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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543화 (543/1,497)

〈 543화 〉IF Route, Bad Ending # 142

IF Route는 본편과는 관계없는, 본편에서 파생된 가상의 시나리오입니다.

보시는 분에 따라서 불쾌감이 들 수 있으니, 본편을 보실 분은 다음 장으로 바로 넘어가셔도 내용 이해에 문제가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캐릭터 붕괴도 있을 수 있으니, 유념하여 주십시오.

* * *

두 개의 태양이 폭발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푸른 태양.

지상에서 쏘아 올려진 금빛 태양.

서로가 자신을 태양이라고 강하게 주장하듯, 두 개의 마력은 결계 속에서 부딪혀 자신의 위용을 과시했다.

그리고 그 마력의 대결은 푸른 태양의 승리로 끝이 났다.

쿵!

카르나가 한 쪽 무릎을 꿇었다. 전신은 벌겋게 익어있었고, 격한 숨을 몰아쉬는 카르나는 마력 탈진을 일으켰다.

"이걸로 승부는 정해졌네요."

피닉스는 날개를 접고 유유히 바닥에 착지했다. 카르나는 마력이 전혀 소모되지 않은 피닉스의 몸을 훑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비겁한...!"

"비겁? 뭐가요? 있는 힘을 쓰는게."

피닉스는 품에서 큐브를 꺼내들었다. 큐브의 마력은 피닉스에게로 흘러들어갔고, 그 마력은 푸른 태양을 더욱 크게 만드는 압도적인 힘을 피닉스에게 부여했다.

"당신이 당신이 만든 괴인을 무기로 사용하듯, 저도 제가 가진 물건을 사용했을 뿐이에요."

"...비쟈야만 있었더라도 내가 이겼을 거다...!"

카르나는 분통을 터뜨렸다. 결계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 비쟈야는 카르나가 가장 애용하는 애병이었으며, 언제나 카르나에게 승리를 가져다주는 최강의 무구였다.

"예, 예. 근데 지금은 졌죠?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시죠?"

"인정할까보냐...!"

카르나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궁극기를 사용하느라 하나로 모았던 괴인들은 이미 코어만 남아 바닥에 떨어졌고, 카르나는 몸만 남은 채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흥, 당신 지금 상태로는 E급도 이길 수 있을 거예요. ...그럼 당신 주종목으로 싸워봐요?"

"뭐?"

"이거."

푹푹. 피닉스가 엄지손가락을 검지와 중지 사이로 밀어넣었다. 카르나는 잠시 벙쪘다가 입꼬리를 씩 들어올렸다.

"흥! 네가 나를 그걸로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냐?"

"길고 짧은 건 직접 박아봐야 아는 법이죠. 그래서 쫄았어요?"

"하! 쫄기는!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하면 되지?"

"그냥 가만히 있어요."

피닉스가 카르나에게 다가가 카르나를 바닥에 거칠게 눕혔다. 등이 흙바닥에 닿은 카르나는 피닉스의 거친 행동에 깜짝 놀랐으나, 이어진 행동에 말문이 막혔다.

부---욱!

피닉스는 카르나의 웃옷을 세로로 길게 찢어버렸다. 그에 카르나는 샐쭉 눈웃음을 흘렸다.

"그래, 네가 공격을 하겠다 이건가? 좋다. 어디 한 번 해 봐라."

"건방지게."

피닉스는 카르나의 상체를 훤히 드러낸 다음, 카르나의 쇄골에 입을 맞췄다.

"흣?!"

제 몸 아끼기로 소문난 피닉스가 직접 자신의 쇄골에 키스하는 통에 카르나는 혼란에 빠졌다. 단순히 입술을 가져다 댄 것도 아니고, 음란하 소리를 내며 추잡스럽게 쇄골을 빨고 핥았다.

쯉.

카르나의 구릿빛 피부에 피닉스의 키스마크가 생겼다.

"당신이 졌다는 증거예요."

피닉스는 벌써부터 승리를 자신했다. 카르나는 고작 쇄골에 키스 마스를 남기고 승리를 확신하는 피닉스가 가소로웠다.

"흥, 겨우 이정도로, 크윽?!"

찌걱.

카르나의 음부가 무언가에 찔렸다. 뜨거운 열기를 담은 무언가는 위아래로 흐느적거리며 카르나의 질벽을 거칠게 휘저었다.

"옷 벗기고 찌를 줄 알았어요? 푸흐흐, 마력으로 태워버리면 되는 걸."

"크으윽...!"

가타부타 음부를 찌른 피닉스의 손가락은 거침이 없었다. 검지와 중지를 넣어 질벽의 위를 손톱으로 긁는 것으로도 모자라, 손가락을 비틀어 소지까지 손가락을 세 개나 집어넣었다.

"으윽...!"

카르나는 음부가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간신히 참아냈다. 그리고 확신했다. 피닉스는 성행위라는 명목으로 자신에게 고통을 주어 굴복시키려고 한다는 것을.

"흐흐, 얼마든지 덤벼봐라. 나는 굴복-"

"아, 여기다."

찌걱!

"허어억?!"

굴복했다. 애매한 위치에 자리잡은 지스팟을 정확히 중지로 누른 피닉스는 손가락 끝을 세워 질벽을 역시계방향으로 살살 굴리기 시작했다.

"잘하면 더 들어갈 수도...음."

피닉스는 인상을 찌푸리며 손가락의 각도를 조정했다. 상대적으로 짧은 소지를 음부에서 빼내는 대신, 검지와 중지가 훨씬 더 깊에 들어가도록 손목을 돌렸다.

찌걱!

다시 피닉스의 손가락 끝이 카르나의 지스팟을 긁었다. 카르나는 등허리가 바닥에서 떨어졌고, 물방울처럼 탄탄한 유방이 크게 출렁거렸다.

"흐, 흐어억...!"

카르나는 충격과 공포에 혼란스러웠다. 피닉스의 손놀림은 자신의 테크닉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아니 오히려 자신보다 더 뛰어난 테크닉으로 자신을 공략하고 있었다.

"흐으윽!"

카르나는 입술을 깨물며 몸을 비틀었다. 덕분에 피닉스의 손이 잠깐 빠져나갔지만, 피닉스는 손바닥까지 넣을 기세로 손을 음부에 붙여 지스팟을 강하게 자극했다.

"졌다고 인정하면 그만둘게요."

"고, 고작 이걸로 내가 질 것 같으냐!"

"네."

피닉스는 단호한 목소리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리듬을 바꾸었다.

이전까지는 단순히 지스팟을 스치며 질벽 전체를 자극하려했다면, 지금의 움직임은 집요하게 지스팟을 노리는 각도에서 카르나를 자극했다.

"흐, 흐그악...!"

카르나는 바닥을 움켜쥐었다. 주먹이라도 쥐어서, 몸속에 차오르는 감각을 참아내려했다. 강한 자극을 줘서 뜨겁게 달아오르게만 한다면, 카르나는 얼마든지 버틸 수 있었다.

"흐흥."

하지만 이어진 피닉스의 행동에 카르나는 그만 방심하고 말았다.

쪽.

피닉스는 카르나의 아랫배에 입술을 맞췄다. 손으로는 질벽을 긁고 질속을 거칠게 헤집으며, 입술로는 탄탄한 복근이 자리잡은 카르나의 아랫배를 오물거리듯 빨았다.

"아, 흐어, 흐으윽!"

정면과 천장을 동시에 노리는 공격에 카르나는 무릎이 오므려졌다. 고통은 점점 가라앉았고, 전신에 열락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 이대로는 안-'

가버리기 직전, 피닉스가 손가락을 음부에서 뽑아냈다. 카르나는 안도와 아쉬움이 동시에 들었고, 자신이 아쉬워했다는 걸 자각하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내가 가기를 아쉬워 했-'

쮸읍.

"허억?!"

또다시 기습이었다. 잠깐의 방심 사이, 피닉스는 어느새 카르나의 고간에 고개를 처박고 혀로 발기한 클리토리스를 한 번 빨고 입속에서 좌우로 굴리고 있었다.

"허어억...!"

피닉스의 혀는 오락실 조이스틱을 움직이듯 현란했다. 살짝 부푼 음핵은 더욱 크게 부풀어올랐고, 카르나의 음순은 파르르 떨리며 균열을 조금씩 열어젖혔다.

"후으."

피닉스는 콧김을 내뱉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따뜻한 숨결이 카르나의 구릿빛 치골에 스쳐 사방으로 흩어졌고, 카르나는 그 열기에 살짝 몸을 떨었다.

"흐어어...."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쪽은 자신이 더 잘할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피닉스의 공세에는 이길 수 없었다.

할짝.

그리고 피닉스의 공세는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피닉스는 고개를 살짝 젖혀, 혓바닥을 날카롭게 세운 뒤 카르나의 음부에 세로로 찔러넣었다.

할짝, 할짝, 페로로.

피닉스의 혀는 살아있는 뱀처럼 꿈틀거리며 카르나의 질속을 헤엄쳤다. 카르나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피닉스의 머리를 눌렀고, 피닉스는 손을 카르나의 탄탄한 허벅지 위에 올려 몸을 지탱했다.

츄릅, 쯉, 쯔읍.

침과 애액이 섞인 추잡스러운 물소리가 사방에 울려퍼졌다. 카르나는 몸을 세차게 떨었고, 피닉스의 푸른 머리칼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흐, 흐어억!"

찌걱, 찌걱.

분수가 터졌다. 요도 구멍이 열려 투명한 액체가 나오는 것이 아닌, 질에서 흘러나온 애액이 침과 함께 뒤섞여 끈적하게 흘러나왔다.

"......."

피닉스는 입술에 범벅이 된 카르나의 애액에 고개를 살짝 들어 혀로 입술을 핥았다. 침과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술에 카르나는 숨을 헐떡이며 미소지었다.

"...흐흐."

이런 테크닉을 가졌다면, 이렇게 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카르나는 고개를 뒤로 떨구었다.

"그럼 지금부터 본방입니다. 눈 가릴게요?"

"왜?"

"태양이 졌으니까 어둠이 내려오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팟.

피닉스가 손가락을 튕기자, 청록의 베일이 카르나의 얼굴을 뒤덮었다. 카르나의 시야는 온통 푸른색으로 뒤덮였고, 카르나의 시각은 완전히 차단되었다.

"허어."

눈도, 코도, 귀도 베일에 막혔다. 시각과 후각, 청각을 빼앗긴 카르나는 자조했다.

"이런 플레이를 좋아하나?"

"그렇다고 쳐두죠."

피닉스는 카르나를 안아들었다. 공주님처럼 안긴 카르나는 피닉스의 신사적인 행동에 얼굴이 괜히 붉어졌다. 아직 카르나에게는 촉각이 살아있었다.

"좀 더 박기 편한 곳에서 하죠."

"......흠흠."

카르나는 기대감에 부풀어있었다. 곧 피닉스는 카르나를 무너진 담벼락 중 평평한 돌덩이에 눕혔다.

"그럼 지금부터 박습니다."

화륵.

피닉스가 불꽃을 일으켰다. 카르나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지만, 손으로 가슴을 만지작거리며 가랑이를 M자로 벌렸다.

"자.... 나를 이긴 자라면 응당 나를 취할 수 있지.... 와라!"

찌걱.

뜨거운 남근이 카르나의 균열을 갈랐다. 카르나가 처음으로 느껴본 피닉스의 남성기는 평균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로, 카르나는 약간이나마 여유를 가졌다.

"후으으...."

퍽퍽, 퍽.

피닉스는 아주 여유롭게 허리를 흔들었다. 이미 승리는 자신의 것이라 따논 당상이라는 듯, 지금의 행위를 즐기기 위해 여유로운 페이스로 남근을 쑤셔박았다.

"좋군, 좋아...."

카르나는 그 행동이 썩 마음에 들었다. 스스로 다리를 허리에 휘감았고, 그 다리의 힘으로 상체를 번쩍 일으켜 피닉스에게 스스로 안겼다.

"흐흐, 이럴 줄은 몰랐겠지?"

남근을 조이고, 다리 힘만으로 남성에게 안긴 카르나의 기행은 분명 과격했으나 더 강하게 조이는 자세였다.

"흐으으...."

카르나는 탄탄한 어깨에 손을 올리고 온 무게를 음부에 실었다. 가슴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상대와 유두를 맞춰 비볐고, 상대의 허벅지에 다리를 강하게 휘감아 스스로 골반을 위아래로 찍어내렸다.

쯔걱, 쯔으억.

이미 분수처럼 터진 애액과 남성기에서 나온 쿠퍼액이 흙바닥에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카르나는 피닉스의 어깨 너머로 손을 뻗었고, 입을 크게 벌리며 혀를 내밀었다.

"키스, 키스해다오."

카르나는 가슴을 비비며 앙탈을 부렸다. 피닉스는 어째서인지 키스를 거부했고, 그에 카르나는 배를 딱 붙여 골반을 물레방아처럼 돌리며 피닉스의 얼굴에 상반신을 딱 붙잡았다.

"후후, 걱정마라. 나는 내 아래를 빨았다고 꺼리지 않아."

카르나는 피닉스의 뒷통수를 움켜쥐고 입술을 강제로 맞췄다. 카르나가 처음으로 공세로 전환한 시점이었고, 피닉스는 당황한 듯 이를 딱 붙이고 버텼다.

찌걱.

카르나는 질을 최대한 강하게 조였다. 성기를 끊어낼 것 처럼 남근을 압박했고, 피닉스는 그 고통에 입이 살짝 벌려졌다.

쮸으읍!

카르나는 입술을 딱 붙여 피닉스의 혀를 강하게 빨아당겼다. 피닉스의 혀는 카르나에 의해 강제로 넘어왔고, 카르나는 그 혀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자신의 혀로 휘감았-

"!!"

"눈치챘어요?"

사락.

베일이 벗겨졌다.

청색의 세상이 사라지고, 눈앞에는 왠 흑발의 남자가 있었다.

"히야, 이승형 섹스 잘하네요. 스펙이 좋아서 그런가?"

"읍읍?!"

피닉스-인줄로만 알았던 남자는 이승형이었다. 피닉스는 베일을 팔에 감고 카르나의 머리칼을 손으로 살살 쓰다듬었다.

"카르나, 해골물이라는 거 알아요? 모르고 먹으면 해골에 담긴 물도 맛있다는 건데...."

"어...째서?"

온몸이 굳은 카르나는 벌벌 떨리는 눈으로 피닉스를 응시했다. 배신감과 자기혐오로 물든 카르나의 눈빛에, 피닉스는 코웃음을 치며 베일로 자신의 입술을 닦아냈다.

"뭐.... 별 건 아니고."

피닉스는 한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치켜올렸다.

"이 세상에 오직 태양은 하나 뿐인데, 태양을 참칭하는 무뢰배에게 참교육을 하는 거죠. 그래도 제가 양심은 있어서 제 제자로 하게 했어요."

"나, 나를 취할 수 있는 자는 내게서 이긴-"

"내가 이겼잖아요? 당신은 패자, 나는 승자."

카르나는 몸을 들어올리며 질속에 박힌 이승형의 남근을 빼내려 했고, 피닉스는 카르나의 어깨에 손을 올려 지긋이 눌렀다.

"허어억!"

"승자가 패자의 모든 것을 취하는 건 당연지사. 그리고 승자가 패자를 어떻게 하는 지는 제 마음이잖아요? 그러니까...."

쯔걱.

카르나의 치골이 이승형의 치골과 맞닿았다. 피닉스는 카르나의 어깨를 양쪽으로 눌렀고, 이승형의 남근은 뿌리까지 카르나의 속으로 들어갔다.

"그냥 즐겨요. 얘 피지컬은 진짜 쩌는데."

"스, 스승님. 아무리 그래도 이건...."

"제자. 카르나를 굴복시키면 말이에요."

피닉스는 엄지를 뒤로 넘기며 구석에서 공포에 질린 가루라를 가리켰다.

"저것도 같이 따먹게 해줄게요. 모습은 달라도 얘들 모녀지간인데.... 프후후."

"......꿀꺽."

이승형은 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피닉스는 곧장 가루라에게로 날아가, 가루라를 낚아채 카르나의 옆에 들었다.

"시, 싫어---!! 주인님, 아, 안 돼요!!"

"흐흐, 걱정마요, 하다보면 즐거워질테니까."

가루라는 격렬히 반항했지만, 피닉스는 카르나의 가슴을 발등으로 눌러 바닥에 눕혔고, 그 넋나간 얼굴 위에 가루라를 앉혔다. 이미 가루라의 몸은 나신이었다.

"흐아-! 그럼 제자, 결계 한 시간 뒤면 사라지거든요? 마음껏 놀아요. 저는 잠깐 쉴테니까."

피닉스는 마력으로 흔들의자를 만들어 옆에 누웠다. 가루라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피닉스가 마력으로 몸을 조종하는 통에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을 움직여야 했다.

"하, 하하, 하...."

카르나는 자신의 시야를 덮어오는 가루라의 엉덩이에 헛웃음을 지었다. 패배자에게 굴욕감을 쥐여주려는 피닉스의 지독한 행동에, 카르나는 저항을 포기했다.

퍽, 퍽퍽퍽.

자신의 질속을 찌르는 남성기는 자신과 싸우지도 않고 승리한 자 마냥 자신을 욕보이고 있으나, 카르나는 그가 주는 행위에서 '쾌감'을 느끼고 말았다.

"...졌다."

카르나는 패배를 선언했지만, 다리를 꼬고 앉은 피닉스는 눈썹을 으쓱일 뿐이었다.

"그건 당연한 거죠."

"......."

"왜요. 패배를 인정하면 제가 그만두게 할 줄 알았어요? 세상에, 어이가 없네. 제자."

피닉스가 손날을 세워 목을 그었다.

"안에 싸버리세요. 둘 다."

"...예."

이승형은 그저 피닉스가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계가 사라지기 한 시간.

이승형은 서로를 끌어안고 포개어진 카르나와 가루라가 기절할 때 까지 허리를 움직이며 정을 토해냈다.

구르륵.

생김새는 다르지만 머리색은 똑같은 카르나와 가루라의 음부에는 같은 색깔의 정액으로 물들어 있었다.

* * *

- 심하군.

개천광은 상처입고 쓰러진 카르나를 보며 이를 갈았다.

- 카르나의 인격을 죽여서 나를 꺼낼 생각이었나본데.

하지만 오판이다.

- 카르나 또한 나다, 피닉스여.

아무리 간부로서 살아왔다고 하더라도, 카르나가 패배의 충격으로 의식을 끊었다고 하더라도 개천광은 카르나로서의 자신을 놓을 생각이 없었다.

- 그러니 복수하마.

개천광의 기억은 카르나로 인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점철되었다. 그리고 그 분노는 결계가 열리고, 마치 가루라를 새로운 생명으로 변환시키는 듯한 의식을 치르는 피닉스에게로 향했다.

"바샤비 샤크티."

"뭣--"

개천광의 전력을 담은 궁극기가 폭발했다.

온 세상이 금빛의 빛무리에 휩싸였다.

* * *

[헐.]

성주는 지구에 도착했다.

하지만 벌써 지구에는 운석이라도 충돌한 듯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겼고, 생명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죽은 행성이 되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지구의 1/6이 날아갔다. 자세히 보니 폭발의 흔적이었고, 그 흔적에는 자신이 세뇌를 한 게 분명했던 개천광의 마력이 남아있었다.

[...세뇌 풀렸다가 자폭했구나!]

그렇지 않고서야 이 참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성주는 바로 다음 행성을 찾아 방주를 움직였다.

* * *

이계신이 눈을 떴다.

.......

이계신은 뜬 눈으로 다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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