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9화 〉1부 20장 31
"...진짜로 여기다가 쏩니까?"
"까라면 까야죠. 히어로 아저씨, 인류 멸망 직전에 군법으로 회부당하고 싶어요?"
"아니 근데 쏴도 괴수가 아니라 산에다가...."
"아아, 선배님들. 이제 잡담 금지입니다."
는 특기병이랍시고 자신에게 주어진 코어웨폰, 개조 K-9 자주곡사포의 조종간을 잡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옆에 있는 현역 포병들이 자신을 보좌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닌 건 아닌 듯 했다.
"이럴 시간에 직접 발로 뛰면서 차원문 닫는게-"
- 아아, 여기는 무궁화 1.
산뜻한 목소리와 함께 사격장에 거대한 어둠이 생겨났다. 마포는 그것이 사전에 전해들은 '표적'임을 깨달았다.
- 짧게 말합니다.
"선배님, 여기는-"
"됐다. 내가 직접 하는 게 나아."
마포는 포탄을 직접 들어올려 포신에 장착했다. 마포의 마력이 들어간 포탄 안에 있는 C급 코어가 빛을 뿌리기 시작했다.
"요즘 세상 좋아졌네. 나 때는-"
- 준비된 사수로부터, 사격 개시!
"...나는 포병인데."
아무래도 상관없나. 마포는 발사대에 손을 올렸다.
"에라 모르겠다."
책임은 집행관이 지겠지. 마포가 마력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K-9 자주포의 포신이 불을 뿜었다.
그리고.
한반도 곳곳의 군부대에서 온갖 화기가 어둠을 향해 불꽃을 내뿜기 시작했다.
****
"다들 역시 한가닥 하네요."
'나름 자기들도 한 끗발 하는 애들이었는데 아무렴요.'
"역시 썩어도 준치라고, 정령은 정령이죠?"
'전직 신이기도 하고.'
우리는 메카 피닉스 호-원래 이름이 있는 것 같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았다-의 정수리에 앉아 전투를 구경했다.
"카르나 뒤에 촉수 한 가닥 더."
물론 그냥 구경하지는 않고 훈수로 관람료를 대신 내며 앉아있었다. 가만히 멀뚱멀뚱 앉아서 구경만 하는 건 취향에 맞지 않지만, 그래도 내가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입을 놀리는 것 밖에 없었다.
스르르.
반구형의 결계에 별빛이 사라졌다. 우주 공간이라 온통 검은색 일색이기는 했지만, 별이 사라진 게 아니라 암막이 쳐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활용할 거라고는 상상 못했는데."
나는 반구형의 결계 전체를 뒤덮은 어둠에 절로 감탄이 흘러나왔다. 이건 나조차도 생각하지 못한 혜안이었다.
"지구에서의 지원 사격이라...."
투두두두---
익숙한 딱총 소리가 내 귀를 간질였다. 조종간을 연발로 두고 방아쇠를 당긴 듯한 소리가 사방을 가득 채웠다.
"조기 퇴소 걸고 만발 쏘게 하기라도 했나?"
'국가재난 상황이라 모두 동원됐을 걸요?'
"어우, 심하다."
하늘에서 마탄과 함께 포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군데군데 실탄이 섞여 떨어지는 것을 보니, 코어웨폰 K2가 보급되지 않은 후방부대의 지원사격 인 것 같기도 했다.
콰과과광!!
어둠을 헤치고 넘어온 화망은 다리의 빨판에서 튀어나오려던 테라리스트를 덮쳤다. 마탄 하나 하나는 C급만도 못한 파괴력이었으나, 그게 우주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화망을 구축하니 나름 효과가 있었다.
쿵, 쿠우웅---!!
포탄 하나가 날아들어 달의 문어 정수리에 정확히 안착했다. 매끈한 머리에 불이 붙었고, 성주는 더욱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
성주가 남은 다리를 모조리 들어올렸다. 살짝 휘듯이 넘기는게 보통 기술을 쓰려는게 아닌 듯 싶었다. 김펜릴에게 차여 재생력이 떨어진 다리도, 석하랑의 얼음창에 꿰뚫려 얼어붙은 다리도 모두 공격을 위해 억지로 들어올렸다.
"문어 휠윈드 돌아요."
이른바 고속스핀. 달의 문어는 시계방향으로 점점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붕, 붕, 부----웅!!
산더미 만한 문어가 피젯 스피너마냥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냥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다리의 빨판에서 테라리스트들을 마구잡이로 토해내며 돌기 시작했다.
"테라리스트를 폭탄 삼아 던지는 거에요."
문어는 먹물을 쏘기 마련이건만, 달의 문어는 먹물 대신 S급 괴수를 쏘아대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 괴수들을 그냥 배출하는 것도 아니고, 백희아가 연 화망을 견제하기 위해 하늘로 집어던진 것이다.
- 사격 중지---!!
투두두....
어둠이 걷히고, 화망이 잦아들었다. 다시 하늘에는 별빛이 반짝이기 시작했고, 테라리스트들은 반구형의 결계에 부딪혔다.
파지지직!!
테라리스트들은 전기에 감전된 모기마냥 날개를 퍼덕거리다가 소멸했다. 체구는 작아도 하나하나가 마룡의 1페이즈급 괴수였으나, 성주는 수많은 테라리스트들을 견제용으로 쓰고 버린 것이다.
"자존심 좀 상한 모양인데요."
'지구의 하등한 것들이 쏜 총포에 당하고 있다는 게 굴욕적이라 이거죠.'
백희아는 아마도 각지의 군부대에 이공간 게이트를 설치해 월면에 열었을 것이다. 사격 중지 명령은 떨어졌으니, 이제 사격을 퍼부어도 앙그의 이계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
"백희아 유일한 공격수단이 막혔...헐."
윙, 철컥.
등 뒤에서 기계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깜짝 놀라 뒤로 돌아봤고, 그곳에는 날개를 활짝 편 메카 피닉스가 전신에서 작은 포신을 꺼내놓고 있었다.
"와. 그냥 로켓이 아니라 초소형 우주 전함이었어요?"
끼요오오옷!!
메카 피닉스 호는 내 질문에 화답하듯 달의 문어를 향해 포격을 시작했다. 부리 안에 든 주포부터 시작해서 등에 달린 초대형 포신까지 성주를 향해 마구잡이로 포격을 내뿜었다.
'꼭 카루라 닮았네요.'
가루라를 개조해서 몰고다닌 메카 가루라-카루라가 떠올랐다. 백희아는 직접 상대를 해보기도 했으니, 아마도 거기서 영감을 받은 게 아닐까 싶었다.
"그냥 달을 왕복할만한 우주선만 만들면 되는데, 그걸 굳이 또 무기를 달아놓았네요."
'히카리니까요.'
범인은 누군지 자명했다. 로망이랍시고 우주선에 이런 짓거리를 할 사람은 단 한 명 뿐이었다.
'어쨌든 지금은 도움이 되니 넘어가는 걸로 하죠. 남은 시간이 얼마 없으니.'
구구구.
달의 문어가 회전하는 속도를 서서히 늦추기 시작했다. 체내의 테라리스트들을 거의 전부 빼내기라도 했다는 듯, 덩치는 돌기 전보다 살짝 줄어들었다.
'저걸 지금 써버리네. 역시 미쳐서 그런가?'
폭주하는 성주는 이미 냉철한 정신을 잃었다.
호기롭게 승리를 장담하던 본체도 이제는 괴성만 꽥꽥 지르는 괴물이 되고 말았다. 덕분에 자신의 육체를 구성하고 있던 테라리스트들을 너무 쉽게 사용하고 말았다.
푸쉬이이---
다리의 빨판에서 막대한 보라색 연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장기를 내뿜는 독공격이었다.
"김펜릴?"
고오오오!!
성주를 중심으로 녹색 태풍이 몰아쳤다. 이계신의 로브가 다 타버려 재가 된 현 상황에서 최강의 풍속성 이능력자는 김펜릴이었다.
키아아악!!
김펜릴은 바람이 되어 질주했다. 바람은 곧 늑대처럼 전장 전체를 누비며 장기가 넘어오지 못하도록 틀어막았다.
"피닉스여--!!"
카르나가 나를 불렀다. 김펜릴이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카르나는 무사히 마력을 충전할 수 있었다.
"잠시만요."
나는 슬쩍 우주 저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창염적으로는 다소 마음에 들지 않지만, 태양은 다행히 카르나를 정면으로 비추고 있었다.
"시간 계산 좀 해보고."
남은 시간은 5분. 반구형의 결계 아래에 서서히 아래로 잡아당기는 힘이 작용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결계 아래가 조금씩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대기권에 진입한 것이다. 시간을 지체하면 말짱 도루묵.
"카르나, 쏘세요."
"기다리고 있었다!"
번쩍!
"바샤비 샤크티!!"
카르나는 활시위를 놓았다. 자신의 모든 마력을 화살 하나에 집약시켜 쏜 카르나의 궁극기는 뱀처럼 몸을 비틀며 휘어졌다.
빛의 화살은 달의 문어가 들어올려던 다리를 하나 꿰뚫었다. 산처럼 큼지막한 다리에 주먹만한 화살이 지나간 건 일견 아무 소용이 없어보였으나-
□□□□□□□!!
굉음과 함께 구멍을 중심으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다리를 빠져나온 화살은 꽁지 부분을 떼어낸 것처럼 다소 짧아져있었다. 대략 1/7.
'역시 은유하.'
화력으로 때려부수는 카르나가 효율을 추구하는 은유하와 만나니, 하나의 화살에 모든 마력을 모아 터뜨리는 게 아니라 1/7로 나누어 터뜨린 것이다.
자연히, 나머지 6/7의 화살은 다른 먹잇감-다리를 향해 혜성처럼 날아갔다.
화살이 다리 하나를 뱀처럼 파고들어 나왔다. 1/7의 조각이 빠져있었다. 그리고 그 조각은 다리 속에서 응축된 마력을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신성폭발."
...카르나의 본신 또한 창염과 같은 곳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자 답게, 1/7의 화살은 다리 내부에서 별이 파괴되는 충격을 일으키며 폭발했다.
폭발이라고 해야할까, 소멸이라고 해야할까. 카르나의 화살은 폭발반경의 모든 것을 빛으로 소멸시켰다. 달의 문어는 몸통과 다리가 분리되었고, 뜯겨나간 단면에는 각각 세포가 괴사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아직 5발 더 남았네요."
쿠오오오오오!!
연이은 별빛의 연쇄폭발에 성주는 괴성을 지르며 전신에서 장기를 내뿜었다. 스치면 닿는 상대를 테라리스트로 만들어 폭주시키는 치명적 유독 가스가 퍼지기 시작했다.
캬아악!!
김펜릴은 더욱 빠르게 전장을 뛰어다니며 장기를 억눌렀다. 하지만 카르나의 궁극기가 다리를 터뜨리면 터뜨릴수록 장기도 강해지기 시작했다.
"잘라낸 신체에서도 공격 패턴이 발생하는 것만큼 짜증나는게 없죠."
'물론 통하지는 않지만요.'
카르나는 다리와 몸통을 분리해냈다. 그에 따라 도마뱀 꼬리처럼 떨어져 나간 다리에서 테라리스트들이 장기를 가득 머금고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콰---앙!!
카르나의 마지막 화살이 일곱번째 다리에 꽂혔다. 다리는 모두 몸통에서 뜯겨나갔고, 재생하여 붙이기에는 이미 늦었다. 성주에게 남은 다리는 이제 하나.
석하랑에 의해 얼음창이 꿰뚫린, 이미 상처입은 다리. 얼음창은 진작에 깨져있으나, 여전히 구멍은 완전히 수복되지 않아 너덜너덜했다.
"깨뜨려요."
"그 말만 기다리고 있었거든?!"
석하랑은 반색하며 하늘높이 손을 들어올렸다. 나는 그 모습에 꼭 누군가가 생각이 나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설야의 루살카...풉."
누구네 딸 아니랄까봐 나름 준비한 기술도 어떻게 저리 똑같을 수가 있을까. 물론 그 기술의 힘은 익히 잘 알고 있으니 나는 안심이 되었다.
사아악--!!
얼음나비는 하늘 높이 얼음으로 된 검을 들고 있었다. 금빛은 아니었으나, 그 형태는 누군가의 검을 꼭 닮아있었다.
"마지막 하나---!!"
석하랑은 천장까지 닿는 빙검을 수직으로 내려그었다. 검은 정확히 얼음창이 꿰뚫었던 구멍을 갈랐다.
■■■■■■■?!!?!?
성주의 모든 다리가 잘렸다. 나머지는 이제 몸통을 제거하는 일.
남은시간, 3분.
캬하하하하!!
어디선가 역겨운 광소가 들려왔다. 고막을 때리는 소리에 귀에서 피가 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이제는 늦었다! 돌이킬 수 없어!
성주는 문어의 대가리만 남은 상태로 바닥에서 통통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최후의 발악이었으나, 잘려나간 다리의 상처를 찢고 테라리스트들이 기생충마냥 머리를 내밀기 시작했다.
이대로 지구에 떨어질 것이다! 지구는 이걸로 끝이다! 네 패배다, 피닉스----!!
"지금 정령 전체랑 싸우고 있으면서 왜 나를 부른담."
잠깐이나마 인간이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성주가 나를 향해 가지고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 확인히 느껴졌다.
질투, 분노, 증오, 그리고 승리의 쾌감.
"저기요, 당신 바보죠?"
정수리 위에 흐느적거리는 성주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나는 주변을 가리키며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지금 여기 전장에서 싸우고 있는 정령은 총 네 명. 나머지 두 명은 지금 어디있게요?"
나는 성주가 우리를 향해 짓던 표정 그대로, 성주를 비웃었다.
"내가 이 짓거리를 한 두 번 해본 줄 알아요?"
시작부터, 나는 두 명에게 임무를 맡겼다.
"그렇게 정수리에 툭 튀어나오면 누가 거기가 약점인 줄 알겠네요. 푸흐흐."
내부에 침투하여 성주의 본체를 죽일 것.
"당신 뇌, 지금 안녕은 하신가요?"
* * *
"도착했습니다."
샤오린은 영체 상태를 해제하여 바닥에 착지했다. 성주의 폭주체는 전신이 끈적거리는 점액으로 점철되어 있었고, 바닥에는 장기가 가득했다.
"고마워요. 덕분에 찾기 수월했네요."
하지만 샤오린이 디딘 바닥은 월면과 똑같은 바닥이었다. 샤오린의 뒤를 쫓아 따라온 유나는 그 어떤 적도 마주치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두근, 두근.
넓은 공동.
무엇 하나, 테라리스트 조차 없는 빈 공간의 한 가운데에는 바닥에서 솟아난 작은 원형 테이블이 돌기마냥 솟아나 있었다. 유나는 자신의 마력을 실체화하여 돌기까지 이어지는 대리석의 길을 만들었다.
또각, 또각.
둘은 말없이 돌기의 앞에 섰다. 촉수로 이루어진 원형의 테이블 위에는 페트병만한 크기의 작은 원통이 놓여있었다. 촉수다발의 테이블은 원통을 아래에서 떠받치고 있었다.
"이게...."
"성주의 본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유나는 표정 없이 스태프를 들어올려 통을 톡톡 두드렸다. 통의 겉면을 휘감은 촉수를 스태프 끝으로 떼어내니, 유리처럼 투명한 안에는 아주 작은 뇌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 이게 성주의 진짜 모습이에요. 코어라고 해야하나?"
"이런 건 들은 적이 없는데.... 진짜로 이게 성주라고? 주먹보다 작은 게?"
"그렇죠, '당신'은 처음 보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환룡."
유나의 말에 샤오린-환룡은 표정이 굳었다. 순간 히드라가 튀어나왔나 고민을 했으나, 눈앞의 갈색 머리 여인은 분명히 이유나였다.
"너 설마...?"
"후훗."
유나는 환룡에게 윙크를 하며 검지를 입술에 붙였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환룡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게 더 환룡은 머리가 아팠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전혀 이해가 안 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요. 여기까지 와서 해야할 일은 하나 뿐이잖아요?"
"...그렇지."
환룡은 언월도를 빼들었다. 유나 또한 스태프를 휘둘러 움켜쥐었다.
그노시스----!!
천장에서 익숙한 버섯 대가리의 괴물이 불쑥 튀어나왔다. 유나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었다.
"이렇게 인사하기는 처음이네요, 만악의 근원."
그노시스, 거래를 하자! 그를, 피닉스를 네 것으로 만들어주겠다!! 그래, 환룡과 함께! 영원히 셋이서 함께 하는 미래를 만들어주마!! 창염을 죽이고, 그를 너희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야!
성주는 다급히 소리쳤다. 환룡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시나 유나가 거래를 받아들이는 게 아닐까.
"푸흣."
유나는 스태프를 높이 치켜들었다.
"아쉽네요. 타임 오버에요. 환룡, 열어줄래요?"
환룡이 언월도를 들고 수평으로 베어갈랐다. 유리통은 뚜껑이 날아갔고, 유나는 회백색의 뇌를 향해 다가가 통을 감싸쥐었다.
그, 그만둬라! 그노시스!!!
유나는 피식 웃으며 유리통을 거꾸로 뒤집었다.
"저는 이유나랍니다."
콰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