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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510화 (510/1,497)

〈 510화 〉IF Route, Bad Ending # 003

IF 루트는 본편과 관계없는 외전입니다.

* * *

푸른 여인은 그대로 잠에 들었다.

금발 청년의 제안에 의심없이 좋다고 따라온 여인은 스스로의 이름을 '피닉스'라고 소개했고, 청년은 피닉스를 사무실로 데려왔다.

"이름 예쁘네. 자, 어서 마셔."

"아! 고마워요. 푸흐흐."

피닉스는 눈을 반짝이며 컵에 든 음료를 벌컥 들이켰다. 차가운 음료가 피닉스의 식도를 타고 그대로 내려갔고, 피닉스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가기 시작했다.

"어...?"

마력을 최저치로 내려놓은게 화근이었다. 식도를 흐른 우유같은 액체는 피닉스의 몸 안에서 약효를 서서히 퍼뜨리기 시작했다.

"이거, 뭐하는-"

"뭐긴 뭐야. 수면제에 미약이지."

금발 청년, 석필은 사람 좋은 미소로 피닉스에게 손을 흔들었다.

"자고 일어나면 천국 가있을 거야."

"죽여버릴...."

털썩. 피닉스는 그대로 눈을 감고 쓰러졌다. 배신감과 분노로 물들어있던 눈은 사르르 감겼다.

"그러길래 왜 사람 의심도 안하고 쫄래쫄래 따라와."

석필은 손뼉을 쳐서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동료를 불렀다. 너무나도 쉽게 피닉스를 자빠뜨린 것에 김이 다 빠졌다.

"이걸로 한 명 잡았네. 석필아, 그 아줌마는 어떻게 됐어?"

"얘가 너무 빨리 잡혀서 호철 형님한테 바로 보냈어요. 흐흐. 지금쯤 한창 즐기고 계실 걸요?"

"그러냐. 그러면 30분 정도는 걸리겠지?"

"더 빨리 끝날 수 있어요. 형님 개조루잖아요."

남자들이 서로 눈신호를 주고받으며 씩 웃었다. 음흉한 그들의 미소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었다.

"아니, 잠깐만. 설마 여기서 하려고요?"

석필이 그들을 제지하고 나섰다. 사무실은 작은 환기구 말고는 환기를 할 수 없었다. 창문은 행여나 도망가지 못하도록 꽁꽁 잠궈놨으니.

"야. 너 언제까지 호철 형님 먹다 버린 거 먹을래?"

"그리고 저거 봐."

남자들은 소파에 누워있는 피닉스를 가리켰다.

"흐으, 흐......."

수면제와 미약이 동시에 효과를 발하고 있어서 그런지, 피닉스는 자고 있는 와중에도 허벅지를 비비고 있었다. 석필은 치맛자락이 쓸리는 것을 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진짜 괜찮죠?"

"야! 쫄지마, 시발! 자기도 남자인데 이정도는 이해해야지! 뭐라 하면 이렇게 얘기하는 거야! 꼴려서 박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에이, 모르겠다."

석필까지 동의했다. 남자 셋은 피닉스의 몸을 들어 테이블 위에 올렸다.

"흐흐. 일단 옷부터 벗기고 시작할까?"

"아, 왜요? 입히고 하지."

"안 돼, 멍청아. 그건 절대로 안 돼. 나중에 호철 형님한테 드릴 때 정액 묻어있으면 바로 걸릴 거 아냐."

남자는 강하게 옷을 벗길 것을 주장했고, 둘은 어쩔 수 없이 그에 수긍했다.

"옷은 저기 개어놔. 안에 뭐 좋은 거 있나 확인하고."

"예."

석필은 불만을 참고 남자가 벗겨낸 피닉스의 옷을 가지런히 개어 테이블 위에 올렸다. 셔츠와 치마를 벗겨낸 피닉스는 베이지 색 속옷만 입은 채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와, 씨발. 빨통 장난아닌데?"

"석필아. 주머니 확인해봐. 이 년 진짜 급식이냐?"

"잠시만요."

석필이 피닉스의 옷을 뒤적거렸다. 치마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마이 안주머니에는 만원짜리 지폐 2장과 함께 꼬깃꼬깃한 사진이 접혀있었다.

사진에는 왠 노인과 아저씨, 그리고 교복의 주인으로 보이는 여고생이 함께 웃고 있었다. 석필은 여고생과 피닉스의 얼굴을 대조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 이 년 교복 주인 아닌 것 같은데요?"

"그래? 그럼 그거겠지. 아무 옷이나 훔쳐입은 년. 크흐, 절도죄네? 범죄자면 우리가 참교육을 해야지!"

"형님. 혹시 민짜면 어쩌죠?"

"부정탈 소리 하지 마라. 이거 봐."

남자는 피닉스의 가슴을 가운데로 모았다. 꽉 끼는 브라 아래에 눌려져있던 가슴이 브라 위로 튀어나왔다.

"오우야."

"이 빨통이 민짜 피지컬이냐? 성인이야. 내 좆이 보증한다."

남자는 낄낄거리며 피닉스의 등뒤로 손을 넣어 브라의 후크를 풀었다. 피닉스는 속옷이 벗겨지는 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오히려 남자의 손길이 스치는 것에 비음을 흘렸다.

"하아...."

"이 년 벌써 발동 걸리네? 야, 미약 얼마나 넣었어?"

"평소보다 조금 더 넣기는 했는데...."

"흐으...."

괴수의 사체로 갈아만든 발정제라도 이 정도로 빠르게 사람을 발정시키지 않는다. 그런데 눈앞의 푸른 여인은 미약의 효과가 너무나도 잘 드는 모양이었다.

"흐흐. ......와, 시바."

남자는 브라 아래 숨겨져있던 거대한 둔덕에 넋을 잃었다. 그가 지금까지 봐왔던 모든 가슴과 비교해도, 이 가슴의 모양은 비교 자체가 실례일 정도로 예뻤다.

"야, 안되겠다."

남자는 곧장 허리띠를 풀고 바지를 팬티 째 벗어 던졌다. 그의 남근은 이미 잔뜩 성이 나 있었다.

"한 발 싸야겠어."

"벌써요?"

"시간 없어. 빨리 해야 흔적 지우고 호철 형님한테 넘기지."

남자는 피닉스의 위에 올라타 명치에 귀두를 붙였다. 양옆에서 모은 가슴이 만든 협곡 사이로 성기가 터널이 되자, 남자는 상체를 숙여 허리를 앞뒤로 흔들었다.

"흐으, 하아. 존나 부드럽네."

"형님. 나 만져보면 안 됩니까?"

"나중에 해라."

귀두가 가슴골 위로 쏙 얼굴을 내밀었다 다시 협곡 사이로 들어간다. 남자가 흘린 쿠퍼액이 피닉스의 하얀 가슴골을 적시기 시작했다.

"젤 드릴까요?"

"아냐. 이건 그대로 먹어야 맛있는 거라고."

남자는 석필이 건네는 러브젤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속도를 올렸다. 살과 살이 부딪히는 추잡한 소리가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

"우와."

"꿀꺽."

들러리가 된 두 남자도 바지를 벗어 성기를 조물딱거리기 시작했다. 팬티만 입은 채 남자에게 깔려 강제로 파이즈리를 당하고 있음에도, 피닉스는 도저히 깰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철퍽, 철퍽.

"흐아, 이 년 참 꼴리네."

사정감이 차오른 남자는 하체를 들어올려 앞으로 기었다. 무릎을 피닉스의 겨드랑이 사이에 붙인 남자는 그대로 피닉스의 가슴을 깔고 앉았다.

"흐아, 하아."

남자는 오른손으로 빠르게 성기를 앞뒤로 흔들었다.

"씨발, 싼다!"

투명한 쿠퍼액으로 반질거리는 귀두에 붉은 피가 몰렸고, 요도가 껄떡이며 누런 정액이 귀두에서 튀어나왔다.

퓨읏! 뷰륵!

남자의 정액이 피닉스의 얼굴에 뿌려졌다. 입술, 앞머리, 그리고 눈썹에 튄 누런 정액이 끈적거리며 흘러내렸다.

"얘 쿠션 죽이네. 읏차."

남자는 무릎을 들어 피닉스의 팔을 가지런히 모은 뒤, 좀 더 앞으로 다가가 귀두로 정액을 문대었다.

"정액이 피부미용에 좋다더라. 흐흐."

남자는 자신이 뿌린 정액으로 피닉스의 얼굴을 팩마사지 하듯 펴발랐다. 양은 적었지만 싸지른 정액은 넓게 펼쳐졌다.

"흐으...."

피닉스의 눈썹이 찡그려졌다. 눈두덩에 정액이 흘렀고, 남자는 그 모습에 성기를 잡고 귀두끝을 피닉스의 입술에 맞췄다.

"석필아. 의자 하나만 가져와볼래?"

"형님. 뭐하시려고요?"

"내가 아래는 양보할테니까, 위는 내가 좀 쓰게."

"어휴."

석필은 의자 하나를 끌고와 남자의 앞에 돌려 놓았다.

"땡큐!"

남자는 의자 등받이에 한 손을 올리고, 피닉스의 입술에 귀두를 문지르며 입을 열어젖혔다.

"......읍."

피닉스의 입이 벌어졌다. 립스틱처럼 펴발라진 정액이 귀두에 묻어 입안으로 스며들었다.

할짝.

피닉스는 자신의 입에 들어온 정액을 혀로 훔쳤다. 한순간 미간이 찌푸려졌지만, 피닉스는 입술을 안으로 뻐끔거리며 정액을 핥았다.

쯔걱.

피닉스의 목젖이 잠시 올라왔다 내려갔다. 남자는 피닉스가 방금 무엇을 했는지 깨닫고 자신도 침을 꿀꺽 삼켰다.

"와, 이 년 선수네."

"형님. 여기."

뒤에서 한창 자위하던 남자가 피닉스의 하반신을 가리켰다. 선명한 아이보리 색의 팬티는 가운데부터 서서히 황갈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젖었어? 미쳤네, 이 거."

"하 씨. 그냥 박으면 안 됩니까?"

남자가 초조한 얼굴로 부탁했다. 그의 성기도 벌써 쿠퍼액을 질질 흘리며 사정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안 돼. 삽입은 호철 형님 먼저다."

피닉스의 입술에 귀두를 비비던 남자가 단호히 선을 그었다. 남자는 궁시렁거리며 피닉스의 다리를 들어 팬티위에 성기를 올렸다.

"그럼 삽입만 안 할게요."

"너 스마타 하려고? 시바 나한테 튀면 죽는다?"

"얘 허벅지, 흐어, 딱 맞으니까 괜찮습니다."

남자가 피닉스의 다리를 오므렸다. 허벅지와 사타구니의 삼각골 사이에 끼인 남자의 성기는 음부에 들어온 것 마냥 따뜻했다.

"형님들, 저는...?"

"넌 그냥 거기서 딸이나 쳐, 이 새끼야."

석필은 시계를 확인했다. 30분이라는 시간은 애석하게도 너무나도 빨리 흘러가, 벌써 20분 밖에 남지 않았다.

"아 그러면 손이라도 좀."

"어휴, 알았다. 너 알아서 해라."

석필은 테이블 옆에 서서 피닉스의 손목을 들어올렸다. 앙증맞고 하얀 손을 자신의 성기에 말아쥐도록 한 석필은 소위 '대딸'을 하듯 피닉스의 손을 앞뒤로 움직였다.

"......흐아으."

세 남자에 오럴, 스마타, 핸드잡을 동시에 당하는 피닉스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잠에 빠져 있다.

"오, 지금이다."

신음으로 닫혀있던 이가 벌려진 사이, 귀두를 입술에 문지르던 남자는 그대로 성기를 들이밀었다. 살짝 열린 앞니를 강제로 열어젖힌 남근이 입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쿠퍼액을 머금은 귀두가 피닉스의 혀와 닿는 순간, 남자는 숨이 멎었다.

"흐어억!"

뜨겁다. 화상을 입을 것 같이 뜨겁다. 과장 좀 보태어 불구덩이 속에 남근을 쑤셔넣은 것 마냥 입안은 열기가 넘쳤다.

"하음."

피닉스는 입안에 들어온 이물질을 혀로 밀어내려했다. 동시에 혀가 귀두 아래를 쓸며 남자를 자극했고, 남자는 더이상 참지 못해 의자를 돌렸다.

"형님?"

피닉스의 다리를 모아 팬티 위를 살살 비비던 남자가 그를 불러 세웠다. 조금이라도 격하게 움직이면 수면제와 미약에 취한 여자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못 참겠다, 시발."

남자가 다리를 뒤로 뻗어 자세를 조정했다. 피닉스의 어깨를 엉덩이로 깔고앉은 그는 피닉스의 머리를 양손으로 잡았다.

"얘들아, 존나 미안."

"아, 형님! 입에다 박으시면 깨잖아요!"

"나중에 더 좋은 걸로 하나씩 물어줄게. 호철 형님 모르게, 커버쳐주면 되잖아. 그치?"

한창 허벅지를 비비던 남자와 석필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남자의 말이 공수표라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거니와, 당장 눈앞의 이 여자보다 속된말로 '쩌는' 여자는 없을 것 같았다.

"이능력자들이랑 떡치는 게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 얘도 그럴까요?"

석필은 피닉스의 검지를 들어 자신의 귀두를 살살 간질였다. 피닉스의 다리를 왼쪽 어깨에 걸며 비튼 남자는 눈썹을 으쓱였다.

"이능력자였으면 고작 약에 당했겠냐? 우리 모가지부터 뎅강 날렸지."

"애가 사람 되게 쉽게 믿기는 하던데."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교육해주는 거 아니겠냐."

"야, 한다."

피닉스의 입을 희롱하던 남자는 피닉스의 푸른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남자는 잠시 고개를 들어 시간을 잰 뒤, 허리를 강하게 밀어넣었다.

찰팍.

"......읍."

피닉스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혀끝에 닿는 남근의 첨단에 숨쉬기가 곤란해진 것 같았다.

철퍽철퍽!

입술 사이로 성기가 드나든다. 남자는 피닉스의 머리를 고정한 채, 피닉스의 입을 여성기마냥 성기를 쑤셔박았다.

"헉, 헉, 헉."

미처 벌려지지 못한 이가 기둥에 닿는다. 하지만 이가 스치는 것 마저도 남자에게는 쾌락이었다. 자고 있는 이의 입을 강제로 범한다는 경험은 그도 자주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존나 좋다, 허억, 습관 될 것 같아."

"우웁, 흡, 흐으."

피닉스는 입안에 들어온 이물질을 계속 혀로 밀어내려했다. 남근이 혀를 아래로 누르면 혀를 비틀어 피하려 하고,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구속을 벗어나려 했다.

"더 자극 되는데, 크흑?!"

찰팍!

그 본능적인 움직임이 남자를 더 흥분되게 만들었다.

"흐어, 허억!"

허벅지를 비비던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삼각골을 공략하던 남자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정을 토해냈고, 일부러 귀두를 피닉스의 팬티에 고정시켰다.

퓻, 퓨웃!

팬티 위에 뿌연 정액이 고였다. 일부 위로 튄 정액은 피닉스의 배를 스쳤다.

"와, 형님. 이거 봐요."

핸드잡을 하던 석필이 피닉스의 밑가슴을 손으로 톡톡 치며 낄낄거렸다.

"얘 가슴 커서 형님 산 거예요, 지금."

"...뒤질뻔했네."

튀어버린 정액 한 방울이 피닉스의 가슴 아래를 흘러내렸다. 만약 피닉스의 가슴이 조금만 더 작았더라면, 정액은 한창 피닉스의 입을 범하고 있는 남자의 뒤에 닿았을 게 분명했다.

"...흐으, 저도 쌉니다."

석필은 피닉스의 손으로 귀두를 감쌌다. 일부러 여유 공간을 만들어 그 손바닥에 정액을 뿌렸다.

"허어어."

정액은 한 방울도 튀지 않고 피닉스의 손바닥에 고였다. 석필은 그 손바닥을 피닉스의 배에 올려 정액을 펴발랐다.

"너 그러다 호철 형님한테 걸린다?"

"거 미안하다고 하죠, 뭐. 형님도 이해하실 겁니다."

히어로로 따지면 S급, 아니 그 이상의 존재를 물어온 전공은 자신에게 있지 않은가. 석필은 혹시나 호철이 쓰고 그 다음 타자로 자신을 지명할까 기대하며 몸을 일으켰다.

"흐어, 허어, 허어억!"

남자는 아예 의자에 팔을 박고 개처럼 허리를 흔들었다. 피닉스의 머리가 위아래로 들썩거리며 점점 테이블의 유리를 쳤다.

"......?"

피닉스의 눈이 게슴츠레 열렸다. 푸른 눈동자에는 징글징글한 검은 털과 살가죽만이 들어왔다.

그게 남자의 하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이미 자신의 턱에 부딪히는 남자의 고환이 꿀렁거리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웁, 우읍?!"

"허억, 싼다!"

피닉스는 너무나도 놀라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싼다고? 뭘? 내가 아는 그걸 지금 '이 몸'에다가 저지른다고?

뷰르르륵!

두 발째였지만 여전히 양은 많고 진했다. 피닉스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고정한 남자는 쳐진 성기를 피닉스의 혀위에 올리고 사정 후의 여운을 즐겼다.

"흐아, 좋다. 좋아."

남자가 옆으로 물러나 소파에 주저앉았다. 다른 두 남자도 피닉스에게서 물러났다.

"아."

정신이 반쯤 돌아온 피닉스는 자신의 몸 상태를 살폈다.

테이블에 팬티만 입혀진 채 정자세로 누워, 정액묻은 손을 배에 올리고, 다리는 힘이 풀려벌어지고, 입에는 정액을 한가득 머금고 있다.

"웁."

진하고 역한 밤꽃냄새에 정신이 돌아온 피닉스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우웨에엑! 크허, 허어억!"

피닉스는 바닥에 정액을 게워냈다. 식도를 타고 내려가던 정액이 역류해 입술에서 뚝뚝 떨어졌고, 피닉스는 다시 볼을 부풀렸다.

"크웨엑, 흐어, 흐어어...."

호의로 마셨던 음료가 정액 위에 떨어졌다. 인천에 오기 전, 영종도에서 박 노인의 호의로 대접받았던 아침 식사의 쌀죽이 물과 함께 바닥을 더럽혔다.

"으아, 씨발. 청소해야 되잖아."

"그러길래 왜 굳이 쎄게 해가지고 자는 애를 깨워요?"

"내가 깰 줄 알았냐?"

남자들은 티격태격하며 피닉스에게서 물러섰다. 피닉스는 자신이 구토한 토사물에 고개를 처박은 채 멍하니 있었다.

"......흐, 흐흐. 흐흐흐흐!!"

피닉스의 몸이 떨렸다. 막 두번째 수면제를 가져오려던 석필은 피닉스가 흐느끼듯 웃는 것에 소름이 끼쳤다.

"석필아. 빨리 가져와라. 강제로 먹이고 호철 형님한테-"

"아하하하하하하!!!!"

피닉스가 폭소를 터뜨렸다. 두 손을 배에 올린 채 파안대소하고, 손을 들어올려 손 사이에 늘어진 정액의 실에 코웃음을 쳤다.

"하, 하하."

피닉스의 표정이 그대로 굳었다.

"......죽어요."

화륵. 피닉스에게서 피어오른 푸른 불꽃이 남자들을 삽시간에 불태웠다. 셋은 고통에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탄화되어 바닥에 쓰러졌고, 피닉스는 천장을 바라보며 허탈하게 웃었다.

"인간들을 믿은 내가 잘못이지."

피닉스는 두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손마저 정액으로 더럽혀진 이 몸을 당장이라도 태워버리고 싶었다.

"하, 하하, 아아...!"

손으로 얼굴을 쥐어뜯는 피닉스는 절규했다.

"아아아아아악----!!"

비틀린 손가락 사이, 피닉스의 두 눈동자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 * *

"이 새끼들 왜 연락을 안해?"

호철은 자켓을 대충 걸치고 암실의 밖으로 나왔다. 저녁인데도 왠지 모르게 후덥지근한 열기에 호철은 숨이 막혔다.

"......뭐야?"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은 혼돈의 도가니. 사람들은 마치 괴수라도 나타난 것 마냥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고 있었다.

쿠웅!

"으악?!"

호철은 자신의 눈앞에 구른 불덩어리가 놀라 자빠졌다. 그게 파괴된 건물의 잔해에 붙은 불이라는 것을 눈치채기에는 이미 늦었다.

"......새?"

저 멀리.

호철 일당의 사무실이 있던 그 곳.

두 눈으로도 담을 수 없는 거대한 크기의 불사조가 울부짖고 있었다.

□□□□□□□□!!!

그리고 호철의 의식은 푸른 불꽃에 휩싸였다.

* * *

긴 잠의 끝.

회복을 마친 성주가 방주를 이끌고 지구에 도착했다.

?

보이는 것은 오직 타버린 재, 재, 그리고 재. 지구는 흔적도 없이 우주의 먼지만 남아있었다.

■■■.

이미 파괴되어 모든 게 사라진 세계에는 볼일이 없다.

성주는 다음 세계를 찾아 방주의 키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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