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516화 (516/1,497)

〈 516화 〉IF Route, Bad Ending # 004

천가을이 죽었다.

내 고집과 내 실수로 인해, 천가을은 심장에 화살이 꿰뚫려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을 나의 생이 이제 5년에 불과한 시한부 인생이 되었다는 사망선고나 다름 없었다.

- 이대로 계속 발버둥쳐봐야 아무 소용도 없잖아.

남은 15명을 구해도, 결국에는 1명이 모자라서 진엔딩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될 텐데.

포기하자.

나는 그대로 정신을 놓아버렸다.

* * *

"......?"

"왜 그러십니까."

유이신은 박성태의 이상 행동에 주의를 기울였다.

"아니, 아직도 안 나오는게 이상해서."

"그 문제의 물건 말이군요."

"그래. 이 정도로 찾았으면 나와야하거든?"

국회의장실에 숨어있던 선글라스 낀 빌런을 쳐죽인 뒤, 국화의장실을 아무리 뒤져도 예의 물건은 나오지 않았다. 이능력자들이 찾아도 나오지 않는 물건이라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그랬다가는 높으신 분의 불호령에 경을 치르게 될 것이다.

"다시 돌아보죠."

유이신은 박성태를 끌고 다시 의사당을 뒤졌다. 히어로들이 잠시 발이 묶인 사이, 소나무 부대는 임무를 완수하는데 충실해야 했다.

그리고 그들은 본회의장에서 죽였던 천가을의 옆에 있는 작은 소녀를 발견했다. 이능력자인 듯 푸른 머리칼의 소녀는 천가을의 옆에서 무릎을 꿇고 좌절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쏩니다."

"...잠깐. 저거 기절한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철표가 냅다 본회의장을 주파해 소녀, 피닉스에게 날아왔다. 피닉스는 의식을 잃은 인형처럼 죽은 천가을의 손을 잡고 굳어있었다.

"......야, 얘 어느 정도 수준인 것 같냐."

"......A급은 훌쩍 넘기는 것 같습니다."

"S급이야. 시발."

철표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피닉스의 눈앞을 흔들었다. 자신의 경지에서도 가늠할 수 없는 아득한 강자였지만, 지금은 그저 의식을 잃은 자에 불과했다.

"...멘탈은 S급은 커녕 E급 따리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철표가 피닉스의 고개를 들어올리며 침을 삼켰다.

"이 정도면 물건 못 구해도 괜찮지않냐...?"

"변명거리는 될 겁니다."

유이신도 피닉스의 외모에 마음이 혹했다.

"......유이신."

"예."

"이거 '청송'한테 바치고, 우리 풀어달라고 딜 해볼까?"

박성태는 일생일대의 도박을 걸기로 마음먹었다.

* * *

대전.

"좋습니다."

청송은 박성태와 유이신이 데려온 피닉스를 이동식 침대에 눕혔다.

"이 이능력자에게 문신을 새기고 난 뒤, 당신들의 문신을 거두어들이기로 하죠."

"......감사합니다."

유이신은 고개를 푹 숙였다. 생면부지의 사람을 팔아 자유를 되찾는 셈이었지만, 그래도 유이신은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었다.

"설마 당신께서 이곳에 있을 줄은."

"......나라를 위한 길일 뿐이야."

광검, 허윤환은 벽에 기댄 채 언제든지 검을 세우려 벼르고 있었다. 청송은 로브 속 입을 손으로 가리며 쿡쿡 웃었다.

"이해관계가 일치했을 뿐이에요. 감당할 수 없는 적을 손쉽게 제압하는 방법이 이거니까."

"......."

청송이 머리맡에 놓아둔 붓을 집어들었다.

"흐흥, 광검님께서도 두려워하는 적이 이리도 쉽게 굴러들어올 줄이야."

"잊지마라. 우리의 약속을."

"물론이죠. 제 사랑을 걸고 맹세할게요. 당신의 가족은 건드리지 않겠다고."

청송과 광검은 야합을 했다.

박성태와 유이신의 목숨을 건 도박은 다행히 성공했고, 청송과 광검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비밀리에 동맹을 맺었다.

"그럼 시술하겠습니다."

청송이 팔을 걷어부치며, 붓에 먹물을 먹였다.

* * *

퍽, 퍽퍽.

선의철은 인형과도 같은 푸른 여인을 집무실 책상에 눕힌 채, 열심히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후으, 흐으."

온갖 정력제와 허브티로 정력을 강화하는데 신경 썼지만, 태어날때부터 유독 짧은 그의 성기는 여인의 속을 완전히 기쁘게 하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필요 없었다.

"흐흐, 이 러브돌, 정말 죽이는 군."

선의철은 멀찍이 떨어져있는 검은 로브의 존재, 청송을 치하했다.

"아무리 쓰셔도 망가지지 않을 겁니다."

"크흐, 아쉽군. 이거 정말로 내가 가지면 안 되겠나?"

"네. 그건 죄송합니다."

예의 물건-'큐브'를 찾지 못해 발작을 일으키려하는 선의철을 달래기 위해, 청송은 실제 인간과도 같은 '러브돌'하나를 공수해 선의철에게 쥐어주었다.

피닉스.

여전히 정신을 놓고 생각을 그만둔 그는 청송의 노예가 되어, 지금 선의철의 아래에 깔린 러브돌 취급을 받고 있었다.

퍽퍽퍽!

선의철의 작고 늙은 꽈리고추가 피닉스의 질끝을 쑤셨다. 아무리 작은 물건이라고 해도 남자는 남자. 피닉스의 질은 질끝만을 비비는 성기에도 조였다 풀기를 반복하며 남자를 자극했다.

"흐어, 허어억!"

선의철은 금방 사정해버렸다. 토끼보다 더한 조루에 두자릿수도 되지 않는 작은 길이. 청송은 자신의 손가락과 그의 남근을 비교하며 속으로 비웃은 뒤, 피닉스를 회수하기 위해 집무실로 다가갔다.

"그럼 이제 회수하겠습니다."

"잠깐. 잠깐만 기다려주시게. 끄응, 방금 싼 거 아니야."

"죄송하지만 다음 고객님께서 기다리고 계셔서."

"뭐? 자네 지금 이걸 설마 여러명에게 돌리고 있는 건가?"

수음을 하며 성기를 자극하던 선의철의 손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청송은 쿡쿡 웃으며 피닉스의 음부에 있던 그의 정액을 물티슈로 닦아냈다.

"각하. 그러면 이 걸 각하 홀로 독점하실 생각이셨습니까?"

"끄응. 그럼 안 되나? 자네 원하는 대로 다 하게 해줌세. 그 대전의 연구 단지, 자네 얘기했던 대로 20층까지 늘려주면 어떻겠나?"

"늦으셨습니다."

청송은 단호히 선의철의 제안을 거절한 뒤, 피닉스를 어깨에 둘러메었다.

"그럼 일주일 기다리시지요."

"끄응, 이보게, 청송. 우리 사이에 이러기가 있는가?"

선의철은 상당히 조마조마한 눈치였다. 눈은 아직 제대로 맛보지 못한 러브돌의 봉긋한 가슴을 흘기고, 성기는 빳빳히 서서 미쳐 다 싸지 못한 정액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각하."

청송은 나긋나긋하게 웃었다.

"7cm 이하 분들을 위한 X로이드도 있으니, 그걸 써주시지요."

"......자네!"

청송은 피닉스를 들고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선의철은 역정을 내려다 휴지를 바닥에 집어던진 뒤, 그대로 의자에 주저앉았다.

"젠장, 젠장."

선의철은 자신의 엄지보다 짧아진 물건에 어깨가 축 늘어졌다.

"큐브.... 큐브만 있으면!"

그의 이글거리는 눈동자가 벽에 걸린 한반도의 지도, 평양을 주시하고 있었다.

"...일단 일주일 기다려보지."

그때까지 한 번도 하지 않고 쌓아두리라. 선의철은 안경을 치켜올린 뒤, 청송이 보냈던 연구단지의 확장 계획서를 면밀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 * *

한 나라의 지배자마저 무시한 청송이 피닉스라는 러브돌을 들고 나타난 곳은 지하의 연구 시설.

"어서 오시죠."

흰 가운을 입은 박성태가 청송을 맞이했다. 한창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던 유이신도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

"윽. 청송. 제대로 닦으셨습니까?"

유이신은 타월을 수 장 집어들어 청송이 침대에 눕힌 피닉스의 음부를 닦았다. 청송은 대놓고 싫은 기색을 역력히 내며 거리를 벌렸다.

"늙은 정액 묻어있는 걸 뭐하러 제가 만집니까."

"그래도 뒷처리는 해주셔야죠."

유이신은 퉁명스레 말하며 손가락을 세워 질속의 정액을 긁어냈다. 누런 정액이 힘없이 툭, 하고 질속에서 빠져나왔다. 박성태가 가운을 벗으며 목을 풀었다.

"다음에 사용할 사람 생각은 안합디까?"

"어차피 당신들 남의 것 있어도 사용하지 않습니까?"

청송은 어깨를 으쓱이며 콧방귀를 뀌었다. 유이신과 박성태는 피닉스를 한 번 흘긴 뒤 킥킥 웃었다.

"그렇죠?"

"강해질 수만 있다면."

유이신도 가운을 벗어던졌다. 이미 그들은 흰 가운을 제외하면 나체로 지내고 있었다.

"......하여튼 당신들 덕분에 좋은 연구 거리를 얻었습니다."

청송은 턱을 긁적이며 웃었다.

"설마 성행위로 상대 이능력자의 마력을 강화하는 이능력자라니."

"같이 옆에서 하는 것 만으로도 늘어나지요. 후후."

유이신은 피닉스의 몸 위에 자신을 겹치며 엎드렸다. 깨긋한 두 개의 음부가 서로 비벼지고, 박성태는 이리저리 스트레칭을 하며 성기를 예열했다.

"......흠."

청송은 손가락을 들어 박성태의 성기를 눈대중했다. 길이나 두께로 보나 선의철의 것보다 2~3배는 더 길고 두꺼워보였다.

"당신, 지난번 보다 훨씬 커지지 않았습니까?"

"예. 준S급 되면서 더 두꺼워졌습니다."

박성태는 청송에게 고개숙여 감사를 표했다.

"다 당신께서 이 S급 이능력자의 이능을 밝혀주셨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크하하!"

"그쵸, 저도 A급 넘어서, 준 S급 된 걸요."

박성태와 유이신은 목덜미를 쓸며 웃었다. 그곳에는 아무런 문장도 없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청송을 따르고 있었다.

"청송, 당신도 그 로브 벗고 같이 하시지 않겠습니까? 남자면 피닉스 엉덩이 빌려드리고, 여자면 제가 박아드리겠습니다."

"닥치세요. ...으, 그딴 거 저한테 보이지 마세요."

청송은 순간적으로 말투가 무너질 정도로, 박성태의 흉측한 물건에 질색을 했다.

"하하, 이능력의 힘 아닙니까, 또 이게."

철표의 성기는 강철처럼 단단해져 있었다. 피부를 강철 피부로 만드는 이능력은 약점이라 할 수 있는 그의 성기에도 적용되었다. 청송은 헛기침을 하며 로빈을 추궁했다.

"로빈. 당신은 반란을 획책하고 있었잖습니까. 이제 자유를 되찾았는데도 왜 저를 따르십니까."

"......아셨습니까?"

"모르면 병신이죠."

청송은 목덜미를 두드리며 코웃음을 쳤고, 유이신은 게슴츠레 웃으며 피닉스를 끌어안았다.

"......또 약해진 상태에서 밖에 나뒹굴어봐야 히어로들한테 사냥당할테고, 일단 엄청 강해져서, 흐윽...!"

박성태의 철자지가 유이신의 안을 찔렀다. 달구어진 쇠처럼 뜨거운 성기가 질속을 찌르자, 유이신은 피닉스의 쇄골에 얼굴을 묻었다.

"흐, 흐아...! 진짜 너무 커...!"

"흐흐, 선의철이랑 비교하면?"

"그건 좆도 아닌, 흐으윽!"

박성태는 유이신의 뻐끔거리는 항문을 엄지로 살살 누르며 자극했다. 질이 애액을 분비하여 고통을 누르려 하지만, 그의 성기는 강철같이 두껍고 단단했다.

"흐, 허어억!"

유이신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피닉스의 얼굴을 두손으로 붙잡았다. 자신의 위에 두 남녀가 정사를 나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닉스는 여전히 죽은 눈으로 깨어나지를 않았다.

"청송, 진짜로, 안 하실 겁니까? 당신도, S급, 흐으응,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햐윽?!"

"일단 본인부터 S급 되지? 흐흐흐."

"그래서 매일매일, 흐윽, 하는 거 아닙니까...!"

"......저는 따로 노력할거니까, 두 명은 알아서 잘 하세요."

청송은 툴툴거리며 그림자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박성태와 유이신은 장난스레 청송에게 거수경례하며, 청송을 배웅했다.

"흐흐, 충성!"

"흐아앙, 청송도, 즐섹...!"

"미친 년놈들."

청송은 욕지기를 내뱉으며 그림자속으로 가라앉았다. 팔을 치켜든 하얀 장갑은 중지만 들어올린 채, 그림자 속으로 쏙 사라져버렸다.

"부끄러워하시네. 철표. 아무래도 내기는.... 아, 말 좀 합시다!"

"말해봐야 소용 없지. 저거 무조건 남자라니까? 나보다 좆 작아서 부끄러워하는 거라고."

유이신은 피닉스의 입술에 자신의 볼을 비비며 몸을 떨었다. 누워있음에도 봉긋한 형태의 가슴이 유이신의 가슴과 비벼지며, 유두가 유두를 스치며 자극이 되었다.

"흐흑, 그럴리가요. 청송, 절대로 여자입니다...!"

"저게 여자라고? 저새끼 분명 남자야. 근거 있어? 엉?"

"근거...! 감입니다! 전 궁수, 흐으윽!"

"그래. 너 감좋은 궁수해라. 나는 네 안에 쌀테니까."

두 준S급의 마력이 음부에서 뒤섞인다. 두 남녀의 몸과 밀착한 피닉스의 몸에서 흘러나온 정순한 마력이 그들의 마력과 뒤섞여, 둘의 마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흐어, 허어억!"

"이거, 이거...! 오선생이랑 비교도 할 수 없는 감각...!"

마력을 느낄 수 있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기이한 감각이었다. 이전까지 쌓아왔던 마력은 쓰레기라도 되는 것 마냥, 둘의 육체는 피닉스의 정순한 마력을 전신으로 흡수하며 제것으로 만들었다.

"하, 흐아악, 싼다!"

"저, 저도 갑니다아...!"

뷰르륵! 뷰릇!

철길을 따라 뿌연 정액이 달렸다. 쇳물처럼 달구어진 정액은 유이신의 뱃속을 가득 채웠다.

"흐, 허어억."

유이신은 뱃속이 화상이라도 입는 것 같은 충격에 피닉스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절정에 달하면 세상이 하얘지고는 했는데, 이제는 온 세상이 파랗게 물드는 새로운 감각이 차올랐다.

부글, 부글.

둘의 마력이 들끓는다. 그들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혈관에 들어온 피닉스의 마력이 찌꺼기같은 마력과 노폐물들을 태워버리기 시작했다.

"으어, 좋다. 시발."

"......저도 좋았습니다."

유이신은 이 충족감을 느끼게 해준 피닉스의 입술에 입술을 맞췄다.

"윽, 너 그런 취향이냐?"

"저는 철표가 더 이해되지 않는데요. 왜 이런 예쁜 여자를 두고 넣지도 않으려는 겁니까? 먼저 누가 써서 그렇습니까?"

유이신은 피닉스의 볼을 반지며 아쉬워했다.

"하아, 제가 자지만 달려있었으면 금방 따먹었을텐데...."

"의식도 없는 인형에 박아봤자 무슨 소용있어?"

철표는 다시 빳빳하게 선 철자지를 유이신의 고간에 비볐다.

"2라운드다."

"...자, 잠깐만! 1분만 휴식을!"

"그럼 반대쪽에다 박을게."

"뭐요?!"

철표의 성기가 위로 솟구쳐, 또다른 터널로 드나들었다. 유이신은 다시 피닉스의 얼굴을 끌어안은 채 헐떡이기 시작했다.

"하으, 하아악!"

"......."

피닉스의 시선은 여전히 흐리멍텅한 채, 천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을까.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육체를 허용했을까.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세계의 끝이 아직까지 다가오지 않았다는 것.

"대장! 여기 왠 여자애가!"

"타깃이야! 보호해야돼!"

"절대로 탈취당해선 안 된다!"

자신을 구하러 온 금발의 남자와 여인들이 보인다.

아.

이제 반 년 남았구나.

피닉스는 다시 정신을 놓아버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