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521화 (521/1,497)

〈 521화 〉IF Route, Bad Ending # 071

IF Route는 본편과는 관계없는, 본편에서 파생된 가상의 시나리오입니다.

보시는 분에 따라서 불쾌감이 들 수 있으니, 본편을 보실 분은 다음 장으로 바로 넘어가셔도 내용 이해에 문제가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캐릭터 붕괴도 있을 수 있으니, 유념하여 주십시오.

"거래하지 않겠네. 나는 죽음을 택하지."

"예?"

광검이 죽음을 택했다. 은유하는 광검을 설득하는데 실패했고, 거래는 피닉스의 승리로 돌아갔다.

광검의 육신이 불에 타 소멸했다. 피닉스가 마력을 쏟아붓자, 괴인 광검의 S급 코어가 박살이 났다.

"그럼 은유하 씨는 이제 제 겁니다."

"......이럴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은유하의 눈에 절망이 스쳤다. 피닉스는 은유하를 포근하게 안아 등을 두드렸다.

"괜찮아요. 살다보면 그럴 수 있죠."

"...그러면 이제 저는 청화단에서 어떤 역할을 하면 되죠?"

"역할? 푸흐흐, 이봐요, 은유하 아가씨."

피닉스가 은유하의 어깨를 붙잡으며 비릿하게 웃었다.

"굳이 당신이 아니더라도 세상을 구할 수는 있어요."

"...네?"

은유하의 표정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피닉스가 은유하의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아악!"

"실망을 시키다니 아쉬워요. S급 코어는 어떻게 변상하시려나?"

"유, 유성의 현금 보유만 300조에요! S급 코어 값만큼 지불할테니까-"

"어머, 은유하 아가씨. 미치셨나?"

피닉스가 손톱으로 은유하의 심장을 찔렀다.

"이제 당신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물건이라니까."

은유하의 의식이 끊어졌다.

* * *

광검의 사후, 1년이 지났다.

서울이 수복되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등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재계가 특히 혼란스러웠다.

유성일가의 집단 자살. 은재민을 비롯한 유성의 남자들 모두 저택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망나니라고 불리던 은유하만이 홀연히 사라졌기에, 사람들은 망나니가 드디어 제 오빠들을 독살하고 그룹을 차지하려다 도망친 것으로 생각했다.

악녀 은유하.

은유하를 모티프로 한 드라마 여주인공이 지나가다가 맞아서 사망할 정도로 은유하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사냥꾼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도는 소문이 하나 있었다.

- 서울 뒷골목에 그 악녀를 꼭 닮은 창녀가 있다고 하더라.

* * *

퍽, 퍽, 퍽!

엉덩이와 허벅지가 부딪힐 때마다 추잡한 소리가 방을 한가득 채웠다. 여인의 흰 피부에는 짐승같은 남자의 손아귀로 붉은 스크래치가 가득했다.

"흐으으응!!"

금발의 여인이 고개를 치켜올리며 신음을 내뱉었다. 후배위로 제 양물을 두드릴 때마다 둔부가 거세게 흔들렸다.

잘록한 허리 라인을 따라 흘러내리는 금발에 기우는 속에서 끌어오르는 가학심을 참지 못했다.

"고개 들어, 이 썅년아!"

기우는 여인의 머리칼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아항?!"

여인은 머리칼이 뽑히는 고통마저도 즐거운 듯 비명을 지르며 교태를 부렸다. 기우는 맞은편 전신 거울 속 여인의 얼굴을 보며 여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씨발, 존나 닮았네. 너 본인이지?"

"하응, 그럴 리가, 없잖아요?"

여인이 고개를 살짝 돌리며 웃었다. 도플갱어라고 의심될 정도로 똑같은 얼굴이었지만, 기우는 그걸 구분할 방법이 없었다.

여인이 제 가슴을 주무르며 혀로 입술을 핥았다.

"고객님, 만약에 제가 은유하라면 어떻게 해주실 거죠?"

"뭐, 뭐야. 그런 플레이도 있어?"

기우가 당황했다. 부모님 몰래 가지고 온 현금은 그리 많지 않았다.

여인은 기우의 스마트워치를 쓰다듬으며 요염한 미소를 지었다.

"10만원이면 은유하처럼 해드릴게요."

"...2만원 밖에 없어."

여인의 눈에 대놓고 실망한 기색이 스쳤다. 하지만 여인은 곧 눈웃음을 지으며 기우의 손을 맞잡았다.

"그럼 이름 정도만 허락해드리는 걸로♥"

"...야. 은유하."

기우가 여인, 은유하의 엉덩이를 강하게 내리쳤다.

"돈받고 몸이나 파는 년 주제에,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

"꺄흥!"

은유하가 교태를 부리며 배게에 얼굴을 박았다. 아주 약하게 내리친 것 만으로도 은유하는 가볍게 가버리며 조수를 뿜었다.

"흐히히...."

은유하가 실실 웃으며 기우를 올려다봤다. 기우는 침을 꿀꺽 삼키며 은유하의 엉덩이를 꽉 붙잡았다.

"이거 제대로 미친 년이네. 나 아직 한 번도 안 쌌는데 두 번이나 갔잖아?"

"그럴, 이유가, 하응! 있다고요."

은유하는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었다. 질벽이 기우의 작은 양물을 더욱 안쪽으로 끌어당겼다.

"윽?!"

기우가 사정감을 못참고 그만 정액을 픽 싸버렸다. 은유하가 배게에 엎어진 상태로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고객님."

"미, 미안! 나 사실은 처음이라...."

"질싸는 추가요금있는거 아시죠?"

기우의 표정이 굳었다. 은유하는 기우의 분신을 제 안에서 빼내고 탁자 옆의 펜을 들었다.

"어디보자, 입싸 한 번, 노콘으로 한 번, 거기에 안에 사정.... 거기에 이름까지! 총합 8만원입니다, 고객님!"

은유하가 두 팔을 벌리며 웃었다.

"아직 다음 손님 받기 전까지 시간이 좀 남아있거든요? 이대로 가시기는 뭔가 아쉽죠?"

"...꿀꺽."

주황색 무드등에 비친 새하얀 나신에 기우는 침을 삼켰다. 어깨 아래로 내려가는 금발이 가슴을 타고 흘러내렸다.

"...15만원 더 내시면 이번 타임 끝까지 달리실 수 있는데, 생각 없으신가요?"

"......콜."

기우는 눈물을 머금고 스마트워치를 두드렸다. 은유하는 만족한 듯 웃다가, 갑자기 상체를 앞으로 숙였다.

"끄흥, 하으. 흐아아아...."

"...미친, 지가 하고 싶어서 그랬던 거야?"

은유하의 하복부에서 물이 줄줄 흘렀다. 기우는 그 모습에 질색을 했다. 은유하가 얼굴을 들어 가로저었다.

"그, 그게 아니에요. 지금 다른 쪽에서.... 끼햐앙!"

마치 뒤에서 누군가가 크게 들이받은 듯 은유하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러면서도 섬섬옥수 같은 손이 기우의 음경을 잡았다.

"고, 고객님. 계속하실까요?"

"......됐어."

기우는 경멸하는 표정으로 은유하의 손을 쳐냈다. 은유하의 얼굴에 절망이 내려앉았다.

"죄송해요! 고객님! 30, 아니 50% DC! 싸게 해드릴테니 제발 가지 마세요!"

"내가 너같이 발정난 여자랑 해보려고 온 줄 아냐? 도도한 망나니한테 박으러 왔던 거지."

기우가 주머니속 현금을 집어던지며 방을 나섰다. 은유하는 바닥에 흩어진 종이다발을 쥐며 몸을 떨었다.

"4만원, 5만원, 히히히...."

침을 흘리며 바닥에 떨고 있는 은유하는 마치 누군가가 계속 '사용하고 있는 듯' 절정을 하며 다음 손님을 기다렸다.

* * *

청화단, 간부들의 휴식처.

이제는 어느덧 1인분의 몫을 하는 등대 김지화와 아키택트 제임스는 지난 1년간의 길고 긴 대장정을 회고하며 병맥주를 들었다.

"크흐, 진짜 이맛에 산다."

"너무 마시면 뼈 삭는 거 아닙니까, 형님?"

지화는 병맥주가 흔들리지 않게 조심스레 주둥이를 잡았다. 애초에 캔이 아니라 병맥주를 쥐고 있는 것도, 몸이 계속 흔들리기 때문이었다.

"하으, 하앙!"

지화의 아래, 금발의 여인이 개처럼 엎드린 채 그의 성기를 찔러넣었다. 여인은 과장된 비명을 지르며 자지러졌다.

"하으윽, 오빠, 너무 좋아!"

"그래. 맨날 이렇지."

지화는 맥주를 한 모큼 들이킨 뒤, 병을 여인의 허리 위에 잠시 올렸다. 냉장고에서 갓 나온 유리병의 차가운 감촉에 금발 여인의 허리가 휘었다.

"하아앙!"

"너도 참 특이하다. 엉?"

제임스가 콧방귀를 뀌며 병나발을 불었다. 지화는 여인의 엉덩이를 병의 바닥으로 문지르며, 제임스가 성기를 쑤시고 있는 금발의 여인을 가리켰다.

"형님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흐흐, 너'도'라고 했잖냐."

제임스는 자신이 입을 댄 병맥주의 입구를 엄지로 막은 뒤, 여인의 뻐끔거리는 엉덩이에 그대로 쑤셔버렸다.

"하아악!"

맥주의 알코올이 장 안으로 스며들어 여인의 속을 헤집었다. 장의 점막을 통해 흡수되는 알코엘에 여인의 얼굴이 금세 붉어졌다.

"항, 하으, 흐아앙!"

지화가 박고 있던 여인도 똑같이 비명을 지르며 신음을 토해냈다. 둘은 마치 감각을 공유하기라도 하듯, 두 배로 차오르는 절정에 눈을 까뒤집고 있었다.

"크흐, 역시 청화단 들어오길 잘했어. 복지가 정말 갑이라고. 응?"

"이것도 복지라면 복지죠."

짝! 지화가 금발 여인의 엉덩이를 때렸다. 여인은 교태를 부리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야, 더 흔들어봐. 오빠가 꼴리면 만원 더 얹어줄게."

"저, 정말요? 흐, 흐응, 잠시만요!"

여인은 고개를 바닥에 엎드린 채, 자신의 엉덩이를 쭉 벌렸다. 지화는 손가락에 침을 뱉어 벌름거리는 항문을 쑤셨다.

찌걱, 찌걱.

"흐, 흐이익! 하으앙?!"

여인은 항문을 찌르는 두 개의 상이한 감각에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지화의 쪽에서는 뜨거운 괴인의 손길이, 제임스의 쪽에서는 차가운 유리병이 항문을 드나들었다.

"어, 시발 존나 조인다. 머리는 양년인데 속은 제대로 한국인인네. 안에 싼다."

"네, 네! 질싸 한 번이면 만 원이니까, 제발 안에다가, 안에!"

제임스의 뽀얀 성기가 잔뜩 성이나 정을 토해냈다. 여인은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질을 조였지만, 제임스는 사정 직전에 성기를 빼내어 여인의 등에 뿌렸다.

"아, 왜, 왜그러세요? 저, 마음에 안 드세요?"

여인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고작 만 원에 애원하듯 달려드는 여인의 손을 쳐낸 제임스가 바지를 추스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진짜 개인적으로 하나 단장님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생겼어."

"뭡니까?"

지화는 여인의 항문에 성기를 꽂아넣고 허리를 앞뒤로 흔들었다. 제임스는 두 여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질렸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은유하 1년 동안 따먹었는데 좀 바꿀 때 안 됐냐?"

"아, 아이. 그러지 마요~ 어떤 플레이 해드릴까요? 저 진짜 잘할 수 있어요!"

여인, 은유하는 간절한 얼굴로 제임스에게 매달려 교태를 부렸다. 나신의 여인이 자신에게 애걸복걸하며 달려드는 걸 발로 밀어낸 제임스가 헛기침을 하며 얼굴을 붉혔다.

"야. 내가 바라는 건 말이야...."

* * *

"은유하 초등학생 때 버젼으로 하나 만들어달라? 제임스 미쳤어요? 이 새끼 제정신인가?"

피닉스는 눈앞에 꼬깃꼬깃 접혀 올라온 투서를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로 옆에서 펜대를 놀리고 있던 금발의 여인이 쓰게 웃었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양하잖아요."

"그래도 정도가 있지. 으휴. 다 끝냈어요?"

"네. 이걸로 올해 예산 계획은 끝났어요. 나머지는 인형들 돌리면 돼요."

금발의 여인이 서류들을 정리하며 생긋 웃었다. 피닉스는 혀로 입술을 훔치며 두 팔을 벌렸다.

"이리와요."

"네!"

여인은 피닉스의 앞에 바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머리에는 개의 귀가 달린 머리띠를 달고 있었고, 엉덩이에는 강아지 꼬리가 달린 테일 플러그를 달고 있었다.

"그래, 착하죠. 오늘은 뭐 했어요?"

"네, 저 매장에 오신 손님한테 은유하 이름 플레이 했구요, 간부님들한테 항문 대드렸구요, 천가을 님 촉수 플레이 연습 상대가 되어드렸구요, 또...."

"아, 오케이. 그만."

피닉스는 여인의 말을 끊은 뒤, 발을 들어올렸다. 여인은 금색의 눈동자를 빛내며 발등에 입술을 맞췄다.

할짝, 할짝.

여인은 피닉스의 발가락을 정성스레 애무했다. 쪼그려 앉아 훤히 드러난 음부에는 이미 수 차례 누군가가 싸지르고 떠난 정액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자, 그래서 은유하 아가씨."

피닉스가 고개를 뒤로 돌려, 인형처럼 사장님 의자에 앉은 금발의 여인을 향해 물었다.

"계속 감각 켜놓고 있으니까 어때요?"

"흐으, 흐으으....!"

은유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사방에서 들어오는 성행위의 쾌감에 입으로는 침을 질질 흘리고, 속옷은 축축히 젖어있었다.

"흐, 흐어어, 흐으윽!"

"후후. 그러길래 왜 그랬어요? 광검이랑 S급 코어 하나에 당신 스스로를 걸었잖아요. 그럼 책임을 져야지."

"흐, 흐어어어억!"

은유하의 '본체'가 몸을 비비기 시작했다. 또 어디서 누군가가 은유하의 인형을 상대로 오나홀처럼 사용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푸흐흐. 또 이번에는 누가 우리 회장님을 쓰고 있을까~?"

"저, 저 알아요!"

은유하의 인형은 헥헥거리며 손을 들었다. 피닉스는 어서 말해보라는 듯 인자하게 웃었다.

"누구예요?"

"선의철이요! 선의철이 저한테 실자지 박아대고 있어요!"

"네~ 참 잘했어요. 상으로 이거 드릴게요."

피닉스는 다리를 벌리며, 사타구니에 마력을 응집시켰다. 푸른 마력으로 구체화된 성기가 돋아나자, 은유하(인형)의 눈에 별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러면 어서 빨아볼래요?"

"네! 하음, 쮸읍, 츕."

은유하는 피닉스의 고간에 난 남성기를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핥고 빨았다. 피닉스는 느긋히 몸을 의자에 눕히며 은유하의 본체에게 물었다.

"은유하 아가씨."

"흐으으...."

"그래서 감당 못할 내기는 왜 해요?"

피닉스는 은유하에게 빈정거렸다.

"왜 내가 당신에게 실망하게 만들어요, 네?"

"하,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은유하의 본체가 입을 열었다. 피닉스는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그의 부탁을 거절했다.

"기회는 한 번으로 끝났어요. 푸흐흐, 그래도 제가 당신이 가장 아끼는 건 아직까지 지켜드리고 있잖아요?"

"꺄흥?!"

피닉스가 은유하의 인형을 집어들어, 자신의 성기를 음부에 끼웠다. 은유하의 인형은 기다렸다는 듯 피닉스의 몸 위에서 허리를 빙빙 돌렸다.

"하, 하으, 흐아앙!"

"흐으으...! 허어억!"

인형이 느끼는 오르가슴이 마력을 통해 본체에 전달되었다. 은유하는 7개의 인형들이 시시각각 보내는 성행위의 쾌락에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다.

"하, 하으, 흐아아!"

"그럼 본 게임 들어갑니다~"

피닉스가 허리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은유하의 눈에는 눈물이 흘렀다.

* * *

은유하가 실종되고 난 뒤.

석하랑은 폐인처럼 집안에 콕 들어박혀 두문불출하게 되었다. 부산에서 자신의 집에 얼음성과도 같은 결계를 쳤고, 부산은 사시사철 겨울 날씨가 되어버린 설원 도시가 되어버렸다.

"언니야...."

석하랑은 은유하를 그리워했다. 광검의 사후, 자신을 챙겨주던 유일한 여자는 미친 악녀가 되어 그룹을 파괴한 진짜 망나니가 되어버렸다.

"도대체 뭐 땜에 미쳐버린 건데...?"

띵동.

현관벨이 울렸다. 석하랑은 추적추적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

현관에는 사람 한 명이 들어갈 법한 큰 이삿짐 박스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어."

은유하가 나신으로 묶여있었다. 얼굴은 안대로 가려져 있고, 손발은 밧줄로 꽁꽁 묶여있었다. 입에는 박스테이프가 붙여져, 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

"......읍, 읍읍!"

은유하는 석하랑의 얼굴을 보고 구원을 요청했다. 석하랑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은유하를 잽싸게 꺼내 방안으로 들였다.

"어, 언니 우짜다 이꼬라지 됐는데?!"

"하랑아, 흐아아앙!!"

은유하는 석하랑에게 매달려 오열했다. 석하랑은 품안에 쏙 들어온 은유하를 토닥였다.

"아이고, 언니야.... 괘안타. 괘안타...."

석하랑의 눈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제 내가 언니야 평생 지켜줄게."

석하랑의 집안 전체가 은유하의 조각으로 뒤덮여 있는 것을 은유하는 보지 못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