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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185화 (185/1,497)

〈 185화 〉1부 9장 19

흑염룡의 싸움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이견이 많았지만, 중론은 '지파룡과의 전투에 너무 많이 힘을 쏟아부었다'는 의견이었다.

대중들은 둘의 상성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고, 계속해서 반복되는 전투에 조금 싫증을 느꼈다.

-언제까지 브레스만 쓸 거냐. 괴수 대가리라서 생각이 없냐.

-괴수는 조종해도 전투 센스까지 막 조종하고 그러는 건 아닌듯?

-지파룡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흑염룡은....

거기에 흑전갈들의 웨이브까지 몰리게 되면서, 둘의 지지부진한 전투에 사람들은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 방송국들까지 흑전갈들로 카메라를 돌리게 되면서, 둘의 전투는 점차 관심을 잃어갔다.

-아니, 흑염룡의 상태가...?

브레스를 쏘고 공중에 멈췄던 흑염룡이 갑자기 모습을 감췄다. 시간이 다 되어 사라지기라도 한 건지 아니면 마력이 다해 소멸한 건지 사람들은 알 수 없었으나, 흑염룡의 마력 반응이 일시적으로 사라짐에따라 물지기는 미쳐 날뛰었다.

-으아아악! 도망쳐!

-카메라! 카메라!

근처에서 촬영을 하던 방송국, 그리고 위험 거리 안까지 들어가서 스마트워치로 생중계를 하던 이들의 지척에 수탄이 떨어지기 일보직전이었다.

그 순간.

하늘에 거대한 불꽃의 알이 만들어졌다.

-저거 뭐야?

-흑염룡의...알?

사람들은 아주 약간의 기대를 했다. 마치 거대한 알 속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듯, 흑염룡이 다시 나타나기를 기대했다.

쿵!

그리고 흑염룡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수면 아래에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착지한 거인은 안에는 푸르게 타오르는 불꽃으로, 그리고 겉으로는 흑염룡의 모습을 빼다박은 갑주를 입은 용인(龍人)이 되어 있었다.

-저거 SS급 빌런 불사조랑 닮지 않았어?

-크기부터 차이가 나잖아, 멍청아!

-믿고 있었다구, 젠장! 존나 멋지잖아!

지금까지 브레스만 쏘며 간을 봤던 것은 '변신'의 마력을 회복하기 위함이었을까. 화염 거인은 손을 쥐었다 펴며 고개를 꺾었다. 몸을 풀며 마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이 꼭 링이 울리기 전의 파이터를 보는 것 같았다.

-서울에 화염 거인 빌런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거랑 마력부터 차이가 나잖냐! S급이라고!

-마력 반응은 계속 흑염룡인데? 흑염룡이 변신한 거 아니냐?

사람들은 당연히 진실을 알지 못했다. 흑염룡은 사실 거대 용괴인의 갑옷이 되었고, 그 안에 있는 사람은 조덕배라는 화염 거인이라는 것을.

그리고 사람들은 보고 말았다. 화염 거인의 목덜미 옆, 팔짱을 낀 채 두 발로 굳건히 선 푸른 소녀를.

-저거 청화 아니냐?

-괴수를 거대 괴인으로 변신시킨다고?

-그냥 중2병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단순한 중2병이 아니었다. 남성들은 흑염룡을 거대 괴인으로 만든 청화의 이능에, 그리고 여성들은 그 위에 올라타 굳건히 두 발로 선 청화의 모습에 감탄했다.

-그래도 설마 저기서 같이 싸우려는 건 아니겠지?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고. 청화가 무어라 외치는 순간, 화염 거인이 물지기를 향해 달려들어 라이트 훅을 날렸다.

■■■■■!!

물지기는 주먹을 얻어맞고 수면을 굴렀다. 날카로운 이빨 하나가 허공에 튕겨져 뭍으로 날아가 박혔고, 화염 거인은 그 뒤를 쫓아 수면을 달렸다. 달릴 때마다 수증기가 튀어올랐고, 화염 거인은 바닥을 구르는 물지기의 허리를 발로 차올렸다.

키에에엑!!

물지기는 비명을 지르며 허공에 붕 떴다. 수면에 물지기가 토한 붉은 피가 흘렀다. 물지기는 그 와중에도 긴 팔을 휘둘러 화염 거인을 할퀴려 했다.

□□□□!!

거인은 발을 뒤로 뻗어 몸을 비틀었다. 물지기의 손톱이 흑염룡의 갑주를 긁었다.

기기기긱!

쇳소리가 울려퍼지며 수면 전체를 흔들었다. 물지기의 손톱은 단단하고 날카로웠으나, 흑염룡의 갑주에 손톱자국을 남기는 걸로 끝났다. 허공에 튕겨지면서도 감행한 불시의 기습이 무위로 돌아간 이상, 물지기는 무방비 상태가 되어 화염 거인의 눈앞에 놓이고 말았다.

쿵!

화염 거인이 팔꿈치를 수직으로 내리찍었다. 물지기의 어깨와 등허리가 동시에 아래로 꺾였다.

콰득!

화염 거인이 수면을 디디고 무릎을 차올렸다. 물지기의 가슴이 움푹 패였다. 물지기는 화염 거인의 앞에 폴더처럼 접혀 피를 토했고, 순간적인 고통에 온몸이 축 늘어졌다.

□□.

영상을 보던 이들은 드래곤의 머리를 본딴 투구 아래, 화염 거인이 웃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화염 거인은 팔을 아래로 내려 물지기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

뒤가 붙잡힌 물지기가 비명을 지르건 말건, 화염 거인은 손에서 불을 뿜으며 물지기의 목을 불태웠다. 물에 젖은 물지기의 털이 빠르게 메마르기 시작했고, 이내 물지기의 털에 불이 붙었다.

파지지직!

물지기는 긴 팔을 뒤로 돌려 전격을 뿜어냈다. 눈을 번쩍이게 할 정도로 강력한 고압 전류가 화염 거인의 갑주 위에 튀었다. 화염 거인은 화들짝 놀라며 뒤로 크게 물러섰다.

키키킥.

풀려난 물지기는 숨을 헐떡이며 화염 거인을 비웃었다. 화염 거인은 전격이 튄 손을 한 번 크게 털고, 다시 주먹을 쥐었다 펴며 자세를 잡았다.

한 차례 푸닥거리를 통해 화염 거인은 압도적인 우세를 가져왔다. 물지기는 화염 거인을 비웃으며, 물속으로 쑥 들어가고 말았다.

□□?!

화염 거인이 당황했다. 동시에 수면 아래에서 날카로운 창같은 물줄기가 쏘아졌다.

푹!

화염 거인이 앞으로 팔을 교차하며 물줄기를 막았다. 안면을 노리고 쏘아진 물줄기는 화염 거인의 갑옷에 깊숙한 구멍을 내고 증발했다.

□□...!!

지형의 이점을 살리며 숨어든 물지기에 화염 거인이 신경질을 부렸다. 하지만 짜증을 부릴 새도 없이, 수면 아래 사방에서 물줄기가 쏘아지기 시작했다.

투두두두두!

물지기는 개틀링을 쏘듯 물줄기를 연사했다. 수면 아래에서 원을 그리며 헤엄쳐 화염 거인의 갑옷에 물줄기를 박아넣었고, 화염 거인은 마력으로 갑옷을 강화해 물줄기를 막아냈다. 화염 거인은 물속의 물지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었고, 점차 갑옷에 구멍이 숭숭 뚫리기 시작했다.

키킥.

물지기는 은근슬쩍 고개를 위로 올리며 화염 거인을 비웃었다. 인간의 지성을 갖추고 있는 건지 아니면 인간에게 보고 배운 건지, 물지기는 수면 위로 검지 손가락을 하나 들어올렸다.

까닥까닥.

물지기는 화염 거인을 도발했다. 마치 '꼬우면 물속으로 들어와 보던가'라고 말하는 듯한 손짓에 화염 거인이 목을 옆으로 꺾었다.

□□!!!

참다 참다 못한 화염 거인이 발을 크게 구르며 불꽃을 사방에 퍼뜨렸다.

투둑. 투둑.

갑옷에 박혀있던 물줄기가 금방 수증기가 되어 증발했고, 물지기는 잽싸게 호수 깊숙한 곳까지 숨어들었다. 화염 거인이 뿜어낸 열기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쿠웅!

화염 거인이 발을 크게 굴렀다. 물지기가 물속에서 나올 생각이 없다면, 호수 전체를 열탕으로 만들어 물지기 스스로 나오게 할 요량인 듯 했다.

거대한 수증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라 주변 일대 전체가 습하고 더워진 순간, 회수의 깊은 바닥에서 튀어오른 물지기가 긴 팔을 이용해 화염 거인의 발목을 덥썩 붙잡았다.

치지지직!

화염 거인의 발목에서 노란 번개가 튀었다. 화염 거인은 다른 발을 들어올리며 발목을 잡은 물지기의 발을 걷어차려 했지만, 물지기는 다른 팔을 뻗어 화염 거인의 두 발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파지지지지직!

번개가 계속 튀었다. 물지기가 전력으로 내뿜는 방전은 화염 거인의 갑주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발 아래에 마력을 강하게 흘려 수면을 디디고 있던 화염 거인의 발이 조금씩 강 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푸쉬이이----!!

발목 위까지 몸이 가라앉자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끓어올랐다. 화염 거인의 갑주 사이로 회수의 물이 직접 스며들기 시작했다. 화염 거인은 상체를 숙여 수면 아래 물지기의 손을 가격했지만, 물지기는 정말 물귀신이라도 되는 것 마냥 거머리처럼 늘어졌다.

쾅! 쾅쾅!

화염 거인의 주먹은 애꿎은 수면을 때렸다. 점점 그의 몸은 가라앉았고, 어느새 화염 거인은 무릎까지 호수에 잠겼다. 바닥이 없는 죽음의 늪에 빨려들어가는 모양새였다.

-저거 위험한 거 아냐...?

-애초에 여기는 물지기 안방이나 다름없는 곳인데.

거인과 괴수의 격전을 보던 이들이 화염 거인의 열세에 걱정하기 시작했다. 처음 주먹을 휘둘러 물지기의 턱을 날린 순간은 호쾌하고 통쾌했으나, 물지기가 물속으로 들어간 순간부터 화염 거인은 맥없이 당하기만 했다.

□□□...!!

화염 거인이 자세를 바로하며 하늘로 두 팔을 뻗었다. 하늘을 떠받치든 뻗은 두 손 사이에 푸른 마력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고, 화염 거인의 머리만한 화염구 하나가 만들어졌다. 화염구는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처럼 일렁거렸다.

키킥?

화염 거인은 화염구를 잡아채 물속에 처박았다.

콰------앙!!

화염구가 수면 아래에서 폭발했다. 수면 아래에서 터진 마력의 폭발은 호수에 거대한 크레이터를 만들며 물을 밀어버렸고, 화염구의 폭발을 그대로 뒤집어 쓴 물지기는 매케한 연기를 뿜으며 손을 놓았다.

키이익....

덥썩!

화염 거인이 물지기의 팔목을 붙잡았다. 자신도 아래로 떨어지고 있으면서 물지기의 팔을 잡은 그 행동은 적수를 도우려는 듯한 행색이었다.

□□.

하지만 화염 거인은 그럴 위인이 아니었고, 그의 옆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거인의 주인도 그럴 성정이 아니었다. 화염 거인은 물지기의 팔을 낚아채 수직으로 높이 집어던졌다.

키에에엑!!

물지기는 물속에서는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도 하늘을 날지 못한다.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며 높이 던져진 물지기는 다급히 몸을 돌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물지기는 보았다. 수면에 착지한 화염 거인이 자신을 향해 고개를 치켜드는 걸. 마스크와 같은 입이 좌우로 쩍 벌어지고, 물지기를 향해 벌린 입 안에는 마력이 빠르게 응집되기 시작했다.

브레스.

막대한 마력을 머금은 파괴광선이 화염 거인의 입에서 수직으로 발사되었다. 빈 공간을 채우려던 강물이 브레스의 파괴력에 다시 옆으로 밀려나고, 푸른 불꽃을 머금은 브레스는 곧게 쏘아올려져 물지기를 덮쳤다.

끼에에에엑!!!

물지기는 괴성을 지르며 몸을 비틀었다. 삽시간에 털이 전부 타버려 재가 되었고, 가죽이 벌겋게 익었다. 코어가 열심히 마력을 내뿜어 브레스에 저항을 하려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물지기는 화염 거인의 브레스를 막을 수 없었다. 허공에서 숯검댕이 된 물지기는 힘없이 낙하하기 시작했고,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던 화염 거인은 주먹을 말아쥐어 물지기의 심장을 향해 어퍼컷을 날렸다.

푸--욱!

물지기의 가슴이 화염 거인의 주먹에 꿰뚫리는 것을 끝으로 강물이 두 괴물의 위를 덮었다. 강물이 빈 공간을 채워지기 직전. 하늘을 향해 뻗어올려진 화염거인의 손 위에는 물지기의 심장이 열기를 내뿜으며 팔딱거리고 있었다.

화륵.

화염 거인의 손에서 푸른 불꽃이 피어올랐다. 뽑혀져서 그런지 심장은 금방 재가되어 사라졌고, 화염 거인의 손바닥에는 진파랑으로 빛나기만 하는 S급 코어만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잠시 뒤.

잔잔해진 화이허의 수면 위로 숯검댕이 된 물지기의 사체가 두둥실 떠올랐다.

흑염룡이 거인으로 변신해 물지기의 코어를 손에 넣기까지 걸린 시간.

고작 3분이었다.

* * *

[야. 이거 내 거다.]

조덕배는 건방지게 자신의 손에 올려진 물지기의 코어를 흔들며 웃었다. 그의 몸에는 마력으로 이루어진 얇은 막이 전신을 감싸고 있었다. 당연히 덕배나 흑염룡이 이런 이능을 사용할 리는 없었고, 내가 그의 몸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마력을 펼친 거다.

"그게 왜 당신 거예요?"

[내가 마무리 했잖냐.]

"화염구 터뜨리고 브레스 쏜 건 난데요?"

A급의 코어를 가지고 S급의 갑옷을 입었지만, 그 안에 든 건 이제 갓 B급이 된 조덕배였다.

"물지기 물속으로 들어가자마자 당황해서 아무것도 못했죠? 인정하죠?"

[그거야 바닥이 물이니까 그러지. 야, 땅이었어봐. 아주 스파링으로 요절을 냈다고.]

"쟤가 미쳤다고 뭍으로 나와서 싸워주겠어요? 말도 안 되는 가정을."

물속으로 숨어든 걸 끄집어낸 건 화염 거인이었으나, 그걸 위해 물속에서 터뜨린 화염구는 전부 내 마력이었다.

"딜 지분 따져봐요? 누가 얼마나 딜을 넣었는지? 체력 8할은 제가 깎았을 걸요?"

[알게 뭐냐. 증거를 가져와봐. 어디 뭐 구체적인 데이터 있어? 큭큭.]

"아, 짜증나네."

돌아가면 히카리에게 바로 하나 만들어달라고 해야겠다.

"창염이 명한다. 코어 내놔."

[너 이...! 여기서 명령을?!]

덕배는 순순히 내게 코어를 바쳤다. 나는 물지기의 코어를 낼름 챙겨 내 주머니 속에 넣었고, 발로 화염 거인의 어깨를 내리찍어 그를 제압했다.

쿵!

화염 거인이 일격에 무릎을 꿇었다. 내가 화염 거인과 갑주화 된 흑염룡을 강제로 해제시킨 바람에, 둘은 바로 코어가 되고 말았다.

"흥."

나는 덕배의 코어를 주머니속에 넣고, 흑염룡의 코어를 다시 일깨웠다. 호수 바닥에서 검은 드래곤이 조용히 눈을 떴다.

[.......]

"삐졌어요?"

[그런 건 아닙니다. 그저.]

흑염룡은 아쉬움에 한탄했다.

[제 부족함을 통탄했을 뿐입니다. 신이시여, 다음에는 꼭....]

"돌아가면 당신을 위한 훈련 커리큘럼 만들어줄테니까 너무 아쉬워하지 마요. 일단 돌아갑시다. 북경으로. 천천히."

나는 내 몸을 감싸는 보호막을 해제했다. 몸 전체가 물에 흠뻑 젖었고, 흑염룡은 날개를 펼쳐 수면위로 날아올랐다.

"이걸로 알리바이는 끝."

나는 물에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가지런히 모아 대충 묶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비스트 테이머 청화는 흑염룡을 이용해 지파룡과 물지기를 쓰러뜨린 걸로 알려지리라.

'흑사갈들의 폭주에 과연 청화가 용의 선상에 오를까?'

"봉효 탓이죠. 봉효 탓. 설마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요."

다들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청화는 지파룡과 물지기를 상대하느라 갖은 애를 썼고, 흑사갈은 전혀 별개의 요인으로 폭주하기 시작한 거라고.

"그럼 느긋하게 올라갑시다. 흑염룡."

[예. 천천히 모시겠습니다.]

나는 흑염룡의 등 위에 누웠다. 해가 서서히 지평선 너머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밤에는 쉬어야지. 음."

이제는 진짜로 쉬리라. 나는 따스한 석양을 만끽하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야. 흑전갈들 갑자기 동남쪽으로 방향을 꺾었는데?]

[누구 노리고 내려가는 걸까...후후. 이거 다 누구 탓?]

"이것들이 쌍으로...하아."

괜히 알려줬나 싶다.

이러다 나중에는 정령 여섯 명이 동시에 재잘거리지는 않겠지.

[북경으로 다시 돌아갈테니 알아서 해라.]

나는 석하랑과 환룡이 재잘거리는 것에 설렁설렁 대답하며 다시 눈을 감았다.

'사고는 빌런이 쳤지만.'

"수습하는 건 히어로들 몫이니까요."

그리고 나는 히어로가 아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좀 쉬어도 된다.

"푸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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