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8화 〉IF Route, Bad Ending # 163
IF Route는 본편과는 관계없는, 본편에서 파생된 가상의 시나리오입니다.
보시는 분에 따라서 불쾌감이 들 수 있으니, 본편을 보실 분은 다음 장으로 바로 넘어가셔도 내용 이해에 문제가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캐릭터 붕괴도 있을 수 있으니, 유념하여 주십시오.
* * *
피닉스가 캘리펠라를 잡으러 간 사이.
잠든 척하고 잠에서 깨어난 환룡은 라스푸틴의 성기 앞에 서서 한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군, 피닉스 님과 이야기가 된 것입니까...?"
백청영은 상당히 걱정어린 목소리로 환룡에게 물었으나, 환룡은 걱정말라며 외려 큰소리를 쳤다.
"봉효, 네 주군이 누구냐."
"......환룡 님이십니다."
백청영은 더이상 군말을 하지 않았다. 무슨 짓을 저지를 지는 몰랐지만, 백청영이 충성을 바친 대상은 피닉스가 아니라 환룡이었다. 비록 피닉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그에게 더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삶에 새로운 문을 열어준 자는 환룡이었다.
"주군...."
"막지마라."
"......저는 끝까지 당신의 곁을 지키겠습니다."
샤오린은 투명검을 들고 바닥에 꽂았다. 샤오린 또한 피닉스에게 여러 가지 빚을 졌지만, 모택평에게 살해당하고 다시 부활하게 된 구명의 은혜는 환룡에게 입었다.
두 남매는 환룡에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은혜를 입었고, 그걸 갚고자 했다.
"주군. 지시를."
"지시랄 것도 없어."
환룡은 피닉스가 만들고 간 구체를 향해 손을 집어넣었다. 마력이 타들어가며 침입자의 경고를 알렸지만, 환룡은 자신의 몸을 불사르며 라스푸틴의 성기를 꺼냈다.
치지직.
푸른 구체에서 타오른 불꽃은 환룡의 손목까지 불태워버렸으나, 환룡은 고통을 참아내고 뽑아낸 성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딱딱하게 발기한 성기에 환룡은 입꼬리를 비틀며 씩 웃었다.
"이것만 있으면 그 녀석을 평생동안 내 곁에...!"
창염이 보여준 미래는 환룡의 눈을 돌아가게 할 만큼 달콤했다. 수천, 수만, 수억년을 넘게 자신의 곁에서 평생을 지켜주는 인간이라니. 환룡에게는 놓칠 수 없는 사랑이었다.
"혼돈에 갇힌 거인이여!!"
환룡은 라스푸틴의 성기를 두고 영창을 읊었고, 라스푸틴의 성기는 괴인 라스푸틴이 되었다. 환룡은 자신의 괴인으로 만든 라스푸틴의 신체를 조정해 부착형 성기로 만들어냈다.
"하하, 하아."
환룡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자신의 눈 앞에는 절반 가량 줄어든 남근이 있었고, 저걸 박아 넣기만 하면 피닉스는 자신의 것이 될 게 분명했다.
"하지만 주군. 피닉스 님과 전면전을 벌이셔야할텐데요."
백청영의 걱정은 당연했다. 이미 흑사갈 소동을 통해 뒷통수를 맞은 피닉스는 두 번은 용서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피닉스 님께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렇겠지."
아마도 이번에 환룡이 직접 저지른 뒷통수는 피닉스에게 있어서 선을 넘는 행위가 될 것이고, 피닉스는 진심으로 화를 내며 셋에게 조치를 취할 것이다.
"패배의 리스크에 대해서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리스크가 아니야. 패배하면 그 날로 끝이야. 나는 걔 성격 알거든."
최악의 경우, 백청영은 100% 코어가 깨지고 다른 둘은 성주를 쓰러뜨릴 때 까지 평생동안 고문을 받거나 피닉스의 노예가 되어 가축만도 못한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창염이 건네준 기억의 조각을 통해 본 그가 선택할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행동이었으나, 그는 창염의 영향을 받아 상당히 정신이 극단적으로 변해있었다.
"나는 그를 구하고 되찾아야겠어."
"...그것이 주군의 뜻이라면."
샤오린은 무릎을 꿇으며 다시금 충성을 맹새했다. 환룡은 샤오린의 앞에 마주앉아 쓰게 웃었다.
"샤오린. 미안. 다시금 빌릴게."
"빌리시는 게 아닙니다. 마음 껏 사용하십시오."
"......샤오린. 고마워. 이번에는 꼭 이길게."
"예. 반드시 이기십시오. 제 몸을 이용해서라도."
군주와 신하의 마음이 동했다. 피닉스를 쓰러뜨리겠다는 일념이 통했고, 환룡은 자신도 모르게 샤오린과 입술을 맞췄다.
우우웅--!!
샤오린의 코어가 공명하며, 환룡이 샤오린의 몸에 빨려들어갔다. 백청영은 눈앞에서 벌어진 신기(神奇)에 입을 쩍 벌렸다.
"이건...."
* * *
라스푸틴의 성기를 봉인한 결계가 강제로 찢어졌다. 범인은 누굴까 생각한 피닉스는 금방 그 범인을 찾아냈다.
"환룡이네요."
환룡 말고는 다른 범인을 찾을 수가 없었다. 피닉스는 날카로운 손톱을 세우며 밤하늘을 날았다.
"다 죽여버릴까봐."
환룡이 정령이고 뭐고, 피닉스는 일단 뒷통수를 두 번이나 맞고도 가만히 있을 위인이 아니었다. 그걸 가만히 내버려 두면 피닉스는 호구를 넘어 병신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었다.
"백청영은 태워 죽이고, 샤오린이랑 환룡은.... 환룡단 잡아서 걔들한테 돌려버릴까보다."
아무리 히로인이라도 적이나 다름없게 된 존재들에 대해서는 피닉스도 가차없었다. 피닉스는 금방 북경 하늘에 도착했고, 이미 '적'은 허공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새 서울까지 다녀오셨어요?"
"......."
녹색의 전포를 입은 샤오린은 철갑을 두른 적토의 위에 올라타 허공에서 피닉스를 맞이하고 있었다. 얼굴을 가린 마스크는 어딘가 피닉스를 직접적으로 대하기 껄그럽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 같기도 했다.
"환룡이 막아서라고 했나요?"
"......제 의지로 당신을 막으러 나왔습니다."
"좋아요. 그럼 당신에게 먼저 질문. 환룡이 라스푸틴의 성기로 어떻게 하려고 했죠?"
피닉스는 손톱을 세우며 불꽃을 피웠다. 대답여하에 따라 불꽃을 집어던지기 일보 직전이었고, 샤오린은 전포의 후드를 뒤로 넘기며 가면을 벗었다.
"너한테 박으려고 했어."
"......뭐?"
시종일관 비웃던 피닉스의 표정에 금이갔다. 샤오린에게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환룡의 목소리였다.
"뭐, 뭐야...?"
"뭐겠어?"
하나의 육체에서 두 명의 목소리가 동시에 흘러나왔다. 붉은 대추빛 가면을 벗어던진 샤오린은 고개를 치켜들며 오연히 피닉스를 내려다봤다.
"신화...!"
"그래."
샤오린의 눈동자는 음과 양의 태극 무늬가 빛나고 있었다. 환룡과 싱크로를 하는데 성공한 샤오린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실체화한 무기를 피닉스에게 겨눴다.
은회색 용 무늬가 깃든 언월도이니, 그것은 응당 환룡언월도라 불러야 하리라.
"기껏 운장을 벗어던졌으면서...!"
"다시 입으면 어떻습니까?"
샤오린은 하늘 높이 환룡언월도를 치켜들었다. 신화에 이른 마력은 피닉스 조차도 '불리하다'고 직감할 정도로 농밀하고 강했다.
"당신을 이길 수만 있다면--!!"
"이겨서 라스푸틴을 박아버릴 거야!!"
샤오린과 환룡이 적토의 기수를 잡아당기며 허공을 질주했다. 인, 마, 정령의 삼위일체에 피닉스는 순간적으로 그 속도를 놓쳤고-
[질 수 없다--!!]
괴인이 되어 환신(幻神) 샤오린을 상대했다.
결과는, 패배.
아무리 피닉스가 날고 기어도, 신을 상대로는 이길 수 없었다.
서걱.
피닉스는 날개가 꺾였고, 햇빛을 보지 못한 채 땅으로 추락했다.
* * *
절그럭.
피닉스는 안대와 마스크가 채워진 채 침대 위에 사지가 결박당했다. 발목에 채워진 족쇄는 침대 프레임에 묶여있었고, 들어올려진 손목은 X자로 모여 쇠사슬이 칭칭 감겨 천장을 향해 걸려있었다.
스읍, 스읍.
피닉스는 온몸을 비틀며 호흡을 골랐다. 하지만 피닉스의 뒤에는 흑사갈이 음험한 눈을 빛내며 피닉스의 가슴을 쥐어뜯고 있었다.
흐으읍….
피닉스는 달뜬 숨을 내쉬며 무릎을 비볐다. 자신이 백청영에게 선물로 주었던 웨딩드레스는 이제 피닉스에게 입혀져있었다.
"예뻐. 정말로."
환룡은 피닉스의 다리를 쓰다듬었다. 피닉스는 구속당한 와중에도 무릎을 붙여 자신의 아래를 가리려했고, 그 행위는 환룡의 가학심을 더욱 불태웠다.
"피닉스…. 하아, 하아."
환룡은 무릎의 안쪽으로 손을 밀어넣었다. 피닉스는 다리를 오들거리며 힘을 주고 버텼으나, 샤오린의 육체를 이용해 강제로 열어젖히는 통에 피닉스의 다리가 서서히 좌우로 벌려졌다.
끔뻑.
피닉스의 앙 다물어진 음부가 쉴틈없이 뻐끔거렸다. 환룡은 고개를 아래에 파묻어 피닉스의 샅내를 맡았다. 역하거나 시큼하기는 커녕, 감미롭고 달짝찌근한 향기가 났다.
할짝.
환룡은 혀를 내밀어 음부 주위를 핥았다. 피닉스가 허벅지를 움직이며 환룡의 고개를 밀어내려했으나, 환룡은 음핵 위에 코를 박고 혀를 음부 사이로 찔러넣었다.
쓰으읍, 쓰읍!
피닉스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흑사갈은 명령에 따라 피닉스의 유두를 날카로운 손톱으로 찔러 자극했고, 환룡은 질속에서 흘러나오는 애액을 핥아 마셨다.
할짝, 할짝.
환룡은 딸기향과 딸기맛이 나는 것은 착각이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룡의 애무에 자극을 받을대로 받은 피닉스는 애액을 줄줄 흘리며 절정을 참고 있었다.
피닉스의 몸은 예상 외로 상당히 민감했다. 환룡은 흑사갈에게 손을 뻗어 더이상의 손장난은 치지 못하게 막은 뒤, 자신이 피닉스의 가슴을 손으로 움켜쥐며 입맛을 다셨다.
"진짜 몸도 엄청 예쁘단 말이야…."
그러니 내가 먹어야겠다. 한참동안 피닉스의 가슴을 손으로 애무하던 환룡은 피닉스의 엉덩이 옆에 꿇어앉은 자신의 무릎을 바싹 붙였다.
툭툭.
환룡은 치골에 장착된 라스푸틴의 성기를 손으로 잡고 피닉스의 음부 위를 두드렸다. 도중에 손실이 일어나 그 길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오히려 그 덕분에 성인 남성의 평균보다 약간 큰 정도의 적당한 성기가 되어버렸다.
흐으읍!!
피닉스는 고간을 통해 느낀 남근의 감촉에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었다. 박히는 걸 바라지 않는 눈치였지만, 환룡은 귀두 끝으로 음부 사이를 가르며 피닉스에게 속삭였다.
"괜찮아. 너 나 사랑하잖아...?"
도리도리. 피닉스는 고개를 도리질치며 소리없이 절규했다. 안대로 가려진 눈가 아래에서 투명한 눈물이 주륵 흘렀고, 환룡은 그걸 혀로 핥았다.
"앞으로 나랑 평생을 함께 하는 거야...."
환룡은 더이상 참지 못했다. 거친 호흡 만큼이나 귀두를 조였다 푸는 질근육에 환룡은 그만 아찔해졌다. 흑사갈로 연습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따뜻한 속살이었다.
찌걱.
환룡은 성기를 더욱 강하게 진입시켰다. 피닉스는 손톱을 세워 쇠사슬을 긁었으나, 마력은 일절 흘러나오지 않았다. 천장에 연결된 쇠사슬에는 큐브가 하나 박혀있었다.
"소용 없어. 네가 큐브까지 가져와줬잖아.... 넌 그냥 여자애일 뿐이라고."
환룡은 고개를 숙여 피닉스의 가슴을 크게 베어물었다. 탐스러운 과육같은 가슴을 크게 깨물어 잇자국을 내었고, 피닉스의 가슴은 금방 환룡의 흔적으로 가득찼다.
스으읍, 스으읍!
피닉스는 끊임없이 도리질치며 무언가를 소리치고 있었다. 환룡은 그런 피닉스의 허리를 쓰다듬으며, 이윽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처음에는 아플 거라며...? 네가 미래에서 나한테 말했잖아. 괜찮아. 나도 상냥하게 해줄게. 네가 나한테 해줬던 것 처럼."
으으읍!!
피닉스가 격하게 반항했다. 순간적으로 손에서 불꽃까지 피어오를 정도로, 피닉스는 몸부림을 쳤다. 그럴수록 환룡은 피닉스를 탐해야 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찌걱.
환룡의 귀두가 피닉스의 음부 속, 막을 강하게 찔렀다. 송곳처럼 날카로운 귀두는 막을 일거에 찢어버렸고, 그 순간 피닉스의 모든 저항은 멈춰버렸다.
스으읍, 스으읍.
"......읏."
환룡은 막이 개통되자마자 변한 질근육의 움직임에 쾌재를 불렀다. 이전까지의 움직임이 어떻게든 남근을 밀어내려는 발악이었다면, 지금은 스위치라도 켜진 것처럼 안으로 조금이라도 빨아당기려는 빨판같은 움직임이었다.
"너도 좋지...? 좋게 해줄게."
환룡은 허리를 튕겼다. 그리고 피닉스의 미세한 움직임에 환희했다.
흐읏, 흐으읏.
피닉스는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환룡이 허리를 튕기는 것보다 더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허리 놀림에, 환룡은 피닉스의 아이마스크를 벗겼다.
"그래. 너도 박히니까 좋지...?"
스으읍.
흐리멍텅해진 피닉스의 눈동자에는 하트 모양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 * *
잠시 뒤.
하루 종일 피닉스의 안에 정을 쏟아낸 환룡은 자신의 성기를 정성스레 청소하고 있는 피닉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그럼 이제 카르나를 어떻게 잡으면 될까...?"
"녜? 할짝, 걔를 왜 잡아여...?"
피닉스는 순진무구한 얼굴로 귀두에 입술을 맞추다 눈을 껌뻑였다. 환룡은 괜히 처음 보는 사람인 것 같아 가슴이 철렁내려앉았다.
"그딴 건 모르겠고, 자지 주세요, 자지♥"
"......그래, 그래."
환룡은 피닉스의 머리를 지긋이 눌렀고, 피닉스는 샐쭉 눈웃음을 치며 뿌리끝까지 입 안으로 삼켰다.
"푸흐흐."
환룡이 그리도 사랑을 갈구하던 그는 사라지고, 눈앞에 있는 존재는 정신이 붕괴해버려 오로지 성행위만을 탐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자각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주인니이임, 더, 더 쎄게 박아주세효오...!"
"피닉스...?"
"호에에, 뒤, 뒤가 놀잖아요.... 거기, 거기 잘생긴 오빠도 여기 와서 뒤를 채워줘요...!"
피닉스는 망가졌다.
자신에게 평생도록 사랑을 속삭이던 그 사람은 이미 피닉스의 안에서 소멸해버렸다.
그리고 그를 소멸시킨 장본인은 환룡, 자신이었다.
"아아아아악!!!"
"흐, 크힛, 목 조르기, 흐이이잉! 더, 더 세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 * *
이계신이 눈을 떴다.
성주의 부름을 받고 우주를 거닐며 도착한 곳은 온통 회색으로 물든 지구였다.
"......."
초췌해진 산발의 회색 여인이 자신을 맞이했다. 여인은 망나니같은 칼을 손에 든 채, 달의 위에 우뚝 서서 이계신을 맞이했다.
너는 나를 이길 수 없다.
콰득.
이계신은 오른팔을 잃었으나, 남은 왼팔로 회색 여인을 짖이겼다.
다음에는 더 강해져서 돌아와라.
쿠웅.
이계신은 남은 왼손으로 지구를 내리쳤다.
지구는 멸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