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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386화 (386/1,497)

〈 386화 〉1부 16장 21

창염과 나는 밤바다를 거닐었다. 실제 밤바다는 아니었지만, 창염의 정신세계는 바다내음 마저도 구현할 정도로 현실같았다.

하지만 지금 한 걸음 내듿을 때마다 내 아랫도리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현실이 아닌 구름 속을 거니는 것만 같았다. 고간과 허벅지 사이를 움직이는 물건은 세 방향에서 창염의 따스함을 느끼고 있었다.

허벅지의 포근함, 둔덕의 탱글탱글함, 그리고 창염을 내 위에 올려놓고 걷는다는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 그 모든게 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그냥 즐겨요. 느긋하게."

"이것도 내가 잠에서 깨어나면 기억을 잃어버리는 건가?"

"글쎄요. 그건 당신 하기 나름이죠. 저를 만족시켜주면 모를까. 푸흐흐."

창염이 내 오른손을 들어올려 자신의 가슴 위를 붙잡게했다. 말랑한 감촉도 감촉이지만, 나는 앞을 보지 못하는 봉사처럼 창염의 수영복이 어떤 형태인지 손으로 만져서 확인해야했다.

"...어우."

"과감하죠?"

이 천의 면적은 뭐라고 해야하나. 천보다 살결이 더 많이 느껴졌다. 마이크로 비키니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크기는 하지만, 그래도 창염이 가슴 자체가 크니까 고작 유륜 정도만 가릴 수 있을만큼의 면적이었다.

"아."

그리고 나는 그 수영복의 형태를 만지작거리며 깨달았다. 진심으로 창염은 악취미였다.

"디폴트같은 소리하고 있네. 이거 석하랑 수영복 아니냐."

"푸흐흐, 역시 눈치챌 줄 알았어요."

창염은 내 발등에서 발을 박차고 앞으로 뛰었다. 그 바람에 허벅지 사이를 비벼대던 내 물건이 고간 사이를 스치며 튕겨나왔고, 창염은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허어."

석하랑이 입으면 가슴을 어느정도 완벽하게 감싸안던 그 똑같은 눈송이같은 디자인의 수영복이었다. 그런데 그걸 창염이 입으니 중요 부위만 가리는 형태가 되었다. 흰색에서 눈치를 챘어야 하건만. 심지어 연분홍빛의 무언가가 살짝 스쳤다.

"보여 줄 생각은 없나?"

"네."

"단호하네."

"아무렴요."

창염은 싱긋 웃으며 앞으로 다가왔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가슴이 흔들려, 옆으로 삐져나오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흔들렸다. 창염은 어쩌면 일부러 가슴을 흔들며 나를 뇌살하려는 목적인 듯 했다.

스윽.

다시 창염이 내 발등 위로 올라와 허벅지 사이에 내 물건을 끼웠다. 고간 바로 아래 위치에 닿았고, 창염은 양팔을 벌려 나를 껴안았다. 창염의 가슴이 명치 아래즈음에 닿았다. 워낙에 닿는 면적이 커서, 과장 좀 보태어 배 전체를 잡아먹는 것만 같았다.

"흐흥, 좋죠?"

"응. 좋다."

나 또한 창염을 끌어안았다. 창염은 내 몸에 자신의 무게를 실었고, 까치발을 들며 온전히 내 몸에 자신을 기대었다. 나는 창염이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갔다.

스읍.

나는 내 쇄골에 고개를 묻은 창염의 정수리에 고개를 묻었다. 응당 정수리에서는 속된 말로 쩐내가 나기 마련이었지만, 창염은 항상 먹던 음식 덕분인지 야릇한 딸기향이 흘러나왔다. 싸구려 콘돔 공산품이 아닌, 맛있게 여물어 바로 한입 베어물고 싶게 만드는 달콤한 향이었다.

"이게 페로몬인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창염은 질색을 하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머리칼과 똑같은 맑고 푸른 눈동자가 나를 똑바로 올려다봤다. 그 눈동자에는 내가 비치지 않았지만, 창염은 분명히 나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꽈악.

창염이 허벅지를 좌우로 살짝 비틀었다. 덕분에 그 구멍 사이에 있던 내 물건에 압박감이 더해졌다. 창염은 내 위에서 스트레칭을 하듯 허리를 살짝씩 좌우로 비틀었고, 그에 따라 내 물건도 창염의 허벅지 사이에서 비벼졌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군."

"정말요? 그럼 깨우지 말까요? 평생동안?"

"아, 아니다. 영원하면 안 되겠어. 이게 영원하면 영원히 박지 못하게 되지 않냐."

"참 그쪽으로는 머리가 잘 돌아간단 말이죠."

창염은 허벅지에 힘을 모아 내 물건을 강하게 옥죄였다. 질속에서 물건을 물어오는 진한 압박감과 질척거리는 감촉과는, 다른 포근하면서도 말랑한 감촉만으로 나를 사정에 이르게하는 창염의 테크닉은 유나 이상이었다.

"이 상황에서 유나가 생각이 나요?"

"아무렴 모든 기준은 유나인 걸, 크흑."

"그래서 지금 제 점수는 몇 점?"

"16점. 1점은 직접 해주지 않아서 감점이다."

"푸흐흐, 그럼 이건 어때요?"

딱. 청명한 핑거 스냅 소리와 함께 내 물건 위의 감촉이 변했다. 서로의 성기 사이를 가리고 있던 얇은 천이 사라지고, 창염의 탱글탱글한 둔덕이 바로 내 물건 위에 내려앉았다.

"흡."

"후훗, 안 되죠."

나는 뒷걸음질 치며 거리를 벌리려 했다. 하지만 창염은 더욱 치골을 붙여오며 내게서 떨어지지 않으려했다.

나는 삽입을 위해 창염의 허벅지 사이에서 물건을 빼내려 했지만, 창염은 허벅지의 힘으로 내 물건을 좌우로 꽉 조였다. 내가 엉덩이를 뒤로 빼려고 하면 아랫배를 딱 붙여오며 따라붙었고, 상체를 뒤로 숙이려고 하면 가슴을 비벼오며 내 힘을 빼려했다.

"흐흥, 오늘은 이걸로 만족하세요."

"...진짜 사람 미쳐버리게 하네."

창염의 얼굴 때문에 가슴도 아래도 보이지 않는다. 손이라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창염은 내 손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진즉에 자신의 등허리에 붙여놓았다. 나는 창염의 장골 위를 잡은 손을 떼어내지 못했다.

"사람 이런 식으로 가지고 노니까 좋냐?"

"이대로 기억 남겨드린다고 한다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몇 시간이나 더 하고 싶지? 얘기해라. 버텨보마."

"하여튼 솔직하다니까."

창염이 서서히 엉덩이를 뒤로 당겼다 앞으로 쓸기 시작했다. 귀두부터 시작하여 음부의 균열을 내 기둥으로 갈라 위아래로 쓸었다. 스판같은 천의 감촉이 사라진 대신, 이제 내 기둥의 위에는 주름과 습하고 끈적한 액체의 감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찌걱.

내 귀두에서 흘러나온 쿠퍼액은 창염의 허벅지를 적셨다. 그리고 창염의 아래에서 흘러나온 애액-으로 추정되는 뭔가는 내 물건을 위부터 적셨다. 창염은 손을 자신의 입에 붙이며 남들 몰래 속삭이듯 내게 말했다.

"참고로 딸기맛이에요. 딸기잼?"

"가능."

"당신 딸기 싫어하면서."

"때로는 싫어도 도전해야할 때가 있는 법이지."

예상대로 창염은 딸기맛이었다. 나는 고개를 숙여 창염과 얼굴을 가까이했다. 서로의 숨결이 닿을 위치였고, 창염은 눈을 깜빡이며 그저 웃고있었다.

"석하랑은 블루베리맛에 펜릴은 민트초코 맛이지. 정령들은 좀 치사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다른 인간 히로인들은 평범한데, 정령은 애액맛도 다르게 하고 말이야."

"그래서 그렇게 좋다고 빨아먹어댔어요?"

"혀를 쓰는 걸 좋아하는데 어떡해 그럼. 원하면 얼마든지 말해라. 내가 혀 하나는 정말 기똥차게 놀리니까. 위로하든 아래로 하든, 심지어 뒤도 가능하다. 너라면."

"오, 제법 세게 나오시는데 어림도 없어요. 얘기했잖아요? 이건 설야를 싱크로하게 만들어 준 의미에서 해주는 서비스예요."

찌걱. 창염이 말을 하면서 실수한 걸까. 엉덩이를 뒤로 빼던 창염이 고간을 귀두까지 당겨버렸다. 나는 기회다싶어 물건이 위를 찌르도록 허리를 움직였다. 내 귀두가 창염의 소음순 사이로 들어갔-

"푸흣."

창염 또한 엉덩이를 뒤로 빼버리며 내 찌르기를 피했다. 귀두가 창염의 클리토리스를 살짝 스쳤고, 나는 아쉬움에 절로 입술을 깨물었다.

"괘씸해서 안 되겠네요."

찌걱. 창염은 내 물건을 아래에서 치골로 받쳐들었다. 귀두가 창염의 고간으로부터 훨씬 멀어져 치골위로 거슬러올라갔고, 창염은 아랫배까지 동원하여 몸을 붙였다. 덕분에 내 물건은 나와 창염 사이에서 하늘을 향해 솟아올랐다.

"크윽...."

수직으로 솟구친 내 기둥은 아랫부분만 창염의 아랫배를 비볐다. 귀두가 창염의 배꼽 안으로 들락날락했고, 창염의 아랫배는 내 쿠퍼액으로 점철되었다.

"후후, 이제 금방 싸겠네요?"

창염은 한 손을 뻗어 내 얼굴을 쓸었다. 엄지로 입술을 훑길래 나는 그 엄지를 입안에 넣었고, 혀로 창염의 손가락을 애무했다. 창염은 그에 엄지를 빼고, 검지와 중지를 내 입안으로 집어넣었다.

"읍."

창염은 두 손가락으로 내 혀를 짓누르며 혀를 희롱했다. 내가 혀를 움직여 창염을 달뜨게 해야하건만, 창염은 내 입속의 혀를 손가락으로 집었다 풀고 눌렀다 비틀기를 반복했다. 그 손놀림이 아까전 허벅지 사이로 들어가던 귀두를 희롱하던 움직임과 흡사했다.

"후훗, 미안하지만 제가 리드하는 걸요? 리드하고 싶어요?"

나는 창염의 손가락을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창염은 손가락을 내 입에서 빼내어 자신의 입술위로 한 번 슥 훔쳤다. 입술 위에 나의 침이 번들거렸고, 창염은 고개를 숙이며 내 쇄골 사이로 얼굴을 묻었다.

쪽.

창염은 내 쇄골 사이에 키스했다. 짧은 버드키스라서 풋풋한 느낌까지 들었지만, 정작 아래로는 내 귀두를 자신의 배꼽 사이에 집어넣고 허리를 물레방아처럼 움직여댔다.

"하아...."

더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내가 창염의 등허리를 잡은 손을 꽉 잡으려던 순간, 창염이 빠르게 손을 내리며 내 물건을 아래로 쓸어버렸다.

"쌀 거면 여기에."

"허업?!"

창염은 내 물건을 삼각라인에 끼운 뒤, 허벅지를 비틀며 내 귀두를 움켜쥐었다. 그 자극에 나는 더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고, 아래에서부터 떨려오는 짜릿한 감각을 창염에게 토해냈다.

뷰르륵.

좌우로 압착되었던 귀두에서 정액이 뿜어져나왔다. 창염은 고간과 허벅지 사이를 딱 붙여 나의 정액을 받아냈다. 나는 진한 탈력감에 몸에서 힘이 풀렸고, 창염은 베시시 웃으며 내게서 물러섰다.

"잠깐만요~"

창염이 내 턱 아래를 두 손가락으로 들어올렸다. 그러면서 창염은 내 발등에서 뒤로 물러났다. 창염이 내게서 한 걸음 물러서는 만큼, 나는 고개를 당장이라도 내리고 싶었다.

"어딜 보려고 해요? 푸흐흐."

하지만 창염의 손은 견고했다. 눈을 아래로 간신히 내리니, 창염은 그 사이 베일을 다시 여미며 두 세걸음 물러섰다.

"후훗."

"...아니."

창염은 베일로 다시 제 앞을 가렸다. 그러면서도 허벅지를 딱 붙여서 물러섰고, 창염의 허벅지에는 내가 싸지른 하얗고 끈적한 정액이 접힌 선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창염이 손가락을 떼자마자 허리를 숙였다.

딱!

"아니!!"

내가 몸을 숙이기가 무섭게, 베일 아래에 가려져있던 창염의 고간에 다시 흰 수영복이 생겨났다. 내가 진심으로 분통을 터트리자, 창염은 베일을 끌어안으며 깔깔 웃어댔다.

"그렇게 보고 싶으세요?"

"싸게 할 거면 안에다가 하게 해주던가, 지금 뭐하자는 거야?"

"왜요? 설마 본방이라도 해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 물론. 당연하지. 설마 지금부터 시작이냐?"

내 말에 창염은 슬쩍 다리를 좌우로 벌렸다. 위로는 조신하게 몸을 가리고 있지만, 베일 아래 허벅지에는 정액이 좌우로 거미줄처럼 늘어났다. 창염은 만족한 얼굴로 웃기만 했다.

"흠흠, 글쎄요. 나름 만족스럽기는 했는데.... 이제는 슬슬 끝내야 할 것 같아서."

"끝내다니. 뭘?"

"이 꿈 말하는 거죠.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기회가 있으면 또 만나요."

창염은 등을 돌리며 두 팔을 양옆으로 벌렸다. 베일이 스르르 창염의 몸에서 풀려나며 내 눈을 가렸다. 나는 청록으로 가려진 시야 속에서 의식이 몽롱해졌다.

마지막 순간.

흐릿해지는 시야 속에서, 창염이 허벅지 사이에 흐르는 것을 손가락으로 훔쳤다. 그러고는,

싱긋.

제 입술 위로 붙이며 내게 윙크하더라.

* * *

"......아."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음몽같은 악몽이었고, 내 얼굴 위에는 비단결같은 이불이 내 얼굴 위를 가리고 있었다.

"꿈인가...?"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했다. 혹시나 싶어 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상태를 살폈지만, 몸은 어디 하나 붉어진 곳이 없었다.

"혹시!"

백사장을 나가면 창염이 있지 않을까. 나는 다른 이들이 깨지 않도록 몰래 건물을 빠져나가 백사장에 도착했다. 꿈속에서 보았던 그 백사장을 달렸다. 내 꿈을 쏙 빼다박은 것처럼 고요했고, 나는 백사장을 따라 달려 내가 처음 창염의 허벅지 사이에 물건을 끼워넣었던 곳까지 다다랐다.

"음? 청화 님 아니십니까. 혹시 자다가 무슨 불편한 것이라도 있으셨는지요?"

"......조금 잠을 설쳐서요."

노란 우비를 입은 하선태가 손전등을 들고 주변을 순찰하고 있더라. 하선태는 후드를 벗으며 볼을 긁적였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밤에는 특별히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야밤에 누가 청화 님 자는 곳을 습격할지도 모르니까요."

"누가 그러겠어요?"

"음.... 누구든 안 그러겠습니까. 마침 달도 마성이 짙은 보름달. 조심하십시오. 밤의 마력에 먹히게 될 수 있으니."

"......."

하선태의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창염에게 먹힌게 아닐까.

괜히 밤공기가 으스스했다.

* * *

탁탁탁탁탁

오라클은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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