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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628화 (628/1,497)

〈 628화 〉2부 2장 28 H # 011-1 펜릴

펜릴이 나를 죽이러 왔다.

성적으로 좋아 죽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죽이겠다는 것.

- 펜릴 꼬시다 조졌죠?

- 절 대 리 트 해

- ㅋㅋㅋㅋㅋㅋㅋㅋ

게임 오버가 목전에 있다. 하지만 이런 위기는 한 두번이 아니고, 펜릴이 이러는 건 충분히 예상범위 내다. 오히려 왜 진작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고민이 될 정도였다.

"기다리고 있었어."

나는 두 팔을 벌려 펜릴을 환영했다. 손에 바람의 칼날-절풍을 든 펜릴은 내 의연한 태도에 인상을 찌푸렸다.

"장난하냥?"

"장난이 아니야. 언젠가는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으니까."

"그럼 조용히 죽어줄래?"

"그럴 수는 없지. 그리고 네가 왜 이러는 지 알고 있는데 순순히 죽어줄 이유도 없고."

펜릴이 갑자기 나를 뒷통수 치려고 하는 이유는 하나 뿐이다.

"불안한 거지? 너는 지금 P를 상대로 목숨을 건 도박을 하고 있는 건데, 나는 아무렇지 않게 애들이랑 마력공급하면서 무사태평하게 있으니까."

"......."

펜릴에게 주어진 임무 결행일은 3월 1일. 당연히 그녀는 조급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우리 편에 붙는다고해도 P가 가만히 있을 것인가? 간부 중 최강이라고 불리우며, 다른 간부 셋이 달라붙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존재를 상대로 목숨을 걸어야하는데?

'심지어 혼자 배신하는 거니까.'

펜릴 혼자 내 편을 들면 나머지 여섯 간부를 동시에 상대해야한다. 물론 다른 여섯 간부들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일 생각이지만, 당장은 펜릴이 걱정할 수밖에 없다.

"대화가 통하지 않으면 P는 분명 너를 죽일 거야. 반쯤 완전히 죽여놓겠지."

"그래. 이 몸이 아플 것 같으니까 해결책은 간단하다냥."

서걱. 머리칼의 앞이 잘렸다. 펜릴은 멀리서 내 이마 앞을 잘랐다.

"너를 죽이는 것. 그걸로 끝나는 거다냥."

"그건 안 되겠는 걸. 그리고 네 불안감을 해결해주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부터 듣고 나서 죽여."

"......."

펜릴은 침묵했다. 나는 그녀에게 한걸음씩 다가갔다.

"불안해하는 건 이해해. 앞으로 남은 시간은 고작 10달이 채 되지 않는데, 나는 무사태평하게 떡이나 치고 있으니까 말이야. 아무리 봐도 나한테 승산이 없어보이거든."

"......."

"그러면 그냥 원래대로, 다크 레기온의 간부로서 지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어. 너는 간부로 지낸 시간이 우리와 지낸 시간보다 훨씬 짧으니까."

"......."

본래 펜릴은 2월 중에 사무실에 드나들게 된다.

주인공이든 김누리든 길고양이에게 민트초코우유를 주는 것으로 사무실에서 기르게 되고, 한 달간 우리 팀원들과 지내며 마음이 약해진 펜릴이 P에게 반항하여 싸우게 되는 것이 챕터2의 시작이다.

그걸 내가 대놓고 2월부터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했으니, 펜릴로서는 판단이 어려워진 것이다.

'약하지만 착한 놈들인데 그냥 멸망의 날까지 내버려둬도 좋지 않겠어?'하던 것이,

'진짜로 P를 이길만큼 성장하면 어쩌지? 그렇게 성장했는데 P를 이기지 못하면? 내가 배신자로 죽으면?'하는 걱정으로.

"김펜릴. 혹시나 우리 편이 되면 네가 네가 아니게 될까봐 무서운 거지? 다크 레기온의 간부 <절풍의 펜릴>이 아니라...자신과는 다른 전혀 다른 존재가 될까봐."

뜨끔. 펜릴은 롱패딩 안에서 움츠러들었다. 나는 펜릴을 꼭 안았다. 내 가슴에 닿는 옥색의 머리칼은 불안감에 벌벌 떠는 아기고양이처럼 흔들렸다.

"......악의 조직 간부로서 살았다냥. 근데 너희랑 함께 하면...왠지 내가 사라질 것 같다냥."

- 자기 절풍 될까봐ㅠㅠㅠ

- 토사구팽ㄷㄷ

- 정령각성ㅠㅠ

동물적인 감각으로 펜릴은 직감한 것이다. 우리와 함께 하면 자신이 변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걸.

정령 절풍이니, 세뇌이니, 간부니, 바람의 신이니, 그 모든 것을 모른다고 해도 펜릴은 자신의 직감과 본능으로 미래에 일어날 지도 모르는 일들을 예감한 것이다.

'그래서 나를 죽이려고 하지.'

내가 사라지면 펜릴이라는 자신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나는 펜릴의 얼굴을 잡고 시선을 맞췄다.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 네가 '펜릴'로서 끝까지 갈 수 있도록 내가 도와줄게. 설령 성주를 쓰러뜨리고 난 뒤라도 말이야."

"무슨 소리야...?"

- ???

- 절풍 : ㅅㅂ?

- 아니 그게 무슨 소리요???

모두가 혼란에 빠졌다. 나는 그저 웃으며 펜릴의 혼란을 잠재울 최선의 정답을 뽑아냈다.

"네가 너 스스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그리고 P를 상대해도 1:1로-아니 1:6으로 싸워도 이겨낼 수 있도록 만들어줄게. 방법은 간단해."

나는 펜릴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아무 조건 없이. 마력공급 해줄게. 너를...펜릴을 일주일 내에 SS+로 만들어주마."

펜릴은 나를 바닥에 매다 꽂았다.

* * *

"게임을 진엔딩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16명 히로인을 모두 영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16명 히로인 중 간부들은 모두 '정령'으로 각성해야 할 필요가 있죠."

"정령으로 각성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힘도 있고, 또 궁극의 기술은 '싱크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러분. 여러분이 착각하고 있는 게 있습니다."

"청화는 모든 히로인을 공략하겠다고 했지, 굳이 진엔딩까지 하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16명 히로인을 모두 따먹으려고 하는 겁니다."

"진엔딩으로 가기 위해서는 16명을 모두 구해야하지만, 16명을 모두 맛봤다고 해서 진엔딩으로 갈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절풍이든 펜릴이든, 어차피 맛만 좋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녀가 가지고 있는 절풍혐오에 대해서 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에, 신라(청화)가 절풍을 굳이 일깨우지 않고 펜릴을 건드리는 걸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펜릴을 굳이 절풍으로, 정령으로 각성시키지 않는 한 가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죠."

신라 왈.

오마케 보니까 펜릴이 더 꼴린다고 하더라. 근엄한 츤데레보다는 아닌척하면서 밝히는 발정난 암캐가 더 좋다더라.

그 증거로.

"김펜릴, 지금 할 생각 만만으로 덮친 거 아니겠습니까."

펜릴의 롱패딩 안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였다.

"키는 155에 가슴은 대략 C...."

아직 롱패딩을 벗지는 않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 * *

휘이잉---

바람이 분다. 강원도 동해 바다가 보이는 옥상 위에 나는 반듯하게 누워, 한 여인에 의해 나는 바지가 강제로 벗겨졌다.

"......."

펜릴의 백옥같은 피부는 붉게 상기되었다. 어두운 밤중이라 더 선명하게 보이는 옥색의 눈동자에는 내 자지가 담겨있었다.

"크, 크네."

"맨날 옆에서 훔쳐봐놓고는 뭘 새삼스럽게."

"그, 그렇게 보는 거랑 실제로 보는 거랑 다른 거다냥!"

후우. 펜릴은 깊은 한숨과 함께 내 자지를 움켜쥐었다. 조막만하고 여리여리한 열손가락이 내 자지의 혈관을 누르며 손톱을 세웠다.

"크읏."

"...여기에 마력만 조금 불어넣으면 우리 다크 레기온의 승리다냥."

펜릴이 마음만 먹으면 바로 내 자지를 자를 수 있다. 자지가 없다고 마력 공급을 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19금 미연시 플레이어로서의 의욕이 죽어버린다.

"그래서 자를 거야?"

"...건방져."

펜릴은 눈을 흘기며 자지에 손톱을 가볍게 박아넣었다. 살갗을 뚫고 들어오지는 않는, 조금 강하게 자지를 괴롭히는 손길에 나는 순간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무리 절풍의 펜릴이라고 한들 남자 상대로는 잘 못하나봐?"

"시, 시끄럽다냥."

펜릴은 송곳니를 날카롭게 세워 내 귀두를 물었다. 펜릴의 뜨거운 입김이 귀두를 덮음과 동시에, 귀두갓 아래에 펜릴의 송곳니가 앵커처럼 박혔다.

할짝.

고양이혀처럼 까슬까슬한 펜릴의 혀 끝이 내 요도를 건드렸다. 세로로 세워 요도구를 건드리는 펜릴의 가학적인 봉사에 나는 숨을 참았다.

꾸욱, 꾸욱.

펜릴은 나를 작정하고 괴롭혔다. 이와 손톱을 세워 내 자지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사디스트적 기질에 나는 상체를 들어 펜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후후, 착하네. 그래도 입에 물어주기라도 하고."

스륵. 나는 펜릴이 머리칼 속에 숨긴 귀를 찾아냈다. 수인족 캐릭터들이 으레 그렇듯, 스테레오 타입이라고 할 수 있는 펜릴에게도 당연히 고양이귀가 달려있다.

나는 늑대귀인지 고양이귀인지 아직도 구분이 애매한 귀를 가볍게 움켜쥐었다.

"캬항?!"

펜릴이 이와 손톱을 세웠다. 신음섞인 숨결이 내 귀두를 덮었다. 자지가 바늘이 찔린 것처럼 따가웠지만, 지금이야말로 반격의 기회다.

"마력공급 입으로 받아내려고?"

"......."

펜릴은 우물쭈물하며 답을 하지 못했다. 아직까지 내 자지를 입에 물고 있기 때문.

"후후후, 왜 하필이면 입으로 내 체액을 받아내려고 하는 걸까?"

"......."

펜릴은 나를 째려보며 이로 귀두를 긁었다. 뾰족한 이들이 곡괭이마냥 귀두를 긁으며 지나가니 피가 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강한 자극을 주면 금방 사정할 줄 알았어? 그건 착각이야. 그렇게 하면 싸려던 것도 못 싸거든."

"...진짜?"

펜릴은 귀두에서 입술을 떼며 말했다. 나는 내 앞에 개처럼 엎드린 펜릴의 몸을 일으켜세웠다.

"그래. 서로 기분이 좋아져야만 사정할 수 있는 거야. 그보다 내 질문에 대답 안하는 이유는? 왜 피도 아니고 눈물도 아닌 정액을, 그것도 아래가 아니라 입으로 받아내려고 하는 걸까?"

펜릴은 여전히 침묵했다. 그래서 나는 펜릴이 답을 할 수 있도록, 그녀의 롱패딩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어디보자...오호라."

펜릴의 목덜미 사이로 집어넣은 손에는 옷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펜릴은 눈을 감으며 침묵했다.

"옷 없어서 훔쳤구나? 이 롱패딩, 주워온 거네."

"......."

"죽이러 오겠다는 녀석이 왜 롱패딩 아래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을까.... 후후, 죽이기 전에 한 번은 해주고 죽이려고 했구나?"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냥."

나는 펜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참으로 기특했다. 암살자가 암살 대상을 죽이기 전에 한 번 섹스해주고 죽을 생각을 하다니. 이 얼마나 기특하고 착한 아이란 말인가.

'역시 절풍보다 펜릴이지.'

민트 한 통 사주면 어떤 패티시도 받아주는 쉬운 여자.

단지 나와 거래를 텄다고, 내가 자신을 먹고 싶어 한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 만으로 나를 죽이기 전에 한 번 대주고 보내주려는 마음가짐이 사랑스럽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머리를 붙잡았다.

"그냥 나한테 전부 맡겨. 내가 편하게 해줄테니까."

"...그냥 강제로 빼앗아버릴까."

"후후, 그게 불가능하다는 건 알고 있잖아?"

"지휘관의 자의가 아니면 마력공급은 불가능하다. ...이미 잘 알고 있다냥."

다크 레기온에서 지휘관을 죽이는 이유. 그건 다크 레기온에서 지휘관의 능력이 탐스럽다고 해도 다크 레기온의 편으로 설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빨리 싸고 끝내는 거다냥. 괜히 이상한 짓 하지 말고."

"그럴 수는 없지."

때문에 펜릴은 나를 죽이러왔지만 나를 상대로 강제로 마력공급하게 만들 수 없었다. 동료의 목숨을 걸고 협박하더라도, 내 체액을 모두 뽑아가더라도 '내 의지'가 담기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절풍의 펜릴. 만약 내가 여기서 네 입에 내 의지를 담아 사정한다면, 너는 마력공급을 받아 한층 더 강해지겠지."

"그게 아직 내가 '간부'로서 배신하지 않은 시점이라는 걸 알고 있는 거냥?"

"알지. 하지만 나는 말이야."

꾸욱. 펜릴의 머리를 안쪽으로 잡아당겼다. 혀를 짓누르며 자지를 강제로 밀어넣었고, 목구멍 안쪽까지 귀두를 넣으며 펜릴의 입술을 내 치골에 닿게 만들었다.

"사랑스러운 여자랑 할 수 있다면 안 가려. 히어로든 빌런이든...괴인이든."

"...푸하."

펜릴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나를 향해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유나와 똑같이 딥 쓰롯을 했지만, 역시 괴인 간부답게 목젖까지 긁는 삽입으로는 펜릴을 숨차게 만들 수 없었다.

"그건 내가 사랑스럽다는 거냥? 죽기 싫어서 말은 참 번지르르하게 잘 한다냥."

"그냥 안 죽이고 섹스 해주고 죽이려고 하는데 어떻게 안 그럴 수 있겠어? 그 년이면 분명히 바로 태워죽였을 걸?"

"...키히힛."

펜릴은 싱긋 웃으며 한손으로 내 자지를 움켜쥐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잡은 손을 잠시 떨어뜨렸다.

"남자를 잘 모른다고 했지? 미안하지만 이 몸은 천재라서 보는 것 만으로도 다 배운다냥."

펜릴이 기다란 혀를 앞으로 내밀며 내 뿌리끝을 찔렀다. 고환을 좌우로 누르며, 넓게 펼친 혓바닥을 아래에서부터 위로 쭉 당기며 자지의 아래 전체에 자신의 침을 묻혔다.

츄릅, 츄릅.

펜릴은 귀두의 끝에 입술이 닿을락말락 둔 채 혀로 요도구를 훑었다. 새어나오는 쿠퍼액이 펜릴의 침과 뒤섞여 그녀의 입술을 반짝거리게 만들었다.

"후후, 무슨 맛?"

"......."

펜릴은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입술을 닦았다. 그리고 손가락을 가볍게 빨아먹은 뒤, 살구같은 입술을 할짝거리며 더없이 짙은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맛이지. 이 맛 아니었으면 바로 죽였을 거다냥."

민트초코라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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