워도 SS급으로 날아오를 놈은 호시탐탐 석하랑을 노리고 있었다.

"저거 SS급으로 각성해서 날아오를 바에는 그냥 우리가 전선에서 22,222마리 다 때려잡는 게 낫지."

"방법 있어요?!"

"왜 없어?"

나는 지도를 펼쳤다.

"시청사의 뱀이 왜 저런 대량의 괴수들을 데리고도 서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 알아?"

"왜...죠?"

"간단해. 못 벗어나니까 그런 거지."

어느덧 트럭은 서울의 행정구역을 벗어나기 일보 직전이었다.

"저것들 모두 서울의 망령들이 괴수가 된 거야. 서울을 벗어나는 순간...이렇게."

캬아아악!

좆바리 하나가 우리의 앞을 가로막기 위해 몸을 던졌다. 유하는 그 흉악한 생김새에 화들짝 놀랐지만, 나는 지도를 확인한 뒤 앞을 가리켰다.

"그냥 밟아도 돼. 왜냐면...."

키, 키아아아악!!

"조금만 넘어가도 소멸하거든."

갑자기 좆바리의 몸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미꾸라지처럼 꿈틀거리던 놈은 보라색 안개를 내뿜으며 재가 되었다. 트럭의 앞에서 뻗어진 물의 손이 놈의 코어를 챙겨 조수석 창문으로 밀어넣었다.

"짜잔. B급 코어 주웠네?"

"...설마."

"시청사의 뱀이 서울을 벗어나면 자동으로 죽게 만들어놨어. 그렇게 낳았지."

2만마리가 넘는 좆바리들은 모두 시청사의 뱀이 낳은 새끼 괴수들이다. 나는 코어를 튕기며 서울을 향해 겨눴다.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말이야. 괴수들도 자기 주민이라 이거지."

"그 말은 설마...."

"시청사의 뱀은 인간이 괴수가 된 케이스야."

SS급 괴수가 되면 신서울을 넘볼 수 있다하여, 이름하야 <대권잠룡>.

선의철만 아니었다면, 서울 후퇴만 아니었다면 압도적인 여론으로 대통령이 되었을 자.

"누구네 아버지."

백희아.

"...참 기구한 운명이지."

즉, 백청화의 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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